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법원판결

대전지방법원 2025. 6. 12. 선고 2024가단270447 판결

주문

1.

피고는 원고에게 30,000,000원과 이에 대하여 2025. 1. 15.부터 2025. 6. 12.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인정사실(다툼 없는 사실, 갑1, 2, 6, 7, 14-1, 7, 8, 9, 11, 12, 을2)

가.

원고는 2015. 2. 27. 학교법인 C(이하 'C'이라 한다)이 운영하는 D대학교 사회체육학과 전임교원으로 채용되어 2016. 3. 7.부터 2018. 9. 30.까지 D대학교 산학협력단부단장직을 수행하였다. 피고는 2011. 10. 21. 산학협력단에 입사하였고, 2013. 1. 1. 운영지원팀장으로 승진한 D대학교 교직원이다.

나.

산학협력단의 행정직원들이 2018. 6. 8. 운영지원팀 팀장인 피고에 대한 탄원서를 원고와 산학협력단장에게 제출하였는데, 그 주요내용은 '피고의 부당노동행위, 갑질행위, 근로기준법 위반 사항 등'이었다. 원고와 산학협력단장은 그와 같은 내용을 C 이 사장 등에게 보고하였다.

다.

원고는 피고를 2018. 10. 29. 명예훼손 및 모욕죄로, 2020. 3. 25. 사문서위조죄로 각 고소하였는데, 두 사건 모두 증거불충분으로 혐의없음 처분이 내려졌다.

라.

원고는 2019. 5. 22. 산학협력단의 회계 비리 및 채용 비리 등을 교육부에 신고하였고, D대학교는 2019. 6. 19. 산학협력단의 회계 및 채용비리 등에 관하여 자체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하였다.

마.

원고는 2019. 7. 15. D대학교 산학협력단의 회계 및 채용비리, 부당노동행위 등을 국가권익위원회(이하 '권익위'라 한다)에 신고하였고, 권익위는 2019. 11. 15. 원고의신고 내용을 경찰청 등에 이첩하였는데, 위 사건을 이첩받은 경찰서는 2020. 7. 2. 이를 혐의없음으로 내사종결하였다.

바.

피고는 2020. 7. 14.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원고의 실명 및 권익위 신고 사실이 기재되어 있는 고소장을 받았고, 2020. 7. 15. 고소장 내용 중 일부를 진상조사위원회위원장인 E과 당시 산학렵력단 단장인 F에게 공개하였다. 피고가 E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권익위 제보자 문제는 A 교수의 고소장 서류를 보고 확인된 사항으로 붙임과 같이 발췌본 송부 드립니다. 해당 발췌본은 고소인 A이 2020. 3. 25. 제출한 고소장을 정보공개를 통해 확인한 것 중 일부를 발췌한 것입니다. 이는 제보자가 고소인 A이라는 것을 확인시켜주는 것입니다."

사.

D대학교 교원인사위원회는 2020. 7. 30. 원고가 권익위의 제보자임을 밝히면서 원고에 대하여 중징계로 징계제청하기로 하는 결의를 하였고(비위행위로 적시된 것은 교원의 본분에 배치되는 행위, 직무상 의무를 위반한 행위, 교원의 품위를 손상한 행위이다), 권익위는 같은 날 D대학교에 원고에 대한 불이익조치 금지 요청 공문을 발송하였다. D대학교 총장은 2020. 8. 3. 교수협의회 및 교수노조에 원고에 대한 중징계절차 진행예정을 통지하고, 2020. 8. 10. C 이사장에게 원고에 대한 중징계의결 요구를 제출하였으며, 권익위는 2020. 8. 12. 원고에 대한 불이익조치 절차 일시정지를 C 이사장및 D대학교 총장에게 요구하였다. 권익위는 2020. 9. 21. 원고의 신분보장조치 요구에 관하여 C 이사장 등에게 원고에 대한 중징계 의결 요구를 취소할 것과 원고에 대하여 신고를 이유로 불이익조치를 하지 말 것을 요구하기로 하는 결정을 하였다(갑 제1호증, 2020보호1100014). D대학교 총장은 위와 같은 권익위의 결정에 따라 2020. 10.16. 원고에 대한 중징계요구를 취소할 것을 C 이사장에게 제청하였다.

아.

피고는 위와 같은 원고의 신분유출과 관련하여 권익위의 고발에 따라 부패방지및국민권익위원회의설치와운영에관한법률위반으로 기소되어 1심 법원에서 2023. 6. 13. 벌금 200만 원을 선고받았고 위 판결이 확정되었다(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 2022고단3378호, 의정부지방법원 2023노1738호 항소기각).

2.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가.

피고가 위 인정사실에서 본 바와 같이 원고가 권익위 신고자임을 제3자에게 알린 행위는 원고에 대한 불법행위를 구성하고, 피고는 그에 대한 원고의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나.

손해배상금 액수에 관한 판단

(1)

부패방지 및 국민권익위원회의 설치와 운영에 관한 법률(이하 '부패방지권익위법'이라 한다) 제64조 제1항은 위 법률에 따른 신고자라는 사정을 알면서 그의 인적 사항이나 그가 신고자임을 미루어 알 수 있는 사실을 다른 사람에게 알려주거나 공개또는 보도하여서는 안된다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법 제88조에서 위와 같은 의무를 위반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는 처벌규정을 두고 있다. 부패방지권익위법은 제62조에서 위 법률에 따른 신고나 이와 관련된 진술 등을 한 이유로 어떠한 불이익이나 차별을 받지 않도록 하는 신분보장에 관한 규정을 두고 있는데, 이는 내부고발행위 내지 내부공익제보행위가 사회의 부패를 예방하고 일정한 단체 등에 소속되어 생활하는 사람의 공공선에 부합하는 인간의 양심을 실현하는 행위임에 비추어 단체나 동료구성원으로부터 신체적, 정신적, 경제적 보복의 위험에 처하지 않도록 하여 위와 같은 양심실현행위를 하는 자를 보호함으로써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고 살아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법적 장치이다.

(2)

위와 같은 입법의 취지와 피고가 고의에 의한 적극적인 행위로 원고의 신원을 유출한 점, 원고는 피고의 신원유출 후에 이루어진 징계절차 등으로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받은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모두 고려하여 보면,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하여야 할 손해배상금을 3천만 원으로 정함이 상당하다.

(3)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금 3천만 원과 이에 대하여 그 불법행위일 이후로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 다음날인 2025. 1. 15.부터 이 판결 선고일인 2025. 6. 12.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그 다음날부터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피고의 주장 및 그에 대한 판단

가.

피고의 유출행위와 원고의 손해 사이에 인과관계가 없다는 주장

(1)

피고는 자신이 원고가 제보자인 사실을 유출하기 전에 이미 원고가 권익위에 제보한 사실이 알려져 있었으므로 원고의 손해와 자신의 유출행위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없다고 주장한다.

(2)

살피건대 피고의 유출행위가 있기 전에 원고의 제보사실을 다른 사람들이 알았다고 하더라도 피고의 행위는 그 자체로 불법행위를 구성하고 원고에게 손해를 끼쳤다고 할 것이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피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3)

또 갑 2, 6, 7, 14-3, 4, 5, 6에 의하여 아래에서 인정하는 사실에 비추어보면, C 또는 D대학교의 관련자들이 원고가 권익위의 제보자일 것이라고 의심하고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피고의 유출행위로 원고가 권익위의 제보자임이 확정되었다고 할 것이어서 그로 인한 원고의 손해와 피고의 유출행위 사이의 인과관계는 넉넉히 인정된다.

①

자체진상위원회 제1차 회의에 조사위원이 아닌 행정처장이 참석하여 진상조사위원회의 출범배경을 설명하면서 "원고가 산학협력단 문제에 대하여 교육부에 제보하였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사실이 인정된다. 하지만 위 발언은 원고가 교육부에 제보하였다는 것일 뿐 권익위에 제보하였다는 것은 아니다.

②

D대학교 이사장이 2019. 6. 24. E에게 "A 교수 산단에 회계비리 채용비리 있다고 신고한 것이 사실입니까" 라는 문자를 보낸 사실이 인정되나 이는 원고가 신고자라는 사정을 알면서 보낸 것이라기 보다는 E에게 해당 사실을 확인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③

E과 F는 피고에 대한 형사사건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원고가 제보자일 것이라는 의심은 하고 있었으나 피고가 원고의 신분을 유출함으로써 원고가 제보자임을 확인하였다는 취지로 증언하였다.

④

피고도 수사기관에서 "원고가 제보하였겠구나라고 추측하였고, 정확히 알게된 것은 2020년 7월경 고소장 내용을 보고 알게된 것이다", "어디에 제보하였는지는 정확히 알지 못하였고 추측만 한 상태였다"라고 진술하였다.

나.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는 주장

(1)

원고의 손해배상청구권은 피고의 신고자 비밀보장의무 위반을 확인한 권익위 결정이 있었던 2021. 1. 25.부터 그 소멸시효가 진행되었고, 그로부터 3년이 지난 2024. 12. 31.에야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으므로 시효로 소멸하였다.

(2)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의 단기소멸시효 기산점이 되는 민법 제766조 제1항의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은 위법한 가해행위의 존재, 손해의 발생, 가해행위와 손해 발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는 사실 등 불법행위의 요건사실에 대하여 현실적이고도 구체적으로 인식하였을 때를 의미하고, 원고가 언제 불법행위의 요건사실을 현실적이고도 구체적으로 인식한 것으로 볼 것인지는 개별 사건의 여러 객관적 사정을 참작하고 손해배상청구가 가능하게 된 상황을 고려하여 합리적으로 인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08. 4. 24. 선고 2006다30440 판결 등 참조).

(3)

갑 2, 6, 7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사실, 즉 피고는 자신이 원고의 신분을 유출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권익위의 조사 과정부터 형사재판이 진행되는 동안에 자신에게는 원고의 신분을 유출한다는 고의가 없었고, 자신이 신분을 유출하기 전에 이미 E 등이 원고가 제보자임을 알고 있었다는 취지의 무죄주장을 계속하였는바, 원고로서는 피고에 대한 관련 형사판결이 확정된 때(항소심 판결이 선고된 2024. 8. 16. 이후)에 비로소 민법 제766조 제1항에 따라 '손해 및 가해자'를 알 수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이 사건 소가 그로부터 3년이 도과하기 전인 2024. 12. 31. 제기된 것은 역수상 명백하므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다.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가지는 손해배상채권으로 상계한다는 주장

(1)

피고는 원고의 계속적인 형사고소 및 신고 등으로 인한 정신적 고통이 컸으므로 원고에 대하여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채권이 있으므로 위 채권으로 상계한다고 주장한다.

(2)

피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그 주장과 같은 손해배상채권이 있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할 뿐 아니라, 피고의 이 사건 손해배상채무는 고의의 불법행위로 인한 것이어서 원고에게 상계로 대항할 수 없다. 피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그 나머지 청구는 기각한다. 소송비용에 관하여는 피고의 불법행위 내용, 그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피해의 정도, 이 사건 소송의 진행경과 등에 비추어 민사소송법 제101조 단서에 따라 피고에게 그 부담을 명한다.

판사 나경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