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법원판결

대전지방법원 2024. 1. 25. 선고 2022노3423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7,000,000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피고인에 대하여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사업자금 명목으로 2,700만 원을 차용한 사실이 있으나, 변제기를 정하지는 않았다. 또한 새로 시작한 배달대행 사업이 어려워지면서 변제가 지연되기는 하였으나, 애초부터 편취의 고의로 금전을 빌린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나.

양형부당

원심의 형(징역 5월, 집행유예 2년)은 지나치게 무거워 부당하다.

2.

판단

가.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에 대한 판단

1)

원심의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이 부분 항소이유와 동일한 취지의 주장을 하였고, 이에 대해 원심은, ① 피고인이 다액의 채무를 지고 있는 등 경제적 형편이 좋지 않았고, 그가 운영하던 배달대행업 역시 수입이 거의 없고 직원 월급 등도 연체되어 있었으므로, 피해자로부터 돈을 빌리더라도 이를 수개월 내에 갚을 수 없었던 점, ② 그럼에도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수개월 내에 갚겠다고 말하며 돈을 차용한 점 등에 비추어, 피고인에게 편취의 고의가 넉넉히 인정된다고 보아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2)

당심의 판단

가)

사기죄의 주관적 구성요건인 편취의 고의는 피고인이 자백하지 않는 한 범행 전후 피고인의 재력, 환경, 범행의 내용, 거래의 이행과정, 피해자와의 관계 등과 같은 객관적인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민사상 금전대차관계에서 채무불이행사실을 가지고 바로 차용금 편취의 고의를 인정할 수는 없으나, 피고인이 확실한 변제의 의사가 없거나 또는 차용 시 약속한 변제기일 내에 변제할 능력이 없는데도 변제할 것처럼 가장하여 금원을 차용한 경우에는 편취의 고의를 인정할 수 있다(대법원 2018. 8. 1. 선고 2017도20682 판결 등 참조).

나)

원심이 적절히 설시한 사정들에다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정들, 즉 ❶ 변제기 약정에 관하여, 피해자는 수사기관이나 원심 법정에서 그 기간을 명확하게 진술하지는 않았으나, 적어도 수개월 내에는 변제하기로 약정한 사실에 대하여는 명확히 진술하고 있는 점, ❷ 피고인과 피해자는 사업상 알게 된 사이로 보일 뿐이므로(증거기록 3권 34면), 피해자가 변제기의 정함도 없이 피고인에게 2,700만 원이라는 거액을 빌려줄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 점, ❸ 금전대여일로부터 약 8개월 뒤인 2020. 4. 28.경 피고인이 대금지불각서를 작성하였고(증거기록 3권 10면), 이 역시 적어도 수개월 내에는 변제하기로 하였다는 피해자의 진술을 뒷받침하는 점, ❹ 그러나 피고인은 이 사건 차용 당시 2억 원이 넘는 채무가 있었고, 직원 급여를 지급하지 못하여 근로기준법위반죄로 수차례 약식명령을 발령받았으며, 피고인이 운영하던 배달대행업체는 수익이 발생하지 않았던 점(증거기록 1권 36면, 2권 23면), ❺ 또한 피고인이 소유한 아파트에는 근저당권이 설정되어 있어 재산적인 가치가 남아 있지 않았고(증거기록 1권 23면), 달리 피고인이 이 사건 차용금을 변제할 능력이 있었다고 볼 자료가 없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은 이 사건 차용 당시 적어도 미필적으로나마 약정대로 수개월 내에 변제할 수 없음을 인식하면서도 피해자를 기망하여 2,700만 원을 차용한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사실오인의 위법은 찾을 수 없다.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없다.

나.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인은 변제할 능력이 없음에도 피해자로부터 합계 2,700만 원을 차용하여 편취하였는바, 범행의 경위나 내용 등에 비추어 그 죄질이 좋지 않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계속하여 범행을 부인하는 등 범행 후의 정황도 좋지 못하다.

다만, 피고인이 사건 이후로 피해금을 전액 변제하고 피해자와 원만히 합의하였고, 동종전과나 벌금형을 초과하는 전과가 없는 점은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이다.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 정황 등 이 사건 변론과 기록에 나타난 모든 양형 조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원심이 피고인에게 선고한 형은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은 이유 있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이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