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사문서위조 및 위조사문서행사의 점)
피고인은 H의 묵시적 승낙 또는 포괄적 위임 하에 H 명의의 인감․개인 신고서 1장 및 위임장 1장(이하 ‘이 사건 각 문서’라 한다)을 작성한 것이므로, 피고인이 위 문서들을 위조하였다고 볼 수 없고, 피고인에게 사문서위조 및 위조사문서행사의 고의가 있었다고 볼 수도 없다. 그럼에도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형(벌금 1,00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사문서위조
피고인은 2020. 5. 18.경 천안시 동남구 E에 있는 F이 사무장으로 일하는 G 법무사 사무실에서 주식회사 C(이하 ‘이 사건 회사’라 한다)의 대표이사로 등재되어 있던 H의 동의 없이 법인 인감을 변경하고, H을 대표이사에서 해임하기 위하여 위 F으로 하여금 컴퓨터를 이용하여 ‘인감․개인(改印) 신고서’ 양식의 ‘인감제출자’ 란에 ‘대표이사 H’, 내용 란에 ‘위와 같이 개인(改印)하였음을 신고합니다.’, ‘신고인’ 란에 ‘본인 성명 H, 대리인 성명 법무사 G’ 라고 입력하여 출력하도록 한 후, ‘신고하는 인감날인’ 란에는 피고인이 가지고 있던 ‘농업회사법인(주)I’ 인감을, 위 H의 이름 옆에는 피고인이 가지고 있던 H의 도장을 임의로 찍도록 하고, ‘위임장’ 양식에 ‘성명 : 법무사 G’, 내용란에 ‘위의 사람에게, 위 인감(개인)신고에 관한 일체의 권한을 위임함’, ‘인감(개인) 신고인 성명 H’이라고 입력하여 출력하도록 한 후, 위 H의 이름 옆에 피고인이 가지고 있던 H의 도장을 임의로 찍도록 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행사할 목적으로 권리의무에 관한 사문서인 H 명의의 인감․개인(改印) 신고서 1장 및 위임장 1장을 각각 위조하였다.
위조사문서행사
피고인은 2020. 5. 19.경 아산시 용화로 76번길 7에 있는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 아산등기소에서 위 F으로 하여금 그 위조 사실을 모르는 성명불상의 등기소 직원에게 위와 같이 위조한 인감․개인(改印) 신고서 및 위임장을 마치 진정하게 성립한 문서인 것처럼 건네주도록 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위조한 사문서를 각각 행사하였다.
원심의 판단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이 법원의 판단
관련 법리
사문서위조죄는 작성권한 없는 자가 타인의 명의를 모용하여 문서를 작성함으로써 성립하는 것인바, 타인으로부터 그 명의의 문서 작성을 위임받은 경우에도 위임된 권한을 초월하여 내용을 기재함으로써 명의자의 의사에 반하는 사문서를 작성하는 것은 작성권한을 일탈한 것으로서 사문서위조죄에 해당한다(대법원 1997. 3. 28. 선고 96도3191 판결, 대법원 2006. 9. 28. 선고 2006도1545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은 H의 승낙이나 위임 없이, 또는 적어도 위임된 권한을 초월하여 H의 의사에 반하는 이 사건 각 문서를 작성함으로써 H 명의의 위 각 문서를 위조․행사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은 정당하고, 거기에 피고인의 주장과 같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H은 수사기관 및 원심 법정에서 ‘피고인에게 이 사건 각 문서의 작성을 위임하거나 승낙한 사실이 없다. 위 각 문서에 사용된 인감증명서는 자신이 발급받은 것이 맞지만, 이는 종전에 피고인이 “I 이사를 등재하기 위해서 필요하다”고 하여 교부한 것이다. 만약 자신을 대표이사에서 해임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하였다면 피고인에게 개인인감과 인감증명서를 교부하지 않았을 것이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2021고단1326 사건<1> 증거기록 57, 89쪽, H 증인신문 녹취서 5, 6, 12쪽).
H은 2020. 5. 17. 피고인에게 ‘피고인의 횡령 관련하여 변호사 선임하여 고소장 접수함을 알려드립니다’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고, 피고인은 H에게 ‘대표이사는 선임할 수도 있고 해임할 수도 있다. 인감도장 분실계 내고 다시 만들면 된다. 대표이사 해임안으로 이사회 소집하니까 내일 13시까지 회사 사무실에 참석하도록 해라.’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증거기록 144~146쪽).
이후 피고인은 이 사건 회사의 대표이사를 변경하려고 하였으나, H이 위 회사의 법인인감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H을 대표이사직에서 해임 또는 사임시키는 것이 곤란한 상황이었다(증거기록 333쪽, F 증인신문 녹취서 2, 3쪽).
이에 피고인은 종전에 H으로부터 교부받은 인감증명서 2통 및 H의 개인인감을 법무사 G 사무실 직원 F에게 교부하면서, 이 사건 회사의 법인인감변경 및 H의 대표이사 사임등기를 의뢰하였다. F은 피고인에게 ‘사임등기를 하려면 인감증명서 3통(법인 인감변경 1통, 사임서 1통, 공증 1통)이 필요하다’라고 얘기하였으나, 피고인은 ‘인감증명서를 더 받아올 수 없다’라고 얘기하였다. F은 다시 ‘사임이 아니라 해임으로 처리하면 인감증명서 1통(법인인감변경 1통)만으로 가능하지만, 나중에 소송이나 분쟁이 발생할 수도 있다’라고 얘기하였고, 피고인은 F에게 H을 해임 처리해 줄 것을 요청하였다(증거기록 336, 337쪽, F 증인신문 녹취서 2~6, 9, 10쪽).
F은 2020. 5. 19. 피고인의 요청에 따라 H의 개인인감 및 인감증명서를 이용하여 이 사건 각 문서를 작성한 후, 이를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 아산등기소에 제출하여 이 사건 회사의 법인인감을 변경하였다(증거기록 320, 321쪽, F 증인신문 녹취서 3, 7쪽). 같은 날 피고인은 위와 같이 변경된 법인인감을 날인하여 임시주주총회의사록 등을 작성하고, H을 이 사건 회사의 대표이사직에서 해임하였다(증거기록 244~256쪽).
위와 같이 이 사건 각 문서가 작성된 경위를 살펴보면, 이는 궁극적으로 피고인과 분쟁이 발생한 H을 이 사건 회사의 대표이사직에서 해임 또는 사임시키기 위한 것으로서 H이 위 각 문서의 작성을 승낙할 이유가 전혀 없다. 설령 피고인이 종전에 H으로부터 개인인감 및 인감증명서를 교부받음으로써 H 명의의 문서 작성에 관한 권한을 묵시적으로 위임받았다고 보더라도, 이 사건 각 문서는 당초의 인감증명서 등 교부 목적이었던 I 이사 등재와 무관한 내용일 뿐만 아니라, 그 내용 자체로 명의자인 H의 의사에 반하는 문서임이 분명하다. 따라서 이 사건 각 문서는 피고인이 위임받은 권한을 초월하여 작성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으며, H과 다툼이 있었던 피고인으로서는 위와 같은 사정을 충분히 인식하면서 이를 용인하는 의사로 문서 작성에 나아간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항소심에서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피고인이 이 법원에서 주장하는 양형에 유리한 사정들은 원심이 피고인에 대한 형을 정하면서 이미 충분히 고려한 사정들로 보이고, 그밖에 원심판결 선고 이후 양형 조건에 별다른 변화가 없다. 근로기준법위반의 점과 관련하여, 피고인은 4명의 근로자들에 대하여 합계 5,000만 원 이상의 임금 지급을 연체하였고, 아직까지도 상당한 임금이 미지급된 상태인 것으로 보인다. 사문서위조 및 위조사문서행의 점과 관련하여, 피고인은 자신과 갈등을 빚는 H을 대표이사직에서 해임시키기 위해 H 명의의 사문서를 위 조․행사한 것이어서 그 죄질이 불량하다. 이러한 사정들에다가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피해자와의 관계,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 조건들을 종합하여 볼 때, 원심이 피고인에게 선고한 형은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 너무 무거워서 부당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결론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나경선(재판장) 신은경 정현기
각주1) 이하 사건번호 기재 생략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