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중앙노동위원회가 2022. 11. 25.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중앙2022부해1296호 H의원 부당해고 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원고가 운영하는 H의원에 2019. 7. 8. 입사하여 물리치료 업무 등을 수행한 근로자이다.
참가인은 원고로부터 2022. 4. 12. 부당해고 당하였다고 주장하면서 2022. 7. 7. 전남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는데, 그 신청취지는 '1. 원고가 2022. 4. 12. 참가인에게 행한 해고는 부당해고임을 인정한다. 2. 원고는 참가인에게 원직복직에 갈음하여 해고기간 동안 정상적으로 근로하였다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상당액을 지급하라'였다. 전남지방노동위원회는 2022. 9. 1. 해고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참가인의 신청을 기각하는 내용의 초심판정을 하였다.
참가인은 위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2022. 9. 22.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였다. 이에 중앙노동위원회는 2022. 11. 25. 부당해고가 인정된다는 이유로 위 초심판정을 취소하고, 구제명령을 발하는 내용의 재심판정(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을 하였는바, 그 주문은 다음과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을가 제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관계 법령
■ 근로기준법
제27조(해고사유 등의 서면통지)
사용자는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한다.
근로자에 대한 해고는 제1항에 따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효력이 있다.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
원고의 주장
참가인은 2022. 4. 8. 원고에게 사직의 의사표시를 하였고, 원고가 이에 동의하여 참가인의 근로계약은 같은 날 합의해지로 종료되었다. 따라서 원고가 이후 병원에 임의로 찾아 온 참가인에게 퇴거요구를 하거나 근로관계의 종료를 통보한 것을 두고 해고라고 할 수 없다. 이와 달리 본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피고 및 참가인의 주장
참가인이 2022. 4. 8. 원고에게 업무상 어려움을 호소한 사실은 있으나, 사직의사를 밝혔다고 볼 근거는 없다. 오히려 참가인은 원고의 요구에도 사직서를 제출하지 않고, 당일 저녁 무렵 원고에게 다음날 출근하겠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는바, 계속근로 의사가 있었다. 그럼에도 원고는 이후로 참가인의 노무 수령을 거부하고, 2022. 4. 12.에는 원무과장을 통해 근로관계 종료를 통보하였는바, 이로써 원고는 참가인을 해고한 것이다. 그런데 원고는 참가인을 해고하면서 해고사유와 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지 않아 근로기준법 제27조를 위반하였으므로, 부당해고에 해당한다.
판단
관련 법리
근로계약관계의 합의해지에 관하여는 근로기준법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민법상 법률행위에 관한 규정이 적용되고, 민법상 의사표시는 원칙적으로 불요식행위로 근로계약관계의 합의해지에 관한 청약의 의사표시인 사직의 의사표시 역시 특정한 방식이 요구되지는 아니하므로, 서면은 물론 구두나 이메일(전자문서)을 통한 사직의 의사 표시도 효력이 있다.
사용자가 근로자로부터 사직서를 제출받고 이를 수리하는 의원면직 형식을 취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킨 경우, 사용자가 사직서 제출에 따른 사직의 의사표시를 수락함으로써 사용자와 근로자의 근로계약관계는 합의해지에 의해 종료되는 것이므로 사용자의 의원면직 처분을 해고라고 볼 수 없고(대법원 2003. 4. 11. 선고 2002다60528 판결 등 참조), 이는 근로자가 구두로 사직의 의사표시를 하고, 사용자가 이를 수락하여 근로계약관계가 합의해지로 종료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보아야 한다.
구체적 판단
앞서 든 증거와 갑 제5 내지 10, 14, 16 내지 18호증의 각 기재 및 영상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이 원고에게 확정적으로 사직의 의사표시를 하고 원고가 이를 승낙함으로써,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계약관계는 합의해지로 종료되었다. 그리고 그 이후에 참가인이 그 의사표시를 철회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미 성립한 합의해지의 효력을 뒤집을 수는 없다.
참가인은 근무 중인 2022. 4. 8. 09:28경 진료실로 원고를 찾아가 면담을 하였는데, 당시 참가인은 원고에게 물리치료실장의 외래지원 업무 지시가 부당하다면서 불만을 표시하였고, 원고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참가인에게 원무과장의 지시대로 시말서(구두경고확인서)를 작성하라고 말하였다. 그러자 참가인은 "이런 거 못쓰겠어요. 오늘까지만 일하려고 했는데 지금 그만두겠습니다."라고 말하였다. 원고는 이에 동의하였고, 면담 이후 다른 직원에게 참가인으로부터 사직서를 받으라고 지시하였다.
참가인은 원고와 면담이 종료되자 즉시 근무복에서 평상복으로 갈아입은 후 병원을 나갔다. 당시 참가인은 사물함과 책상에 있던 원고 소유의 물건을 모두 챙겨서 나갔다. 또한 참가인은 다른 직원인 F, G 등에게 '그만두고 간다'고 말하기도 하였다. 위와 같은 참가인의 언행에 비추어 보면, 당시 참가인은 원고에게 근로관계 종료에 대한 확정적 의사표시를 한 것으로 보이고, 원고도 이에 동의한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참가인은 위와 같이 병원에서 나갈 당시 다른 직원이 제공하는 사직서 양식을 수령하였다(갑 제15호증의 영상 09:51경). 만일 참가인에게 사직의사가 없었다면 병원에서 사직서 양식을 제공하는 것을 거부하거나 그 취지를 되물었을 것으로 보임에도, 참가인은 그러한 행동을 하지 않았다.
한편, 참가인은 당일 밤 8시경 원고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어, "오늘 제가 너무 감정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한 거에 대해선 죄송하다고 말씀을 드려야 할 거 같아요. 그리고 저는 낼 출근하겠습니다. 낼 다시 뵙고 말씀드릴께요"라고 하였다(갑 제9호증). 그런데 위 메시지의 취지에 비추어 보더라도, 참가인이 면담 당시에는 원고에게 퇴직의사를 밝혔으나 나중에 다시 생각해보니 잘못하였음을 인정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하여 참가인은, 전남지방노동위원회 조사에서 '(면담 당시) 사직 의사표시를 하였으나, 저녁시간에 문자메시지로 철회하였다'고 주장하였는데(이 법원의 전남지방노동위원회위원장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 244면), 이를 사직의사표시의 철회로 본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철회로써 이미 성립한 합의해지의 효력을 뒤집을 수는 없다.
또 참가인이 이후로 원고에게 사직서를 제출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사직의 의사 표시에 특정한 방식이 요구되지는 않으므로, 참가인의 확정적인 사직의사가 원고에게 표시되고 원고가 이를 승낙한 이상 이로써 근로계약에 대한 합의해지의 효력은 발생하고, 그 이후의 사직서 제출 절차는 사무처리를 위한 사후적 절차에 불과하므로, 그 제출 여부가 위 효력의 발생 여부를 좌우하지는 않는다.
소결론
따라서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계약이 합의해지로 종료된 이상, 그 이후 원고가 참가인에게 한 근로계약 종료 통지는 해고가 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재심판정은 원고가 참가인에게 한 위 통지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는바, 이는 위법하므로, 원고의 나머지 주장에 대하여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를 취소한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선오(재판장) 김성하 박지원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