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는 2020. 5. 1.부터 2022. 2. 27.까지 육군 군수사령부 B(이하 ‘이 사건 B’라 한다)에서 5급 군무원으로 근무하였던 사람이고, 피해자 C(9급 군무원)는 2020. 5. 1.부터, 피해자 D(7급 군무원)는 2015. 12. 1.부터 2020. 10. 5.까지 이 사건 B에서 원고와 함께 근무하던 사람이다.
육군 군수사령부 징계위원회는 2021. 12. 1. 원고에 대하여 아래 표 기재 징계사유를 인정하고, 중간표결로 위 징계사유가 ‘성희롱’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군인의 지위 및 복무에 관한 기본법 시행령 제18조 제1항 제1호에서 정한 품위유지의무의 위반에 해당한다고 보아 원고에 대하여 징계건명을 ‘품위유지의무위반(기타)’로 하여 ‘견책’을 의결하였다(이하 위 징계위원회를 ‘1차 징계위원회’라 한다).
피고는 2021. 12. 6. 1차 징계위원회의 의결에 대하여 구 국방부 군인·군무원 징계업무처리 훈령(2022. 5. 24. 국방부훈령 제265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9조 제1항, 제53조에 따라 육군본부 중앙징계의결심사위원회에 징계의결 심사청구를 하였다(이하 위 위원회를 ‘2차 징계위원회’라 한다).
2차 징계위원회는 2021. 12. 22. 위 나.항 표 기재 징계사유가 모두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고, 구 육군규정 180 징계규정(2021. 6. 16.자로 개정된 것)에서 정한 ‘품위유지의무위반(성폭력등)’의 징계건명 및 징계양정기준에 따라 ‘감봉 2월’의 의결을 하였으며, 이에 따라 피고는 2022. 1. 3. 원고에게 감봉 2월의 징계처분을 하였다(이하 위 징계처분을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원고는 이 사건 처분에 불복하여 2022. 1. 7. 항고를 제기하였고, 육군본부 항고심사위원회는 위 나.항 표 기재 징계사유 중 가-4 징계사유에 대해서는 혐의가 인정되지 않으나, 나머지 징계사유에 대하여는 혐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하고 2022. 5. 26. 원고의 항고를 기각하는 의결을 하였다(이하 위 나.항 표 기재 징계사유 중 가-4 징계사유를 제외한 나머지 징계사유를 ’이 사건 징계사유‘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3호증, 을 제1, 2,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절차적 하자
1차 징계위원회에서는 법령에 근거하지 않은 ’중간표결‘의 방법으로 이 사건 징계사유가 성희롱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다음 임의로 원고의 징계건명을 품위유지의무위반(기타)로 변경하였고, 원고는 징계건명이 변경됨에 따라 그에 대한 방어권을 제대로 행사하지 못하였다. 따라서 1차 징계위원회의 의결은 위법하고, 위 의결이 적법함을 전제로 한 2차 징계위원회의 의결 및 이에 따른 이 사건 처분도 위법하다.
실체적 하자
가-1, 가-3 징계사유<1>와 관련하여, 원고는 해당 행위를 한 사실이 없고, 피해자 C의 진술은 신빙성이 없어 믿기 어렵다.
설령 원고가 이 사건 징계사유와 같은 행위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원고에게는 성적인 의도가 전혀 없었고, 나 징계사유의 경우 피해자 D도 원고의 발언으로 인하여 화가 나거나 불쾌하지 않았다고 진술하였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징계사유와 같은 원고의 행위는 성희롱에 해당하지 않는다.
관계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에 관한 판단
절차적 하자 주장에 관하여
앞서 인정한 사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 사정들 즉, ① 군무원에 대한 징계절차에 관하여 정한 군무원인사법 및 같은 법 시행령, 국방부 군인·군무원 징계업무처리 훈령 등에 징계위원회의 심의방법을 제한하고 있는 규정은 없는 점, ② 징계심의대상사실인 품위유지의무위반(성폭력등)과 1차 징계위원회가 혐의를 인정한 품위유지의무위반(기타)은 동일한 사실관계에 대하여 법적 평가만을 달리한 것에 불과한 점, ③ 징계심의대상사실에는 원고의 행위가 ’군인의 지위 및 복무에 관한 기본법 제3조 제3호, 같은 법 시행령 제18조에 따른 군의 위신과 군인으로서의 명예를 손상시키는 행동을 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품위유지의무의 근거법령도 설시되어 있는 점, ④ 원고와 그 대리인은 1차 징계위원회에 출석하여 위 사실관계에 대하여 소명하였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1차 징계위원회가 중간표결의 방법으로 징계심의대상사실이 성희롱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다음 품위유지의무위반(기타)의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보아 ‘견책’의 징계를 의결한 것이 법률에 위반된 방식의 의결이라거나 이로 인하여 원고의 의견 진술권 또는 방어권 행사에 실질적으로 지장이 초래되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1차 징계위원회의 심의·의결 과정에 절차적 하자가 있었음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실체적 하자 주장에 관하여
관련 법리
성희롱을 사유로 한 징계처분의 당부를 다투는 행정소송에서 징계사유에 대한 증명책임은 그 처분의 적법성을 주장하는 피고에게 있다. 다만 민사소송이나 행정소송에서 사실의 증명은 추호의 의혹도 없어야 한다는 자연과학적 증명이 아니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경험칙에 비추어 모든 증거를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볼 때 어떤 사실이 있었다는 점을 시인할 수 있는 고도의 개연성을 증명하는 것이면 충분하다(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7두74702 판결 등 참조).
성희롱이란 업무, 고용, 그 밖의 관계에서 국가기관·지방자치단체, 각급 학교, 공직유관단체 등 공공단체의 종사자, 직장의 사업주·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①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 등과 관련하여 성적 언동 또는 성적 요구 등으로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 ② 상대방이 성적 언동 또는 요구 등에 따르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주거나 그에 따르는 것을 조건으로 이익 공여의 의사표시를 하는 행위를 하는 것을 말한다[양성평등기본법 제3조 제2호,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 (라)목 등 참조]. 여기에서 ‘성적 언동’이란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나 남성 또는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행위로서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를 의미한다.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 및 상황, 행위에 대한 상대방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인 반응의 내용, 행위의 내용 및 정도, 행위가 일회적 또는 단기간의 것인지 아니면 계속적인 것인지 등의 구체적 사정을 참작하여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가 있고, 그로 인하여 행위의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음이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7두74702 판결, 대법원 2021. 9. 16. 선고 2021다219529 판결 등 참조).
피해자 C 진술의 신빙성 유무
앞서 든 각 증거, 을 제4, 5, 6, 9, 12, 17, 18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 사실 및 사정에 비추어 보면, 가-1, 가-3 징계사유에 대한 피해자 C의 진술은 신빙성이 있다.
피해자 C는 육군 군수사령부 성고충전문상담관(이하 ‘성고충전문상담관’이라 한다)에게 제출한 진술서 및 원고에 대한 징계사건의 1, 2차 피해자 조사에서 이 부분 징계사유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진술하였는바, 그 내용이 구체적이고 상세하며 직접 경험하지 않고서는 진술하기 어려운 내용을 포함하고 있고, 그 내용 자체로 경험칙에 반하거나 비합리적이라고 볼만한 부분이 없다.
<2>
이와 관련하여 원고는, 가-1 징계사유의 일시에 대한 피해자 C의 주장이 일관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해자 C는 진술서 제출 및 1차 진술 당시 2020. 10.에서 2021. 3. 사이였다고 진술하였다가 2차 진술 당시에는 사진과 카카오톡 메시지를 확인한 후 2020. 12.에서 2021. 2.경으로 진술한 것으로 보이는바, 2차 진술 당시의 가-1 징계사유의 일시에 관한 진술은 진술서 및 1차 진술의 내용을 보다 구체화한 것으로 보일뿐이므로 가-1 징계사유의 일시에 관한 피해자 C의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고 보기 어렵다.
이 사건 B에서 함께 근무하던 G도 징계사건 조사과정에서 2021. 5. 26. F 사건이 있기 전에 피해자 C로부터 피해자 C와 마주 보는 자리에 앉은 원고가 파티션을 넘어서 피해자 C에게 윙크를 하였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고 진술하였다.
가-3 징계사유와 관련하여 원고도 당시 윙크를 하였다고 항의하는 피해자 C에게 신고한다는 말을 어떻게 그렇게 쉽게 할 수 있느냐고 답한 사실이 있다고 진술하였는바, 이에 비추어 보면 당시 원고가 피해자 C가 항의를 할 정도의 행위를 하였다고 봄이 합리적이다.
원고의 행위의 성희롱 해당 여부
앞서 든 각 증거, 을 제7, 8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 사실 및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징계사유와 같은 원고의 행위는 모두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가-2 징계사유 부분
피해자 C는 2021. 5. 26. 이 사건 B 회식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간 후 21:51 성고충전문상담관에게 ‘상담관님 저 내일 찾아가도 되나요? 늦은 시간에 죄송해요!’라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고, 성고충전문상담관으로부터 통화 가능 여부를 묻는 답장을 받고 전화통화를 하였다. 피해자는 같은 날 22:14경 원고에게 카카오톡으로 “오늘 회식 끝나고 나올 때 격려해주신다구 제 팔을 여러번 토닥이셨는데 사무관님 입장에서는 좋은 의도라고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 저는 신체접촉이 굉장히 불편하고 다시는 있어서는 안되는 상황이라고 생각돼서 카톡남깁니다. 사무관님 업무적으로 많이 도와주시고 좋은 분인거 아는데 앞으로는 이런 일 없었으면 합니다. 너무 기분 나쁘게 받아들이지 마셨으면 하고 제 입장이 이렇다는 걸 이해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라는 메시지를 보냈고, 이에 대하여 원고는 미안하다는 답장을 하였다.
이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가-2 징계사유 기재와 같은 방법으로 피해자 C가 원치 않는 신체적 접촉행위를 한 사실이 인정되고, 피해자 C가 위 행위 이후 즉시 성고충전문상담관에게 상담의사를 밝히고 원고에게도 항의를 하였던 점에 비추어 보면, 피해자 C가 당시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다고 충분히 인정할 수 있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 행위는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가-1, 가-3 징계사유 부분
이 부분 징계사유에 관한 피해자 C 진술의 신빙성이 인정됨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이에 기초하여 보면, 상급자로 나이 차이가 많은 남성 간부인 원고가 하급자인 여성 피해자 C의 팔 부분을 꾹 눌러 원치 않는 신체접촉행위를 하거나(가-1 징계사유), 피해자 C에게 윙크를 한 행위(가-3 징계사유)는 피해자 C와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로서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나 징계사유 부분
원고는 이 부분 징계사유와 같은 발언을 한 사실은 인정하고 있고, 상급자 남성 간부인 원고가 하급자 여성인 피해자 D에게 “타고난 몸매여서 살이 찌지 않는다.”고 말한 것은 피해자 D와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로 성희롱에 해당하고, 당시 원고에게 성적 동기가 없었다거나 피해자 D가 이후 원고에 대한 처벌을 원치 않게 되었다고 하여 원고의 위 발언이 성희롱에 해당하지 않게 된다고 볼 수는 없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한다.
판사 박헌행(재판장) 장태관 박서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