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법원판결

대전지방법원 2022. 11. 17. 선고 2021노673 판결

주문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피고인과 근로자 D 사이의 상계합의는 자유로운 의사에 터 잡아 이루어진 것이 아니어서 무효이므로 D의 임금 등 채권은 피고인의 상계권 행사로 소멸되지 않는다. 따라서 피고인에게 임금 등 미지급의 고의를 인정할 수 있는데도 이를 인정하지 아니한 원심판결에는 법리를 오해하고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 있다.'

2.

판단

가.

관련법리

현행 형사소송법상 항소심은 속심을 기반으로 하되 사후심적 요소도 상당 부분 들어 있는 이른바 사후심적 속심의 성격을 가지므로 항소심에서 제1심판결의 당부를 판단할 때에는 그러한 심급구조의 특성을 고려하여야 한다. 그러므로 항소심이 그 심리 과정에서 심증의 형성에 영향을 미칠 만한 객관적 사유가 새로 드러난 것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제1심의 판단을 재평가하여 사후심적으로 판단하여 뒤집고자 할 때에는, 제1심의 증거가치 판단이 명백히 잘못되었다거나 사실인정에 이르는 논증이 논리와 경험법칙에 어긋나는 등으로 그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볼 만한 합리적인 사정이 있어야 하고, 그러한 예외적 사정도 없이 제1심의 사실인정에 관한 판단을 함부로 뒤집어서는 안 된다. 그것이 형사사건의 실체에 관한 유죄·무죄의 심증은 법정 심리에 의하여 형성하여야 한다는 공판중심주의, 그리고 법관의 면전에서 직접 조사한 증거만을 재판의 기초로 삼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 실질적 직접심리주의의 정신에 부합한다(대법원 2017. 3. 22. 선고 2016도18031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1)

원심은 그 판시 법리에 비추어 판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고인은 2017. 1. 2. D과 사이에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4대 보험료 본인 부담분 및 근로소득세는 피고인이 대납하고 미지급 임금 등 D의 채권이 있으면 피고인이 대납한 금액과 상계하기로 합의하였고, 그 합의에 따라 D의 4대 보험료 본인 부담분 및 근로소득세를 대납하여 온 점, ② 피고인과 D 사이의 관련 민사소송에서도(대전지방법원 2019가소226440호), 위 합의에 따른 상계가 인정되어 D의 임금 등 지급청구가 기각되었고 그 판결이 확정된 점 등을 종합하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 사건 공소사실과 관련하여 피고인에게 고의가 있었음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였다.

2)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살피건대, 당심에서 새로이 심증의 형성에 영향을 미칠만한 객관적 사유가 드러난 것이 없다. 원심 판시 사정을 재차 기록과 면밀히 대조하여 보면, 피고인과 근로자 D 사이의 상계합의가 있었고 결국 관련 민사소송에서도 위 합의에 따른 상계가 인정된 이상,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만한 근거가 있고 피고인이 그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설령 검사의 주장과 같이 상계합의가 자유로운 의사에 터 잡아 이루어진 것이 아니어서 사후적으로 그 효력이 없다는 법적 판단을 받더라도, 이 사건 당시에는 피고인에게 임금 등 지급의무에 관하여 다툴만한 근거가 있었다는 점에 대하여는 변함이 없다).

3)

결국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의 임금 등 미지급의 고의를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본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검사의 주장과 같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검사의 이 부분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문보경(재판장) 김동욱 서제석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