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이 사건 신청을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채권자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기록 및 심문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소명된다.
당사자의 지위 등
채무자는 C공사로부터 분리된 5개 발전회사[D 주식회사, E 주식회사, F 주식회사, G 주식회사, H 주식회사(이하 회사 명칭 중 ‘주식회사’ 기재를 생략한다)]를 정사원으로 하여 설립된 사단법인으로, 발전회사 직원에 대한 교육훈련, 발전산업 관련 수탁교육 등 사업을 수행한다.
채권자는 1982년 C공사에 입사하였다가 E으로 전직하여 처장(1직급)으로 재직 중 채무자의 원장으로 선임되어 E에서 퇴직하고, 2022. 3. 1.부터 2025. 2. 28.까지를 임기로 하여 채무자의 원장으로 부임한 사람이다.
채권자와 채무자는 원장의 경영목표, 권한과 책임, 보수 등에 관하여 아래와 같은 내용의 ‘원장 경영계약’을 체결하였다(이하 ‘이 사건 경영계약’이라 한다).
성비위 및 직장 내 괴롭힘 고충신고에 따른 조사 경과
2023. 3. 8. 채무자에 계약직<1>으로 입사하여 원장부속실에서 채권자의 비서 역할을 수행하였던 직원(이하 ‘신고인’이라 한다)이, 2024. 2. 28. 채무자의 고충상담원에게, 2023년 3월부터 신고일 무렵까지 원장실 및 부속실, 원내 등에서 있었던 채권자의 ‘직장내 반복적인 성희롱 및 괴롭힘 행위’에 관한 고충신청서를 제출하였다(이하 ‘이 사건 고충신고’라 한다). 위 고충신청서에는 ‘골프를 알려주겠다며 경기장 및 사무실에서 불필요한 신체접촉을 함’을 비롯한 7개 항목의 성희롱 또는 괴롭힘 사례가 기재되어 있었고, 조사개시 후 신고인의 추가신고가 병합되어 신고 항목은 총 17개가 되었다.
채무자의 감사는 이 사건 고충신고가 접수된 사실을 채무자의 이사장에게 보고하고, 특별감사 절차를 개시하였다. 이에 따라 외부위원 2인이 2024. 3. 7.경부터 2024. 4. 2.경까지 신고인이 제기한 17개 성희롱 내지 괴롭힘 항목에 관한 조사를 실시하여 2024. 4. 8.자 조사보고서를 작성하였다. 변호사, 교수, 노무사 등 외부위원 5인으로 구성된 성희롱‧성폭력 심의위원회(이하 ‘심의위원회’라 한다)는 위 조사보고서를 토대로 2024. 4. 17. 심의위원회를 개최하여 채권자의 성비위 또는 괴롭힘이 인정되므로 중징계 이상을 권고한다는 내용의 의결을 하였고, 채무자의 감사는 2024. 4. 18. 아래와 같이 17개 항목의 성비위 또는 괴롭힘이 성립한다는 심의결과가 기재된 심의결과 통보서(소갑 제9호증)를 채권자에게 교부하였다(이하 아래 17개 항목의 내용을 ‘이 사건 비위행위’라 한다).
채무자의 감사팀은 2024. 4. 30. 이 사건 비위행위에 관하여 채권자에게 중징계를 조치하여 달라는 내용의 특정감사 결과보고서(소을 제22호증)을 작성하였고, 채무자의 감사는 2024. 5. 9. 채권자 해임을 요구하는 징계요구양정건의서(소을 제12호증)를 작성하였다.
채무자 이사회 및 사원총회의 채권자 해임 결의
채무자는 ‘인사위원회 위원장 I<2>’ 명의로 2024. 5. 7. 채권자에게 “귀하의「직장 내 성희롱 민원 및 B 특별감사」건에 대하여 제1차 인사위원회<3>에서 심의하니 다음과 같이 출석하시기 바랍니다. 2024. 5. 16. 14:00”이라고 기재한 출석통지서를 발송하였다.
채무자는 2024. 5. 16. 13:00경부터 ‘성희롱 민원 조사심의위원회 결과보고’, ‘B 특별감사 결과 보고’를 보고안건으로, ‘B 원장 징계의 결정’ 등을 의결 안건으로 하는 이사회를 개최하였다. 위 이사회에서는 감사의 조사심의위원회 결과 보고 및 징계양정요구, 채권자에 대한 질의 및 응답이 이루어진 후 ‘채무자 원장 징계의 결정(안)’이 가결되었다.
채무자는 같은 날 17:00경 사원총회를 개최하여 ’원장 징계의 결정‘을 가결하고(이하 ’이 사건 사원총회결의‘라 한다), 같은 날 채권자에게 아래와 같은 내용의 해임통보서(소갑 제10호증)를 발송하였다.
관련 고소 사건
피해자는 2024. 5. 31. 대전서부경찰서에 채권자의 강제추행 혐의에 관한 고소장을 제출하였다.
관련 규정
채무자의 정관 및 성희롱‧성폭력 예방지침(이하 ’이 사건 지침‘이라 한다) 중 이 사건과 관계 있는 주요 조항의 내용은 아래와 같다.
(생략)
신청이유의 요지
채권자는 이 사건 비위행위를 행한 사실이 없고, 설령 그러한 사실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는 이 사건 경영계약이 정한 해임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
채권자를 해임한 사원총회 안건은 ‘원장 징계의 결정(안)’이었으므로 그 결의에 앞서 적법한 징계 절차, 즉 ① 이 사건 지침에 따른 고충상담원의 조사 및 심의위원회 심의, ② 채무자의 징계양정요구지침에 따른 감사 또는 감사팀장의 징계양정 요구, ③ 징계심사위원회의 징계결의를 거쳐야 하나, 채무자는 그러한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
따라서 이 사건 사원총회결의는 해임 사유가 부존재하고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여 효력이 없으므로, 채권자는 사원총회결의 무효확인청구권을 피보전권리로 하여 채권자의 경력, 명예 등에 관한 돌이킬 수 없는 손해를 피하고자 신청취지와 같은 가처분을 구한다.
판단
기록 및 심문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을 종합하면, 채권자가 제출한 자료만으로는 이 사건 사원총회결의에 중대한 하자가 있어 무효이고 즉시 그 효력을 정지시킬 필요성이 있다는 점이 소명되지 아니하므로, 이 사건 신청은 피보전권리 및 보전의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는다.
외부조사위원 보고서(소을 제3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조사위원은 약 한 달 간 신고인, 채권자 및 다수의 참고인을 대상으로 대면 및 유선조사 등을 실시하고 관련 카카오톡메시지, 녹음파일, 업무메모 등 다양한 자료를 검토하는 등 다각적인 사실조사를 하였고, 그 과정에서 채권자의 진술 및 채권자 법률대리인의 의견서 등 자료 제출기회 또한 충분히 주어진 것으로 보이는바, 그러한 조사 과정이 불합리하다거나 편파적이었다고 볼 근거가 없다. 채권자가 신고인에 대하여 부적절한 신체접촉,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성적 언동 등을 하였는지 여부에 관해서는 관련 고소사건, 본안소송 등에서 충실한 증거조사를 통하여 신중한 판단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나, 위 조사보고서 기재 내용, 채권자와 신고인 사이의 2024. 2. 26.자 대화 녹취록(소을 제31, 32호증), 신고인이 작성한 자술서 및 첨부자료(소을 제29호증) 등에 의하면 현단계에서 이 사건 비위행위의 내용 중 전부 또는 상당부분이 허위라고 보기는 어렵다. 나. 남녀고용평등과 일ㆍ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남녀고용평등법’이라 한다) 제12조는 “사업주, 상급자 또는 근로자는 직장 내 성희롱을 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정하여 직장 내 성희롱을 금지하고 있고, 같은 법 제2조 제2호는 ‘직장 내 성희롱’을 “사업주ㆍ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직장 내의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와 관련하여 다른 근로자에게 성적 언동 등으로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끼게 하거나 성적 언동 또는 그 밖의 요구 등에 따르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로 근로조건 및 고용에서 불이익을 주는 것”으로 정의하고 있고, 같은 법 시행규칙 제2조 [별표 1]은 “성희롱 여부를 판단하는 때에는 피해자의 주관적 사정을 고려하되, 사회통념상 합리적인 사람이 피해자의 입장이라면 문제가 되는 행동에 대하여 어떻게 판단하고 대응하였을 것인가를 함께 고려하여야 하며, 결과적으로 위협적ㆍ적대적인 고용환경을 형성하여 업무능률을 떨어뜨리게 되는지를 검토하여야 한다.”라고 정하고 있다. ‘성적 언동’이란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 또는 남성이나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행위로서,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를 뜻한다.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와 상황, 행위에 대한 상대방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인 반응의 내용, 행위의 내용과 정도, 행위가 일회적 또는 단기간의 것인지 아니면 계속적인 것인지 등 구체적인 사정을 참작하여 볼 때 성적 언동 등으로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다고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21. 9. 16. 선고 2021다219529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경영계약 제18조 제1항 제2호는 ‘법령이나 정관을 위반하는 행위를 하거나, 원장으로서의 직무수행에 현저한 지장이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를 해임사유로 정하고 있는데, 채권자는 이 사건 비위행위가 법령 또는 정관 위반에 해당하지 아니하고, 위 해임사유 중 ‘직무수행에 현저한 지장이 있는 경우’란 직무를 제대로 수행할 수 없는 객관적·물리적 상황 즉, 중대한 건강상 문제, 능력 결핍 내지 상실, 형사처벌에 따른 수감 등을 가리키는 것으로서, 이 사건 비위행위가 사실이라 하더라도 이는 직장 내물의 정도에 불과하여 위 조항이 정한 해임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사건 비위행위는 남녀고용평등법 제12조가 금지하는 직장 내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가 상당하고 위 해임사유 조항은 ‘법령위반’과 관련하여 위반 대상 법령을 제한하고 있지 아니하므로 채권자에 대하여 위 조항이 정한 해임사유인 ‘법령위반’이 인정될 수 있다. 나아가 채권자는 이 사건 지침 제8조에 따라 성희롱·성폭력방지를 위한 제반조치를 강구하고 시행할 책무를 부담하는데 이 사건 비위행위는 위 책무에 정면으로 반하므로 ‘직무수행에 현저한 지장’이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따라서 이 부분 채권자의 주장은 이유 없다.
절차상 위법에 관하여 살피건대, ① 이 사건 경영계약 제18조는 원장의 해임은 이사회 의결을 거쳐 사원총회 결의에 의하고 사전에 원장에게 의견 진술의 기회를 주어야 한다고 정하고 있는데, 채권자는 채무자의 2024. 5. 16.자 이사회<4>에 출석하여 의견 진술을 한 점, ② 채권자가 제출한 자료만으로는 위 조항 이외에 달리 채무자가 원장 해임과 관련하여 거쳐야 하는 사전절차에 관한 약정, 내규 등이 존재함이 소명되지 아니하는 점, ③ 이 사건 지침 제14, 15조는 직원의 성희롱 등 고충신고에 대하여 원장을 위원장으로 하고 원장이 지명한 2인의 위원을 포함하는 6인의 위원으로 구성된 심의위원회가 성희롱·성폭력에 대한 판단 등에 관한 심의를 할 것을 규정하고 있는바, 원장이 가해자로 지목된 이 사건 고충신고에 대하여는 위 조항에 따라 구성된 심의위원회가 심의를 담당할 수 없음이 자명하고, 채권자의 지위, 채무자 또는 채무자의 사원인 발전회사 임직원들과 채권자의 관계 등을 고려하면, 공정한 심의를 위하여 외부인으로 심의위원회를 구성하는 것이 부당하다고 보이지 아니한 점, ④ 이 사건 사원총회 및 이사회 결의의 안건명이 ‘원장 징계의 결정’이었고, 2024. 5. 16.자 이사회 회의 결과서(소을 제15호증의 1)와 더불어 위 이사회와 일시장소가 중복되고 인적 구성이 동일한 인사위원회의 ‘직장 내 성희롱 민원 관련 징계처분의 건’에 관한 회의록(소을 제14호증)이 작성되는 등 일응 징계절차로 보이는 외관이 있기는 하였으나, 이는 원장해임 절차에 관한 내규 등이 부존재하는 상황에서 채무자가 인사관리규정<5>(소을 제24호증) 및 감사 징계양정요구지침(소을 제25호증) 등이 정한 인사 및 징계 절차에 준하여 절차를 진행함에 따라 생긴 사정으로 보일 뿐, 이러한 사정으로 인하여 이 사건 경영계약에 따라 채권자를 해임하는 데에 요구되는 요건이나 절차가 달라진다거나 채권자에게 절차상 불이익이 초래되었다고 할 수는 없다.
채권자가 주장하는 불이익은 이 사건 사원총회결의의 무효확인, 손해배상 등을 구하는 본안소송 결과에 따라 어느정도 회복될 수 있다고 보이는 반면, 이 사건 사원총회결의의 효력을 정지하는 경우 채무자의 경영활동 및 내부질서 등에 상당한 혼란이 초래될 수 있음을 고려하면, 본안소송에서 충분한 주장·증명을 통하여 이 사건 사원총회결의의 효력을 판단하기 전에 가처분으로 그 효력 정지를 구할 급박한 보전의 필요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결론
이 사건 신청은 이유 없으므로 기각한다.
2024. 8. 23.
판사 강길연(재판장) 정희진 임동환
각주1) 입사 당시 계약기간은 1년이었고, 2024. 2.경 재계약되었다.
각주2) 채무자의 이사장이다.
각주3) 임원의 인사에 관한 사항임을 고려하여 채무자의 이사장이 위원장이 되고, 채무자의 이사 4인이 위원으로 임명되었다.
각주4) 앞서 본 바와 같이 2024. 5. 7. 채권자에게 인사위원장 명의로 2024. 5. 16.자 인사위원회에 출석하라는 내용의 출석통지가 이루어지기는 하였으나, 채권자는 위 일자에 인사위원회가 아니라 이사회에 출석하여 진술한 것이라고 주장한다(2024. 7. 9.자 준비서면).
각주5) 한편 채무자의 인사관리규정은 채무자 직원(간부직원, 일반직원)의 채용, 보직, 이동, 승진, 승급 등 인사에 관한 기준과 절차를 정하기 위해 제정된 것으로(제1조), 채무자 인사위원회와 징계위원회 모두 ‘원장 또는 원장이 임명하는 자’를 위원장으로 규정하고 있는바(제21조), 원장인 채권자는 인사관리규정의 적용대상이라 할 수 없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