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법원판결

대전지방법원 2023. 6. 21. 선고 2022구합1151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1991. 8. 1. 설립되어 상시 약 2,500명의 근로자를 고용하여 공동주택건물 및 호텔 관리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원고는 2022. 3. 1. 참가인 회사에 입사하여 전북 전주시에 있는 D 아파트(이하 ‘이 사건 아파트’라 한다) 관리사무소에서 관리기사로 근무하던 사람이다.

나.

참가인은 2022. 4. 20. 원고에게 2022. 4. 30.자로 계약이 만료되어 근로계약이 종료된다고 통보하였다(이하 ‘이 사건 통보’라 한다).

다.

원고는 이 사건 통보가 부당해고라고 주장하며 전북지방노동위원회에 ‘참가인이 원고에게 2022. 5. 30. 행한 해고는 부당해고임을 인정하고, 참가인은 원고에게 원직복직에 갈음하여 임금상당액 5,280,000원을 지급하라’는 취지의 구제신청을 하였으나, 전북지방노동위원회는 2022. 6. 23.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E 사건). 라.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2022. 7. 14.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3. 9. 23. ‘원고에게 근로계약 갱신기대권이 존재하지 아니하고, 이 사건 근로관계는 근로계약 기간 만료로 종료되었으므로 해고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이를 기각하였다(C 사건,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 주장의 요지

1)

실체적 하자

참가인의 취업규칙(이하 ‘이 사건 취업규칙’이라고 한다) 제14조 제6항은 근로계약 기간에 관하여 ‘신규 입사자는 3개월로 한다’고 정하고 있고, 참가인은 2022. 2.경 채용공고를 하면서 고용형태를 ‘기간의 정함이 있는 근로계약 3개월’이라고 명시하였음에도, 원고와 참가인이 체결한 근로계약서(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서’라 한다)에서는 근로계약 기간을 2개월(2022. 3. 1.부터 2022. 4. 30.까지)로 정하였는바, 이 사건 근로계약서의 근로계약 기간은 이 사건 취업규칙 규정에 미달하므로 근로기준법 제97조에 따라 무효이다. 따라서 이 사건 근로계약 기간의 만료일은 이 사건 취업규칙에서 정한 바에 따라 2022. 3. 1.부터 3개월이 경과한 2022. 5. 31.로 보아야 할 것임에도 참가인은 2022. 4. 30. 근로계약 기간이 종료되었음을 이유로 이 사건 통보를 하였는바, 이는 실질적으로 해고에 해당한다.

2)

절차적 하자

중앙노동위원회는 객관성이 담보되는 증거 자료를 토대로 판단을 하여야 함에도 원고의 발언은 무시한 채 참가인 관계자의 발언만을 증거로 삼아 판정하였는바,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나.

관계 법령 등

별지 ‘관계 법령 등’ 기재와 같다.

다.

판단

1)

인정사실

앞서 든 증거, 갑 제2 내지 4호증, 을가 제3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아래와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가)

참가인은 이 사건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로부터 이 사건 아파트 관리업무를 위탁받았다.

나)

참가인은 ‘채용제목: 이 사건 아파트 관리기사 모집, 모집직종: 건물 보수원 및 영선원(아파트 기계ㆍ전기 시설관리 제외), 모집인원: 1명, 직무내용: 아파트 공용부 위 시설물 유지 및 보수관리 934세대, 근무장소: 이 사건 아파트 관리사무소, 고용형태: 기간의 정함이 있는 근로계약(3개월)’로 하는 채용공고를 하였고, 원고는 위 채용공고를 통하여 참가인 회사에 지원하여 참가인과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이 사건 근로계약의 주된 내용은 다음과 같다.

다)

참가인은 2020. 4. 20. 원고에게 이 사건 통보를 하면서 자필 사직서를 제출하라고 하였고, 이에 원고는 같은 날 ‘상기 본인은 근로계약기간 만료의 사유로 2022. 4. 30.부로 사직할 것을 청하오니 재가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내용의 자필 사직서를 작성하여 참가인에게 제출하였다.

2)

실체적 하자에 대한 판단

가)

이 사건 근로계약상 근로계약기간

(1)

처분문서의 진정성립이 인정되는 이상 법원은 반증이 없는 한 그 문서의 기재 내용에 따른 의사표시의 존재 및 내용을 인정하여야 하고, 합리적인 이유설시도 없이 이를 배척하여서는 아니 되나, 처분문서라 할지라도 그 기재 내용과 다른 명시적, 묵시적 약정이 있는 사실이 인정될 경우에는 그 기재 내용과 다른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작성자의 법률행위를 해석함에 있어서도 경험법칙과 논리법칙에 어긋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자유로운 심증으로 판단할 수 있다(대법원 2006. 9. 14. 선고 2006다27055 판결).

(2)

근로기준법 제97조는 이 사건 취업규칙에서 정한 기준에 미달하는 근로조건을 정한 근로계약은 그 부분에 대하여 무효로 하고 무효로 된 부분은 취업규칙에 정한 바에 따르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위 법리에 앞에서 본 사실관계,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근로계약에서 정한 계약기간(2개월)이 근로기준법 제97조 및 이 사건 취업규칙에 위배되어 무효라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①

이 사건 취업규칙 제14조 제4항에서는 ‘직원의 근로계약은 기간의 정함이 없는 경우와 일정한 사업완료에 필요한 기간을 정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1년 이내로 한다. 신규 입사자는 3개월로 한다‘고 정하고 있다. 이렇듯 직원의 근로계약기간에 대하여 ’일정한 사업완료에 필요한 기간을 정한 경우‘를 예외사유로 정하고 있는데, 이는 참가인 회사가 입주자대표회의 측과 아파트위탁관리업무에 관한 용역계약을 수주하거나 갱신해야한 사업이 유지되는 특수성이 있어 근로자의 고용이나 계약기간의 결정도 이와 연동하여 정해질 수밖에 없는 사업특성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사정을 고려하면 ’신규 입사자는 3개월로 한다‘는 부분에도 본문의 근로계약기간 예외사유가 적용되어 기간을 달리 정할 수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

②

이 사건 근로계약 체결 당시 참가인과 이 사건 아파트의 입주자대표회의와의 위ㆍ수탁관리업무계약기간 종료일이 2022. 4. 30.인 이유로 원고의 근로계약기간을 2022. 4. 30.까지(2개월)로 정한 것으로 보이는 점, 더욱이 이 사건 근로계약서의 근로계약기간 부분에 ’1년 이내. 단, 위탁계약 종료일이 1년 미만일 경우 위탁계약 종료일. 위 규정에도 불구하고 위ㆍ수탁관리업무계약이 종료되거나 중도 해지된 경우는 그 종료 또는 해지일을 근로계약 기간의 종료일로 한다‘고 기재되어 있어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계약 체결 시 위와 같은 사정이 고려되었다고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이 이 사건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와의 위ㆍ수탁관리업무계약 수주 및 갱신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원고의 근로계약을 더 이상 연장하지 않고 종료시킬 의도로 일정한 기간을 정하여 체결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근로계약의 경우 이 사건 취업규칙에서 정한 근로계약 기간을 달리 정할 수 있는 예외사유(일정한 사업완료에 필요한 기간을 정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어서 신규 입사자인 원고의 근로계약기간을 3개월이 아닌 2개월로 정한 것이 이 사건 취업규칙 조항에 위배된다고 할 수 없다.

③

이에 대하여 원고는 ’일정한 사업 완료에 필요한 기간‘이라는 것을 특정한 근무장소에 한정하여 해석하는 것은 부당하고, 참가인의 등기상 표시한 목적, 즉 공동주택건물 위탁관리 업무를 완료하는데 필요한 기간이라고 포괄적으로 해석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서 근무장소를 ’이 사건 아파트‘로 특정하여 기재하였고, 근로계약기간 종료일에 대하여 ’위·수탁관리업무계약이 종료되는 경우에는 그 종료일‘이라고 기재되어 있는 점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아파트의 위·수탁관리업무계약이 존속하는 동안을 근로기간으로 삼고 있다고 해석된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④

한편 참가인이 채용공고에서 고용형태를 ’기간의 정함이 있는 근로계약(3개월)‘이라고 적시한 사실이 인정되기는 하나, 채용공고는 청약의 유인에 불과하므로, 이에 포함된 내용이 곧바로 이 사건 근로계약의 내용으로 된다고 볼 수 없고, 이 사건 근로계약의 내용은 계약 체결 당시 참가인과 원고가 합의한 내용에 따라 확정된다고 보아야 하므로, 채용공고에 기재된 근로계약기간을 원고의 근로계약기간이라고 볼 수는 없다.

⑤

또한 원고는 참가인과 이 사건 아파트의 위ㆍ수탁관리업무계약은 참가인과 이 사건 아파트 사이의 권리ㆍ의무 관계일 뿐 위 계약 내용이 원고와 참가인 간의 근로관계를 구속하지 아니하므로, 위 계약을 근거로 원고의 근로계약종료일을 판단할 수는 없다는 취지로도 주장하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참가인 회사의 목적 및 업무적 특수성, 원고의 직책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근로계약의 근로계약기간을 판단함에 있어 위·수탁관리업무계약기간도 하나의 고려요소로 봄이 상당하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나)

원고의 근로계약 갱신기대권 존부

(1)

관련 법리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경우 그 기간이 만료됨으로써 근로자로서의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되고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못하면 갱신거절의 의사표시가 없어도 그 근로자는 당연 퇴직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만료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당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근로계약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계약 갱신의 기준 등 갱신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 및 그 실태,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등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근로자에게 그에 따라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이에 위반하여 부당하게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효력이 없고, 이 경우 기간만료 후의 근로관계는 종전의 근로계약이 갱신된 것과 동일하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11. 4. 14. 선고 2007두1729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앞서 본 인정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이 사건 근로계약 제8조 2)항은 ’계약기간 만료시 근로관계는 자동 종료된다(단, 경영상 필요시 합의 하에 계약 연장 가능)‘고 하여 기간만료로 근로관계가 종료됨을 원칙으로 정하고 있는 점, ② 원고가 참가인과 계약연장이나 재계약을 체결하는 등 근로계약을 갱신한 적이 없는 점, ③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서 근로계약의 갱신에 관한 규정이 존재하지 아니하고, 달리 기간만료에도 불구하고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취업규칙 등도 찾아볼 수 없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원고에게 근로계약 갱신에 관한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된다고 할 수 없다.

다)

소결론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관계는 2022. 4. 30. 근로계약기간의 만료로 종료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원고의 근로계약기간이 2022. 5. 31.임을 전제로 이 사건 통보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는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한편 원고는 2020. 4. 20.자로 제출한 사직서에 관하여 진의에 의한 의사표시가 아니므로 무효라고 주장하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의 근로관계는 근로계약기간 만료로 종료된 것이고, 사직서 제출에 의한 근로계약의 종료 여부가 문제되지 않는 이상, 위와 같은 원고의 사직서 제출이 비진의 의사표시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더 나아가 판단하지 아니한다).

3)

절차적 하자에 대한 판단

원고는 중앙노동위원회의 심판절차에서 참가인 관계자의 발언만을 근거로 판단하였다고 하면서 심판절차가 편파적이고 불공정하게 진행되었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위와 같이 중앙노동위원회가 심판절차를 불공정하게 진행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용덕(재판장) 이민정 김한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