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법원판결

대전지방법원 2024. 10. 24. 선고 2023가합205610 판결

징계결의무효확인 청구

주문

1.

피고가 2023. 9. 13. 개최한 중앙운영위원회에서 한 원고들에 대한 별지 목록 기재 징계결의는 무효임을 확인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인정 사실

가.

당사자의 지위

1)

피고 조합은 K단체을 소속 연합단체로 하여 대전광역시에 소재한 버스업체 또는 이와 관련된 부대사업에 종사하는 근로자 및 노동조합을 구성원으로 조직된 지역별 노동조합이다.

2)

현재 피고 조합은 산하에 12개 지부(대전시 소재 각 시내버스업체의 노동조합)를 두고(규약 제111조), 원고들은 피고 조합의 12개 지부 중 9개 지부(이하 '원고들 지부'라고 한다)의 지부장을 맡고 있으며, 동시에 원고 A, B은 피고 조합의 부위원장, 원고 C, E은 피고 조합의 회계감사의 지위도 겸하고 있다.

3)

원고 C, E을 제외한 원고들은 2023. 5. 3. 개최한 피고 조합의 대의원 대회에서 피고 조합 중앙운영위원회 위원으로 선출되었다.

나.

원고들에 대한 징계 경위

1)

피고 조합은 2023. 9. 4. 원고들이 2023년도 단체교섭권을 위임하지 않거나, 단체교섭 위임을 철회하였음을 징계사유로 하여 이들에 대한 징계를 안건으로 하는 '2023. 9. 13.자 중앙운영위원회' 소집을 통지하였다(갑 제3호증).

2)

피고 조합은 2023. 9. 13. 중앙운영위원회를 개최하여, 위원 3명이 참석한 상태에서 L지부2(지부장 M), L지부3(지부장 N)을 각각 피고 조합의 지부로 가입시키는 결의를 하면서 해당 지부의 지부장들을 중앙운영위원회 위원으로 선출하였다.

3)

피고 조합은 같은 날 새로 선출된 2인의 중앙운영회 위원들을 포함하여 총 5인의 동의로 원고들에 대하여 별지와 같은 징계결의를 하였고(이하 '이 사건 징계결의'라 한다),<1> 2023. 9. 14. 원고들에게 징계결과를 통지하였다(갑 제7호증).

다.

관련 규정

이 사건과 관련된 피고 조합의 규약은 다음과 같다(갑 제9호증).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3, 7, 9호증의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들의 주장

가.

절차적 하자 주장

이 사건 징계결의에는 아래와 같은 절차적 하자가 존재하고, 이 하자는 중대·명백하므로 이 사건 징계결의는 무효이다.

1)

중앙운영위원회는 재적인원 과반수의 출석으로 성립하고, 출석인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하여야 하므로, 중앙운영위원 11명(위원장 및 12개 지부의 지부장 중 회계감사 2인을 제외) 중 과반수에 해당하는 6인의 출석으로 회의가 성립하는데, 이 사건 징계결의는 중앙운영위원회 의사정족수를 충족하지 못한 하자가 있다.

2)

원고 A, B은 피고 조합의 부위원장이고, 원고 C, E은 피고 조합의 회계감사로서 조합임원으로, 피고 조합 규약 제98조에 따라 조합임원에 대한 징계기관은 선출기관인 대의원회이므로, 중앙운영위원회는 조합임원에 대한 징계권한이 없다.

3)

피고 조합 규약 제100조에 따르면 징계가 있을 때에는 당사자에게 소명의 기회를 부여하여야 함에도 원고들에게 소명의 기회가 부여되지 않았다.

나.

실체적 하자 주장

원고들에게 피고 조합 규약 제97조 제2항에 따른 징계사유가 없다. 피고 조합이 주장하는 이 사건 징계결의의 징계사유는 원고들이 피고 조합에게 단체교섭권을 위임하지 않았거나 이를 철회하였다는 것인데, 원고들 지부의 운영규약에 따르면 단체교섭 및 단체협약 체결권은 지부장에게 있고, 필요에 따라 피고 조합의 대표자인 위원장에게 위임할 수 있을 뿐이다. 기업별 단위노동조합인 원고들 지부가 독자적으로 단체교섭권을 행사하기 위하여 피고 조합의 위원장에게 단체교섭권을 위임하지 않거나 위임을 철회하는 행위는 징계사유에 해당하지 아니하므로, 이 사건 징계결의는 위법하다.

3.

판단

가.

조합임원인 원고들 관련(원고 A, B, C, E)

1)

적법한 징계기관

피고 조합 규약 제98조 제1, 2항에 의하면 조합임원의 징계는 해당 선출기관에서, 지부임원의 징계는 조합 중앙운영위원회 또는 선출기관에서 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고, 원고 A, B은 피고 조합의 부위원장이고, 원고 C, E은 피고 조합의 회계감사로서 조합임원에 해당한다. 피고 조합 규약 제52조 제2항에 의하면 조합임원인 부위원장, 회계감사는 대의원회에서 선출하도록 하고 있으므로, 결국 원고 A, B, C, E에 대한 징계는 대의원회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그럼에도 이들에 대한 징계결의는 징계 권한이 없는 기관에서 이루어진 것으로서 위법하다.

2)

피고 조합 주장에 대한 판단

가)

피고 조합은 2023. 11. 20.자 총회를 개최하여 중앙운영위원회의 원고들에 대한 징계를 추인하였다고 주장한다.

나)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 조정법」(이하 '노조법'이라 한다)의 규정에 따라 노동조합이 그 규약에서 총회와는 별도로 총회에 갈음할 대의원회를 두고 총회의 의결사항과 대의원회의 의결사항을 명확히 구분하여 정하고 있는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총회가 대의원회의 의결사항으로 정해진 사항을 곧바로 의결하는 것은 규약에 반한다(대법원 2014. 8. 26. 선고 2012두6063 판결).

다)

이 사건에 관해 보면, ① 노조법 제17조 제2항에서 노동조합이 규약으로 총회에 '갈음'할 대의원회를 둘 수 있도록 규정하고, ② 노동조합의 규약은 자치적 법규범으로서 조합원뿐만 아니라 조합에 대하여도 법적 효력을 가지는데, 피고 조합 규약은 제21조에서 총회와 대의원회, 중앙운영위원회를 각각 별도의 기관으로 정의한 후, 제24조에서는 총회의 기능, 제32조는 대의원회의 기능, 제35조는 중앙운영위원회의 기능을 각각 상세하게 구별하여 두고 있는 점, ③ 피고 조합 규약 제32조 제11호는 '조합 임원[부위원장 및 회계감사]의 징계와 복권에 관한 사항'을 대의원회의 기능으로 명시하고 있는 점, ④ 대의원회의 존재와 권한은 총회의 규약에 관한 결의로부터 유래되므로 대의원회의 의결사항에 대해서도 총회의 권한이 소멸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가정할 경우, 총회는 최고의결기구라는 이유로 언제든지 대의원회의 의결사항을 직접 의결할 수 있다고 할 것인데, 이는 노조법과 피고 조합 규약을 통해 총회를 갈음할 대의원회를 두고 권한을 분배한 취지에 반하고, 대의원회의 기능이 무시될 우려가 큰 점, ⑤ 피고 조합이 주장하는 사정들은 모두 피고 조합 내부의 특수한 갈등 상황에서 유래한 것으로서, 그러한 사정만으로는 예외적으로 피고 조합 규약에서 정한 것과 달리 대의원회가 아닌 총회가 조합임원인 원고들에 대한 징계를 의결해야 하는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보기도 어려운 점을 종합하면, 피고 조합의 총회가 사후적으로 징계기관의 하자가 있는 이 사거 징계결의를 추인하였다는 사정만으로 그 하자가 치유된다고 볼 수 없다. 피고 조합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또한 이 사건 징계결의에는 아래에서 살피는 것처럼 의사정족수 미충족의 하자도 존재하므로 이러한 점에서도 이 결의는 위법하여 무효이다).

나.

의사정족수의 미충족 하자

1)

법리

민법 제74조는 사단법인과 어느 사원과의 관계 사항을 의결하는 경우 그 사원은 의결권이 없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민법 제74조의 유추해석에 따라 민법상 법인의 이사회에서 법인과 어느 이사와의 관계사항을 의결하는 경우에는 그 이사는 의결권이 없다. 이때 의결권이 없다는 의미는 상법 제368조 제3항, 제371조 제2항의 유추해석에 의할 때 이해관계 있는 이사는 이사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수는 없으나 의사정족수 산정의 기초가 되는 이사의 수에는 포함되고, 다만 결의 성립에 필요한 출석이사에는 산입되지 아니한다고 풀이해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9. 4. 9. 선고 2008다1521 판결 참조).

한편, 사단법인의 총회에 관한 규정은 정관에 다른 규정이 없으면 권리능력 없는 사단의 경우에도 준용된다(대법원 1992. 9. 14. 선고 91다46830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가)

원고들 전부에 대한 이 사건 징계결의는 규약 제45조에 따라 재적인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인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되어야 한다. 따라서 중앙운영위원 11인(위원장 및 12개 지부의 지부장 중 회계감사 2인 제외) 중 6인의 참석으로 회의가 성립한다. 조합 및 지부의 특정 조합원에 대하여 의결할 경우 피고 조합 규약 제48조에 따라 표결권이 없는 해당 당사자는 앞에서 살핀 법리에 비추어 의사정족수 산정의 기초가 되는 중앙운영위원의 수에는 포함되고, 다만 결의 성립에 필요한 중앙운영위원에는 산입되지 아니한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원고들에 대한 이 사건 징계가 유효하려면 중앙운영위원회에 최소 6명이 참석할 것이 요구됨에도 참여한 위원은 과반수에 미치지 못하는 3명에 불과하므로, 이 사건 징계결의는 의사정족수를 충족하지 못한 중대한 하자가 있다.

나)

이에 대해 피고 조합은 원고들이 중앙운영위원회에 참석하지 않은 것이 반사회질서 위반행위어서 의사정족수로 고려되어서는 안 된다거나, 총회의 사후적 추인을 받아 의사정족수 미달 하자가 치유되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회의체를 구성하는 구성원은 거부권을 행사하는 방법으로 회의체에 출석하여 거부하는 표결권을 행사할 수도 있으나 회의체에 출석하지 아니하는 방법으로 사실상 그 거부권을 행사할 수도 있는 것인데, 이는 의사결정기관으로서 회의체를 둔 피고 조합 규약이 예정하고 있는 구성원들의 권리행사 방식이다. 따라서 원고들이 회의체에 출석하지 않는 방법으로 안건에 대한 거부 의사표시를 한 것을 두고 반사회적인 행위로 무효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이들을 의사정족수에서 배제하여야 할 근거는 찾아볼 수 없다. 앞에서 살핀 것처럼 지부임원에 대한 징계 의결기관은 중앙운영위원회 또는 해당 선출기관으로 총회의 기능과 명백하게 구분되어 있으므로, 총회의 사후 추인만으로 이 사건 징계결의의 의사정족수 하자가 치유된다고 볼 수도 없다. 결국 피고 조합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4.

결론

이 사건 징계결의는 일부 원고들에 대한 징계권한이 없는 중앙운영위원회에서 징계가 이루어졌고, 중앙운영위원회의 의사정족수를 충족시키지 못한 중대하고 명백한 절차적 하자가 인정되므로 무효이다. 피고 조합이 이 사건 징계결의의 효력을 다투는 이상 그 확인을 구할 이익도 인정된다. 이 사건 징계결의에 위와 같은 중대·명백한 하자가 인정되어 무효인 이상, 원고들에게 소명기회가 부여되지 않았다거나, 이 사건 징계사유가 존재하는지 여부에 대하여는 더 나아가 판단하지 않는다.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함석천(재판장) 박경환 조수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