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원고는 익산시에 있는 D요양원(이하 ‘이 사건 요양원’이라고 한다)을 운영하는 사회복지법인이다. 참가인은 2016. 12. 5. 이 사건 요양원에 입사하여 요양보호사로 근무하다가, 2023. 1. 5. 원고에게 2023. 1. 31.자로 사직한다는 내용의 사직서를 제출하였고, 원고는 2023. 1. 31.자로 참가인에게 근로관계의 종료를 통보(이하 ‘이 사건 통보’라 한다)하였다.
참가인은 2023. 3. 28. 전북지방노동위원회에 원고로부터 부당해고를 당하였다면서 구제신청을 하였고(E), 전북지방노동위원회는 2023. 5. 30. ‘원고가 근로자를 기망하여 사직서를 작성하게 한 것은 사실상 해고이고, 사직 의사가 유효하게 철회되었는데도 근로관계를 일방적으로 종료한 것은 부당하다’는 이유로 위 구제신청을 인용하는 초심판정을 하였다.
원고는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2023. 6. 30.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였다(C). 이에 대하여 중앙노동위원회는 2023. 8. 28. ‘참가인이 사직 의사를 유효하게 철회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원고가 사직서에 기재된 일자인 2023. 1. 31. 참가인과의 근로관계를 일방적으로 종료한 것은 해고에 해당하고, 그 과정에서 참가인에게 해고사유와 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한 사실이 없으므로, 위 해고는 근로기준법 제27조를 위반하여 부당하다’는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재심판정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호증, 을 제1호증의 1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관련 법령
■ 근로기준법
제23조(해고 등의 제한)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 휴직, 정직, 전직, 감봉, 그 밖의 징벌(이하 “부당해고등”이라 한다)을 하지 못한다.
제27조(해고사유 등의 서면통지)
사용자는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한다.
근로자에 대한 해고는 제1항에 따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효력이 있다.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에 대한 판단
원고 주장의 요지
원고는 2023. 1. 5. 참가인이 제출한 사직서를 수리하였고, 이후 사직서 수리를 취소하거나 참가인의 사직서 철회 요구에 동의한 적이 없다. 다만, 참가인에게 사직사유나 일자 등을 변경한 사직서를 다시 제출하면 그 수리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하였으나, 참가인이 새로운 사직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따라서 원고가 2023. 1. 31. 참가인과의 근로관계를 종료한 것은 유효하게 수리된 사직서에 근거한 것이고, 원고의 일방적 해고라고 할 수 없다.
관련 법리
근로자가 일방적으로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해약의 고지방법에 의하여 임의사직하는 경우가 아니라, 근로자가 사직원의 제출방법에 의하여 근로계약관계의 합의해지를 청약하고 이에 대하여 사용자가 승낙함으로써 당해근로관계를 종료시키게 되는 경우에 있어서는, 근로자는 위 사직원의 제출에 따른 사용자의 승낙의사가 형성되어 확정적으로 근로계약 종료의 효과가 발생하기 전에는 그 사직의 의사표시를 자유로이 철회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며, 다만 근로계약 종료의 효과발생 전이라고 하더라도 근로자가 사직의 의사표시를 철회하는 것이 사용자에게 불측의 손해를 주는 등 신의칙에 반한다고 인정되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철회가 허용되지 않는다고 해석함이 상당하다(대법원 1992. 4. 10. 선고 91다43138 판결 등 참조).
판단
이 사건 통보가 해고에 해당하는지 여부
앞서 든 증거와 을 제1호증의2, 을 제2, 3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이 2023. 1. 5. 제출한 사직서는 근로계약관계의 합의해지를 청약한 것에 해당하는데, 이에 대한 원고의 승낙 의사표시가 참가인에게 도달하기 전에 참가인이 그 사직의사를 철회하였고, 이로 인하여 사용자인 원고에게 불측의 손해를 주는 등 신의칙에 반한다고 인정되는 특별한 사정도 없으므로, 참가인의 사직의사 표시의 철회는 유효하다. 따라서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관계가 종료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원고가 2023. 1. 31. 참가인에게 근로관계 종료를 통보한 이 사건 통보는 해고에 해당한다. 같은 취지로 본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참가인과 이 사건 요양원의 다른 근로자인 F은 2023. 1. 1. 및 그 다음날 업무수행 과정에서 다툼을 하였다. 이에 원고 법인의 대표자이자 이 사건 요양원 원장인 G(이하 ‘원장’이라고만 한다)은 2023. 1. 5. 원장실에서 위 두 사람과 면담을 하였다. 그 자리에서 참가인은 “본인은 개인 사정에 따른 퇴직으로 인하여 2023. 1. 31.까지 근무하고 사직하고자 합니다.”라는 내용의 사직서(이하 ‘이 사건 사직서’라고 한다)를 작성하여 원장에게 제출하였고, F도 같은 내용으로 사직서를 제출하였다.
그런데 참가인은 이 사건 사직서를 제출한 지 20~30분 뒤부터 이 사건 요양원의 사무국장인 H을 찾아가 이 사건 사직서를 돌려줄 것을 요청하였다.
이에 H과 원장은 이미 제출한 사직서를 돌려줄 수 없다고 하면서도, H은 참가인에게 ‘선생님(참가인)이 계속 다니겠다고 하면 우리도 인사위원회를 다시 열어서 사직서에 대해서 어떻게 처리할 건지 논의를 하겠다.’, ‘선생님이 집에 가서 생각해 보고 “사직이 아니라 처벌을 받겠다.”고 하면 시말서 1장 더 쓰고 다른 데로 인사이동을 하는 거에요.’, ‘1월 9일에 선생님 의견을 정확히 해서 가지고 오세요.’라고 말하였다. 또, 원장은 참가인에게 ‘그냥 털고 다른 데 가. 다른 데로 가서 편하게 살아. 1월 말까지 여기서 일하니까 천천히 구하면서’, ‘다른 데 가서 대우 받아. 생각해봐요’라고 말하였고, 이에 참가인은 ‘생각해보겠다.’고 답하였으며, 원장은 ‘좋은 쪽으로 해야
돼. 좋은 쪽으로. 다시 얘기해요, 다시 월요일에 저한테 와요.’라고 말하였다(을 제3호증 녹취록 1~16면).
다음날인 2023. 1. 6. 참가인은 원장을 찾아가 ‘집에 가서 생각을 해봤는데, 이대로 그만두기가 솔직히 억울하다.’면서 재차 사직의 의사표시를 철회한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원장은 참가인에게 수차례 그만둘 것을 권유하였으나, 참가인이 받아들이지 않고 F와 잘 지내보겠다고 다짐을 하였다. 이에 원장은 사무국장과 복지사를 불러서 참가인의 뜻을 전한 후, 참가인에게는 ‘선생님(참가인)이 정말 변해서 그 선생님하고 잘 지낼 마음이 있다고 하면 우리도 상의해 볼께요.’, ’제대로 잘 지낼 수 있고 분위기 이상하게 안 만든다면 저도 선생님 굳이 그만두라고 하지 않을 거에요.‘라고 말하였고, 참가인은 이에 수긍하였다(위 녹취록 17~27면).
이후로 참가인은 2023. 1. 31.까지 연차(유급휴가) 혹은 비근무일을 이유로 근무를 하지 않았고, 원고는 2023. 1. 31. 참가인에게 이 사건 통보를 하였다.
위와 같이 참가인이 원고에게 이 사건 사직서를 제출하게 된 경위와 그 내용, 이후의 경과 등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이 이 사건 사직서를 제출한 뜻은, 이 사건 사직서가 원고에게 도달하는 즉시 원고의 승낙 여부와 관계없이 일방적으로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계약 관계를 종료하려는 것이 아니라, 원고의 승낙을 기다려 근로계약 관계를 종료하려 한 것으로 보이므로, 이를 근로계약의 해지 통지라고 할 수 없고, 근로계약관계의 합의해지를 청약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그런데 참가인이 이 사건 사직서를 제출한 직후부터 그 반환을 요청하면서 계속 근무할 의향을 밝힌 것은 위 사직서의 제출로 표시한 사직의사를 철회한 것인바, 이는 원고가 참가인의 위 합의해지 청약에 대하여 승낙의 의사표시를 함으로써 확정적으로 근로계약 종료의 효과가 발생하기 전에 이루어진 것이다. 한편, 참가인의 위와 같은 사직의사표시의 철회를 허용함으로 인해 원고에게 불측의 손해를 주게 되는 등 신의칙에 반한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은 찾을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사직서의 제출로 표시된 참가인의 사직의사는 적법하게 철회되었으므로,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계약 관계는 종료되지 않았다.
그런데도 원고는 이 사건 사직서에 기재된 퇴직일인 2023. 1. 31. 참가인과의 근로관계를 일방적으로 종료하는 내용의 이 사건 통보를 하였으므로, 이는 해고에 해당한다(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
이 사건 해고의 당부
원고는 참가인을 해고하면서 참가인에게 해고사유와 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한 사실이 없다. 따라서 이 사건 해고는 근로기준법 제27조 제1항에서 정한 절차를 위반한 것이므로 위법·부당하고, 이와 같이 본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선오(재판장) 김성하 박지원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