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6개월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로부터 2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피고인에게 16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
사기죄에 대하여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대금을 지급하지 못한 것은 K이 회사 돈을 개인적으로 유용하여 회사 자금 사정이 악화되었기 때문이고, 계약 당시에 편취 범의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죄를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사문서위조죄 및 동행사죄에 대하여
이 사건 민간건설공사 표준도급계약서는 피고인과 H의 대리인인 R 간에 작성된 계약서로 피고인이 위 계약서를 위조한 사실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죄를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양형부당
원심의 형(징역 6개월)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사실오인 주장에 대한 판단
사기죄에 대하여
관련 법리
사기죄의 주관적 구성요건인 편취의 범의는 피고인이 자백하지 않는 이상 범행 전후의 피고인의 재력, 환경, 범행의 내용, 거래의 이행과정 등과 같은 객관적인 사정등을 종합하여 판단할 수밖에 없고, 그 범의는 확정적인 고의가 아닌 미필적인 고의로도 족하다(대법원 2008. 2. 28. 선고 2007도10416 판결 참조).
구체적인 판단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및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그 대금을 정상적으로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음에도 피해자로부터 재산상 이익을 편취한 사실 및 이에 관한 피고인의 편취 범의를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피고인은 동업자인 K이 회사 자금을 개인적으로 유용하여 자금 사정이 악화되어 공사대금을 지급하지 못하였다고 주장하나, 다음과 같은 사정을 고려하면, 피고인의 위 주장을 그대로 믿기 힘들다.
피고인은 위 주장에 대한 증거로 K이 2021. 8. 28.에 작성한 인증서를 제출하였다. 위 인증서에 첨부된 지불각서에는 'C주식회사 운영 중 발생한 채무 이억이천만 원(₩220,000,000)에 대하여 이사 K은 대표 A에게 지급할 것을 약속한다.'라고 기재되어 있는데, 위 문언 상 회사가 기존에 부담하고 있던 채무를 K이 책임지고 갚겠다는 내용, 즉 보증의 의미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고, K이 기존에 회사에 채무를 부담하고 있었다고 해석하기는 어렵다(특히 아래 ③항에서 보는 바와 같이 피고인의 아버지가 돈을 빌려주면서 이러한 서류를 요구하였다면 보증의 의미로 보는 것이 더욱 합리적이다).
피고인은 K이 회사 돈을 임의로 인출해 횡령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하였다가(당심 제2회 공판기일), K이 개인적인 사정으로 차용을 요청해 피고인이 대표이사로서 회사 돈으로 금원을 대여하는 것에 허락하였다고 주장하였다(당심 제3회 공판기일). K이 회사에 채무를 지게 된 경위에 대한 피고인의 진술이 일관되지 못하다.
피고인과 K 사이의 2021. 8. 27.자 통화 녹취록 및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의 2021. 9. 15.자 통화 녹취록에 의하면, 피고인 및 K이 회사 운영을 위해 피고인의 아버지로부터 돈을 차용하려 하였고 그 과정에서 피고인 아버지의 요청으로 인증서, 지불각서가 작성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는 피고인의 아버지가 회사 자금을 대여하는 대신 문서화를 요구해서 인증서, 지불각서를 작성하게 된 것이라는 K의 주장과 부합한다.
피고인은 2019. 5.경 임금을 미지급하였다는 공소사실로 한 근로기준법위반으로 기소되어 2020. 6. 1. 벌금 7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발령받았고, 2019. 10. 23. 개인 회생결정을 받아 2019. 12. 31. 변제계획이 인가되기도 하였다. 그러나 인가된 변제계획을 이행할 수 없음이 명백하다는 이유로 2023. 2. 9. 개인회생절차 폐지결정을 받았고, 2023. 9. 12. 그 결정이 확정되었다. 피고인은 2019. 10. 당시 이미 지급불능 상태에 있었거나 지급불능 상태에 빠질 위험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며, 그 이후에도 피고인의 재정 상태가 개선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이 피해자와 발파공사 관련 도급계약을 체결한 2021. 3.경에도 피고인의 신용평점은 476점으로, 이는 통상적인 금융거래에 있어 낮은 신용등급에 해당하는 것으로 확인된다.
피고인과 B 사이의 2021. 8. 27.자 통화 녹취록에 의하면, 당시 채권자단이 피고인을 만나러 모여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2021. 9. 15.자 통화 녹취록에 의하면, 피고인이 당시 인지하고 있었던 채무만 5억 원에 이르고 다른 공사를 진행해 기존 빚을 갚으려 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의 사정이 인정된다. 이를 고려하면, 피고인은 당시 여러 공사계약을 체결한 후 받은 공사대금을 돌려막기 식으로 사업을 운영하고 있었던 상황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사문서위조 및 동행사의 점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 즉, ① 피고인은 본인 명의로 체결된 계약의 경우 거의 다 직접 계약을 했고, 이 사건 계약서에 찍힌 도장도 법인 도장이 맞다고 진술한 점, ②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이 사건 계약서에 기재된 공사와 관련된 서류를 전혀 제출하지 못한 점, ③ 피고인은 H의 대리인과 이 사건 계약서를 작성하였다고 주장하나, 이 사건 계약서 명의인인 H은 타인에게 이 사건 계약서에 대해 권한을 위임하여 작성한 사실이 없다고 진술하였고, 이 사건 계약서 공사장소에 기재된 '충남 당진시 E 외 6필지'는 존재하지 않는 번지인 점, ④ 설사 피고인이 H의 S 대리인과 이 사건 계약서를 작성하였다는 취지의 주장이라고 하더라도, 그 S 대리인이 존재하지도 않는 토지를 공사장소로 하여 도급인으로 공사를 체결하여 얻을 수 있는 이익이 전혀 없는 반면 피고인은 이 사건 계약서를 피해자에게 제출하여 변제기한을 연기한 점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이 사건 계약서를 위조한 사실 및 이를 피해자에게 행사한 사실을 넉넉히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원심은, 이 사건 범행의 죄질이 좋지 않은 점, 자신의 범행을 반성하고 있지 않은 점을 피고인에게 불리한 정상으로, 범행 이후 추가적으로 공사대금을 변제하여 일부 피해가 회복된 것으로 보이는 점, 이 사건 범행이 판결이 확정된 판시 전과와 형법 제37조 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의 형평을 고려하여야 하는 점을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으로 고려하고,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형을 정한 것으로 보인다.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적절하다고 판단되나, 피고인이 당심에서 이미 약 5개월간 구속되어 있었던 사정(보석결정을 받아 이후 불구속 재판을 받았고, 원심의 판단을 유지할 경우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기간 복역하게 된다)을 고려하여 원심의 형을 다소 감경하기로 한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이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