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인정 사실
피고 법인은 2017. 4. 30. 법률 제14362호로 시행된 구 수목원·정원의 조성 및 진흥에 관한 법률 제18조의13에 따라 설립된 법인으로, 산하에 국립백두대간수목원, 국립세종수목원, 국립한국자생식물원 등 수목·식물원을 운영·관리하고 있고, 원고는 피고 법인의 별정직 B으로 채용되어 근무한 사람이다.
원고는 2020. 3. 2.자 피고 법인의 ‘한국수목원관리원 2020년 개방형 직위 모집 공고’에 지원하였고, 2020. 7. 1. 피고 법인과 사이에 근무 장소는 C, 근무 부서는 운영지원부, 직급은 B, 근로계약 기간은 2020. 7. 1.부터 2022. 6. 30.까지로 하는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
피고 법인은 2022. 4. 18. 2022년 기준 임기 만료가 예정된 소속 근로자들에 대한 임기 연장 심사계획을 수립한 뒤 이를 원고를 포함한 대상자들에게 안내하였고, 대상자들로부터 심사에 필요한 자료를 제출받았다.
피고 법인은 2022. 5. 31. 원고에 대하여 근로계약 갱신이 불가하다는 통지를 하였다(이하 ‘이 사건 통지’라 한다).
피고 법인의 규정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내용은 아래와 같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4, 8호증, 갑 제10호증의1, 을 제1~6호증의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의 주장
원고는 아래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통지가 부당해고라고 주장하면서 해고의 무효확인을 구하고, 해고로 인해 수령하지 못한 임금의 지급을 구한다.
산림청 산하 기관의 별정직으로 채용될 경우 공무원 정년에 준하는 만 60세에서 1년을 더한 기간까지는 계약 기간을 보장해주는 관행이 있고, 원고의 업무 역량이나 성과에 아무런 문제가 없으므로, 원고는 피고 법인의 별정직원 운영지침에 따라 1년 단위 2회 재계약에 대한 갱신기대권을 갖는다.
피고 법인은 원고에 대하여 갱신거절 사유가 존재하지 않음에도 합리적 이유 없이 원고에게 이 사건 통지를 하였으므로, 이는 부당해고에 해당하여 위법하다.
따라서 피고 법인은 원고가 부당한 해고로 인해 근로하지 못한 2022. 7. 1.부터 원고의 복직 완료일까지 월 평균 임금인 9,604,088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법인의 주장
이 사건 근로계약은 원칙적으로 근로계약 기간을 2년으로 명시하고 있고, 피고 법인에는 원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공무원의 정년에 준하는 임기를 보장하는 관행이 존재하지 않으므로, 원고에게 갱신기대권이 없다.
피고 법인은 임기 연장심사에서 원고의 성과기술서를 평가하였고, 원고의 평가 점수가 피고 법인이 정한 임기 연장 기준 점수에 미치지 못하였기 때문에 피고 법인의 갱신불가 결정은 정당하다.
판단
원고는 근로계약에 관한 정당한 갱신기대권이 인정되므로 피고 법인의 이 사건 통지가 근로기준법이 정한 해고에 해당한다는 전제에서 이 사건 청구를 하고 있으므로, 먼저 원고에게 정당한 갱신기대권이 인정되는지 본다.
법리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경우 기간이 만료됨으로써 근로자로서 신분 관계는 당연히 종료되고,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못하면 갱신 거절의 의사표시가 없어도 당연 퇴직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이 만료되더라도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당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근로계약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계약 갱신의 기준 등 갱신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 및 실태,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등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근로자에게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이를 위반하여 부당하게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효력이 없다(대법원 2014. 2. 13. 선고 2011두12528 판결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채택한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에게 근로계약 갱신에 관한 정당한 기대권이 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원고가 응시한 피고 법인의 모집공고에는 계약기간 2년의 B 별정직 3명을 채용한다고 기재되어 있고, 2년 계약하되 성과 우수자의 경우 1년 단위로 2회까지 연장 가능하다고만 기재되어 있다(을 제1호증 4쪽).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도 근로 기간을 2020. 7. 1.부터 2022. 6. 30.로 명시하고 있고, 계약 만료 후의 계약의 갱신에 관한 조항은 기재되어 있지 않으며, 다만 ‘기타 계약기간에 관한 사항은 관리원의 별정직원 운영지침에 따른다’라고만 기재되어 있을 뿐이다.
계약만료 후 갱신과 관련하여, 별정직원 운영지침 제6조, 인사규정 제14조 제4항은 별정직원으로 채용된 직원의 고용기간은 2년 이내로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직무수행의 성과가 우수한 경우 1년 단위로 2회에 한하여 재계약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계약갱신에 대한 기대권이 있다고 보기 위해서는 앞서 본 법리에 따라 이 규정을 계약기간 만료에도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으로 해석할 수 있어야 하는데, 피고 법인의 별정직원 운영지침이나 인사규정 등의 문언 및 체계상 재계약과 관련한 규정들은 직무성과가 우수할 경우 재계약할 수 있다는 점을 밝히면서 다만 그 횟수를 2회 이내로 제한하는 취지의 규정으로만 보일 뿐, 피고 법인에 갱신 의무를 부여하는 취지로 해석되지는 않는다. 따라서 이 규정들이 계약직 직원인 원고에게 당연히 재계약될 수 있다는 기대권을 발생시키는 근거가 될 수는 없다.
원고와 함께 2020. 7. 채용된 D, E도 피고 법인의 임기 연장심사를 받았고, 그 결과 D은 연장심사를 통과하였으나 E은 원고와 마찬가지로 임기 연장심사 기준 점수인 80점을 충족하지 못하여 갱신 거절되었다. 이에 대해 원고는 E의 경우 산림청 출신이 아니므로 원고와 같은 관행을 적용받지 않고, 원고와 같은 산림청 출신의 공무원을 대상으로 관행의 존재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준정부기관에서 특정 부처 소속이었던 별정직원에게만 연장심사 통과의 특혜를 주는 관행이 있다는 점은 쉽게 납득하기 어렵고, 오히려 원고가 제출한 자료에 의하더라도 2020. 11. 채용된 F은 산림청 출신이 아님에도 임기가 연장된 사실이 있다.
원고에게 이 사건 통지가 이루어진 시점은 2022. 5. 31.이고, 관행의 문언적 의미에 따라 이 사건 통지 이전 별정직원들의 계약기간 연장이 이루어졌는지를 살펴보아야 하는데, 이 사건 통지 이전에 별정직으로 채용된 G, H, I, J은 모두 계약기간 연장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에 대해 원고는 별정직원들의 개인적 사유에 의하여 계약기간 연장이 이루어지지 않았고 원고를 포함하여 2020. 7. 채용된 별정직원들에 대하여 최초 연장심사가 이루어졌다고 주장하나, 원고의 주장 자체로도 이 사건 통지 이전에 공무원의 정년에 준하는 나이에서 1년을 더한 기간까지 계약기간을 연장해주는 관행이 존재하였다고 볼 수 없다. 원고는 산림청의 산하 기관들에 모두 동일한 관행이 있고, 피고 법인에도 이와 같은 관행이 적용되어야 한다고도 주장하나, 산림청 산하 기관에 모두 동일한 관행이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원고에게 증명책임이 있는데 그 증명이 충분하지 않았고, 달리 피고 법인이 다른 기관의 관행을 준수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볼만한 근거도 찾아볼 수 없다.
원고 이후에 채용된 별정직원들의 계약기간 연장 여부를 고려하더라도, 2020. 12. 채용된 K은 임기연장을 신청하지 않았고, 2020. 11. 채용된 F과 2021. 3. 채용된 L만이 임기연장이 되었을 뿐이다. 앞서 살핀 바와 같이 F은 산림청 출신 공무원이 아니어서 원고 주장에 부합하는 계약기간이 연장된 산림청 출신의 공무원은 L 뿐인데, 이와 같은 사례를 들어 피고 법인에 산림청 출신의 재취업 별정직원에게는 공무원 정년에 1년을 추가한 계약기간을 보장하는 관행이 성립하였다고 인정할 수는 없다.
소결론
원고는 피고 법인과 기간의 정함이 있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이고,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에게 근로계약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 법인이 원고의 갱신기대권을 침해하였다고 볼 수 없고, 원고와 피고 법인의 근로계약 관계는 2020. 6. 30. 근로계약 기간의 만료로 유효하게 종료되었으므로, 이 사건 통지는 부당해고에 해당하지 않는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주장은 더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는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함석천(재판장) 박경환 조수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