대전지방법원판결

대전지방법원 2021. 12. 2. 선고 2021구단1140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대전 서구 B, C호에서 국내 및 국외의 여행알선업, 항공권, 열차 발급업무 사업, 항공권, 비자, 여권업무 대행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로 2020. 2.경부터 시작된 코로나19의 대유행으로 매출액이 종전보다 대폭 감소하여 경영난을 겪게 되었다.

나.

이에 원고는 인원 감축 없이 공적 지원을 받아 경영난을 극복하기 위해 피고에게 원고의 근로자 D과 E(이하 ‘휴업대상자들’라 한다)을 대상으로 하여 ① 2020. 2. 27. ‘2020. 3. 1.부터 2020. 3. 30.까지 휴업을 시행한다’는 내용의 ‘고용유지조치(휴업)계획 신고서’를 제출한 다음 2020. 4. 20. 위 계획대로 휴업을 실시하였다는 취지로 ‘고용유지조치(휴업) 지원금 신청서’를 제출하여 같은 날 피고로부터 고용유지지원금 합계 1,711,580원<1>을 지급받았고, ② 2020. 3. 27.에도 ‘2020. 4. 1.부터 2020. 4. 31.까지 휴업을 시행한다’는 내용의 ‘고용유지조치(휴업) 계획 신고서’를 제출한 다음 2020. 5. 13. 위 계획대로 휴업을 실시하였다는 취지로 ‘고용유지조치(휴업) 지원금 신청서’를 제출하여 2020. 5. 20. 피고로부터 고용유지지원금 합계 2,268,000원을 지급받았으며, ③ 2020. 4. 27.에도 ‘2020. 5. 1.부터 2020. 5. 31.까지 휴업을 시행한다’는 내용의 ‘고용유지조치(휴업) 계획 신고서’를 제출한 다음 2020. 6. 12. 위 계획대로 휴업을 실시하였다는 취지로 ‘고용유지조치(휴업) 지원금 신청서’를 제출하여 2020. 6. 15. 피고로부터 고용유지지원금 합계 3,240,000원을 지급받았고, ④ 2020. 5. 27.에도 ‘2020. 6. 1.부터 2020. 6. 30.까지 휴업을 시행한다’는 내용의 ‘고용유지조치(휴업) 계획 신고서’를 제출한 다음 2020. 7. 15. 위 계획대로 휴업을 실시하였다는 취지로 ‘고용유지조치(휴업) 지원금 신청서’를 제출하여 2020. 7. 27. 피고로부터 고용유지지원금 합계 3,240,000원을 지급받는 등 피고로부터 총 4회에 걸쳐 고용유지지원금 합계 10,459,580원을 지급받았다. 구체적인 고용유지지원금 지급 내역은 아래와 같다.

다.

피고는 2020. 8. 11. 원고가 고용유지지원금을 부정수급했다는 제보를 접수하고, 원고의 대표이사, 휴업대상자 등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휴업대상자들이 위 각 고용유지조치(휴업) 기간에 출근한 날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였다.

라.

피고는 사전통지 및 의견제출절차를 거쳐 2021. 6. 1. 원고에게 ‘고용유지지원금(휴업) 신청 기간(2020. 3. 1. ~ 2020. 6. 30.) 동안 휴업대상자가 출근하여 일을 한 사실이 있음에도 사업주 확인서에 고용유지 조치 기간(휴업) 출근하여 일을 한 직원은 없다고 허위로 작성·제출하여 지원금을 부정수급하였다’는 이유로 구 고용보험법(2019. 8. 27. 법률 제1655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고용보험법‘이라 한다) 제35조, 같은 법 시행령(2020. 8. 27. 대통령령 제3098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고용보험법 시행령‘이라 한다) 제56조, 같은 법 시행규칙(2020. 8. 28. 고용노동부령 제29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고용보험법 시행규칙‘이라 한다) 제78조에 따라 아래 표 기재와 같이 ① 원고에게 지급된 지원금 10,459,580원(= 부정수급액 5,311,760원<2> + 부당이득액 5,147,820원<3>)의 반환을 명하는 처분(이하 ’이 사건 반환명령처분‘이라 한다)과 ② 부정수급액 5,311,760원의 2배인 10,623,520원에 대한 추가징수 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및 ③ 2021. 6. 17.부터 2022. 3. 16.까지 9개월간 고용보험법상 각종 지원금 또는 장려금의 지급을 제한하는 처분(이하 ’이 사건 지급제한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 내지 3, 5호증, 을 1 내지 6호증(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주장 및 판단

가.

원고의 주장

1)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 사건 처분은 처분사유가 존재하지 않거나 원고의 의무위반을 탓할 수 없는 정당한 사유가 있으므로 위법하다.

가)

원고는 주로 일본, 괌 등 해외 호텔 예약 및 항공권 예약을 대행하여 그 수수료로 회사를 운영하였고, 휴업대상자들은 예약 및 문의 전화 응대 등의 업무를 담당하였는데, 2020. 2.경부터 코로나19의 유행으로 여행이 사실상 불가능하여 2020. 3. 1.부터 2020. 6. 30.까지의 휴업기간(이하 ’이 사건 휴업기간‘이라 한다) 동안 처리할 업무가 없었고, 휴업대상자들은 원고가 출근을 독려하거나 출근 여부를 확인하지 않았음에도 자발적으로 또는 해고가 두려워 출근한 것이며, 특히 D은 출근하여 인터넷 소설을 집필하는 등 휴업대상자들은 실제로 출근하여 처리한 업무도 없고, 원고를 위해 수익을 창출하거나 영업활동을 하지 않았다.

나)

피고는 고용유지지원금 부정수급 조사 당시 휴업대상자들을 협박하거나 회유하여 통화기록과 교통카드 사용내역 등을 제출받았으므로, 위와 같이 불법적으로 수집한 증거를 기초로 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다)

피고는 원고에게 고용유지지원금의 수급 요건, 위반 시 제재처분, 벌칙 등에 관하여 사전 교육이나 홍보를 충분히 하지 않았고, 원고는 2020. 2.경 고용유지조치(휴업) 계획 신고서를 제출하였는데, ’휴업기간 동안 휴업 대상자를 출근시키면 안 된다‘는 내용이 기재된 서류가 누락되어 2020. 5. 13.에야 위 서류에 서명하는 등으로 원고는 휴업대상자를 해고하지 않고 고용만 유지하면 고용유지지원금을 지급받을 수 있는 것으로 오해하여 피고가 고용유지지원금 부정수급 여부를 확인하기 위하여 원고의 대표자를 소환하였을 때 비로소 ’휴업기간 동안 휴업대상자들을 출근시키면 지원금을 지급받을 수 없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었다.

2)

원고는 피고로부터 지급받은 고용유지지원금을 전액 휴업대상자들의 급여로 사용하였고 개인적으로 사용하거나 착복한 적이 없는 점, 코로나19의 장기 유행으로 경제적으로 매우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는 점 등 제반사정을 고려하면, 부정수급액의 반환을 넘어 부정수급액의 2배에 이르는 금액까지 추가징수하는 이 사건 처분은 너무 가혹하여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나거나 재량권을 남용한 것으로서 위법하다.

나.

관련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다.

인정사실

1)

휴업대상자들은 아래 표의 ’지원기간‘ 란 기재 기간 중 각 ’부정수급액‘ 란 기재 금액에 해당하는 기간 동안 출근하였다.

2)

원고는 피고에게 1개월 단위로 총 4회에 걸쳐 휴업대상자들을 대상으로 2020. 3. 1.부터 2020. 6. 30.까지의 기간 동안 전면 휴업을 실시한다는 내용의 ’고용유지조치(휴업) 계획 신고서‘를 제출했는데, 그때마다 위 신고서에 해당 월의 고용유지조치 대상자 명단과 함께 이들의 해당 월의 소정 근로일수와 총근로시간을 기재한 다음 실제 근로시간은 0시간으로, 근로시간 단축률은 100%로 기재했으며, 아래와 같은 내용이 포함된 ’고용유지지원금 관련 유의사항 안내‘ 서류에 자필로 서명하여 함께 제출했다.

3)

원고는 위 ’고용유지조치(휴업) 계획 신고서‘를 제출한 다음 해당 월이 경과한 후 피고에게 총 4회에 걸쳐 ’고용유지조치(휴업) 지원금 신청서‘를 제출했는데, 위 신청서에는 고용유지조치기간 중 휴업대상자들의 총근로시간이 0시간으로, 근로시간 단축률이 100%로 기재되어 있고<4>, ’각 지원기간 동안 근무 사실이 없음을 증명한다‘는 내용으로 휴업대상자들이 자필서명한 ’근무사실 확인서‘와 아래와 같은 내용으로 원고의 대표자가 자필서명한 ’사업주 확인서‘를 증빙서류로 함께 제출했다.

[인정 근거] 을 1 내지 3, 6 내지 8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라.

판단

1)

처분사유 부존재 및 면책 주장에 대한 판단

가)

구 고용보험법 제35조는 고용노동부장관은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고용안정‧직업능력개발 사업의 지원을 받은 자에게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지원받은 금액의 반환을 명하여야 하고(제1항), 이에 추가하여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기준에 따라 그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지급받은 금액의 5배 이하의 금액을 징수할 수 있다(제2항)고 규정하고 있는데, 위 규정에서 정한 반환명령 및 추가징수 등의 제재조치가 가능한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이라고 함은 일반적으로 지급받을 자격 없는 사업주가 지급받을 자격을 가장하거나 지급받을 자격이 없음 등을 감추기 위하여 행하는 일체의 부정행위로서 고용유지지원금 지급에 관한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적극적 및 소극적 행위를 뜻하고, 이와 같은 제재조치는 행정목적의 달성을 위하여 행정법규 위반이라는 객관적 사실에 착안하여 가하는 제재이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반자에게 고의나 과실이 없다고 하더라도 부과될 수 있다(대법원 2009. 6. 11. 선고 2009두4272 판결 등 참조).

나)

위 인정사실 및 그로부터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고용유지원금 중 휴업대상자들이 출근한 기간에 해당하는 부정수급액에 대해서는 원고가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이를 지원받았다고 인정할 수 있으므로 이 사건 처분의 처분사유가 존재하고,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에게 그 의무위반을 탓할 수 없는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보기 어려우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①

원고는 휴업대상자들이 이 사건 휴업기간 중 일부 기간 동안 출근한 사실을 인정하고 있는데, 회사의 직원에 불과한 휴업대상자들이 오로지 회사 업무와 무관한 개인적인 용무를 처리하기 위해 굳이 회사에 출근한다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휴업대상자들의 출근은 회사의 업무를 위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원고의 주장에 따르더라도 휴업대상자들은 평소 여행 관련 예약 및 문의 전화에 응대하는 업무를 수행하였다는 것인데 이 사건 휴업기간에도 코로나19의 유행에 따른 여행 가능 여부 문의에 답하거나 기존 예약을 취소·변경하는 업무를 처리할 필요가 있었을 것으로 보이므로, 휴업대상자들이 위와 같은 업무수행을 위해 회사에 출근한 이상 설령 실제로는 그렇게 수행할 업무가 생기지 않아 결과적으로 회사의 업무를 처리한 내역이 전혀 없다고 하더라도 이는 여전히 근로계약에 따른 근로의 제공으로 보아야 한다. 나아가 휴업대상자들은 원고가 명시적으로 출근하지 않도록 지시하지 않는 한 근로계약에 따른 근로의 제공을 위해 출근할 수밖에 없는데, 원고가 휴업대상자들에게 명시적으로 출근하지 않도록 지시했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는 이상 휴업대상자들이 원고의 구체적인 지시 없이 자의로 출근했다고 하더라도 달리 볼 수 없다.

②

구 고용보험법 제21조의 위임에 따른 구 고용보험법 시행령 제20조는 고용유지조치에 대한 지원 요건에 관하여 ”고용유지지원금을 받으려는 사업주는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근로자대표와 협의를 거치고 직전 달에 대한 고용유지조치계획의 실시 내용 및 관련 증거서류를 갖춘 고용유지조치계획을 역에 따른 1개월 단위로 수립하여 실시예정일 전날까지 고용노동부장관에게 신고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제20조의2는 지원제한 사유에 관하여 ”신고하거나 변경신고한 고용유지조치 계획과 다르게 고용유지조치를 이행한 사업주에게는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해당 사실이 발생한 날이 속한 달에 대한 고용유지지원금의 전부 또는 일부를 지급하지 아니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원고가 피고에게 신고한 고용유지조치계획과 달리 휴업대상자들이 이 사건 휴업기간 중 일부 기간 동안 회사의 업무를 위해 출근한 것은 당초 신고한 고용유지조치계획과 다르게 고용유지조치를 이행한 경우로서 구 고용보험법 시행령 제20조의2에 따라 휴업대상자들이 출근한 날이 속한 달에 대한 고용유지지원금의 전부 또는 일부를 지급하지 않을 수 있는 고용유지지원금의 지원제한 사유에 해당하는데, 원고는 피고에게 당초 신고한 대로 휴업대상자들이 해당 월에 전혀 출근하지 않았다는 허위 내용의 ‘사업주 확인서’, ‘근무사실 확인서’ 등의 증빙서류까지 첨부하여 ‘고용유지조치(휴업) 지원금 신청서’를 제출했으므로, 이는 일반적으로 지급받을 자격 없는 사업주가 지급받을 자격을 가장하거나 지급받을 자격이 없음 등을 감추기 위하여 행하는 일체의 부정행위로서 고용유지지원금 지급에 관한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적극적 및 소극적 행위에 해당한다. 따라서 원고는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이 사건 고용유지지원금을 지원받은 사업주에 해당한다.

③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처분과 같은 고용유지지원금 부정수급에 대한 제재조치는 위반자에게 고의나 과실이 없다고 하더라도 부과될 수 있으므로, 설령 원고가 휴업기간 중 휴업대상자들이 출근한 사실을 몰랐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처분과 같은 제재처분의 대상에서 제외될 수 없다. 다만 원고가 이 사건 휴업기간 중 일부 기간 동안 휴업대상자들이 회사에 출근함으로써 당초 신고한 고용유지조치계획과 다르게 고용유지조치를 이행하게 된다는 점을 예견하거나 그러한 결과 발생을 회피하기 어렵다고 인정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다면, 원고의 의무 위반을 탓할 수 없는 정당한 사유가 있어 추가징수 등의 재제처분을 할 수 없다고 볼 수 있겠지만, 원고가 사업주로서 휴업대상자들에게 휴업기간 중 출근하지 않을 것을 명시적으로 지시하고 사업장 출입문을 시정하거나 휴업대상자들의 출근 여부를 수시로 확인하는 등의 방법으로 당초 신고한 대로 고용유지조치(휴업)계획이 이행되도록 하는 데 필요한 주의를 충분히 기울였다고 볼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고, 오히려 원고는 부정수급 관련 조사를 받게 되면서 비로소 휴업대상자들이 출근하지 않도록 해야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주장하고 있어 이 사건 휴업기간 동안 휴업대상자들에게 출근하지 않도록 명시적으로 지시하는 등 휴업에 필요한 조치를 전혀 취하지 않은 것으로 보일 뿐이다.

④

법령의 부지‧착오 등은 그 의무위반을 탓할 수 없는 정당한 사유에 해당하지 않으므로(대법원 2015. 1. 15. 선고 2014두12116 판결 등 참조), 설령 원고가 구 고용보험법과 같은 법 시행령에 규정된 고용유지지원금의 지급 요건이나 지원제한 사유 등을 잘 알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는 이 사건 처분 등의 제재처분을 면할 수 없다. 더구나 원고는 고용유지지원금을 지급받기 위하여 피고에게 제출한 ‘고용유지조치(휴업) 계획 신고서’, ‘고용유지조치(휴업) 지원금 신청서’는 물론이고 그 첨부서류나 증빙서류로 제출한 ’고용유지지원금 관련 유의사항 안내‘, 사업주 확인서‘, ’근무 사실 확인서‘ 등을 통해서라도 휴업기간 동안 휴업대상자가 출근하는 경우 고용유지지원금을 지급받을 수 없다는 것을 이미 잘 알고 있었거나 적어도 충분히 알 수 있었다. 그밖에 원고에게 이 사건 의무위반을 탓할 수 없는 정당한 사유에 해당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다.

⑤

끝으로 피고가 원고의 부정수급에 대한 조사 과정에서 휴업대상자들에게 협박이나 강요, 회유 등의 부당한 방법을 사용하여 원고에게 불리한 내용을 진술하게 하거나 증거를 제출받았다고 인정할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다.

2)

재량권 일탈·남용 주장에 대한 판단

가)

제재적 행정처분이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하였거나 남용하였는지 여부는 처분사유인 위반행위의 내용과 그 위반의 정도, 그 처분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공익상의 필요와 개인이 입게 될 불이익 및 이에 따르는 제반 사정 등을 객관적으로 심리하여 공익침해의 정도와 처분으로 인하여 개인이 입게 될 불이익을 비교·교량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이러한 제재적 행정처분의 기준이 부령 형식으로 규정되어 있더라도 그것은 행정청 내부의 사무처리준칙을 규정한 것에 지나지 않아 대외적으로 국민이나 법원을 기속하는 효력이 없다. 따라서 그 처분의 적법 여부는 처분기준만이 아니라 관계 법령의 규정 내용과 취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그러므로 처분기준에 부합한다 하여 곧바로 처분이 적법한 것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처분기준이 그 자체로 헌법 또는 법률에 합치되지 않거나 그 기준을 적용한 결과가 처분사유인 위반행위의 내용 및 관계 법령의 규정과 취지에 비추어 현저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한, 섣불리 그 기준에 따른 처분이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하였다거나 재량권을 남용한 것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8. 5. 15. 선고 2016두57984 판결 등 참조).

나)

앞서 본 사실 및 앞서 든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을 충분히 감안해 보더라도 이 사건 처분이 의무위반의 내용에 비하여 너무 과중하여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나거나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볼 수는 없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①

구 고용보험법 제35조 제2항은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고용안정‧직업능력개발 사업의 지원을 받은 자에게는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기준에 따라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지급받은 금액의 5배 이하의 금액을 징수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그 위임에 따른 구 고용보험법 시행규칙 제78조는 ’부정행위 적발일 전 최근 5년 동안 거짓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지급받거나 지급받으려고 신청하여 고용보험법 제35조 제1항에 따라 고용노동부장관으로부터 지급제한 또는 반환명령을 받은 횟수‘를 기준으로 그런 횟수가 없는 경우는 2배, 1회인 경우는 3배, 2회 이상인 경우는 5배로 배율을 차등하여 적용하되(제1항), 부정행위자 본인이나 사업장에 대한 조사 전까지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행위를 자진 신고한 자에게는 추가징수를 하지 않을 수 있다(제2항)고 규정하고 있는데, 위와 같은 처분기준이 헌법 또는 법률에 합치되지 않는다고 볼 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없다.

②

피고는 이 사건 처분 당시 원고가 구 고용보험법 시행규칙 제78조에 규정된 위반전력이 없다는 이유로 위 처분기준에서 정한 가장 낮은 2배의 배율을 적용하여 추가징수액을 산정했을 뿐만 아니라, 그 기초가 되는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지급받은 금액‘, 즉 부정수급액도 앞서 본 바와 같이 구 고용보험법 시행령 제20조의2에 따라 휴업대상자들이 출근한 날이 속한 달에 대한 지원금의 전부로 산정할 수 있는데도 휴업대상자들이 출근한 기간에 해당하는 지원금 5,311,760원으로만 산정하여 그 2배에 해당하는 10,623,520원을 추가징수액으로 최종 산정하였으므로, 이 사건 처분은 근거 법령이 예정한 처분 중에서도 상당히 가벼운 처분에 해당한다. 나아가 전체 지원금 중 휴업대상자들이 출근한 기간에 해당하는 부정수급액이 전체 지원금의 절반을 넘고 있을 뿐만 아니라 4개월의 기간 동안 여러 번 반복하여 이루어졌으므로 그 위반의 정도가 가볍다고 볼 수 없고, 심지어 원고는 여전히 부정수급에 대한 책임을 근로자에게 전가하거나 회피하려고 하고 있다. 이러한 점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휴업대상자들에게 실제로 소정의 휴업수당 등 임금을 지급한 후 그 지급액의 3/4에 해당하는 금액을 피고로부터 지원금으로 수령하여 원고의 대표자 등이 개인적으로 부당한 이득을 취득하지는 않았다고 하더라도, 위와 같은 처분기준을 적용한 결과가 처분사유인 이 사건 위반행위의 내용 및 관계 법령의 규정과 취지에 비추어 현저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만한 합리적인 이유도 없다. 그리고 앞서 본 바와 같이 구 고용보험법 시행규칙 제78조 제2항에는 추가징수처분에 대한 임의적 면제사유가 규정되어 있으나, 원고는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

③

고용유지지원금의 부정수급은 고용보험제도의 질서를 크게 해치고 고용보험재정의 부실을 초래하여 선량한 국민들에게 그 피해가 돌아갈 수 있으므로 제재의 필요성이 클 뿐만 아니라, 고용유지지원금은 실업의 예방, 고용의 촉진 등을 통하여 근로자의 생활안정과 구직 활동을 촉진함으로써 경제․사회 발전에 이바지한다는 정책상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근로자의 고용안정에 필요한 조치를 하는 사업주에게 특별히 지급되는 수익적인 급부이므로 부정한 방법으로 고용유지지원금 제도를 악용한 사업주의 위법행위를 근절하고 고용보험의 재정을 보호한다는 공익은 상당히 크고 중요하다. 반면, 이 사건 처분으로 인해 원고가 입게 되는 불이익은 기본적으로 금전적 손해에 그칠 뿐만 아니라 그 부과금액에 비추어 보더라도 이 사건 처분으로 인해 원고가 입게 되는 불이익이 사업의 계속이나 회사의 존속을 위협할 정도로 크다고 보기는 어렵다.

3.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창경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