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법원판결

대전지방법원 2024. 11. 21. 선고 2023구합1233 판결

부당해고 구제 재심 신청 기각 판정 취소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비용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참가인은 2001. 2. 8. 설립되어 상시 약 500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주택관리업을 행하는 법인으로 2022. 8. 25. 세종 소재 D 아파트(이하 ‘이 사건 아파트’라고 한다) 입주자대표회의로부터 이 사건 아파트 관리업무를 위탁받아 수행하였다. 원고는 2022. 8. 21. 참가인 회사에 입사하여 2022. 12. 31.까지 이 사건 아파트에서 경비원으로 근무하였다(이하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 체결된 근로계약을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고 한다).

나.

참가인은 2022. 12. 19. 원고에게 ‘귀하를 당사 사정으로 인한 아래 사유로 2022년 12월 31일부로 근로계약종료로 인하여 해고를 통보합니다. 사유: 근로계약종료’라는 내용의 통보를 하였다(이하 ‘이 사건 통보’라고 한다).

다.

원고는 이 사건 통보가 부당해고라며 2023. 3. 28. 충남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는데, 위 위원회는 2023. 6. 5. 원고에게 갱신기대권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였다(이하 ‘이 사건 초심판정’이라고 한다).

라.

이에 원고는 2023. 7. 10.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고, 중앙노동위원회는 2023. 9. 8. 원고에게 근로계약의 갱신기대권은 인정되나 갱신 거절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어 이 사건 해고가 정당하다고 판단하여 결과적으로 이 사건 초심 판정을 유지하는 판정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고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5, 8, 9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가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이 사건 통보는 아래와 같은 이유로 부당해고임에도 이와 달리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가.

원고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에 해당하고, 이 사건 통보는 근로기준법 제27조에서 정한 해고의 절차를 위반한 것으로서 무효이다.

나.

설령 이 사건 근로계약이 기간의 정함이 있는 근로계약이라고 하더라도 원고에게는 갱신기대권이 인정됨에도 참가인은 합리적 이유 없이 원고와의 근로계약 갱신을 거절하였는바, 이는 부당해고이다. 나아가 참가인은 원고에 대한 근로계약 갱신을 거절하면서 근로기준법 제27조에서 정한 절차를 위반하였으므로 이 사건 통보는 무효이다.

3.

관계 법규 및 규정

별지 기재와 같다.

4.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여부

가.

이 사건 근로계약의 성격

1)

근로자와 사용자가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기간을 정한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경우라 하더라도, 그 계약서의 내용,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경위, 기간을 정한 목적과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 동종의 근로계약 체결 방식에 관한 관행, 그리고 근로자 보호 법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그 기간의 정함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는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계약서의 문언에도 불구하고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맺었다고 볼 것이나(대법원 1998. 5. 29. 선고 98두625 판결 참조), 위와 같은 사정이 인정되지 않는 경우에는 처분문서인 근로계약서의 문언에 따라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에는 기간의 정함이 있는 근로계약이 맺어진 것이라고 봄이 원칙이다(대법원 2007. 7.

12.

선고 2005두2247 판결 등 참조).

2)

앞서 인정한 사실과 증거에 을가 제4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참가인이 2022. 8. 16. 고용노동부 워크넷에 이 사건 아파트 경비원 모집공고를 게시하며 ‘고용형태’를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이라고 기재한 사실이 인정되기는 하나 위 공고는 근로계약에 대한 청약이 아니라 청약의 유인에 불과하여 그 내용이 그대로 계약에 반영되었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 ② 원고는 계약기간이 ‘2022. 8. 21. ~ 2022. 12. 31.’라고 명시된 근로계약서에 서명하였고, 그 과정에서 참가인의 사기 또는 강박행위가 있었다고 볼 만한 사정을 찾아볼 수 없는 점, ③ 아파트 관리업의 경우 경비근로자들과 단기 근로계약을 반복하여 체결하는 방식으로 고용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통상적인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근로계약은 처분문서에 기재된 바와 같이 기간의 정함이 있는 근로계약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나.

갱신기대권 인정여부

1)

관련 법리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경우 그 기간이 만료됨으로써 근로자로서의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되고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못하면 갱신 거절의 의사표시가 없어도 당연 퇴직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만료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당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근로계약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계약 갱신의 기준 등 갱신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 및 그 실태,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등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근로자에게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이를 위반하여 부당하게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효력이 없고, 이 경우 기간만료 후의 근로관계는 종전의 근로계약이 갱신된 것과 동일하다(대법원 2011. 4. 14. 선고 2007두1729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참가인은 원고에게 근로계약 갱신기대권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주장하나, 앞서 인정한 사실과 증거에 을가 제3, 5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근로계약 체결 과정에서 참가인과 원고 사이에 근로계약의 갱신에 대한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었다고 인정된다. 따라서 참가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가)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 작성된 근로계약서에는 근로계약의 기간과 관련하여 ‘갑은 도급계약만료 또는 근로계약 연장 불가시 타사업장으로 전보할 수 있으며, 불가능할 경우 자동으로 계약이 해지된다’, ‘계약의 갱신은 만기일 1개월 이전부터 만기일까지 실시하며, 기간 내에 양 당사자가 별도의 의사 표시가 없는 경우 위탁관리(도급관리)계약기간 종료일까지로 한다’고 기재되어 있는바, 여기에는 계약 갱신에 관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또, 참가인의 취업규칙 제18조는 사원의 근로계약 기간은 기간의 정함이 없는 것을 제외하고는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기간제법’이라고 한다)에 의한다고 정하고 있는데, 기간제법 제4조에 따르면 사용자는 2년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 기간제 근로계약의 반복갱신 등의 경우에는 그 계속 근로한 총 기간이 2년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 기간제 근로자를 사용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와 같은 점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근로계약 체결 당시 양 당사자는 계약 갱신의 가능성을 열어두었던 것으로 보인다.

나)

위와 같은 사정들에다가, 원고가 채용면접 자리에서 참가인의 임직원이 건강하고 인정받으면 오래 근무할 수 있다는 취지로 말하는 것을 들은 바 있는 점, 아파트 경비업무는 지속적이고 계속적으로 수행되어야 하는 성격의 업무인 점, 참가인의 이 사건 아파트 관리업무 위탁계약 기간은 2022. 8. 25.부터 2023. 8. 24.까지인 점 등을 더하여 보면,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갖추어지면 이 사건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다는 신뢰가 형성되어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다.

이 사건 근로계약 갱신 거절의 적법여부

1)

관련 법리

가)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에게 근로계약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을 인정하는 취지는 기간제 근로계약의 남용을 방지함으로써 기간제 근로자에 대한 불합리한 차별을 시정하고 기간제 근로자의 근로조건 보호를 강화하려는 데에 있다. 그러므로 근로자에게 이미 형성된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있음에도 사용자가 이를 배제하고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한 데에 합리적 이유가 있는지가 문제 될 때에는 사용자의 사업 목적과 성격, 사업장 여건, 근로자의 지위 및 담당 직무의 내용, 근로계약 체결 경위, 근로계약의 갱신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와 운용 실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지 등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갱신거부의 사유와 절차가 사회통념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이고 합리적이며 공정한지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그러한 사정에 관한 증명책임은 사용자가 부담한다(대법원 2017. 10. 12. 선고 2015두44493 판결 등 참조).

나)

기간제 근로계약의 종료에 따른 사용자의 갱신 거절은 근로자의 의사와 관계 없이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근로관계를 종료시키는 해고와는 구별되는 것이고, 근로관계의 지속에 대한 근로자의 신뢰나 기대 역시 동일하다고 평가할 수는 없다(대법원 2021. 10. 28. 선고 2021두45114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과 증거에 을 제3, 4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 근로계약 갱신 거절에 절차적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고, 실체적으로도 합리적인 이유가 인정된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가)

먼저 절차적 위법 여부에 관하여 본다.

근로기준법 제27조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그 효력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해고사유 등의 서면통지를 통하여 사용자로 하여금 근로자를 해고하는 데 신중을 기하도록 하고, 해고의 존부 및 시기와 그 사유를 명확하게 하여 사후에 이를 둘러싼 분쟁이 적정하고 용이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하며, 근로자에게도 해고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취지이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1다42324 판결 등 참조). 기간제 근로계약은 그 기간이 만료됨으로써 당연히 종료하는 것이므로 갱신 거절의 존부 및 시기와 그 사유를 명확하게 하여야 할 필요성이 해고의 경우에 견주어 크지 않고, 근로기준법 제27조의 내용과 취지에 비추어 볼 때 기간제 근로계약이 종료된 후 갱신 거절의 통보를 하는 경우에까지 근로기준법 제27조를 준수하도록 예정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이러한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기간제 근로계약이 종료된 후 사용자가 갱신 거절의 통보를 하는 경우에는 근로기준법 제27조가 적용되지 않는다고 봄이 타당하다(대법원 2021. 10. 28. 선고 2021두45114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이 사건 통보서에 근로계약 종료 사유가 명확히 기재되어 있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절차상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

나)

다음으로 근로계약의 갱신거절에 합리적 이유가 있었는지 여부에 관하여 본다. 참가인은 원고를 포함한 이 사건 아파트 경비근로자 4명에 대하여 두 차례의 근무성적 평가를 하였는데, 원고를 포함한 3명은 두 차례 근무성적 평가에서 모두 불합격 점수를 받아 근로계약이 종료되었고, 근무성적 평가에서 합격 점수를 받은 1명은 근로계약이 갱신되었는바, 근무평가 결과에 따라 이 사건 근로계약 갱신을 거절한 것이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

또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는 ’입사 후 최초 3개월간 적성, 능력, 근무태도, 실적, 건강상태 등 그 업무의 적격성을 평가하여 부적격자는 고용관계를 종료할 수 있다‘라고 명시되어 있는바, 위 계약서나 참가인의 취업규칙에서 근무성적 평가에 의한 근로계약 갱신의 요건이나 절차 등을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있지 않더라도, 원고는 근무성적 평가 결과에 따라 근로관계가 종료될 수 있다는 것을 충분히 예측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참가인의 근무성적평가표에는 구체적 평가항목, 평가등급, 점수, 기준이 명시되어 있는 점, 두 차례 근무성적 평가에 총 6명의 임직원이 참여했던 점, 평가자 의견이 구체적으로 서술되어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참가인의 평가기준 및 체계, 평가과정 및 결과가 사회통념상 객관성, 공정성, 합리성을 결여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그 밖에 이 사건 근무성적 평가표가 허위로 작성되었다고 볼 만한 객관적인 사정을 찾아볼 수 없다.

라.

소결론

이 사건 근로계약은 기간의 정함이 있는 근로계약인데, 원고에게 이 사건 근로계약의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은 인정되나, 참가인에게 이 사건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할 만한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인정되는바, 같은 취지의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5.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선오(재판장) 김성하 박지원

[별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