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법원판결

대전지방법원 2022. 6. 17. 선고 2021나125431 판결

손해배상(기)

주문

1.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 관계

원고는 2019. 1. 1.부터 주식회사 C(이하 ‘이 사건 회사’라고 한다)에서 경리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직원이다. 피고는 2019. 7. 10. 이 사건 회사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로 선출되어 2019. 8. 1. 취임한 사람이다.

이 사건 회사는 천안시 동남구 D에 소재한 E 장례식장의 운영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주식회사로서 자본금은 50,500,000원이고, 천안시 F와 G에 거주하는 주민 101명이 이 사건 회사의 주식 총수 10,100주(액면가 1주당 5,000원)를 각 100주씩 나누어 보유하고 있다.

나.

피고의 직무집행정지 및 대표이사로 선임된 주주총회 결의의 취소

이 사건 회사의 당시 이사 및 감사들이었던 H 등은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에 2019카합10251호로 피고를 채무자로 한 직무집행정지가처분 신청을 하였고, 위 법원은 2020. 1. 2. 위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였으며, 위 가처분결정의 채권자들이 위 법원에 2019가합103303호로 이 사건 회사의 위 2019. 7. 10. 주주총회에서 피고를 대표이사로 선임한 결의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고, 위 법원은 2020. 7. 10. ‘피고를 사내이사로 선출하는 결의가 없었으므로 피고는 회사의 정관 규정에 따라 대표이사가 될 자격이 없는 자이고, 따라서 피고를 대표이사로 선임한 위 주주총회는 정관에서 정한 절차에 위반하여 취소사유가 있다’는 이유로 위 주주총회의 취소 판결을 선고하였고, 위 판결은 그대로 확정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3, 5, 6호증, 을 제8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의 주장

가.

원고의 주장 요지

원고는 피고의 부당한 업무지시, 직장 내 괴롭힘 및 성희롱의 불법행위로 인하여큰 정신적 고통을 겪고, 치료비 등을 지출하는 손해를 입었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원고가 기지출한 치료비에서 요양급여액을 공제한 금액인 2,273,450원과 위자료 10,000,000원의 합계 12,273,45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의 주장 요지

피고는 원고를 성희롱 할 의도가 없었고, 대표이사의 권한 내에서 업무지시를 한 것이므로 피고의 행위는 직장 내 괴롭힘 등 불법행위에 해당하지 아니하며, 원고의 이 사건 손해는 피고의 업무지시를 거부하고 의도적으로 피고의 대표이사 업무를 방해하며 갈등을 유발·확대시킨 원고 스스로의 잘못된 행위로 인한 것이므로 피고의 행위와 인과관계가 없다.

3.

판단

가.

인정사실

1)

피고는 2019. 7. 17., 2019. 8. 3. 원고에게 각 아래와 같은 발언(이하 ‘이 사건 발언‘이라 한다)을 하였다.

<생략>

2)

원고는 2019. 8. 28. 피고를 상대로 대전지방고용노동청 천안지청에 진정을 제기하였고, 위 노동청은 ’피고의 위 2019. 7. 17.자 발언은 피고가 대표이사로 취임하기 전이므로 직장 내 관계가 성립되기 전이어서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른 직장 내 성희롱으로 볼 수 없지만, 2019. 8. 3.자 발언은 직장 상급자의사회 통념상 성적인 수치심을 유발하는 저속한 발언이 될 것이라는 점이 명확하다‘는 이유로 직장 내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으며, 이 사건 회사에게 피고에 대한 징계, 근무장소의 변경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하라는 내용으로 시정지시하였다.

3)

피고는 원고에게 2019. 8. 17. 위 기초사실 기재 결의취소소송을 제기한 자를 확인하라는 내용의 지시 등을 하였고, 2019. 8. 28. ‘약 보름 정도의 특정한 기간 동안 수행한 업무에 대한 경위를 보고하고 2019. 9. 1.부터 작성되는 문서를 종이로 작성하여 피고에게 보고하여 결재 받을 것’을 지시하였으며, 2019. 11. 21. ‘이 사건 회사의 매점의 2018. 11. 1.부터 2019. 10. 30.까지의 일일판매 현황 보고 및 직원과 대표의 급여를 지출하는 경우 피고의 결재를 받을 것, 회사의 법인인감, 사용인감, 관리대장 및 통장, 현금카드 등을 피고에게 교부하라는 지시, 직원급여 및 피고의 급여를 지급하라’는지시를 하였고, 2019. 12. 2.부터 ‘이 사건 회사 통장들과 원고의 컴퓨터 비밀번호 및공인인증서 비밀번호을 알려주고 OTP 카드를 제출하라’는 지시, ‘금고에 있는 현금을 법인 통장에 입금하라’는 지시 등을 2019. 12. 23.까지 반복하였다.

4)

원고는 2019. 8. 19. 회사 사무실에서 쓰러져 K병원 응급실로 이송되었고, 구토,급성 스트레스반응 및 과다환기 진단을 받았으며, 위 일자부터 2019. 8. 30.까지 입원, 외래진료 등 치료를 받았고, 치료비로 합계 779,310원(이하 ‘이 사건 K병원 치료비’라 한다)을 지출하였다.

원고는 2019. 9. 2.부터 2020. 10.까지 L병원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지속적으로 통원치료를 받아 진료비 및 약제비용으로 총 1,321,450원(이하 ‘이 사건 L병원 치료비’라 한다)을 지출하였다.

5)

원고는 근로복지공단 천안지사에 요양급여를 신청하였고, 대전업무질병판정위원회는 2020. 4. 28. 위 신청 사건은 ‘직장 상사로부터 부당한 업무지시, 성희롱 발언 등 정신적 부담을 유발할 만한 업무적 사건이 명확하고, 정신건강의학적으로 이상 없이 생활하던 신청인이 그 사건을 겪은 이후 심리적으로 불안감, 우울감 등의 증상이 유발되었고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받게 된 것으로 원고가 신청한 상병(적응장애)과 업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판정하였고, 위 공단은 원고에게 위 각 치료기간에 대한 요양급여로 2020. 5. 20. 865,200원, 2020. 6. 3. 622,410원을 각 지급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7, 8, 9, 11, 12, 14, 15, 16호증, 을 제3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또는 영상, 변론 전체의 취지

[다만, 갑 제9호증의 1에 관하여 보건대, ‘피고는 갑 제9호증의 1 문서는 위조된 것이다’는 취지로 항변하고, 원고는 ‘피고가 출력해 원고에게 교부한 문서이다’고 주장한다. 사문서에 있어서 그 진정성립을 상대방이 다툴 경우에는 문서 제출자가 이를 증명하여야 하는바(대법원 1994. 11. 8. 선고 94다31549 판결), 갑 제14호증의 기재만으로는 위 문서를 피고가 출력하여 원고에게 교부한 문서라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갑 제9호증의 1은 진정성립을 인정할 수 없다].

나.

피고의 손해배상책임의 존부

위 인정사실 및 위 각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발언은 원고가 성적 수치심을 느낄 수 있는 것으로서 직장 내 성희롱 내지 언어적 방법에 의한 성희롱 발언<1>으로서 원고에 대한 불법행위에 해당하고, 피고는 위 각 업무지시를 통하여 직장에서의 지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원고에게 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킨 불법행위를 한 것으로 인정할 수 있다.

한편, 을 제1, 8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가 이 사건 회사의 주주인 점, 원고와 총무 M 등 이 사건 회사의 직원들이 피고의 대표이사 직무집행의 정지 가처분결정 및 대표이사로 선임된 주주총회 결의 취소 판결이 있기 전에도 피고를 배척하는 사내 분위기가 형성되어 원고와 피고 사이의 갈등이 더 심화된 면도 있어 보이는 점, 피고도 이 과정에서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은 것으로 보이는 점을 인정할 수 있으나, 이러한 사정만으로 피고의 위 업무지시가 정당화되거나 원고의 손해에 대하여 피고가 주장하는 것처럼 상당인과관계가 부정된다고는 볼 수 없다(다만 이러한 사정은 아래 위자료 산정에 대한 제반 사정으로서 참작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위 각 불법행위로 인한 원고의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①

피고는 ‘경리인 원고에게 총무직까지 맡기면 마을에 이상한 소문이 나더라도 개의치 말라’고 당부의 말을 한 것이며 성적인 수치심을 느끼게 하려는 의도가 아니라고 주장하나, 이 사건 발언 내용 자체가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와 관련된 것이 명백하여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볼 때 객관적으로 원고와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것에 해당한다.

②

근로기준법 제76조의2는 “사용자 또는 근로자는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ㆍ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이하 ‘직장 내 괴롭힘’이라 한다)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고, 이러한 위법한 직장 내 괴롭힘이 있는 경우 이는 피해 근로자에 대한 민사상 불법행위책임의 원인이 된다(대법원 2021. 11. 25. 선고 2020다270503 판결 참조). 이 사건으로 돌아와 보면, 피고가 원고에게 위 주주총회결의 취소소송을 제기한 자를 확인하라고 지시한 것은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은 위법한 지시에 해당한다. 또한, 이 사건 회사의 정관에 의하면 회사 운영상 필요한 사항은 이사회의 결의로 정하도록 하고 있고, 직원들의 인사 및 보직은 이에 해당할 것으로 보임에도 피고는 이사회의 결의를 거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원고와의 사전 협의 및 원고의 동의도 없이 경리인 원고에게 총무업무까지 수행하라는 지시를 내리면서, 원고의 본래 업무(경리 업무)와는 관련이 없는 매점 현황 조사를 지시했고, 그 조사 범위도 지나치게 과다한 것으로 보이며, 작성되는 모든 문서를 종이로 출력하여 결재 받도록 하였다. 또한, 직무집행정지 가처분신청 및 주주총회결의 취소소송이 계속 중인 상황에서 이 사건 회사에 해를 끼칠 소지가 다분한 일련의 업무지시를 원고에게 반복적으로 하였다.

다.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1)

기왕치료비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의 성희롱발언, 직장내 괴롭힘 등의 위 불법행위로 인하여 원고가 이 사건 K병원 치료비 및 이 사건 L병원 치료비를 지출하는 손해를 입었다고 인정되므로, 위 각 치료비에서 원고가 자인하는 바와 같이 위 각 치료기간에 대한 요양급여를 공제한 금원 613,450원(= K병원 치료비 779,610원 + L병원 치료비 1,321,450원 – 지급받은 요양급여 1,487,610원)이 손해액으로 인정된다.

원고는 ‘한약조제비용 합계 1,660,000원도 위 불법행위로 인한 원고의 손해에 포함된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갑 제13호증만으로는 원고가 주장하는 한약조제비용이 피고의 불법행위와 상당인과관계가 있는 손해라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2)

위자료

위 각 불법행위로 인하여 원고가 정신적 고통을 겪었다고 경험칙상 인정된다. 이 사건 각 불법행위의 내용, 불법행위에 이른 경위, 원·피고의 관계 그 밖에 변론에 나타난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위자료 금액을 5,000,000원으로 인정한다.

라.

소결

피고는 원고에게 5,613,450원(= 기왕 치료비 613,450원 + 위자료 5,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가 구하는 대로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 다음날인 2020. 10. 28.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제1심 판결 선고일인 2021. 10. 21.까지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서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론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할 것인바,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기각한다.

판사 신지은(재판장) 이효선 박상준

1대전지방고용노동청은 2019. 7. 17.자 발언의 경우 직장 내 관계가 아직 성립하지 않아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지원에 관한 법률이 규정한 ‘직장 내 성희롱’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았는데, 위 법 등이 규정한 직장 내 성희롱까지는 아니더라도언어적 방법에 의한 일반적인 성희롱 발언으로 인정할 수 있으므로, 불법행위 성부에는 영향이 없다고 판단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