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의 관계
피고는 보험엄법 및 관계법령에 의해 영위 가능한 보험업 등을 영위하면서 보증보험을 취급하는 회사이고, 원고는 보험 대리점업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원고와 피고의 대리점계약 체결
원고는 피고와 사이에 대리점계약을 체결하고, 피고를 위하여 보험모집 위탁업무를 수행하며 피고로부터 수수료를 지급받아왔다.
원고는 2022. 12. 26. 피고와 사이에 보험대리점 계약(이하 '이 사건 대리점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는데<1>, 그 내용 중 이 사건 쟁점과 관련 있는 사항은 다음과 같다.
이 사건 대리점계약의 해지
피고는 2024. 1. 30.경 원고에게 아래와 같은 사유로 이 사건 대리점계약 제6조, 제18조 위반을 이유로 이 사건 대리점계약을 해지한다고 통보하였다(이하 아래 표 기재 순번별로 각 '이 사건 제O 해지사유'라 하고, 각 해지사유를 통틀어 '이 사건 해지사유'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 하 같음)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피고가 이 사건 대리점계약을 해지하려면 위 대리점계약 제13조에서 정하는 해지사유가 존재하여야 한다. 이 사건 제1, 2 해지사유는 그 자체로 독자적인 해지사유를 구성할 수 없고, 부당 경합 유도행위는 의뢰인의 요청에 따라 타 대리점에서 비교견적을 받을 수 있도록 소개한 것에 불과하여 부당 경쟁을 유도한 사실이 없다. 따라서 이 사건 해지는 그 사유가 존재하지 않으므로 무효이고, 설령 사유가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대리점계약을 해지하는 것은 비례의 원칙에 어긋나므로, 이 사건 해지의 무효확인을 구한다.
판단
관련 법리
계속적 계약은 당사자 상호간의 신뢰관계를 기초로 하는 것으로서, 당해 계약의 존속 중에 당사자 일방의 부당한 행위 등으로 인하여 계약의 기초가 되는 신뢰관계가 파괴되어 계약의 존속을 기대할 수 없는 중대한 사유가 있는 때에는 상대방은 계약을 해지함으로써 장래에 향하여 효력을 소멸시킬 수 있다(대법원 2013. 4. 11. 선고 2011다59629 판결 참조).
이 사건 해지사유의 존부에 관한 판단
앞에서 인정한 사실과 같이, 이 사건 대리점계약 제13조 제1항 제7호는 '대리점 또는 대리점 소속 임직원의 고의 또는 과실로 관계법령, 회사(= 피고)의 규정, 지침, 업무기준, 본 계약 등을 위반하는 경우'에 피고에게 해지권이 발생한다고 정하고, 위 계약 제18조는 '대리점은 본 계약에서 정한 회사가 위임한 사항을 수행함에 있어 회사의 규정, 지침, 업무기준 및 제반 지시사항을 성실히 이행하여야 한다.'라고 정한다. 위 규정의 문언에 의하면 피고 소속 대리점이 피고의 규정 등 지시사항을 성실하게 이행하지 않을 경우에는 피고에게 해지권이 발생한다.
위와 같은 이 사건 대리점계약의 내용에 더하여 앞에서 든 증거들, 을 제1 내지10, 12 내지 18, 21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보면, 원고가 이 사건 대리점계약 제18조를 위배하여 위 계약의 기초가 되는 원고와 피고 사이의 신뢰관계가 파괴되었으므로, 결국 위 계약 제13조 제1항 제7호 사유가 충족되었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피고가 이 사건 대리점계약 제13조 제1항 제7호에 따른 계약해지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 사건 제1 해지사유 관련
원고의 대표자인 사내이사 C는 2023. 11. 15. 20:23경 피고의 직원에게 "그런데 궁금하네 집에 부인도 알아? ○대리가 어느 대리점 설계사하고 이리하는거~~~"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발송한 사실이 있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위 문자메시지가 성희롱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나, 피해 직원은 2023. 12. 7.경 피고의 준법지원실에 C의 성희롱 중지, 공개사과와 사건 조사 후 적절한 조치(징계)를 요청하면서 성희롱 신고를 한 점, 피고는 C와 피해 직원 사이의 문자메시지 내용을 확인한 후 C를 대면 조사하여 문답서를 받았고 외부 전문기관(노무법인 D, E센터, 법무법인 F, 이하 '외부 전문기관'이라 한다)에 C의 위 문자메시지 발송 행위가 성희롱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자문을 의뢰하여 두 곳으로부터 직장내 성희롱이 인정된다는 의견을 받았으며, 한 곳으로부터는 성희롱 혹은 폭언이 인정된다는 의견[행위자가 대리점이므로 남녀고용평등과 일 · 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남녀고용평등법'이라 한다)상 직장 내 성희롱에 해당하기는 어려우나, 문자 내용은 성적 언동으로 비추어질 가능성이 크고 전후 문자 내용도 폭언 가능성이 높아, 남녀고용평등법 제14조의2 소정의 '고객 등의 성희롱' 내지 산업안전보건법 제41조상 '고객 등의 폭언'에 해당한다]을 받은 점, 피고는 2024. 1. 9. 14:00경 회사 내부의 직장내 성희롱 예방 및 대응 지침 제10조, 제12조에 의하여 성희롱 심의위원회를 개최하였고, 위 위원회는 원고의 대표자 C의 위 문자메시지 발송은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고 피고의 마케팅전략부에 심의 결과를 통지하기로 결의한 점 등을 종합하면, 위 문자메시지의 내용은 피해 직원에 대한 성희롱으로 판단되고, 설령 성희롱에 이르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위 직원에 대한 폭언, 협박 등 부당한 행위에 해당한다.
피고는 원고와 같은 대리점을 통하여 보험모집을 수행하고 이에 따른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 하에 있으며, 원고는 상당한 규모의 보험계약을 체결하는 등 실질적인 성과를 보인 대리점으로 보이는바, 피고가 일방적으로 우월한 지위에서 원고를 지휘 ·감독하는 관계라고 단정하기 어렵고, 위와 같은 대리점의 대표자인 C와 피고 소속의 대리 직급인 직원의 관계가 원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은 정도의 상하관계에 놓여 있다고 보이지도 않는다.
원고는 위 문자메시지를 발송한 행위가 해당 직원의 부당한 업무처리에 항의하기 위한 목적에서 비롯된 것으로 성희롱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나, 성희롱, 폭언, 협박 등에 해당하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발송하는 항의 방식이 허용된다고 볼 수는 없다.
이 사건 제2 해지사유 관련
C가 2022. 10.경 피고의 직원에게 창구 직원의 보험료 수납 업무 처리와 관련하여 "어디서 일을 그딴 식으로 배웠어", "쟤(창구 직원을 지칭) 왜 안 짤라요",2023. 7.경 고액 청약 건 지점 내 후발 경합과 관련하여 "(지점장에게) 이 건 내가 인수를 못하면 G대리점도 인수를 못하게 할 것이고, 직급으로도 인수를 못하게 하겠다",2023. 11.경 고액 청약 건 지점 내 경합과 관련하여 "(지점장에게) 법카로 술먹고 골프치고 그러니까 대리점에게 민원이나 받지", "감사실에 전화해서 고발하겠다", "지점장을 업무방해로 고소하기 위해 변호사 통해서 고소장 준비 중이다", "저도 이제 반말 하고 소리 질러도 되죠?", "우리 위임 직원들도 이제 ○대리한테 반말할거야", "개인 자격으로 지점장님 상대로 소송 진행하고, 감사실 및 언론사에도 제보하겠다" 등의 발언을 한 사실은 인정된다.
원고는 사실상 상급자인 피고의 세종지점장과의 관계상 위와 폭언이나 협박을 할 수 없었다고 주장하나, 원고의 대표자 C의 발언은 피고의 세종지점장 H 뿐 아니라 일반 직원들에게도 이루어진 것으로 보이고, 실제로 C가 피고 소속 직원에게 "앞으로 업무 잘해... 내가 두눈 똑바로 보고 있어.", "내 대리점거 전산 청약 뒤지고 열어보는 거 전산실에 다 요청해서 확인할거니까. 아이피도 조회 할거니까.", "우리 위임직원들도 이제 ○대리한테 반말할거야~ 그래도 되지"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내기도 한 점, 원고가 제출한 사실확인서는 C의 위와 같은 폭언이나 협박이 있던 당시 피고의 세종지점에 근무하지 않은 자들에 의해서 작성된 것인데다가 그 내용도 C에 대한 개인적 평가를 진술한 것에 불과한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원고는 피고의 세종지점장 H가 원고의 대표자 C에게 성희롱, 추행을 저지른뒤 C가 항의하자 원고에게 불이익을 주었고, 이에 C가 항의하면서 위와 같은 발언이 있었다고도 주장한다.
그러나 ㉠ C는 2023. 11. 30.경 피고의 준법지원실, 감사실에 "C와 H가 2023. 1. 3. 공주시 소재 음식점에서 단둘이 점심 식사를 하는데, H가 C에게 '왜 지점장인 나에게 접대를 안 해요?'라는 등의 말을 하고, C의 어깨에 손을 얹고 어루만지는 행동을 하였다"라고 신고하였으나, 피고의 준법지원실은 당사자와 관련자에 대한 면담 조사, 외부 전문기관에 자문을 의뢰하는 등 조사한 결과, "본 건의 경우 C의 진술만 존재할 뿐 객관적인 물증이나 목격자가 없으므로 C의 진술의 일관성 및 구체성과 C가 신고한 동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함."이라는 전제 아래, H가 해당 언행을 하였는지 여부에 관한 증거가 불충분하여 직장 내 성희롱이 성립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점, ㉡ 피고의 직장 내 성희롱 심의위원회는 2024. 1. 9. "신고인의 진술 및 제출 증거, 행위자와 참고인 조사 내용 검토 결과, 사실관계 자체를 인정하기 어렵다. 설령 사실관계가 인정된다고 하여도, 사실관계와 영업방해 행위와의 인과관계 인정이 어렵고, 신고인 진술의 신빙성도 의심된다."라고 논의하여 "성희롱 해당 없음"으로 결의한 점, ㉢ C가H를 강제추행으로 고소하였으나 수사기관은 증거가 부족하여 범죄혐의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불송치결정을 한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의 위와 같은 주장은 받아들이 기 어렵다.
원고는 이 사건 제1, 2 해지사유가 독자적인 계약해지 사유가 아니라고도 주장하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대리점계약 제18조는 대리점에 대한 신의성실의무를 포괄적으로 규정하여 대리점인 원고에게 피고의 규정, 지침, 업무기준 및 제반 지시사항을 성실히 이행할 의무를 부담시킨다. 피고의 소속 직원에게 성희롱, 폭언, 협박을 하지 않을 것은 위와 같은 신의성실의무에 당연히 포함된다고 볼 것인바, 이 사건 제1,2 해지사유가 독자적인 해지사유를 구성하지 않는다는 원고의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이 사건 제3 해지사유 관련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의 각 지점장들은 고객마다 적용되는 보험료 개별할인율을 승인할 수 있는 권한을 보유하는 사실, 원고의 소속 지점인 피고의 세종지점은 원고가 모집한 고객인 주식회사 I(이하 'I'라 한다)에 대하여 요청한 25%의 개별할인율을 승인하지 않은 사실, 원고의 소개로 피고의 대전지점 소속 J대리점에서 I에게 개별할인율 24%를 적용하여 청약한 사실, 위와 같이 지점간 경합이 발생할 경우 지점장이 아니라 본사에서 개별할인율에 대한 승인 권한을 갖게 되는데, 피고는 I에게 15%의 개별할인율을 승인한 사실, I는 원고를 통하여 보증보험계약을 체결한 사실이 인정된다.
원고는 고객인 I의 요청으로 J대리점을 단순히 소개하여 비교견적을 받은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하나, 앞서 든 증거들, 을 제2, 4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 피고의 전산자료에 의하면 원고가 I의 청약과 관련하여 작성한 보험계약 메모장은 J대리점에서 열람할 수 없음에도 동일한 내용으로 메모가 작성되어 원고가 위와 같은 메모 내용을 그대로 J대리점에 전달한 것으로 보이는 점, ㉡ I의 보험계약 체결과 관련하여 원고와 경합한 피고의 세종지점 내 K대리점은 I에게 개별할인율 15%를 적용하기로 하였고, 피고의 세종지점장이 원고가 요청한 25%의 개별할인율의 승인을 거절한 이후에 J대리점에서 I에 대한 청약승인을 접수한 점, ㉢ J대리점이 I와 보험계약 체결을 위한 별다른 교섭을 한 사실이 없는 것으로 보임에도 J대리점은 원고가 피고의 세종지점으로부터 승인받지 못한 개별할인율인 25%에 근접한 24%의 개별할인율을 적용하여 청약을 신청한 점, ㉣ 피고의 대전지점에서 위와 같은 청약신청 경위를 확인하고자 하였으나 J대리점 실장은 이에 대하여 알지 못하였고 대리점 대표는 당시 해외에 체류하고 있었던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는 피고의 세종지점장으로부터 승인받지 못한 개별할인율을 I에게 적용하기 위한 우회적인 방법으로 J대리점 명의로 청약을 신청한 것으로 보인다.
을 제10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고객사의 신용등급 등에 따라 보험료에 개별할인율을 적용하는 권한은 지점 내 대리점이 경합할 경우 소속 지점장에게, 지점 간대리점이 경합할 경우에는 지점의 상위 조직인 지역 본부장에게 심사 권한이 있다. 앞에서 살핀 것처럼 원고는 이미 피고의 세종지점장이 고유 권한에 의하여 승인한 개별할인율인 15%를 초과하는 개별할인율을 적용할 목적으로 피고의 대전지점 소속인 J대리점이 I에 대한 청약신청을 하도록 유도하였는바, 위와 같은 행위는 피고의 규정, 지침, 업무기준 등을 위배한 행위로 평가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I에게 피고의 세종지점장이 승인한 15%의 개별할인율이 적용되었다는 사정만으로 원고의 위와 같은 행위가 정당화 될 수는 없다.
소결론
피고는 2023. 1. 23. 14:00경 마케팅심의위원회를 개최하였고, 위 위원회는 위와 같은 이 사건 해지사유의 존재로 인하여 원고와 피고 사이의 신뢰관계가 파괴되어 계속적인 계약관계를 유지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심의위원 7인 전원 동의로 원고에 대한 이 사건 대리점계약 해지 결정을 하였다.
대리점계약은 당사자 간의 신뢰를 기초로 성립 · 유지되는 법률관계로서,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에게 이 사건 해지사유가 모두 인정되는 이상, 그 신뢰관계는 이미 회복이 어려울 정도로 파탄되었다고 볼 수 있고, 원고의 의무위반 정도, 그로 인한 피고와의 관계 악화 및 신뢰 회복가능성, 원고와 피고 간에 1년 단위의 단기계약을 반복적으로 체결하여 온 사정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피고의 이 사건 해지가 비례성을 위반하여 원고에게 과도하게 불이익을 주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임성실(재판장) 박경환 조수연
각주1) 원고와 피고는 1년 단위의 대리점 계약을 매년 체결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