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법원판결

대전지방법원 2025. 4. 8. 선고 2024노3832 판결

-1

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이 법원의 심판범위 및 배상명령에 대한 판단

원심은 배상신청인 G, H, I, J, K, L, M, N의 배상신청을 각하하였는데,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2조 제4항에 따라 이 부분에 대하여는 배상신청인이 불복할 수 없어 선고와 동시에 확정되었으므로, 원심판결 중 배상신청 각하 부분은 이 법원의 심판범위에서 제외된다.

한편 원심은 배상신청인 B, C, D, E, F의 배상신청을 전부 혹은 일부 인용하였다. 유죄 판결에 대한 상소의 제기가 있는 때에는 배상명령에 대한 불복이 없더라도 배상명령의 확정은 차단되고 배상명령은 피고 사건과 함께 상소심에 이심되는 것이므로(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3조 제1항), 피고인이 원심판결 중 배상명령에 대하여는 불복하지 않았더라도 원심판결 중 배상명령 부분은 확정되지 않고 항소심으로 이심되었다.

다만 피고인은 원심판결 중 배상명령 부분에 관하여는 아무런 항소이유를 주장하지 않았고, 직권으로 이를 취소 · 변경할 사유를 찾을 수도 없다. 따라서 원심판결 중 배상명령 부분은 그대로 유지한다.

2.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사기죄와 관련하여, 피고인은 당시 자금부족으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도 도급인인 피해자들로부터 각 인테리어 공사를 의뢰받아 사업을 계속 추진하는 것이 자신의 채무를 청산하고 채무 변제력을 갖게 되는 방법이라 생각하였고, 실제로도각 인테리어 공사를 완성할 수 있었다고 믿었다. 또한 피고인은 도급공사의 완성을 위하여 성실하게 노력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도급인들이 공사 지연 등을 이유로 중도에 도급계약을 해제하는 등 외부적·사후적인 사정으로 하도급 피해자들에게 대금을 지급하지 못한 것일 뿐이다. 따라서 피고인이 이 사건 피해자들과 각 도급계약이나 하도급계약을 처음 체결할 당시부터 피고인에게 편취의 범의가 있었다고는 볼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죄를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나.

양형부당

원심의 형(징역 6년 및 벌금 5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1)

사기죄의 요건인 기망은 널리 재산상의 거래관계에서 서로 지켜야 할 신의와 성실의 의무를 저버리는 모든 적극적, 소극적 행위를 말한다. 반드시 법률행위의 중요 부분에 관한 허위표시를 해야 하는 것은 아니고, 상대방을 착오에 빠뜨려 행위자가 희망하는 재산적 처분행위를 하도록 하기 위한 판단의 기초가 되는 사실에 관한 것이면 충분하다. 따라서 거래의 상대방이 일정한 사정에 관한 고지를 받았더라면 거래를 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관계가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거래로 재물을 받는 자에게는 신의성실의 원칙상 사전에 상대방에게 그와 같은 사정을 고지할 의무가 있다. 그런데도 이를 고지하지 않은 것은 고지할 사실을 묵비함으로써 상대방을 기망한 것이 되어 사기죄를 구성한다(대법원 2018. 8. 1. 선고 2017도20682 판결 등 참조).

2)

사기죄는 타인을 기망하여 착오에 빠뜨리고 처분행위를 유발하여 재물을 교부받거나 재산상 이익을 얻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범죄로서 그 보호법익인 재산권이 침해되었을 때 성립하는 것이므로, 사기죄의 기망행위라고 하려면 불법영득의 의사 내지 편취의 범의를 가지고 상대방을 기망한 것이어야 한다. 사기죄의 주관적 구성요건인불법영득의 의사 내지 편취의 범의는 피고인이 자백하지 않는 이상 범행 전후 피고인의 재력, 환경, 범행의 내용, 거래의 이행과정 등과 같은 객관적인 사정 등을 종합하여 판단할 수밖에 없다. 특히 공사도급계약에서 편취에 의한 사기죄의 성립 여부는 계약 당시를 기준으로 피고인에게 공사를 완성할 의사나 능력이 없음에도 피해자에게 공사를 완성할 것처럼 거짓말을 하여 피해자로부터 공사대금 등을 편취할 고의가 있었는지에 의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이때 법원으로서는 공사도급계약의 내용, 체결 경위 및 계약의 이행과정이나 그 결과 등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9. 12. 27. 선고 2015도10570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인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항소이유와 같은 주장을 하였다. 이에 대하여 원심은 판결문에 '각 사기죄의 유죄 이유'라는 제목 아래 피고인의 주장과 이에 관한 판단을 자세하게 설시하여 위 주장을 배척하였는바,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을 관련 법리에 비추어 기록과 대조하여 면밀히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되고 나아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나타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더하여 보면 원심의 판단에 피고인의 주장과 같이 사실을 오인하거나 사기죄에 있어 편취의 범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1)

판시 범죄사실 기재 각 사기죄는 크게 피고인에게 인테리어 공사를 의뢰한 도급인인 피해자(이하 '도급인 피해자'라고 한다)들에 대한 각 사기죄와 피고인으로부터 피고인이 의뢰받은 인테리어 공사 중 일부를 하수급한 피해자(이하 '하수급인 피해자'라고 한다)들에 대한 각 사기죄로 나눌 수 있다. 그 피해시기를 살펴보면, 도급인 피해자들의 경우 피해시기가 2022. 1.경부터 시작되는 한편, 하수급인 피해자들의 경우 피해시기가 2020. 12.경부터 시작되는데, 피고인으로부터 임금을 지급받지 못한 근로자들의 임금 체불 시기는 2020. 5.경부터 시작된다는 점까지 고려하면 피고인은 2020년, 2021년경 체결하여 이행한 도급계약에 관하여 일을 한 근로자나 하수급대금 등을 지급하지 못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2022년 도급계약을 체결하였어도 그 도급대금을 해당 도급계약에 사용할 수는 없었던 상황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이전 도급계약에서 근로자의 임금과 하수급인의 하수급대금을 주지 않았다면 해당 도급계약에서 미수금이 문제될 여지가 크고 공사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다는 것 역시 쉽게 알 수 있다.

2)

원심에서 이미 지적한 바대로, 피고인은 적어도 2019년 말경에서 2020년 초경부터는 사실상 경제적인 자력이 한계에 이르렀던 것으로 보인다. 이미 첫 기망행위 당시에도 자력이 없었던 것이고, 이후 피고인의 경제적 상황이 더 좋아졌다고 볼 만한 사정은 확인되지 아니한다.

3)

피고인은 2019년에도 이 사건과 유사한 수법으로 공사대금을 미지급한 것 때문에 사기죄로 고소되어, 2020. 4. 2. 대전지방검찰청 공주지청으로부터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고, 2021. 4.경에도 하도급업체에 공사대금을 지급하지 못하여 사기죄로 벌금 500만 원을 선고받았다. 특히 피고인은 위 사건에서 공사대금을 지급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집주인으로부터 받은 대금을 다른 업자에게 먼저 지급하다 보니 해당 하도급업체는 우선순위가 밀렸다고 진술하였는데, 위와 같이 형사사건이 문제가 된다는 것을 인식하였음에도 특별한 대책없이 계속하여 같은 방식으로 공사를 진행한 것에 비추어 보면 공사대금 미지급 가능성을 인식하면서도 이를 어쩔 수 없다고 용인한 것으로 판단되다.

4)

피고인도 수사기관에서 "2021년도 중순부터 적자가 계속해서 났다. 도미노처럼 처음 의뢰받았던 현장을 마무리하려면 또 다른 자금이 필요한 다른 현장의 자금을 끌어 써야 되니까 공사가 지연되고 계속해서 공사가 잘 돌아가지 않았다.", "2021. 8.경 회사가 너무 어려워져서 공사대금을 지급하지 못하여 하청업체에서 트럭을 가지고 갔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피고인이 인정한 바와 같이 피고인은 도급인으로부터 공사대금을 받아 해당 공사현장에 사용하지 않고 이전 채무를 변제하는데 사용하였고, 심지어 피고인은 계약을 많이 체결하기 위해 시세보다 싼 가격에 공사 수주를 받았으므로, 피고인이 계약을 많이 체결할수록 적자가 더 많이 생겨 피해자가 계속 양산될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이러한 점에서 피고인이 각 인테리어 공사를 의뢰받아 사업을 계속 추진하는 것이 자신의 채무를 청산하고 채무 변제력을 갖게 되는 방법이라 생각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합리적인 경영판단이라고 볼 수 없고, 그저 만연히 그렇게 믿었을 뿐인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허위의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행위 등을 통해 피해자들을 현혹해 계속하여 무분별하게 도급계약을 체결하였고, 받은 공사대금 중 상당 부분을 자재대금이나 하도급금이 아닌 기존채무의 변제나 생활비로쓰고, 교제하던 연인에게 송금하기도 하였다.

5)

2023. 3.경 피고인이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P 주식회사는 파산신청을 하였고, 위 파산신청서에 의하면 당시 P 주식회사의 채무는 591,674,700원에 이르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파산신청 이후에도 계속해서 공사를 진행하였고, 파산신청 이후에 진행한 공사에 대해서도 대금을 지급하지 못하여 분쟁이 발생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피고인의 마지막 공사현장으로 추정되는 곳에서 피고인은 제대로 공사를 마무리하지 아니하고 잠적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6)

피고인이 CG 등과 한 통화 내용을 보면, "착수금을 받고 배째라고 했으면 개네(도급인)가 계약 파기한 거라서 사실 제가 돈을 빨리 물어줘야 할 의무는 없단 말이에요.", "3천만 원짜리 계약 하면 그 돈으로 1천만 원 쇼부봐서 한 30명 정도를 막으려고 했다.", "마지막으로 계약한 사람한테만 사기꾼 되면 된다.", "카드 값 정리하려면 한번은 사기를 더 쳐야 한다,", "피해자 한두 명 늘어난다고 달라지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인테리어 마지막으로 하나만 더 해서 (채무) 까고 싶다.", "고소 못하게 조금씩 주면서 풀어가야 하는데 나는 못 풀어서 이렇게 된 거다."라는 식의 대화를 나눈 것으로 보인다. 위와 같은 피고인의 발언은 피고인이 기존 채무금 변제를 갚기 위해서 도급계약을 체결하였을 뿐, 공사를 제대로 진행할 생각이 없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7)

한편 피고인은 도급인 피해자와 관련하여 몇몇 피해자에 대해서 공사를 완성하였다거나, 몇몇 피해자가 여러 사정(공정률이나 지연, 하자, 하수급인 계약 미이행 등)을 들어 대금 지급을 거절하여 완성을 못하였을 뿐이어서 편취의 범의가 없다고 주장하나, 위 주장은 사실로 확인되지 아니할 뿐 아니라,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이미 사기죄가 성립한 이후의 사정으로 편취의 범의를 인정함에 방해가 되지 아니한다. 도리어 대금을 받은 후 피고인이 제대로 공사를 이행할 생각 없이 적당히 공사를 하다 피해자의 요구나 불만제기, 하자에 대한 타 업체 선정 등을 탓하며 공사 중단을 정당화하려고 하는 것으로 보인다.

8)

또한 피고인은 하수급인 피해자와 관련하여 몇몇 피해자에 대해서도 공사 잔금을 받지 못하여 하수급대금을 주지 못하였다거나 정산 관련 분쟁이 있어 지급하지 못하였을 뿐이라고 주장하나, 위 주장도 사실로 확인되지 아니할 뿐 아니라,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그저 당시 피고인의 변제 자력이 없었다는 점을 드러낼 뿐이고, 이미 사기죄가 성립한 이후의 사정으로 편취의 범의를 인정함에 방해가 되지 아니한다.

3.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인은 2017년경 보험사기방지특별법위반죄 등으로 벌금형의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고, 2021. 1. 초순경 하도급업자에 대한 사기죄로 2022. 4. 12. 벌금형의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음에도 위 사기죄의 수사과정을 전후로 이 사건 범행들을 저지른 점, 피고인은 상당한 기간에 걸쳐 24명의 근로자에 대하여 합계 2,500만 원이 넘는 임금을 체불하고 28명의 하수급인 피해자들로부터 합계 1억 2,800만 원이 넘는 재산상 이익을 편취하였으며 25명의 도급인 피해자들로부터 합계 6억 7,400만 원이 넘는 공사대금을 편취한 것으로 그 피해자들의 수가 많고 피해규모가 커 죄질이 나쁜 점,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 중 2022고단364호 사건 및 2023고단72 사건 등에 관한 수사가 진행되고 기소까지 이루어져 재판을 받게 되었음에도 불구속 상태로 재판받게 된 것을 기회로 삼아 자신의 범행에 관한 죄의식을 느끼지 못한 채 계속하여 범행을 이어나가기까지 한 점, 이러한 피고인의 범행으로 인하여 피해를 입은 피해자들은 단순히 드러난 수준의 재산상 손해를 입게 된 것을 넘어서, 거주하고자 하는 집에 제때 들어가지 못하거나, 예정된 영업개시일에 영업을 개시하지 못하게 되거나, 일당을 받지 못하여 생활에 많은 어려움을 겪는 등 많은 정신적 고통을 겪게 된 점, 그럼에도 피고인은 피해자들로부터 편취한 공사대금 등을 단순히 다른 공사 현장의 비용에 이른바 '돌려막기' 하거나 사업상 발생한 개인채무를 변제한 것을 넘어서, 자신의 재력을 과시하며 교제하던 여성에게 약 2억 원을 송금하기도 한 점, 피고인이 당심에 이르러서도 여전히 사기죄를 부인하면서 반성하지 않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이 도급인 피해자들에 대해 일부 공사를 나름 진행하였거나 진행하려 했던 것으로 보이는 점, 하수급인 피해자들에 대해 일부 손해를 배상하여 피해자 BM, BK, CJ은 피고인에 대한 고소를 취하한 점, 당심에 이르러 도급인 피해자 H와 합의하였고, 하수급인 피해자 CS의 피해를 배상하여 주기도 한 점, 피고인이 과거 징역형의 집행유예 이상의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은 없는 점 등을 십분 감안하더라도 원심이 피고인에게 선고한 형이 지나치게 무겁다고 할 수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진웅(재판장) 박준범 강주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