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중재재정의 경위
원고는 1980. 10. 30. 설립되어 D대학교(이하 ‘이 사건 학교’라 한다)를 운영하는 학교법인이다.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고 한다)은 2020. 12. 4. 이 사건 학교의 교원을 조직대상으로 설립된 기업별 단위 노동조합이고, E노동조합(이하 ‘E노조’라 한다)은 교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이하 ‘교원노조법’이라 한다)에 의하여 2020. 6. 18. 설립신고를 마친 교원노동조합으로, 소속 지회로 F대학교지회를 두고 있다.
원고와 참가인, E노조는 단체협약을 체결하기 위해 2022. 8. 31.부터 같은 해 12. 6.까지 5차례 교섭하였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하였고, 이에 참가인과 E노조는 2023. 1. 9. 중앙노동위원회에 2022년 임금협약에 대한 조정을 신청하였다.
중앙노동위원회는 3차례의 조정회의와 3차례의 자율교섭에서 임금협약 관련 쟁점에 대해 합의에 이르지 못하자, 2023. 2. 8. 조정회의에서 아래와 같은 조정안(이하 ‘이 사건 조정안’이라 한다)을 제시하였는데, 참가인과 E노조는 이를 수락하였으나 원고가 이를 거부하였다.
이 사건 중재재정
이에 중앙노동위원회는 2023. 2. 9. 교원노조법 제10조 제2호에 따라 중재를 개시하였고(C), 위 중재와 관련하여 구성된 교원 노동관계 조정위원회에서 이 사건 조정안중 ‘2. (임금의 인상방법)’에 대해서는 중재재정을 하지 않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한 후 2023. 4. 24. 아래와 같은 내용의 중재재정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중재재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이 사건 중재재정의 위법 여부
원고의 주장
법령위반 관련 주장
교원노조법 제7조 제1항은 “제6조 제1항에 따라 체결된 단체협약의 내용 중 법령·조례 및 예산에 의하여 규정되는 내용과 법령 또는 조례에 의하여 위임을 받아 규정되는 내용은 단체협약으로서의 효력을 가지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 사건 중재재정은 임금인상에 관련된 것으로서 위 법에 정한 ‘예산에 의하여 규정되는 내용’이므로 이 사건 중재재정으로 원고에게 그 이행을 강제할 수 없고, 대학교육기관의 학교에 속하는 회계의 예산은 사립학교법 제29조 제4항 제1호에 따라 대학평의원회의 자문과 등록금심의위원회의 심사·의결을 거친 후 이사회의 심사·의결로 확정되는 것으로서 원고는 위와 같은 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채 중재재정에 따라 인상된 임금을 지급할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중재재정은 교원노조법 제7조 제1항 및 사립학교법 제29조 제4항 제1호의 규정을 위반한 위법이 있고, 또한 중앙노동위원회의 권한을 넘은 월권행위에 해당한다.
현저한 부당성 관련 주장
이 사건 중재재정에 따를 경우 참가인의 조합원들과 같은 신분인 전임교원 311명 전원에게 동일하게 인상한 임금을 지급할 수밖에 없는 점, 이 사건 학교의 학생수감소, 등록금 동결 등으로 인하여 이 사건 학교의 수익이 매년 감소하는 등 열악한 재정 상황, 2022학년도 교원이 아닌 직원의 급여는 동결하여 이미 결산을 마친 상태인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중재재정은 현저하게 형평을 잃은 것으로 위법하고, 또한 중앙노동위원회의 권한을 넘은 월권행위에 해당한다.
관련 법리
교원노조법은 교원노동조합과 사용자가 단체교섭을 통해 합의를 위한 노력을 계속하여도 자주적 교섭에 의한 합의의 여지가 없는 경우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절차로서 중앙노동위원회에 의한 노동쟁의의 조정과 중재 제도를 마련하면서(제9 내지 11조) 관계당사자는 중앙노동위원회의 중재재정이 위법하거나 월권에 의한 것이라고 인정하는 경우에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제12조 제1항). 여기에서 ‘위법’ 또는 ‘월권’이란 중재재정의 절차가 위법하거나 그 내용이 교원노조법, 근로기준법 위반 등으로 위법한 경우 또는 당사자 사이에 분쟁의 대상이 되어 있지 않은 사항이나 정당한 이유 없이 당사자 간의 분쟁범위를 벗어나는 부분에 대하여 월권으로 중재재정을 한 경우를 말하고, 중재재정이 단순히 어느 노사 일방에 불리하거나 불합리한 내용이라는 사유만으로는 불복이 허용되지 않는다(대법원 2007. 4. 26. 선고 2005두12992 판결 등 참조).
판단
이 사건 중재재정이 교원노조법 제7조 제1항을 위반한 것인지 여부
교원노조법 제7조 제1항은 ‘단체협약의 내용 중 법령·조례 및 예산에 의하여 규정되는 내용과 법령 또는 조례에 의하여 위임을 받아 규정되는 내용’(이하 ‘비효력사항’이라 한다)은 단체협약으로서의 효력을 가지지 않는다고 규정하면서도 같은 조 제2항은 비효력사항에 대하여도 사용자 측에 그 내용이 이행될 수 있도록 성실하게 노력할 의무를 부과하고 있고, 같은 법 시행령 제5조는 사용자가 비효력사항에 대한 이행 결과를 다음 교섭 시까지 교섭노동조합에 서면으로 알리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처럼 교원노조법령이 비효력사항에 대하여도 사용자에게 노력의무 등 일정한 의무를 부과하고 있고, 중재재정이 단체협약과 동일한 효력을 가지는 점(교원노조법 제12조 제5항) 등에 비추어 보면, 비효력사항도 중재재정의 대상이 될 수 있고, 다만 그 중재재정 조항의 효력이 위와 같이 제한될 뿐이라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중재재정이 비효력사항에 관하여 정하였다는 이유만으로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24. 4. 16. 선고 2022두57138 판결 참조).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볼 때, 설령 원고의 주장과 같이 2022년 임금협약에 관한 이 사건 중재재정이 교원노조법 제7조 제1항의 ‘예산에 의하여 규정되는 내용’에 해당하는 것으로서 비효력사항을 정한 것이라고 가정하더라도, 중재재정이 비효력사항에 관하여 정하였다는 이유만으로 중재재정이 위법하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 부분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사립학교법 제29조 제4항 제1호 위반 관련
살피건대, 앞서 본 바와 같이 중앙노동위원회의 중재재정이 위법하거나 월권에 의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만 이에 대하여 불복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사립학교법 제29조는 학교법인의 회계는 그가 설치·경영하는 학교에 속하는 회계와 법인의 업무에 속하는 회계로 구분하고(제1항), 학교의 회계에 속하는 회계는 이를 교비회계와 부속병원회계로 구분할 수 있고 각 회계의 세입·세출에 관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며(제2항), 위 학교에 속하는 회계의 예산은 해당 학교의 장이 편성하고, 대학교육기관의 경우 대학평의원회에 자문 및 고등교육법 제11조 제3항에 따른 등록금심의위원회의 심사·의결을 거친 후 이사회의 심사·의결로 확정하고 학교의 장이 집행한다고(제4항) 규정하며, 같은 법 시행령 제13조는 교비회계의 세입은 학교가 학생으로부터 징수하는 입학금·수업료 등의 수입으로 하고(제1항), 교비회계의 세출은 학교운영에 필요한 인건비 및 물건비 등의 경비로 한다(제2항)고 규정하며, 또한 같은 법 제33조의 위임에 의하여 제정된 사학기관재무·회계규칙은 학교법인과 학교의 모든 수입은 각각 세입세출예산에 편입하여야 하며 이를 직접 사용하지 못하고(제6조), 학교에 속하는 회계의 세출예산은 이를 목적 외에 사용하지 못한다(제21조 제2항)고 규정하고 있는바, 이러한 법령 등은 모두 사립학교의 건전한 발달을 도모할 목적으로 학교법인의 내부관계를 규율함에 불과한 단속규정일 뿐 대외관계에 있어서 강행성을 갖는 효력규정이라 볼 수 없다 할 것이므로(대법원 1998. 3. 16. 자 97마966, 967 결정 등 참조), 설령 원고의 주장과 같이 교원들의 임금을 인상하는 취지의 이 사건 중재재정으로 인하여 등록금심의위원회나 이사회의 심사·의결 권한이 어느 정도 제한될 여지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 이 사건 중재재정 자체가 위법이거나 월권이라고 볼 수 없어 이 부분 원고의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현저한 부당성 관련 주장에 대하여
앞서 본 바와 같이 중재재정에 대한 불복은 중재재정이 위법하거나 월권에 의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므로, 중재재정이 단순히 노사 어느 일방에게 불리하여 부당하거나 불합리한 내용이라는 사유만으로는 불복이 허용되지 않는다(대법원 1994. 1. 11. 선고 93누11883 판결, 대법원 1997. 12. 26. 선고 96누10669 판결 등 참조).
따라서 피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이 사건 학교의 학생수가 감소하고 있고 등록금이 동결되어 이 사건 학교의 수익이 감소하고 있는 등 어려운 상황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는 임금인상에 관한 중재재정이 노사 어느 일방에게 불리하여 부당하거나 불합리하다는 사유가 될 뿐이고, 이로 인하여 중재재정이 위법이거나 월권에 의한 것으로 된다고는 할 수 없으므로 이러한 사유를 이유로 중재재정에 대한 불복은 허용되지 아니한다고 할 것이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한다.
판사 김양규(재판장) 권종현 송현섭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