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반소원고)는 원고(반소피고)에게 28,396,300원 및 이에 대하여 2021. 8. 9.부터 2023. 11. 17.까지는 연 5%,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피고(반소원고)의 반소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본소, 반소를 합하여 피고(반소원고)가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본소와 반소를 함께 본다.
기초사실
법무사인 피고는 2021년 3월경 대전 동구 C 지상 4층 건물 중 지하층, 지상 1, 2층을 임차하여 리모델링 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한다)를 한 다음 그 곳에서 카페를 운영하려고 하였다.
원고는 부동산 개발 및 공급업, 인테리어 공사업 등에 종사하는 사람인데, 2021. 3. 20. 피고와 아래와 같은 계약(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원고와 피고는 2021. 6. 17. 이 사건 공사에 관한 정산을 하였는데(이하 '1차 정산'이라 한다),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원고와 피고는 2021. 6. 21. 다시 이 사건 공사에 관한 정산을 하였는데(이하 '2차정산'이라 한다),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원고와 피고는 2021. 9. 28. 마지막으로 이 사건 공사에 관한 정산을 하였는데(이하 '3차 정산'이라 한다),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피고는 2021. 10. 31. 원고에게 노무비로 1천만 원을 변제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4, 12호증, 을 제1, 3호증, 변론 전체의 취지
본소청구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는 원고에게 1~3차 정산 때 합의한 금액의 합계 43,186,300원( = 4,096,300원 + 25,500,000원 + 13,590,000원)에서 3차 정산금 중 사용 후 남은 공사금액 4,790,000원<1>, 일부 변제받은 금액 1천만 원을 각 공제한 28,396,300원 및 이에 대하여 최종 근무일 다음 날인 2021. 8. 9.부터 이 사건 2023. 11. 17.자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 송달일인 2023. 11. 17.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에 대한 판단
주장의 요지
1~3차 정산 서류인 갑 제3, 4, 12호증은 피고가 내용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서명한 것이고, 증빙서류도 제대로 첨부되어 있지 않으므로 그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
피고가 2021. 6. 28. 원고에게 송금한 3천만 원에 1차 정산금액인 카드대금 4,096,300원이 포함되어 있으므로, 위 카드대금은 이미 변제되었다.
원고가 2021. 6. 21. 피고에게 '2021년 6월부터는 무보수로 일해 주겠다'라고 약속하였으므로, 3차 정산금액은 인정할 수 없다.
피고는 원고에게 법무사 보수 15,612,087원, 원고가 사용한 원룸의 임대료 1,181,850원, 원고가 피고 차량을 운행하다가 부과된 과태료 32,000원의 채권을 가지고 있는바, 위 각 채권으로 원고의 채권과 상계한다.
정산 서류가 무효라는 주장에 대하여
처분문서의 내용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서명하였다 하더라도 원칙적으로 그로 인한 불이익은 서명한 사람이 부담할 수밖에 없다. 더구나 피고는 법률 전문가이고 오랫동안 원고의 법률사무를 처리해 준 사람인데, 위와 같이 중요한 서류의 내용도 확인하지 않고 서명하였다는 주장은 쉽사리 수긍하기 어렵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카드대금이 이미 변제되었다는 주장에 대하여
피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2021. 6. 28.자 송금액에 카드대금이 포함되어 있다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무보수 약정 주장에 대하여
을 제9, 12호증에 의하면 원고가 2021. 6. 21. 피고 주장과 같은 말을 한 사실은 인정되나, 그 후에 작성된 3차 정산 서류에는 이와 달리 원고의 보수가 다시 기재되어 있고 피고는 여기에 확인서명을 하였다. 위 서류의 효력을 부인할 만한 사정이 없는 이상 원고가 한 위 구두약정은 그 후의 어떤 사정으로 인하여 변경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상계 항변에 대하여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가지는 채권으로써 일방적으로 근로자의 임금채권과 상계하는 것은 금지되지만, 사용자가 근로자의 동의를 얻어 근로자의 임금채권에 대하여 상계하는 경우에 그 동의가 근로자의 자유로운 의사에 터잡아 이루어진 것이라고 인정할 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때에는 근로기준법 제42조 제1항 본문에 위반하지 아니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다만 임금 전액지급 원칙의 취지에 비추어 볼 때 그 동의가 근로자의 자유로운 의사에 기한 것이라는 판단은 엄격하고 신중하게 이루어져야 한다(대법원 2001. 10. 23. 선고 2001다25184 판결 참조).
피고는 원고가 상계에 동의하였다는 점에 대한 증거로 을 제6~8호증(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을 제출하였으나, 을 제6호증은 원고가 피고 소유의 코란도 승용차를 매각하여 그 대금을 원고의 임금채권과 상계하기로 한 내용으로 보일 뿐이고(그 후 실제로 원고가 위 차량을 매각하였다는 증거는 없다), 을 제7호증에는 원고의 동의에 관한 내용이 없으며, 을 제8호증은 피고가 주장하는 과태료와는 대상 차량과 금액이 다른 것으로 보인다. 그 밖에 피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가 임금채권의 상계에 동의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피고가 원고에게 위 각 채권을 가지고 있다는 점도 충분히 증명되지 않았다.
따라서 피고의 위 상계항변도 이유 없다.
반소청구
피고의 주장
피고는 당초 이 사건 공사를 원고에게 도급하려고 하였으나, 원고의 제안을 받아들여 직영방식으로 공사를 진행하기로 하고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하였다. 이 사건 계약서의 제목이 표준근로계약서로 되어 있으나, 업무의 내역, 지시 종속 정도 등을 고려하면 원고와 피고의 법률관계는 위임 또는 도급에 해당한다.
그런데 원고가 말한 금액보다 훨씬 많은 비용이 소요되고 제대로 공사가 진행되지 않아, 피고는 이 사건 반소장으로 이 사건 공사에 관한 계약을 해지하였다.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공사비용으로 152,050,000원을 송금하였는데, 감정결과에 의하면 기성고는 61,824,000원에 불과하다.
따라서 원고는 피고에게, 부당이득 반환 또는 (위임)<2>계약 해지에 따른 정산의무의 이행 또는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으로, 위 차액 90,226,000원( = 152,050,000원 -61,824,00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단
원고와 피고의 법률관계
처분문서는 그 성립의 진정함이 인정되는 이상 법원은 그 기재 내용을 부인할 만한 분명하고도 수긍할 수 있는 반증이 없으면 처분문서에 기재된 문언대로 의사표시의 존재와 내용을 인정하여야 한다(대법원 1988. 4. 27. 선고 87다카2143 판결, 대법원 2020. 12. 30. 선고 2017다17603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위와 같은 특별한 사정에 대한 증명책임은 처분문서의 문언과 배치되는 사실을 주장하는 측에 있다(대법원 2015. 9. 10. 선고 2015다31308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계약서는 제목이 '표준근로계약서'일 뿐만 아니라 본문 곳곳에도 '근로계약', '근로시간', '임금' 등의 용어가 사용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처분문서인 위 계약서의 증명력을 배척하고 이 사건 계약을 위임 또는 도급이라고 인정하기 위해서는 피고가 이와 배치되는 사실, 즉 실질적인 업무처리 방식, 지휘 · 감독관계 등이 고용과는 다르다는 점을 증명하여야 하는데, 이를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와 피고의 법률관계는 이 사건 계약서대로 고용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차액 반환의무의 존부
이 사건 공사는 직영방식이므로 원고는 공사에 관한 일체의 업무를 관리하되 일정한 노무비만 지급받고, 비용의 지출 등은 피고의 계산하에 진행하기로 하였던 것으로 판단된다. 앞에서 든 증거들과 갑 제5~11호증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는 각 공사비용의 지출시 사전승인을 받고 사후보고를 하였으며 피고는 관련 서류에 확인서명을 한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감정결과와 같은 통상적인 비용보다 많은 비용이 투입되었다 하더라도 그 결과는 원칙적으로 피고에게 귀속되는 것이고, 이를 두고 원고가 부당이득을 얻었다거나 다시 정산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피고는 '기성고를 초과하는 금액은 원고가 횡령한 것이므로 이는 불법행위에 해당한다'라는 취지의 주장도 하고 있으나, 피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 론
원고의 이 사건 본소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고, 피고의 이 사건 반소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성기권
각주1) 정확한 금액은 앞에서 본 바와 같이 4,785,607원이나, 원고가 자신에게 불리한 쪽으로 더 많은 액수인 4,790,000원이라고 정리하였으므로 이에 따른다.
각주2) 피고는 도급 또는 고용계약으로 볼 경우에도 정산의무가 있다고 주장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