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법원판결

대전지방법원 2025. 7. 9. 선고 2023구합207437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원고는 2022. 8. 19.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 회사'라고만 한다)에 입사하여 (다만 원고와 참가인 회사 사이에 근로계약서는 작성되지 않았다) 참가인 회사의 장성물류센터에서 타이어 입출고 상하차 작업에 종사하던 자이다.

나.

원고는 2023. 2. 11. 동료 직원인 D과 다투다가 D을 폭행하였고, 참가인 회사는 2023. 2. 14. 원고에게 대기발령을 하였다가 2023. 2. 17. 원고를 참가인 회사의 제주물류센터로 전보하였다(이하 '이 사건 전보'라 한다).

다.

원고는 2023. 2. 20.부터 참가인 회사에 출근하지 않았고, 같은 해 참가인 회사로부터 해고되었다.

라.

원고는 이 사건 전보가 부당전보에 해당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전남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으나 2023. 6. 28. 기각되었고, 이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였으나 2023. 10. 13. 마찬가지로 기각되었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마.

한편 D은 원고를 상해 등 혐의로 고소하여 원고에 대하여 2023. 7. 24. 약식명령이 청구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7 내지 10호증, 을가 제1 내지 6호증, 을나 제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요지

이 사건 전보에는 다음과 같은 하자가 있으므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부당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가.

절차적 하자

참가인 회사는 원고의 근무장소가 장성물류센터로 한정되어 있음에도 원고의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이 사건 전보를 하였고, 징계성 전보에 해당하는 이 사건 전보를 함에 있어 징계절차를 거치지도 않았다.

나.

실체적 하자

이 사건 전보는 그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고 이 사건 전보로 인한 원고의 생활상 불이익이 업무상 필요성보다 크며, 원고의 자진 퇴사를 종용한 것으로서 신의칙상 협의절차에 중대한 하자가 있어 근로기준법에 위반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한다.

3.

관련 규정

별지 기재와 같다.

4.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이 사건 전보의 절차적 하자 존부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볼 때, 참가인 회사가 원고의 동의를 받거나 징계절차를 거치지 않고 이 사건 전보를 하였다 하더라도 이 사건 전보에 절차적 하자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1)

근로계약에서 근로내용이나 근무장소를 특별히 한정한 경우에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전보나 전직처분을 하려면 원칙적으로 근로자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대법원 2013. 2. 28. 선고 2010다52041 판결 등 참조). 그런데 이 사건에서 원고와 참가인 회사 사이에 근무장소를 장성물류센터로 특별히 한정하기로 하는 내용의 합의가 있었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참가인 회사의 취업규칙 제11조는 '회사는 경영상 필요에 의하여 직원의 배치전환을 할 수 있으며, 직원은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 이에 따라야 한다'고 하여 근로자들의 근무장소가 언제든지 변경될 수 있음을 규정하고 있다.

더욱이 참가인 회사의 상호는 'B 주식회사'이고, 참가인 회사가 '전남 장성군 희망일자리센터' 채용정보 게시판에 게시한 채용공고(갑 제1호증)에는 참가인 회사의 업종이 '창고 및 운송 관련 서비스업'으로 기재되어 있었으므로, 위 채용공고를 보고참가인 회사에 입사를 지원한 원고로서는 업종의 특성상 참가인 회사가 여러 지역에 물류센터를 운영하고 있고 다른 물류센터로 근무장소가 바뀔 수 있음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비록 위 채용공고에 근로자의 '근무예정지'가 장성물류센터로 기재되어 있기는 하였으나 이는 채용 직후 근로자가 장성물류센터에서 근무할 예정이라는 의미로 보일 뿐, 근로자의 근무장소가 채용 이후 전혀 변경되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로까지는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이 사건에서 원고의 근무장소가 장성물류센터로 특별히 한정되어 전보를 하려면 원고의 동의가 필요한 상황이었다고는 보이지 않으므로, 이를 전제로 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2)

원고는 또한 참가인 회사가 이 사건 전보를 함에 있어 징계절차를 거치지 않았으므로 이 사건 전보에 절차적 하자가 존재한다고 주장하나, 참가인 회사의 취업규칙 제70조는 직원에 대한 징계의 종류로 견책, 감봉, 정직, 해고를 규정하고 있을 뿐전보를 규정하고 있지 않다. 따라서 참가인 회사가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전보를 함에 있어 징계절차를 거쳐야 한다고도 보기 어렵다(원고가 이 부분 주장과 관련하여 2025. 2. 17.자 준비서면에서 인용하고 있는 대법원 2021. 1. 14. 선고 2020두48017 판결 등은 단체협약에서 전보를 징계의 한 종류로 정하고 있었던 사안에 관한 것이어서, 사실관계가 다른 이 사건에 원용하기에 적절하지 않다).

나.

이 사건 전보의 실체적 하자 존부

1)

관련 법리

근로자에 대한 전보나 전직은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내에서는 사용자는 상당한 재량을 가지며 그것이 근로기준법에 위반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유효하고, 전보처분등이 권리남용에 해당하는지의 여부는 전보처분 등의 업무상의 필요성과 전보 등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을 비교·교량하여 결정되어야 할 것이고, 업무상의 필요에 의한 전보 등에 따른 생활상의 불이익이 근로자가 통상 감수하여야 할 정도를 현저하게 벗어난 것이 아니라면 이는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하는 것으로서 권리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할 것이며, 전보처분 등을 함에 있어서 근로자 본인과 성실한 협의절차를 거쳤는지의 여부는 정당한 인사권의 행사인지의 여부를 판단하는 하나의 요소라고는 할 수 있으나, 그러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전보처분등이 권리남용에 해당하여 당연히 무효가 된다고는 볼 수 없다(대법원 1997. 7. 22. 선고 97다18165, 18172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사용자가 전직처분 등을 함에 있어서 요구되는 업무상의 필요란 인원배치를 변경할 필요성이 있고 그 변경에 어떠한 근로자를 포함시키는 것이 적절할 것 인가 하는 인원선택의 합리성을 의미하는데, 여기에는 업무능률의 증진, 직장질서의 유지나 회복, 근로자 사이의 인화 등의 사정도 포함된다(대법원 2013. 2. 28. 선고 2010두20447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위 법리 및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전보가 근로기준법에 위반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하는 것으로서 위법하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 역시 받아들이지 않는다.

가)

참가인 회사가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전보를 할 무렵 제주물류센터에서는 직원 3명이 근무 중이었는데, 입출고 업무 등을 담당하던 직원이 퇴사를 통보하여 결원 발생이 예정된 상황이었다. 참가인 회사로서는 이와 같은 상황에서 다른 물류센터의 직원을 제주물류센터로 전보하여 제주물류센터의 결원을 충원할 업무상 필요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바, 장성물류센터에서 근무하고 있던 원고가 동료직원인 D 을 폭행한 사건이 있었던 상황에서 원칙적으로는 원고에 대하여 징계처분을 할 수 있을 것임에도 불구하고 징계처분을 하지는 아니하고 대신 장성물류센터의 인화와 질서 유지를 위하여 원고에게 인원이 결원되는 제주물류센터로 전보를 명할 합리적인 필요성이 있었다고 보인다.

나)

참가인 회사는 직원을 다른 지역에 위치한 물류센터로 전보하는 경우 해당 직원에게 주거비용을 지원하거나 다른 직원과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는 숙소를 지원하였고, 원고가 제주물류센터로 전보될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주거비용 내지 숙소지원계획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 사건 전보로 입게 되는 원고의 생활상 불이익이 근로자가 통상 감수하여야 할 정도를 현저하게 벗어났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다) 설령 참가인 회사가 이 사건 전보를 함에 있어 원고와 성실한 협의절차를 거치지 않았다 하더라도 그러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전보가 권리남용에 해당한다고는 볼 수 없고, 달리 이 사건 전보가 근로기준법에 위반된다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한다고 볼 만한 사정도 존재하지 않는다.

5.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한다.

판사 김양규(재판장) 권종현 이소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