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법원판결

대전지방법원 2024. 7. 4. 선고 2023구합200269 판결

부당출근정지구제재심판정취소 청구의 소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징계처분 및 재심판정의 경위

가.

참가인은 1944. 12. 11. 설립되어 상시 약 33,000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자동차제조 및 판매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이고, 원고는 1990. 4 .10. 참가인 회사에 입사하여 D공장에서 E그룹 3파트 소속으로 조립업무를 담당하던 사람이다. F(이하 ‘피해자’라고 한다)은 원고가 소속된 E그룹(이하 ‘이 사건 그룹’이라고 한다)의 그룹장이고, G은 원고와 같이 이 사건 그룹 소속의 근로자이다.

나.

이 사건 그룹 소속 근로자 4인은 2021. 12. 20. 원고를 비롯한 19명의 근로자들(이하 ‘원고 등’이라고 한다)이 2021. 10. 8.부터 2021. 12. 7.까지 상급자인 피해자에게 ‘직장 내 괴롭힘’ 행위를 하였다며, 광주지방고용노동청에 진정을 제기하였다.

다.

광주지방고용노동청은 위 진정과 관련하여 2022. 1. 5. 참가인에게 아래와 같이 직장 내 괴롭힘 피해 내용에 대해 조사위원회(변호사 1명, 경실련 사무처장 1명, 공인노무사 2명)를 구성하여 조사를 실시하라는 내용의 '직장 내 괴롭힘 신고에 따른 개선지도’ 공문을 발송하였다.

라.

참가인은 위 개선지도에 따라 피해자에 대한 원고 등의 직장 내 괴롭힘 사실을 조사하기 위하여 외부위원 4명으로 구성된 조사위원회를 구성하여 2022. 2. 7.부터 2022. 3. 8.까지 관련자 34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하였고, 그 결과 광주지방고용노동청에 원고 등의 직장 내 괴롭힘 가해행위가 인정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제출하였다. 광주지방고용노동청은 위 보고서를 확인한 후 진정 사건을 종결하였다.

마.

참가인은 위 조사결과에 따라 원고 등 중 7명에 대하여 주의 조치를 취하고, 나머지 12명에 대하여는 비위행위의 정도, 개전의 정, 참작 사유 등을 고려하여 징계처분을 검토하였다. 참가인은 2022. 4. 27.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여 원고에 대하여 '직장 내 괴롭힘' 사유로 '출근정지 2개월’의 징계를 의결하고, 2022. 5. 13. 원고에 대하여 출근정지 2개월의 징계처분을 통보하였다(이하 ‘이 사건 징계처분’이라고 한다).

바.

원고는 2022. 7. 18. 이 사건 징계처분에 대하여 전남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는데, 전남지방노동위원회는 2022. 9. 13. 이 사건 징계사유가 인정되고, 참가인이 징계 재량권을 남용하였다고 볼 수 없으며, 징계 절차상 하자도 찾아볼 수 없다는 이유로 원고의 신청을 모두 기각하였다(이하 ‘초심판정’이라고 한다).

사.

원고는 위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2022. 10. 13.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였는데, 중앙노동위원회는 2023. 12. 7. 위 초심 판정과 동일한 취지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고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을나 제1 내지 4, 8, 22 내지 3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아래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징계처분은 부당하여 취소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와 달리 판단하여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가.

원고 등은 근무조건 향상을 위해 권리행사를 한 것일 뿐 피해자에 대하여 집단적인 직장 내 괴롭힘 행위를 하였다고 볼 수 없으므로 징계사유가 인정되지 않는다.

나.

설령 징계사유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원고는 시위에 1회 단순 참여하였을 뿐이므로 ‘출근정지 2개월’의 징계처분을 하는 것은 지나치게 과중하다.

3.

관계 법령 및 규정

별지 기재와 같다.

4.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에 대한 판단

가.

인정사실

1)

원고와 피해자는 모두 B 주식회사 H노동조합 I지회 조합원이다.

2)

이 사건 그룹 소속 근로자인 G은 평소 조퇴가 잦았고, 2021년에는 근무일수의 2/3 가량을 조퇴하였으며, 2021. 6. 4.과 2021. 6. 23.에는 그룹장인 피해자의 승인을 받지 않고 근무 장소를 무단이탈하였다.

3)

피해자는 2021. 8. 14. 결원이 많아 생산라인 운영이 어려워지는 상황에 대비하여 “알려드립니다. 앞으로는 많은 부재로 인하여 대응여력 부족 시(주임사무실 지원팀 인력 포함) 조퇴증 발행이 어려우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라는 내용의 조퇴증 운영방침을 각 파트장을 통해 각 그룹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방식으로 공지하였다(이하 ‘이 사건 공지’라고 한다). G은 위 공지 이후에도 2021. 8. 20. 그룹장의 승인 없이 근무장소를 무단이탈 하였다.

4)

G은 2021. 10. 5. 근무장소를 3회 무단이탈 하였다는 이유로 출근정지 30일의 징계처분을 받았다.

5)

원고 등은 G에 대한 징계처분에 불만을 품고 2021. 10. 8.부터 2021. 12. 7.까지 2개월 간 피해자를 비방하는 내용의 홍보물을 배포하고, 현수막을 들고 시위를 하였으며, 피해자에게 폭언·욕설·모욕성 발언을 하기도 하였다. 원고 등은 2021. 10. 22. 연판장을 돌리며 피해자의 사임을 요구하는 서명운동을 하기도 하였고, 2021. 10. 27.에는 조회에서 피해자에게 사임에 대한 입장 표명을 요구하기도 하였다.

6)

피해자는 원고 등의 행위로 인하여 극도의 정신적 스트레스와 심적 고통을 받았고, 대학병원에서 전치 8주 이상의 적응장애 및 우울증 진단을 받고 약물 치료와 심리상담을 받기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을나 제8, 12, 13, 16 내지 19, 36 내지 4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나.

징계사유의 존부에 관한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과 증거에 을나 23 내지 36, 48, 49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 등의 행위는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의 우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정신적 고통을 준 행위’로서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 사건 징계사유가 인정되므로, 같은 취지의 이 부분 재심판정은 정당하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1)

근로기준법 제76조의2는 근로자가 다른 근로자에게 ①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하여 ②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③ 신체적ㆍ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직장 내 괴롭힘’ 행위를 금지한다. 참가인은 ‘직장 내 괴롭힘 예방 및 대응규정’을 제정하여 직장 내 괴롭힘 행위를 금지하고 있으며(제2조 제1항), 직장 내 괴롭힘의 유형으로 ‘5. 다수의 직원이 악의적으로 특정 인원을 따돌리는 행위, 7. 그 밖에 사회통념상 업무의 적정범위를 넘어 직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를 정하고 있다. 한편, 참가인의 취업규칙 제69조에서는 ‘가. 이 규칙 및 회사 제반 규정을 명백히 위반하거나 위배한 자, 파. 사내·외를 막론하고 불온선동이나 불법적인 집회, 시위 등을 주동하거나 이에 가담하여 직장 또는 사회질서를 문란케 하는 행위를 한 자 또는 이러한 행위를 기도한 자, 모. 타 직원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신용, 위신 등에 손해를 끼치는 행위를 한 자’를 징계 대상으로 정하고 있다.

2)

피해자가 원고 등의 상급자이긴 하나, ① 피해자는 1명이고, 원고 등은 19명으로 피해자를 비방하는 홍보물을 배포하거나 시위를 하고, 폭언과 욕설, 사임 요구 등 피해자를 따돌리는 행위를 집단적으로 하였던 점, ② 피해자는 이 사건 그룹 소속 32명의 근로자 중 연령이 어린 편에 속하고, 원고 등의 사람들 중 16명은 피해자보다 나이가 많은 점, ③ 피해자는 참가인 회사 하청업체에서 근무하다가 2017. 8. 7. 참가인 회사에 정규직으로 채용되어 원고 등에 비하여 근속연수도 짧은 편에 속하였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 등이 피해자에 대한 관계에서 실질적인 우위에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3)

원고 등은 2개월 동안 ① 14차례에 걸쳐 피해자를 비방하는 내용의 홍보물을 배포하고 시위를 하였으며, ② 피해자에게 “원칙에 대한 신념이라고는 단 1도 없는 무척추 동물”, “F아 너 그러다 토사구팽 당한다”, “너 하나 끌어내리는 거 아무것도 아니다”, “내려오면 같은 작업자니 내려와서 보자”, “씨발 말 좆같이 하네”, “이런 꼴까지 보고 싶냐? 내려와라” 등 폭언을 하였고, ③ 피해자에게 사임을 요구하며 연판장을 돌려 서명운동을 하거나 조회 자리에서 원고를 포함한 16명이 약 20분간 피해자에게 사임에 대한 입장 표명을 요구하여 사임을 강요하기도 하였으며, ④ 2021. 11. 22. 이후로는 피해자를 무시하고 따돌리며 투명인간 취급을 하기도 하였는바, 이는 조직 내 위 계질서를 저해하는 행위이자 피해자에게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주고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에 해당한다.

4)

원고 등은 피해자의 독선적인 근태관리에 대한 설명과 시정을 요구하였으나 받아들여지지 않고 G이 부당하게 징계를 받게 되어 집단행위를 한 것이므로 정당한 권리주장 행위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참가인의 단체협약 및 근태관리규정에 비추어 보면, 피해자의 조퇴증 운영방침은 원칙에 부합하는 것으로 정당하고, 이에 따라 G의 무단이탈 행위를 징계한 것도 정당하다. 과거 피해자가 근태관리를 잘못하여 징계를 받은 전력이 있다는 사정만으로 그룹장으로서 부적격하다거나 업무를 수행할 능력이 없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설령, 피해자의 업무 수행에 있어 지적할 사항이 있다고 하더라도 공식적인 징계절차나 건의절차를 거치지 아니하고 위 다)항과 같은 방법으로 집단적으로 피해자를 비방하고 사임을 강요하며 정신적으로 고통을 주는 행위가 사회통념상 허용된다거나 정당화된다고 볼 수 없다.

다.

재량권 일탈·남용 여부에 대한 판단

1)

관련 법리

가)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서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다. 다만 징계권자의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하였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이 위법하다고 할 수 있다.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위법한 처분이라고 할 수 있으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징계의 원인인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로 달성하려는 목적, 징계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에 징계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17. 3. 15. 선고 2013두26750 판결 등 참조).

나)

징계처분이 재량권의 한계를 벗어난 것인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피징계자의 평소의 소행, 근무성적, 징계처분 전력 이외에도 당해 징계처분사유 전후에 저지른 징계사유로 되지 않은 비위사실도 징계양정에 있어서의 참고자료가 될 수 있다(대법원 2014. 11. 27. 선고 2011다41420 판결 등 참조).

2)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과 앞서 든 증거에 을나 제9, 10, 11, 13, 14, 20, 21, 50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같은 취지로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가)

‘직장 내 괴롭힘’ 행위는 피해자에게 지속적이고 장기적인 정신적 고통을 유발할 뿐만 아니라, 조직 내 인화를 저해하고 협업을 어렵게 하여 업무의 능동적ㆍ효율적 수행에 지장을 초래한다는 점에서 그 시정의 필요성이 크다. 원고 등이 피해자를 공개적으로 비방하고 폭언을 반복하고 단체 행동으로 사임을 요구함으로써 직장의 질서와 직장 내 분위기를 저해하였으므로 근무환경의 개선 및 건전한 조직 문화를 조성하기 위하여 엄정하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

나)

원고 등의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직장 내 괴롭힘 행위로 인해 피해자는 적응장애 및 우울증 진단을 받고 2개월 이상 정신과 치료와 심리 상담을 받을 정도로 극심한 정신적 피해를 입게 되었는바, 원고 등의 가해행위 정도가 결코 가볍다고 할 수 없다.

다)

원고는 시위에 1회 참여하였을 뿐이고, 피해자를 괴롭히는 행위를 주도한 적이 없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① 피해자는 원고를 주동자로 지목하고 참고인으로 조사받은 그룹원 7명의 진술 역시 이와 일치하는 점, ② 2021. 10. 27. 조회 시간에 원고 등의 사람들 중 16명이 참석한 가운데 원고가 직접 피해자에게 사임을 강요한 점(을나 제12호증), ③ 원고가 2022. 2. 16. 조사위원회의 조사를 받으며 피해자의 독선적인 태도에 반감이 생겨 그룹장 사임요구에 적극적으로 임하였다고 직접 진술하기도 한 점, ④ 원고가 ‘직장 내 괴롭힘’ 조사와 관련하여 1인 시위를 하기도 하였던 점(을나 제48호증의1, 2, 3), ⑤ 그 밖에 원고의 직책, 근속연수, 이전에도 그룹장에 대하여 반기를 들고 대항한 전력이 있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는 피해자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 행위를 주도한 사람에 속한다.

5.

결론

따라서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선오(재판장) 김성하 박지원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