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6월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부터 2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소송비용 중 증인신문비용은 피고인이 부담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양형부당)
사실오인
’피고인은 2018. 5. 21. 피해자로부터 차용금 명목으로 1,000만 원을 편취한 사실은 인정하나 그 다음날 1,500만 원을 현금으로 교부받은 사실은 없다. 그런데도 2,500만 원 전액에 대하여 편취사실을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 있다.‘
양형부당
‘원심의 형(징역 6월)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직권판단
피고인의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에 앞서 직권으로 살펴본다.
검사는 당심에서 공소사실에 “피고인은 2019. 11. 27.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에서 근로기준법위반죄 등으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2020. 12. 25. 그 판결이 확정되었다.”를 추가하고, 적용법조에 “형법 제37조 후단, 제39조 제1항”을 추가하는내용의 공소장변경 허가신청을 하였고, 이 법원이 이를 허가함으로써 그 심판대상이 변경되었다. 따라서 원심판결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다만, 위와 같은 직권파기사유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은 여전히 이 법원의 심판대상이 되므로 이에 관해 살펴본다.
사실오인 주장에 대한 판단
관련 법리
제1심이 증인신문 절차를 진행한 뒤 그 진술의 신빙성 유무를 판단할 때에는 진술내용 자체의 합리성·논리성·모순 또는 경험칙 부합 여부나 다른 증거들과의 부합 여부 등은 물론, 공개된 법정에서 진술에 임하고 있는 증인의 모습이나 태도, 진술의 뉘앙스 등 증인신문조서에는 기록하기 어려운 여러 사정을 직접 관찰함으로써 얻게 된 심증까지 모두 고려하여 신빙성 유무를 평가하게 된다. 이에 비하여 제1심 증인이 한 진술에 대한 항소심의 신빙성 유무 판단은 원칙적으로 증인신문조서를 포함한 기록만을 그 자료로 삼게 되므로, 진술의 신빙성 유무 판단을 할 때 가장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라 할 수 있는 진술 당시 증인의 모습이나 태도, 진술의 뉘앙스 등을 그 평가에 반영하기가 어렵다. 이러한 사정을 고려하면, 제1심판결 내용과 제1심에서 증거조사를 거친 증거들에 비추어 제1심 증인이 한 진술의 신빙성 유무에 대한 제1심의 판단이 명백하게 잘못되었다고 볼 특별한 사정이 있거나, 제1심의 증거조사 결과와 항소심 변론종결 시까지 추가로 이루어진 증거조사 결과를 종합하면 제1심 증인이 한 진술의 신빙성 유무에 대한 제1심의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라면, 항소심으로서는 제1심 증인이 한 진술의 신빙성 유무에 대한 제1심의 판단이 항소심의 판단과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이에 대한 제1심의 판단을 함부로 뒤집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9. 7. 24. 선고 2018도17748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이 부분 항소이유와 동일한 취지로 공소사실을 일부 부인하는 주장을 하였고, 원심은 ① 피고인의 주장은 차용금의 액수가 2,500만 원이라고 기재된 공정증서의 내용에 반할 뿐만 아니라 위 공정증서의 내용과 그 신빙성을 탄핵할 만한 다른 객관적인 자료는 없는 점, ②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실제 빌린 돈은 1,000만 원에 불과하다면 위 공정증서를 무효화하는 조치를 전혀 취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상당한 기간 피해자는 물론 피해자를 피고인에게 소개시켜 준 H과도 연락을 두절한 점, ③ 피해자와 H은 원심법정에서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2,500만 원을 차용한 것이 맞다고 일치하여 진술하였고 그 각 진술은 신빙성이 있는 점 등을 종합하여 피고인의 변소를 배척한 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위와 같이 원심이 설시한 사정들에다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해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피해자로부터 차용금 명목으로 2018. 5. 21. 1,000만 원을 받은 사실뿐만 아니라 그 다음날 현금 1,500만 원을 교부받아 합계 2,500만 원을 편취한 사실이 인정된다. 이 사건 공소 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피고인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의 위법은 없다.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원심은 D, H에 대한 증인신문절차를 진행하면서 그 진술 모습과 태도 등을 직접 관찰한 후 이 사건 공소사실에 관한 진술을 충분히 신빙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는바, 증인들 진술의 신빙성에 대한 원심의 판단이 명백히 잘못되었거나 현저히 부당하다고 보이지 않는다. 또한 당심에서 새롭게 심증의 형성에 영향을 미칠 만한 객관적 사유가 드러난 것이 없다.
처분문서의 진정성립이 인정되면 그 기재 내용대로 법률행위의 존재를 인정하여야 하고, 그 기재 내용과 다른 사실을 인정하기 위해서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어야 한다. 피고인은 2018. 5. 21. D와 사이에 변제일 2018. 12. 31., 약정이자 연 24%로 정하여 2,500만 원을 차용하는 내용의 금전소비대차계약 공정증서(이하 ’이 사건 공정증서‘)를 작성하였다. 이 사건 공정증서의 진정성립이 인정되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기재 내용대로 피고인이 D로부터 차용금 명목으로 2,500만 원을 교부받은 사실을 인정하여야 한다.
이 사건 공정증서 작성 및 금전 지급 경위에 관하여, D는 수사기관에서부터 원심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하여 이 사건 공정증서의 내용대로 피고인에게 2,500만 원을 약정이자 연 24%로 정하여 대여한 것이고 작성 당일 1,000만 원을 이체하고 그 다음날 피고인이 와서 5만 원짜리 현금으로 1,500만 원을 받아갔다고 진술하였다. 피고인에게 D를 소개해 준 H 또한 원심법정에서 위와 같은 취지로 진술하였다. 반면, 피고인은 이 사건 공정증서의 내용과는 달리 실제 차용금액은 2,000만 원에 월 5%의 이자를 약정하였는데 이자로 지급할 금액까지 생각하여 차용금액 2,500만 원에 약정이자 연 24%로 이 사건 공정증서를 작성한 것이고 그 후 1,000만 원만 받아 월 5%의 이자를 1~2번 지급하였다고 변소하고 있다. 피고인은 실제 받았다고 주장하는 금액인 1,000만 원에 대하여 월 5%의 이자를 지급하였다는 내역도 전혀 제출하지 못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 사건 공정증서의 내용과 달리 실제 지급받은 금액을 다르게 볼 만한 합리적인 이유도 없고 피고인의 변소에 부합하는 아무런 자료도 없다. 이처럼 법정증언 태도와 이 사건의 경위 및 전후 사정 등을 종합하여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D, H의 진술이 피고인의 진술보다 믿을 만하다고 보아 피고인의 변소를 배척한 원심판단에 수긍이 간다.
결 론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없으나 원심판결에는 위와 같은 직권파기 사유가 있으므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