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법원판결

대전지방법원 2024. 4. 24. 선고 2022가합105928 판결

주문

1.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H조합(이하 'H조합'이라 한다)은 1996. 10. 22. 신용사업, 복지사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조합이고, 원고들은 H조합의 이사장(원고 A), 부이사장(원고 B), 이사(원고 C, 원고 D), 전무(원고 E), 부장(원고 F)의 지위에 있는 사람들이다.

나.

피고는 I법(이하 'I법'이라 한다) 제61조에 의하여 1960. 5. 1. 설립된 중앙회이고, H조합은 같은 법 제62조에 따른 피고의 회원이다. 피고는 같은 법 제89조에 따라 회원인 조합을 지도·감독할 의무가 있다.

다.

피고는 2016. 9. 29.부터 2022. 2. 18.까지의 기간 동안 직장 내 괴롭힘 및 성추행 행위(부당한 업무지시, 협박 및 강요, 사적 심부름, 욕설 및 폭언, 직장 내 강제추행 및 성희롱 등) 관련 직원들의 노동청 민원제기 및 형사상의 고소·고발이 있었다는 이유로, H조합에게 ① 2022. 3. 23.과 ② 같은 달. 28. 및 ③ 같은 달. 29. 세 차례에 걸쳐 원고 E에 대하여 직권정지 조치를 지체 없이 취할 것을 요구하였다.

라.

이에 따라 H조합은 2022. 3. 30. 임시이사회를 개최하였고, 임시이사회는 원고 E에 대하여 직권정지가 아닌 감봉 3개월의 징계를 부과하기로 의결하였다. 한편 피고는 H조합에 대하여 2022. 3. 21.부터 같은 달 24.까지, 2022. 3. 28.부터 2022. 4. 6.까지 각 부문검사를 실시하였고, 2022. 5. 26. H조합에게 I법 제89조<2>에 따라 아래와 같은 징계조치를 요구하는 공문을 발송하여, 위 공문이 2022. 5. 31. H조합에 도달하였다(이하 위 징계조치 요구를 '이 사건 징계조치요구'라 한다).

마.

이에 따라 H조합은 2022. 6. 2. 이사장 원고 A에 대하여 직권정지 처분을 하고, 전무인 원고 E에 대하여 직권정지 및 대기발령 처분(이하 '이 사건 직권정지 및 대기발령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I법 제84조 제2항은 "제84조 제1항 및 제89조 제7항 제1호에 따라 조합 또는 중앙회가 임직원의 개선, 징계면직의 조치를 요구받은 경우 해당 임직원은 그 날부터 그 조치가 확정되는 날까지 직무가 정지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5 내지 9호증,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들 주장의 요지

아래 각 사유를 종합하면, 이 사건 징계조치요구는 피고의 재량권 일탈·남용에 의한 것으로 그 효력이 없다.

가.

I법 제21조 제3항, H조합 인사규정에 의하면 H조합 임원의 해임 등 인사권은 H 조합의 이사장에게 있으므로, H조합은 피고의 이 사건 징계조치요구에 따라 피고가 요구하는 대로 징계처분을 할 의무가 없다.

그런데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가 원고 E에 대한 징계면직조치를 요구함에 따라 원고 E은 I법 제84조 제2항에 따라 징계면직의 조치를 요구받은 날부터 그 조치가 확정되는 날까지 직무가 정지되었으나, 이에 관한 이 사건 직권정지 및 대기발령 처분의 효력을 정지한다는 취지의 가처분 결정이 내려졌고 이에 따라 H조합이 2022. 8. 2.자 임시이사회를 통해 원고 E의 복권을 의결하였는데도, 피고는 H조합에게 원고 E에 대한 직무정지상태를 유지하라는 취지의 공문을 발송하는 등 H조합의 인사권, 운영권을 침해하고 징계요구를 강제하였다.

나.

원고들에 대한 이 사건 징계조치요구의 근거가 되는 비위사실에 관하여 감독기관에서 조사가 완결되거나 수사기관에서 기소하거나 판결이 확정되는 등 관련 사안이 종료되지 않았으므로, H조합은 이 사건 징계조치요구에 대하여 관련 조사나 수사가 종료될 때까지 제재 부과를 유예할 수 있다. 그럼에도 피고는 원고 E 등에 대하여 직원들의 민원이나 형사상 고소·고발이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징계조치를 요구한 것이므로 이 사건 징계조치요구가 절차적으로 정당하다고 할 수 없다.

다.

이 사건 징계조치요구의 근거가 되는 원고 E의 비위행위는 직권면직에 이를 정도라고 볼 수 없다.

3.

판단

가.

관련 법리

1)

직위해제처분과 그에 이은 면직처분은 이를 일체로서 관찰할 때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따라 근로계약 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으로서 실질상해고에 해당하는바(대법원 2005. 11. 25. 선고 2003두8210 판결 등 참조), 해고처분은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행하여져야 그 정당성이 인정되는 것이고, 사회통념상 근로자와의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인지 여부는 사용자의 사업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근로자의 지위 및 담당 직무의 내용,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 이로 인하여 기업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 등 기업질서에 미칠 영향, 과거의 근무태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3. 10. 31. 선고 2013두13198 판결 등 참조).

2)

한편,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서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가 하는 것은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진 것이고, 다만 징계권자가 재량권의 행사로서 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을 위법하다고 할 수 있으며(대법원 2002. 8. 23. 선고 2000다60890, 60906 판결 등 참조), 피징계자의 평소의 소행, 근무성적, 징계처분 전력 이외에도 당해 징계처분사유 전후에 저지른 징계사유로 되지 아니한 비위사실도 징계양정에 있어서의 참작자료가 될 수 있다(대법원 1998. 5. 22. 선고 98다2365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앞서 든 증거, 갑 제11, 13, 14호증, 을 제5 내지 제25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또는 영상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 각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 징계조치요구에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하자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1)

원고 주장과 같이, 이 사건 직권정지 및 대기발령 처분의 효력을 정지한다는 취지의 가처분 결정(이 법원 2022. 7. 13.자 2022카합50294 결정)이 내려진 사실, 이에 따라 H조합이 2022. 8. 2.자 임시이사회를 통해 원고 E의 복권을 의결하였는데도 피고가 H조합에게 원고 E에 대한 직무정지상태를 유지하라는 취지의 공문을 발송한 사실은 인정되나, 위 각 사정은 이 사건 징계조치요구 이후 발생한 사정에 불과하므로 이 사건 징계조치요구의 효력을 판단함에 있어 직접적인 판단자료가 될 수 없다(원고 E이 위와 같은 피고의 조치가 원고 E의 H조합 전무로서의 업무를 방해한다는 취지로 이 법원 2022카합50443호로 업무방해금지가처분을 신청하였으나, 위 사건 재판부는 '피고가 H조합에게 원고 E에 대한 직무정지상태를 유지하라는 공문을 발송하였다 하더라도 H조합이 이에 법적으로 기속되지 않기 때문에 원고 E의 업무가 방해받을 여지가 없다'는 취지로 위 신청을 기각하였다).

2)

앞서 본 바와 같이, I법 제89조 제6항은 "중앙회장은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그 소속 직원으로 하여금 조합의 업무를 검사하게 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제7항은 그 검사결과에 따라 시정 등 필요한 조치를 명하거나 I법 제84조 제1항에 따른 관련 임직원에 대한 조치요구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피고에게 위 규정을 근거로 이 사건 징계조치요구를 할 수 있는 법적권한이 있다.

3)

피고는 원고 E의 징계양정에 대하여 2022. 3. 21.부터 같은 달 24.까지 민원사항에 대한 검사를, 2022. 3. 28.부터 2022. 4. 6.까지 내부통제 점검 등의 검사를 각 진행하였고, 아래 표와 같이 원고 E의 징계혐의에 대한 각종 증거를 검토하고, 징계사유가 인정된다고 판단한 뒤 L조합 검사 및 제재에 관한 규정(이하 '이 사건 제재규정'이라 한다)에 근거하여 이 사건 징계요구조치를 한 것으로 보인다. 그 구체적인 내역은 아래와 같다.

4)

위 징계사유에 대하여, 대전지방노동고용청은 과태료를 부과하였고, 대전지방검찰청 검사는 원고 E을 강제추행 혐의로 공소제기하였으며, 이에 대하여 법원은 2024. 1. 12. 원고 E에 대하여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의 형을 선고하였다(대전지방법원 2022고단3608 판결).

5)

앞서 본 원고의 성범죄 관련 비위행위는 I법 제33조 임직원의 성실의무, L조합임직원윤리강령 제3장 제4절 임직원 상호 간의 성적 유혹 및 성적 수치심 유발 언행, 불필요한 신체접촉 금지 규정,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12조직장내 성희롱 금지 규정, L조합 복무규정 제33조 성희롱 행위 금지 및 조치규정에 위반한 것으로 인정될 수 있는 행위이고, 앞서 본 직장 내 괴롭힘 관련 비위행위는 근로기준법 제76조의 2 직장 내 지위를 이용하여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 금지규정, L조합 임직원 윤리 강령 제3장 제4절 임직원간 상호존중 규정, L조합 복무규정 제5장 제36조 조합 내 지위를 이용하여 다른 직원에게 부당한 행위를 금지하는 규정을 각 위반한 행위로 인정될 수 있으므로 징계사유가 된다.

원고의 위 비위에 대한 징계양정은 이 사건 제재규정 시행규칙 별표 제2호 제재양정 일반기준과 별표 제3호 제재양정 세부기준에 따라 정해지는데, 그 구체적인 내용은 아래와 같다.

앞서 본 원고 E의 성범죄, 직장 내 괴롭힘 관련 비위행위는 위 별표 제2호 제재양정 일반기준의 유형 중 '법령, 관계규정 또는 감독기관의 명령, 처분, 지시 등의 위반', '당해 조합 또는 조합원 등 거래자에게 금전적 손해를 초래하거나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는 행위', '정관 또는 내규를 위반하거나 충실의무의 위반', '기타 위법' 유형에 해당하고, 별표 제3호 제재양정 세부기준의 유형 중 '사) 직장 내 성희롱 또는 직장 내 괴롭힘', '아) 윤리강령 및 윤리행동지침 미준수'에 해당하며, 각 기준에 따르면 최대 징계면직 처분까지 가능하다. 원고는 앞서 본 바와 같이 H조합에 대한 이 사건 징계요구조치로써 원고 E에 대한 징계면직을 요구하였는바 위 기준에 따른 것으로 보이고, 달리 위 징계요구조치가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라고 볼만한 사정이나 증거가 없다.

6)

원고들은, 제재규정 시행규칙 제38조의2 제2호, 제40조의2 각 규정에 따라 원고 E에 대한 제재를 감경하거나 유예하지 않은 것이 이 사건 징계요구조치의 절차상하자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주장하고, 위 원고 주장의 각 근거 규정은 아래와 같다.

살피건대, 위 각 규정은 규정형식상 재량규정으로 위 각 규정에 해당하는 사유가 있다 하더라도 피고가 징계조치요구를 함에 있어 반드시 위 규정에 따라 제재를 감경하거나 유예할 것을 고려하여야만 한다고 해석하기 어렵다.

게다가 원고 E에게 위 시행규칙 제38조의2 제2항 각 호의 사유가 있다는 점을 인정할만한 증거가 없고,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 E의 징계사유가 비교적 분명하게 드러난 점, 이에 대전지방고용노동청에서 H조합에 과태료를 부과하고 추후 원고 E의 유죄를 인정하는 내용의 형사판결이 선고되기도 한 점 등의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가 위 규정에 따라 제재 심의를 유예할 것을 감안하지 않고 이 사건 징계조치요구를 한 것을 두고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7)

원고 E을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에 대한 이 사건 징계조치요구에 관하여 이 사건 징계조치요구를 무효로 볼만한 사정이나 증거가 제시되지 않았고, 달리 위 원고들에 대한 이 사건 징계조치요구가 무효라고 인정할만한 증거가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매경(재판장) 심현우 허인성

각주1) 원고들은 소장에서 '피고가 원고들에게 2022. 5. 28. 한 징계조치 요구'의 무효확인을 구하나, 피고가 징계조치요구를 한 대상은 H조합이고, 징계조치요구일은 2022. 5. 26.이므로 원고들의 청구를 위와 같이 선해한다.

각주2) I법 제89조 제6항은 "중앙회장은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그 소속 직원으로 하여금 조합의 업무를 검사하게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제89조 제7항은 "중앙회장은 제6항에 따른 검사 결과에 따라 시정 등필요한 조치를 명하거나 다음 각 호의 조치를 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면서 제1호로 "제84조 제1항에 따른 관련임직원에 대한 조치요구"를 규정하고 있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