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피고인은 당심 배상신청인에게 편취금 27,780,000원을 지급하라.
위 배상명령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양형부당)
사실오인
원심 판시 2022고단376 사건의 경우 C의 대표는 P이고 피고인은 위 회사의 현장소장으로 근무하였을 뿐이므로, 피해자에게 장비 대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어 피해자를 기망하여 그 대금 상당액을 편취한 사실이 없다. ② 원심 판시 2023고단17 사건의 경우 피해자가 유류를 공급한 현장은 위 피해자가 운영하는 주식회사 S(이하 ‘S’이라고만 한다)의 석산개발현장이고, 피고인은 S에 소속된 현장소장으로 근로를 제공한 것에 불과하여 피해자에게 유류 대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또한 피해자에게 일부 유류대금을 변제하였으므로, 피해자를 기망하여 그 대금 상당액을 편취한 사실이 없다. 그럼에도 원심은 사실을 오인하여 피고인에게 위 장비대 및 유류비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보아 유죄를 선고한 잘못이 있다.
양형부당
원심의 형(징역 8월)은 지나치게 무거워 부당하다.
사실오인 주장에 대한 판단
원심의 판단
원심 판시 2022고단376 사건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위와 같은 취지의 주장을 하였고, 원심은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F는 수사기관에서부터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본인이 아버지인 피해자 D을 대리하여 피고인과 건설기계임대차 표준계약서를 작성하였고 그 무렵 피고인이 C의 사장이고 공사가 끝나자마자 일주일 내에 대금을 주겠다고 하였으며 그 이후 피고인에게 대금을 지급해 달라고 하니 피고인이 그 지급을 미루다가 연락이 되지 않았다고 진술한 점, ② 피고인이 피해자 측과 체결한 임대차계약서에는 불도저의 임차인으로 “C A”이라는 도장과 피고인의 개인 도장이 함께 찍혀 있고, 피고인도 위와 같이 계약을 체결한 사실은 인정하고 있는 점, ③ C의 직원이었던 J는 P은 명의만 빌려주었을 뿐 피고인이 C을 실질적으로 운영하였다고 진술한 점, ④ 피고인은 이 사건 이후인 2020. 1. 12.경 C 상호로 사업자등록을 하여 명의상으로도 대표가 되었고, 이 사건 이전(2019. 3.부터 2019. 9.경까지)에도 이 사건 C의 대표로서 근로기준법을 위반하였다는 사실로 유죄 판결을 받기도 하였던 점, ⑤ 이 사건 임대차계약 체결에 C의 대표이사였던 P이 관여하였다고 볼 자료가 전혀 없는 점, ⑥ 피고인은 ‘A(C)’ 이름으로 F 명의 계좌에 장비대의 일부로 2,000,000원을 입금하였고, 피해자 측에 본인 명의로 합의 금액을 10,498,440원으로 정하고 이를 2020. 8. 30.까지 지불하겠다는 취지의 지불각서를 작성해 준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실질적으로 C을 운영하면서 피해자 측에게 장비를 빌려주면 공사 종료일로부터 1주일 이내에 대금을 지급하겠다고 기망하여 장비대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편취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판단하면서, 피고인에게 유죄를 선고하였다.
원심 판시 2023고단17 사건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위와 같은 취지의 주장을 하였고, 원심은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해자는 수사기관에서부터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피고인이 운영하는 보령시 R 공사 현장에 유류를 공급해 주었고 당시 피고인이 위 공사를 피고인에게 도급한 업체로부터 직접 대금을 받게 해 주겠다고 하였으나 이를 받지 못하였다고 진술하였고, K와 L도 법정에서 이에 부합하는 진술을 한 점, ② 피해자가 발행한 전자세금계산서의 공급받는 자는 피고인으로 기재되어 있고, 피해자는 피고인에게 대금 지급을 독촉하는 내용증명우편을 보냈으나 대금을 지급받지 못하자 피고인을 고소한 점, ③ 피고인이 운영한 C이 2020. 1. 21. 보령시 U 등에서 태양광 부지 조성 및 도로개설 공사를 위한 화약 사용 허가 신청을 하고 발파 작업을 하였고, S의 법인등기부등본에 따르면 피해자는 2020. 3. 25. S의 대표이사로 취임하여 2020. 3. 26. 대표이사로 등기하였으며, 2020. 4. 1.부터 2022. 7. 7.까지 S 명의로 석산 개발행위 허가 신청이 된 사실이 없어 이 사건 유류 공급 장소는 보령시 U 등지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고, S이 관여하는 석산 현장이라고 볼 수 없는 점, ④ L는 피고인이 S의 정식 직원으로 근무한 적이 없고 S의 대표이사인 피해자는 모르는 채 본인과만 공사 수주 목적에 구두로 현장소장으로 일하기로 한 적이 있을 뿐이며, 피해자가 운영하는 유류 회사는 S과는 관련 없이 이 사건 유류를 공급하였다고 증언한 점, ⑤ 피고인이 제출한 자료는 피해자가 S의 대표이사로 등기하기 이전의 자료이거나 피해자의 서명이나 날인이 없는 것으로 피해자가 S의 대표이사로 취임한 이후에 피고인이 S의 직원 또는 현장소장으로 근무하였다고 보기 어려운 점, ⑥ ㈜X(이하 ‘X’) 대표는 C 대표인 피고인과 석재 납품 계약을 체결하고 석재를 납품받았고, S에 대하여는 알지 못한다고 진술한 점 등을 근거로, 피고인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유류를 공급받아 유류비 상당액을 편취하였다고 인정하고, 피고인에게 유죄를 선고하였다.
당심의 판단
관련 법리
항소심이 그 심리과정에서 심증의 형성에 영향을 미칠 만한 객관적 사유가 새로드러난 것이 없음에도 제1심의 판단을 재평가하여 사후심적으로 판단하여 뒤집고자 할 때에는, 제1심의 증거가치 판단이 명백히 잘못되었다거나 사실인정에 이르는 논증이 논리와 경험법칙에 어긋나는 등으로 그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볼 만한 합리적인 사정이 있어야 하고, 그러한 예외적 사정도 없이 제1심의 사실인정에 관한 판단을 함부로 뒤집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7. 3. 22. 선고 2016도18031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원심이 인정한 각 사정들을 이 사건 기록과 대조하여 면밀히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간다. 여기에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정들을 보태어 보면, 피고인이 피해자들을 기망하여 장비대 및 유류비 상당액을 편취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거기에 피고인이 지적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현장소장에 불과한 피고인이 회사의 이름을 병기한 고무인을 사용하여 장비 임대차계약서를 작성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고, 피고인이 단순히 현장소장으로 근로를 제공한 것이라면 대표자인 P으로부터 업무와 관련한 지휘・감독을 받고, 지속적으로 임금을 지급받았을 것임에도 이를 확인할 만한 자료가 없다. 피고인이 제출한 자료에 의하더라도 P이 피고인에게 1회 180만 원을 송금한 것에 불과하고, 오히려 피고인이 C의 거래장부, 무통장입금거래명세표 등을 모두 보관・관리해왔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이 S의 현장소장으로 근로를 제공하였다면서 제출한 자료들은 피고인이 단독으로 작성하였거나, 작성명의자가 피해자가 아닌 토지주인 ‘W’이므로, 위 문서들이 피해자나 S의 동의하에 작성되었다고 볼 만한 아무런 자료가 없다. 더욱이 피고인이 피해자 G으로부터 유류를 공급받은 시기는 2020. 3.경인데, 피고인이 제출한 위임장의 위임일자는 2020. 11. 7.이고 석산개발이 이루어지는 현장도 이 사건 유류가 공급된 현장이 아니다.
피고인은 S의 현장소장으로 근로하면서 다른 업체로부터 받을 공사대금을 S에게 송금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이 사건 유류대금 중 일부를 변제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를 확인할 수 있는 객관적인 자료가 전혀 없고, 이 사건 유류는 원심에서 살핀 바와 같이 S과 무관한 사건 현장에서 사용되었으며, 피해자 G도 원심에서 같은 취지로 증언하였다. 나아가 피고인은 S으로부터 6,500만 원의 채무를 지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바(증거기록 제76쪽), 피고인이 다른 업체를 통하여 S에 지급한 금원이 이 사건 유류비 중 일부라고 단정할 수도 없고, 설령 위 금원이 유류비 명목으로 지급되었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유류 대금의 결제일자는 공급한 날의 다음 달 15일이므로 이를 도과하여 뒤늦게 유류비 일부가 지급되었다는 사정만으로 피고인의 편취여부에 대한 판단이 달라지는 것도 아니다.
피고인이 피해자들로부터 장비나 유류를 공급받을 당시 이미 현장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이 체불되거나 국세가 체납된 상태였고, 비슷한 시기에 다른 장비의 임대료나 유류대금 등을 지급하지 못하여 수사기관에 여러 차례 고소・고발된 사실이 있다.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항소심은 제1심의 양형판단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났다고 평가되거나, 항소심의 양형심리 과정에서 새로이 현출된 자료를 종합하면 제1심의 양형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등의 사정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형의 양정이 부당한 제1심판결을 파기함이 상당하고, 그와 같은 예외적인 사정이 존재하지 않는 경우에는 제1심의 양형판단을 존중함이 바람직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피고인은 골채채취업을 운영하면서 여러 차례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다. 피고인은 운영자금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만연히 장비를 임대하고, 유류를 공급받았고, 피고인의 행위로 영세한 규모의 사업을 운영하던 피해자들은 상당한 피해를 입었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기는커녕 사업자등록의 명의자가 본인이 아닌 것을 기화로 자신의 책임을 타인에게 전가하고 있어 범죄 이후의 정황도 몹시 불량하다. 피고인이 취득한 재산상 이득액이 약 4천만 원 상당이고, 피고인이 피해를 회복시키기 위하여 적극적으로 노력한 사실도 없다. 피해자들로부터 용서받지도 못하였다.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 이전에 동종 전력으로 처벌받지는 않은 점, 판시 확정판결 전과와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의 형평 등 피고인에게 유리한 사정을 고려하더라도, 위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보면 피고인에게는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 항소심에서의 양형판단에 관한 앞에서 본 법리와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가족관계, 경제적 사정, 범행 후의 정황 등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다양한 양형조건들을 다시 한 번 살펴보더라도, 원심의 양형판단은 적정한 것으로 판단되고 너무 무거워 부당한 것으로는 보이지는 않는다.
따라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당심 배상신청에 관한 판단
당심 배상신청인 G은 편취금 2,778만 원의 배상신청을 구하고, 이 사건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이 2020. 3. 4.경 G으로부터 시가 2,778만 원 상당의 경유 20,000L를 편취한 사실이 인정된다. 따라서 피고인은 당심 배상신청인 G에게 편취금 2,778만 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다만, 지연손해금 부분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25조 제1항의 ‘범죄행위로 인하여 발생한 직접적인 물적 피해’라고 보기 어려우므로, 이 부분 배상명령신청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하기로 하고, 소송촉진등에 관한 특례법 제25조 제1항, 제31조 제1항, 제2항에 따라 피고인에게 당심 배상신청인에 대하여 편취금 2,778만 원을 배상할 것을 명하며, 같은 법 제31조 제3항에 의하여 위 배상명령에 가집행선고를 붙이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손현찬(재판장) 김성하 조수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