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중앙노동위원회가 2025. 3. 17.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C 부당보직해임 구제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당사자 등의 지위
원고는 2012년경 광주 D복지관(이하 '복지관'이라 한다)에 입사하여 2020. 7. 10.부터 부장으로 근무한 사람이고,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광주 E와복지관에 관한 사무위탁계약을 체결하고 2023. 1. 1.부터 복지관을 위탁운영해 온 학교법인이다.
이 사건 보직해임
참가인은 복지관 경로식당의 식재료 납품내역서를 검토한 결과 납품업체가 납품계약서에 포함되지 않은 품목을 납품하거나 납품계약서에서 정한 품목 단가보다 높은 가격에 납품한 정황을 발견하고, 2024. 7. 18. 원고를 포함한 근로자 3명 등을 지방자치단체보조금관리에관한법률위반 혐의로 고발하였다(이하 '관련 형사사건'이라 한다).2) 이후 참가인은 회계법인에 복지관의 2024. 1.부터 2024. 5.까지 식재료 거래내역에 대한 검토를 의뢰하였고, 위 회계법인은 2024. 8. 11. '위 기간 중의 총 거래금액은 약 8천만 원이고, 납품계약서에 포함되지 않은 품목의 거래액은 약 5천만 원, 남품계약서에 포함된 품목의 거래액은 약 3천만 원인데 그중 납품계약서상의 단가에 따른 거래금액과 실제 거래금액의 차액은 약 1천만 원이다'라는 내용의 검토보고서를 회신하였다(참가인은 회계법인의 검토 방법을 토대로 복지관의 2020. 1.부터 2023. 12.까지 의 식자재 납품 거래내역에 대해 자체 조사하였고, 위 기간 중의 거래금액 약 13억 원중 약 9억 2천만 원이 부정하게 집행된 것으로 보았다).
참가인은 2024. 8. 22. "원고는 2020. 7. 10.부터 부장으로서 수년간 복지관 실무 총괄책임자를 맡아 왔고, 경로식당 주 · 부식 구입 품의서 및 지출결의서 결재라인의 차상 감독자로서, 재정의 투명성과 명확성을 확보하고 공정성을 기하여야 하는 지방자치단체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에 의하여 시행된 조달청 전자정보시스템(나라장터) 입찰에 의한 경로식당 식자재 납품을 전자입찰 계약 내역서와 납품 명세서의 품목과 단가가 상이한 단순한 업무파악도 제대로 못하여 수년간 반복하여 복지관에 막대한 손해를 끼쳤으므로 부장으로서 그 과실이 엄중하다"는 이유로 인사위원회에 징계의결을 요청하였고, 인사위원회는 2024. 9. 11. 회의를 개최하여 아래와 같이 의결하였다.
참가인은 인사위원회의 의결에 따라 2024. 9. 13. 원고에게 징계(인사)처분통지서(을가 제7-2호증)로 "처분내용: ① 수사 중인 사건으로 징계절차를 보류하고 공소제기 여부가 결정될 때 다시 의결하기로 한다, ② 2024. 9. 13.자로 현 부장의 보직을 해임하고 다시 업무분장하기로 한다"를 통지하였다. 그리고 참고인은 같은 날 복지관의 조직을 기존 '1부 3팀'에서 부를 없애고 '4팀'으로 변경하면서 원고의 보직을 기존의 '부장'에서 4팀 중 하나인 '지역복지팀 팀장'으로 변경하였다(이하 원고를 부장의 보직에서 해임하고, 팀장으로 보직을 변경한 일련의 인사명령을 통틀어 '이 사건 보직해임'이라 한다).
이 사건 초심 및 재심판정
원고는 이 사건 보직해임은 부당하다고 주장하며 전남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고, 전남지방노동위원회는 2024. 11. 6. '이 사건 보직해임은 이 사건 사용자(참가인)에게 직장질서의 유지 및 회복을 위해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되고, 생활상 불이익이 이 사건 근로자(원고)가 통상 감내해야 할 정도를 현저하게 벗어난 것이라고 보기 어려우며, 이 사건 회사의 내부규정에 인사명령 시 사전협의절차 또는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의무규정이 없으므로, 인사상 재량권 범위 내에서 행해진 정당한 인사명령이라고 판단된다'고 보아 구제신청을 기각하였다(이하 '이 사건 초심판정'이라 한다).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재심신청을 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5. 3. 17. 이 사건 초심판정과 같은 이유로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3호증, 을가 제1, 2, 3, 7, 8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관계 규정
별지 기재와 같다.
이 사건 초심 및 재심판정의 심판대상
노동위원회 구제절차는 근로자가 관할 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함으로써 개시되고, 그 심사의 대상은 구제신청의 대상이 된 징계 등 근로관계에서의 각종 불이익처분에 한정된다. 노동위원회규칙에 의하면 사용자로부터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 · 휴직 · 정직 · 전직 · 감봉 기타 징벌을 당한 근로자가 지방노동위원회에 그 구제를 신청하기 위하여 제출하는 구제신청서에는 '정당한 이유가 없는 해고 등을 구성하는 구체적인 사실'과 '청구할 구제의 내용' 등을 기재하도록 되어 있으나, '청구할 구제의 내용'은 민사소송의 청구취지처럼 엄격하게 해석할 것은 아니고 신청의 전취지로 보아 어떠한 구제를 구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을 정도면 되는 것으로서, 노동위원회는 재량에 의하여 신청하고 있는 구체적 사실에 대응하여 적절 · 타당하다고 인정하는 구제를 명할 수 있는 것이므로, 구제신청서에 구제의 내용이 구체적으로 특정되어 있지 않다고 하더라도 해당 법규에 정하여진 정당한 이유가 없는 해고 · 휴직 · 정직 · 전직 · 감봉 기타 징벌 등을 구성하는 구체적인 사실을 주장하고 있다면 그에 대한 구제도 신청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대법원 1999. 5. 11. 선고 98두9233 판결 등 참조).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의 구제신청에 따라 이 사건 초심 및 재심판정의 심판대상은 '참가인이 원고를 부장의 보직에서 해임하고 팀장으로 보직을 변경한 일련의 처분'으로서의 의미를 가지는 이 사건 보직해임이었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이 법원에서도 위와 같은 의미의 이 사건 보직해임에 대하여 판단하기로 한다.
원고는 2024. 9. 13. 전남지방노동위원회에 구체신청을 할 당시 신청취지에 '참가인이 2024. 9. 13. 원고에게 행한 보직해임은 부당보직해임임을 인정한다.'고 기재하였을 뿐만 아니라, '참가인이 원고에 행한 보직해임을 취소하고 즉시 원직에 복직시키며 보직해임이 없어서 정상적으로 근무하였다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상당액을 지급하라.'고도 기재하였는바, 이러한 신청취지의 기재에 비추어 볼 때 원고는 참가인이 원고를 부장의 보직에서 해임한 부분을 다투는 것에서 나아가 원고를 부장에서 팀장으로 보직변경함으로써 임금이 감액된 부분 역시 부당하다고 다툰 취지로 해석된다.
참가인은 2024. 9. 13. 원고를 부장의 보직에서 해임함과 동시에 조직을 개편하여 부장의 직위를 없애고 원고를 팀장으로 보직변경하였는데, 이와 같은 인사권 행사의 내용과 경위에 비추어 볼 때 참가인이 원고에게 행한 인사명령의 실질은 일련의 인사권 행사 과정에서 이루어진 하나의 전보명령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원고는 초심 및 재심 절차에서 '보직해임 전에 부장의 직위를 가지고 있었으나 보직해임 이후에 팀장으로 강등되어 불이익한 처분을 받았다'고 주장하였고, 피고 역시'복지관의 조직관리 규정 제5조에 따르면 시설장의 별도 지시에 의해서 근로자의 보직이나 직위를 바꿀 수 있도록 되어 있다'고 주장하며 참가인이 원고를 부장에서 팀장으로 보직변경한 것이 부당하지 않다는 취지로 다투었다.
이 사건 초심 및 재심판정에서도 '이 사건 보직해임으로 인해 부장에서 팀장으로 직위가 변경되었고 기본급의 차액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된다', '이 사건 보직해임으로 인해 이 사건 회사의 조직을 1부 3팀에서 4팀으로 변경하면서 원고에게 부장의 직위를 부여할 수 없음에 따라 팀장의 직위를 부여하였고 이에 원고에게 팀장의 호봉 체계를 적용하게 된 사항이라고 볼 수 있다'고 설시하는 등 원고를 부장에서 팀장으로 전보한 조치가 부당한지 여부에 대하여 판단하였다.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
원고의 주장
이 사건 보직해임은 그 실질이 징계처분에 해당하므로 참가인은 적법한 징계절차를 거쳤어야 한다. 그럼에도 이 사건 재심판정에서는 이 사건 보직해임을 징계가 아닌 인사명령의 하나라고 보고 징계절차의 위법성에 대한 판단을 누락하였는바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설령 이 사건 보직해임을 징계가 아니라 인사권자의 재량에 따른 인사권 행사에 해당한다고 보더라도, 이 사건 재심판정은 복지관에서 부장의 직책을 없애고 원고를 팀장으로 전보하는 인사명령을 할 업무상 필요성이 있었는지, 그로 인하여 원고에게 발생한 생활상 불이익이 과중한지 등에 대하여 잘못 판단하여 위법하다.
관련 법리
대기발령 등과 같이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처분이라도 취업규칙이나 인사관리규정 등에 징계처분의 하나로 규정되어 있지 않다면, 이는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고유권한에 속하는 인사명령의 범주에 속하는 것이라고 보아야 하고, 인사명령에 대하여는 업무상 필요한 범위 안에서 사용자에게 상당한 재량을 인정하여야 한다. 따라서 위와 같은 처분은 그것이 근로기준법에 위반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한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무효라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18. 12. 27. 선고 2016두51443 판결 등 참조).
근로자에 대한 인사명령은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내에서 사용자는 상당한 재량을 가지며 그것이 근로기준법 등에 위반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무효가 아니고, 인사명령이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하는지 여부는 인사명령을 할 업무상 필요성과 그에 따라 근로자에게 끼칠 생활상의 불이익을 비교 · 교량하고 근로자 측과 협의 등 인사명령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는지 여부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09. 3. 26. 선고 2007다54498, 54504 판결 등 참조).
판단
이 사건 보직해임이 징계에 해당하는지
원고는 이 사건 보직해임이 실질적으로 징계처분에 해당함에도 참가인이 이 사건 보직해임을 명하는 과정에서 원고에게 소명할 기회를 제공하는 등 징계에 필요한 절차를 준수하지 않아 위법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근로관계에서 '징계'란 사용자가 근로자의 과거 비위행위에 대하여 기업질서 유지를 목적으로 하는 징벌적 제재를 말하는 것으로, 사용자의 인사명령을 통해 근로자에게 생활상 불이익이 발생하더라도 이는 징계와 개념상 구별되는 것이다. 이 사건 징계(인사)처분통지서에는 "처분내용: 수사 중인 사건으로 징계절차를 보류하고 공소제기 여부가 결정될 때 다시 의결하기로 한다"라고 되어 있어 원고에 대한 징계의결을 보류한다는 점을 명시하였고, 참가인의 인사관리 규정에는 징계의 종류로 파면, 정직, 감봉, 견책만을 규정하고 있을 뿐 보직해임이나 전보 등은 징계의 종류로 규정하고 있지 않으며, 이 사건 보직해임은 원고에 대한 수사절차가 진행됨에 따라 수사결과가 나올 때까지 부장의 직책을 맡는 것이 현실적으로 곤란한 사정을 고려하여 이루어진 징계처분 이전의 잠정적인 처분으로서 나중에 인사관리 규정 제69조에 따른 징계위원회의 징계의결을 거쳐서 할 징계와는 구분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 사건 보직해임이 징계에 해당함을 전제로 한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이 사건 보직해임이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서 이루어졌는지
앞서 인정한 사실, 앞서 든 증거들, 갑 제4, 5, 7호증, 을가 제5호증의 각 기재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보직해임은 그 업무상 필요성에 비해 원고에게 발생하는 생활상 불이익의 정도가 지나치게 과중하므로, 참가인의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서 이루어진 인사명령이라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보직해임이 정당하다고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먼저 참가인이 원고를 부장의 보직에서 해임한 부분에 대하여 살펴본다. 이 사건 보직해임 당시 참가인이 원고를 지방자치단체보조금관리에관한법률위반 혐의로 고발한 사건에 대한 수사가 진행 중이었던 점, 당시 복지관 조직은 1개 부 산하 3팀으로 되어 있어(부장 1명, 팀장 3명) 부장의 보직을 맡고 있는 사람은 원고 1명뿐이었는데, 부장은 복지관 업무를 총괄하는 보직으로서 보조금 집행의 관리 · 감독 책임자로서의 직무 역시 수행해야 하는 점 등을 고려하면, 참가인이 원고에게 부장의 직무를 계속 맡기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보아 원고를 부장의 보직에서 해임한 것은 어느 정도 업무상 필요성이 있었다고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참가인은 원고를 부장의 보직에서 해임한 것에서 나아가 그와 동시에 아래와 같이 복지관의 조직 내에서 부장의 직위 자체를 없애고 원고의 보직을 팀장으로 변경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보직해임이 참가인의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서 행사된 것인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참가인이 복지관의 조직을 기존의 1부 3팀에서 부를 없애고 4팀의 구조로 변경할 필요가 있었는지, 원고를 부장에서 팀장으로 직위를 낮추어 전보할 필요가 있었는지를 함께 고려하여야 한다.
그런데 참가인은 2024. 9. 13.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보직해임을 함과 동시에 같은 날 위와 같이 기존의 부장 직제를 없애는 조직변경을 하여 원고를 부장에서 팀장으로 변경하였는바, 이에 의하면 원고에 대한 이 사건 보직해임 때문에 조직변경을 단행한 것으로 보이고, 달리 피고 및 참가인이 제출한 증거나 주장에 의하더라도 이 사건 이전에 참가인이 복지관의 조직을 변경하려고 한 적이 있었다거나 이 사건 당시 조직을 변경하였어야만 할 업무상 필요가 있었다고 인정할 만한 내용은 전혀 확인되지 않는다. 피고와 참가인이 주장하는 업무상 필요에 관한 사정들 즉, 원고에 대한 수사가 진행 중이었다는 점, 원고가 계속하여 부장의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았다는 점, 회계법인의 검토보고서에 따르면 복지관 식자재 납품업체와의 거래에서 상당한 금액이 부정 집행되었다고 의심된다는 점 등은 모두 원고를 부장의 직무에서 배제할 필요가 있었다는 주장에 관한 것일 뿐이다.
참가인의 인사관리 규정 제33조(직위해제)에서는 '형사사건으로 기소되어있는 자,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거나 현저히 시설의 이익에 반한 행위를 한 자, 소속 직원에 대한 감독능력이 극히 부족하다고 인정되는 자' 등에 대하여 그 직위를 부여하지않을 수 있고(제1항), 직위해제의 사유가 소멸되면 지체 없이 직위를 부여하여야 하며(제2항), 직위해제된 사람에게는 3개월의 범위에서 대기를 명하도록 정하고 있는바(제3항), 참가인으로서는 위 규정에서 정한 바에 따라 직위해제 및 대기발령 등의 조치를 하였어야 할 것인데, 원고를 부장의 보직에서 해임하며 대기발령을 명하지 않고 팀장으로 전보하였으며, 원고를 고발한 사건에서 경찰의 불송치 결정이 나온 후에도 원고를 부장으로 복직시키지 않았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보직해임을 해야 할 업무상 필요성이 크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반면, 원고는 이 사건 보직해임으로 인하여 부장에서 팀장으로 직위가 변경되었고 그에 따라 기본급이 약 390만 원에서 약 320만 원으로 감액되었다. 이 사건 보직해임의 결과 원고에게는 사실상 강등 또는 감봉에 준하는 불이익이 발생하였고 관련 형사사건의 수사결과가 나온 이후로도 위와 같은 불이익이 계속되고 있는바, 이러한 불이익은 근로자가 통상적으로 수인할 수 있는 범위 내라고 보기 어렵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인용한다.
판사 김양규(재판장) 조길상 서성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