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법원판결

대전지방법원 2025. 7. 22. 선고 2023노3887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1,000만 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않으면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하여 노역장에 유치한다. 피고인에게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원심과 당심 소송비용은 모두 피고인이 부담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공소사실이 모두 인정됨에도 불구하고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2.

직권 판단

검사가 당심에 이르러 기존의 공소사실을 아래 범죄사실<1> 기재와 같이 바꾸는 한편, 적용법조에 형법 제37조, 제38조를 추가하는 내용의 공소장 변경신청을 하였고, 이 법원이 이를 허가함으로써 심판대상이 변경되었으므로 원심판결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3.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다만 위와 같은 직권파기사유에도 불구하고 주위적 공소사실에 관한 검사의 사실오

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변경된 공소사실과 관련된 범위 내에서 여전히 이 법원의 심판대상이 되므로 이에 관하여 우선 살펴본다.

가.

원심의 판단

원심은 'C, F 등'은 피고인이 이 사건 화장실의 도어락 비밀번호를 변경한 후에 이 사건 상가의 구분소유권을 취득하고 영업한 자들이므로 피고인의 행위로 이들의 업무가 방해받았거나 이들의 재물이 손괴되었다고 할 수 없고, 피고인에게 위 화장실 도어락 비밀번호를 알려줄 작위의무도 없으며, 비밀번호를 알려주지 않은 부작위가 작위와 동일시할 수 있을 정도의 위력에 해당하지 않고, 그것이 위 화장실의 효용을 해한 것도 아니며, 이 사건 상가의 구분소유자 11명 중 10명이 2019. 3. 20.에 모여 그 중 9명이 위 화장실 폐쇄에 관해 합의한 사실이 인정되므로 피고인에게 범의가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는 이유로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였다.

나.

당심의 판단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다음과 같은 점에서 수긍할 수 없다.

1)

원심이 언급한 'C, F 등'은 앞서 본 공소장 변경을 통해 피해자에서 일응 제외되기는 하였으나, 설령 'C, F 등'이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 일시인 2019. 3. 17.경에는 이 사건 상가 1층의 구분소유자 또는 영업자가 아니었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이 이 사건 화장실 도어락 비밀번호를 일방적으로 변경한 후 이를 알려주지 않고 있는 상태가 계속되고 있는 이상, 'C, F 등'이 위 일시경 이후 이 사건 상가 1층의 구분소유권을 취득하거나 거기에서 영업한 자들이라면 - 변경된 공소사실처럼 그들이 공소장에 기재되지 않을 수는 있을지언정 - 피고인의 행위가 당연히 범죄가 되지 않는다고 할 수 없다.

2)

피고인이 임의로 공용인 이 사건 화장실의 도어락 비밀번호를 변경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변경된 비밀번호를 알려줄 작위의무가 없고, 이를 알려주지 않은 부작위가 작위와 동일시할 수 있을 정도의 위력에 해당하지 않으며, 그것이 위 화장실의 효용을 해하는 것이 아니라는 원심의 판단도 법리를 논하기 전에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다. 피고인이 위 화장실 도어락 비밀번호를 일방적으로 변경하고도 이를 알려주지 않은 부작위는 위 화장실 문을 임의로 잠그는 작위와 다를 것이 전혀 없고, 그것은 업무방해죄의 위력에 해당하며, 이로써 위 화장실의 효용은 상실되는 것이다.

3)

원심은 H의 원심 법정진술과 2019. 3. 20. 자 의결서 사본, 증 제1호증(회의소집 카카오톡 메시지)을 들어 이 사건 화장실 폐쇄에 관하여 이 사건 상가의 구분소유자들 사이에 합의가 있었다는 피고인의 주장을 받아들였으나, 이에 부합하는 듯한 H의위 진술은 K(원심 및 당심), N(당심)의 각 법정진술과는 정반대여서 그대로 믿기 어렵고, 위 의결서 사본 또한 피고인과 H의 서명 밖에 없는 것이어서 오히려 당시에 위와 같은 합의가 없었다는 K, N의 각 진술에 부합하며, 증 제1호증은 회의를 소집한다는 피고인의 일방적인 메시지에 불과할 뿐이므로 원심의 판단을 뒷받침하는 것이 될 수 없다.

나아가 설령 2019. 3. 20. 자 의결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이 사건 범행 후의 것으로서 범죄성립 이후의 사정에 해당한다.

다.

소결

변경 전 공소사실에 대한 원심판결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를 지적하는 검사의 주장은 이유 있다.

4.

변경된 공소사실에 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1)

업무방해죄의 '위력'이란 사람의 자유의사를 제압·혼란케 할 만한 일체의 세력으로, 유형적이든 무형적이든 묻지 아니하므로, 폭력·협박은 물론 사회적·경제적·정치적 지위와 권세에 의한 압박 등도 이에 포함되고, 현실적으로 피해자의 자유의사가 제압될 것을 요하는 것은 아니지만, 범인의 위세, 사람 수, 주위의 상황 등에 비추어 피해자의 자유의사를 제압하기 족한 세력을 의미하는 것으로서, 위력에 해당하는지는 범행의 일시·장소, 범행의 동기, 목적, 인원수, 세력의 태양, 업무의 종류, 피해자의 지위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객관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또한 업무방해죄의 위력은 반드시 업무에 종사 중인 사람에게 직접 가해지는 세력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고, 사람의 자유의사를 제압하기에 족한 일정한 물적 상태를 만들어 사람으로 하여금 자유로운 행동을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하는 행위도 이에 포함될 수 있다(대법원 2009. 9. 10. 선고 2009도5732 판결 등 참조). 나아가 업무방해죄에 있어 업무를 '방해한다' 함은 업무의 집행 자체를 방해하는 것은 물론이고 널리 업무의 경영을 저해하는 것도 포함한다(대법원 1999. 5. 14. 선고 98도3767 판결 등 참조).

2)

한편, 형법 제366조는 "타인의 재물, 문서 또는 전자기록 등 특수매체기록을 손괴 또는 은닉 기타 방법으로 그 효용을 해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서 '기타 방법'이란 형법 제366조의 규정 내용 및 형벌법규의 엄격해석 원칙 등에 비추어 손괴 또는 은닉에 준하는 정도의 유형력을 행사하여 재물 등의 효용을 해하는 행위를 의미한다고 봄이 타당하고, '재물의 효용을 해한다.'고 함은 사실상으로나 감정상으로 그 재물을 본래의 사용 목적에 제공할 수 없게 하는 상태로 만드는 것을 말하며, 일시적으로 그 재물을 이용할 수 없거나 구체적 역할을 할 수 없는 상태로 만드는 것도 포함한다(대법원 2007. 6. 28. 선고 2007도2590 판결, 대법원 2016. 11. 25. 선고 2016도9219 판결 등 참조). 구체적으로 어떠한 행위가 재물의 효용을 해하는 것인지는 재물 본래의 용도와 기능, 재물에 가해진 행위와 그 결과가 재물의 본래적 용도와 기능에 미치는 영향, 이용자가 느끼는 불쾌감이나 저항감, 원상회복의 난이도와 거기에 드는 비용, 그 행위의 목적과 시간적 계속성, 행위 당시의 상황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사회통념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7. 6. 28. 선고 2007도2590 판결 등 참조).

나.

이 사건의 경우

1)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 일시경 이 사건 상가 1층 영업자들 또는 구분소유자들이 변경된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사실, 피고인이 위 상가 관리인(총무)으로서 위 일시경 이 사건 화장실의 도어락 비밀번호를 일방적으로 변경하고도 위 영업자들 또는 구분소유자들에게 이를 알려주지 않은 사실, 위 영업자들 또는 구분소유자들 대부분이 위 화장실 개방을 지속적으로 요구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이를 거부한 사실, 그로 인하여 위 영업자들 또는 구분소유자들은 물론, 위 상가 이용자들은 남녀 불문하고 위 상가 1층의 여자화장실(변기3칸)만을 공동으로 이용하고 있는 사실이 인정된다.

2)

위 인정사실 및 위 3의 나.항에서 본 사정들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위력으로 이 사건 상가 1층 영업자(영업자이면서 구분소유자인 경우 포함)들의 업무를 방해하고, 나아가(또는 동시에) 그 구분소유자들의 재물을 손괴하였다고 봄이 타당하고, 그 범의 또한 충분히 인정된다.

5.

결론

원심판결에는 위와 같은 직권 파기사유가 있을 뿐만 아니라, 변경 전 공소사실에 대한 검사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