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고등법원판결

부산고등법원 2004. 9. 1. 선고 2003나17378 판결

주문

1.

채무자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채무자가 부담한다.

신청취지 및 항소취지

1.

채권자의 신청취지

채권자와 채무자 사이의 창원지방법원 진주지원 2003카합56호 업무방해금지 등 가처분신청 사건에 관하여 위 법원이 2003. 7. 8.에 한 가처분 결정은 이를 인가한다.

2.

채무자의 신청취지 및 항소취지

제1심 판결을 취소한다. 위 가처분결정을 취소하고, 채권자의 가처분신청을 기각한다.

이유

1.

사실관계

다음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소갑 제2, 4, 27, 28호증의 각 1, 2, 소갑 제5호증의 5, 소갑 제7호증의 3, 4, 소갑 제1, 10 내지 15, 21, 25, 26, 45, 47호증, 소갑 제16호증의 8, 소갑 제38호증의 3, 소갑 제46호증의 1, 2, 소을 제4, 6, 7, 9, 11, 18호증, 소을 제25호증의 1 내지 9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거나, 기록상 명백하며, 달리 반증이 없다.

가.

채권자는 농업생산증진과 조합원들의 복지후생사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조합이고, 신청외 전국농협노동조합 경남본부분회(이하 분회라 한다)는 채무자를 포함한 82명이 조합원으로 가입되어 있다.

나.

채권자 조합은 본점과 그 산하 10개의 지점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본점은 조합장을 정점으로 하여 그 아래 1명의 전무가 조합업무 전반을 총괄하고, 그 아래 3명의 상무가 기획, 신용, 경제 등 3개 분야로 분할된 조합업무를 해당 분야별로 총괄하며, 상무 밑에 2 내지 3개의 과가 있어 과장 또는 차장이 소속 과의 업무를 총괄하고 있고, 과장 혹은 차장 밑에는 대리 또는 계장이 있다. 채권자 조합의 지점(支店)의 경우, 직책이 상무인 지점장을 정점으로 하여 그 아래 1명의 과장이 있고, 과장 아래에 여러 명의 대리 또는 계장이 있다.

다.

채권자 조합의 일반직 직급은 1급에서 6급까지 있는데 1, 2급은 전무 내지 상무, 3급은 전무 내지 과장, 4급은 상무 내지 과장, 5급은 대리 내지 계장, 6급은 주임의 직책을 맡도록 되어 있다.

라.

채권자 조합에서는 상무 이상의 직책을 간부직으로 분류하고(인사규정 제76조), 4 급 이상의 직원은 하급 직원이 직무권한을 적절히 행사하지 못할 경우 감독상의 책임을 지며 필요한 경우 그 직원의 직무권한을 중지 또는 제한할 수 있다(직무범위규정 제7조).

마.

전무 또는 지점장, 지소장 등의 직책을 맡고 있는 상무는 필요한 경우 조합장의 결재를 얻어 자신의 감독하에 있는 상무 또는 과장에게 직무권한의 일부를 위임할 수 있고(직무범위규정 제6조), 4급 과장은 부하 직원인 5급 일반직 직원의 3차에 걸친 근무성적평정에서 1차 평정자가 되는바, 3차에 걸친 근무성적평정은 단순 합산되어 서열명부가 작성된다(종합인사고과준칙 제17조, 제18조).

바.

채권자 조합은 직원 채용, 표창, 징계, 변상판정 기타 인사에 관한 중요 사항을 의결하는 인사위원회를 두고 있는데, 인사위원회는 조합장, 상임이사(또는 전무, 상무), 비상임이사 4인, 4급 이상의 직원 중 조합장이 지명하는 3인 이내의 직원 등 9인 이내의 위원으로 구성하도록 되어 있다(인사규정 제92조, 제93조).

사.

채무자는 4급 과장으로서 채권자 조합 지점에서 지점장의 지휘하에 기획, 총무(인사, 급여, 근태관리), 일일감사, 채권관리, 시설물관리, 안전관리 등 업무전반을 담 당하면서 대리 4명, 계약직 1명을 통할하다가, 채권자 조합의 본점 총무과를 거쳐 2004. 2. 13.자로 채권자 조합 지점으로 발령받아 위 지점에서와 같은 업무를 하면서, 대리 3명과 계약직 1명을 통할하고 있다. 채권자 조합의 지점의 경우, 계약직 사원의 근무성적평정은 직상급 책임자인 과장이 1차로, 차상급 책임장인 지점장이 2차로 하되, 1차 평정과 2차 평정은 각각 독립하여 한 후, 그 평균점수를 최종 평점점수로 삼는다. 채권자 조합의 계약직운영규정에 의하면, 위 근무성적평정에 가산평정을합한 고과성적평정이 70점 미만인 계약직 직원은 재계약을 할 수 없도록 되어 있고, 위 근무성적평정결과는 계약직 직원의 연봉액 조정의 기준으로서의 의미도 가진다.

아.

채권자와 분회 사이에 2002. 6. 11. 체결된 2002년도 단체협약에서는 분회에 가입할 수 있는 조합원의 범위에 관한 규정이 없었고, 분회가 소속되어 있는 전국농업협동조합노동조합 규약 제6조에 의하면, 농업협동조합에 근무하는 모든 노동자는 노동조합에 가입할 수 있되,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 제2조에 의하여 '사용자로 정의된 자'는 제외하도록 되어 있다.

자.

채권자와 분회는 2003. 6. 10. 기한이 만료되는 2002년도 단체협약을 갱신하기 위하여 2003. 5. 19.부터 교섭을 실시하였으나 결렬되었고, 이에 분회는 2003. 6. 7. 경남지방노동위원회에 조정신청을 하고, 2003. 6.23. 00:00경부터 파업을 하기로 결정하였으며, 이에 따라 채무자는 분회 소속 노동조합원으로서 직장을 이탈하여 업무집행을 거부하면서 분회 조합원들의 파업에 가담하였다.

차.

채권자는 창원지방법원 진주지원 2003카합56호로, 채무자의 노동조합활동으로 인하여 업무를 방해당하고 있다면서 그 방해배제청구권을 피보전권리로 하여 채무자의 노동조합원으로서의 활동금지를 구하는 가처분 신청을 하고, 위 법원은 2003. 7. 8. 채권자의 신청을 받아들여 채무자는 분회의 노동조합원으로서 활동을 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내용의 이 사건 가처분결정을 하였다.

카.

분회의 쟁의행위는 2003. 7. 31. 노사합의로 2003년도 단체협약이 체결됨으로써 종결된 바 있는데, 2003년도 단체협약 제6조에서 비조합원의 범위를 신설하였으나, 그 내용은 '법률에 따른다'고만 되어 있다. 위 단체협약의 체결에 따라 채무자를 비롯한 분회 노동조합원들은 2003. 8. 4.부터 업무에 정상적으로 복귀하였으나, 2003. 11. 4.에 이르러 임금협상문제로 다시 부분파업을 시작하였고, 2003. 12. 29.부터는 전면파업에 이르렀다.

2.

채권자의 주장

채무자는 항상 사용자의 이익을 대표하여 행동하는 자로서 노동조합원이 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분회의 조합원으로 가입하여 조합활동을 하면서 파업에 가담하는 등 채권자의 업무를 방해하고 있고, 위와 같은 업무방해 행위가 계속되는 경우 채권자는 회복할 수 없는 손해를 입을 우려가 있다.

3.

판단

가.

피보전권리에 관하여

(1)

노동조합이 그 구성원으로 삼는 조합원의 범위는 당해 노동조합의 규약이나 단체협약으로서 정하여지는 것인바(대법원 2004. 1. 29. 선고 2001다5142 판결 참조), 분회가 소속된 전국농업협동조합노동조합 규약 및 채권자와 분회 사이의 2003년도 단체협약에 의하면, 그 조합원의 범위에 관하여 노동조합법 제2조에 따르기로 하고 있으므로(위 2003년도 단체협약상의 '법률'은 노동조합법 제2조를 말하는 것으로 보여진다), 아래에서는 노동조합법 제2조에 따라 채무자가 분회의 조합원이 될 수 있는지에 관하여 살핀다.

(2)

노동조합법 상 "노동조합"이라 함은 근로자가 주체가 되어 자주적으로 단결하여 근로조건의 유지·개선 기타 근로자의 경제적·사회적 지위의 향상을 도모함을 목적으로 조직하는 단체 또는 그 연합단체를 말한다. 다만, "사용자 또는 항상 그의 이익을 대표하여 행동하는 자의 참가를 허용하는 경우"에는 노동조합으로 보지 아니한다. "사용자"라고 함은 사업주, 사업의 경영담당자 또는 그 사업의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동하는 자를 말한다(노동조합법 제2조 제2호, 제4호 가.목).

위 노동조합법이 규정하는 "사용자의 이익을 대표하여 행동하는 자" 또는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동하는 자"라 함은 근로자의 인사, 급여, 후생, 노무관리 등 근로조건의 결정 또는 업무상의 명령이나 지휘감독을 하는 등의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 내지 사용자로부터 일정한 권한과 책임을 부여받은 자를 뜻하는 것이다(대법원 1989. 11. 14. 선고 88누6924 판결, 1998. 5. 22. 선고 97누8076 판결 등 참조).

(3)

위와 같은 노동조합법의 규정은 사용자의 이익에 봉사하는 자가 노동조합에 가입하여 노동조합의 운영에 지배·개입하는 행위를 방지함으로써 노동조합의 자주성을 보호하고자 하는 의미 외에, 사용자의 노무관련 기밀에 관한 사항이 노동조합에 누설됨을 방지하여 노사교섭력의 균형을 기하고자 하는 의미도 포함되어 있다 할 것이다. 채권자와 같은 지역농업협동조합은 그 지역 내 농업인의 출자로 설립되는 것으로서, 조합원의 농업생산성을 제고하고, 조합원이 생산한 농산물의 판로확대 및 유통원활화를 도모하며, 조합원이 필요로 하는 기술, 자금 및 정보 등을 제공함으로써 조합원의 경제적·사회적·문화적 지위향상을 증대함을 목적으로 하는 것인바(농업협동조합법 제13조, 제19조, 제21조 참조), 위와 같이 공공적 성격을 가지는 채권자의 노동조합인 분회의 경우 그 실제적인 사용자는 지역 내 농업인들이고, 그들은 분회와의 단체교섭의 직접 상대방이 아니라는 점에서, 채권자와 분회 간의 노사교섭력의 균형이라는 측면은 더욱 중요시 될 수밖에 없다.

(4)

이 사건으로 돌아와 보건대, 채무자는, 일반직 4급으로 현재의 직책은 과장이나 채권자 조합에서 간부직으로 분류되는 상무의 직책을 맡을 수 있는 점, 부하 직원에대하여 일반적 감독권, 직무권한을 정지, 제한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독립적인 근무성적평정권이 있으며, 인사위원회의 위원으로 지명받아 인사에 관한 중요한 사항을 의결할 수 있는 점 및 위에서 본 바와 같은 채무자의 일반 직무 내용 등에 비추어 볼 때, 채무자는 근로자의 인사, 급여, 후생, 노무관리 등 근로조건의 결정 또는 업무상의 명령이나 지휘감독을 하는 등의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 내지 사용자로부터 일정한 권한과 책임을 부여받은 자로서 노동조합법 제2조가 규정하는 "사용자의 이익을 대표하여 행동하는 자" 또는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동하는 자"에 해당하여 분회의 노동조합원으로 가입할 수 없다 할 것이고, 분회의 노동조합원이 될 수 없는 채무자의 노동조합활동은 채권자의 업무를 방해하는 것이 될 것이며, 채권자로서는 그 방해배제를 청구할 권리를 가지는 것이므로 이 사건 가처분 신청은 그 피보전권리가 인정된다.

나.

보전의 필요성에 대하여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채무자는 2003. 6. 23.부터 시작된 분회의 파업에 참가한 바 있고, 그 이후 2003. 11. 4.부터 다시 발생한 분회의 파업이 종료되었다는 점을 인정할 만한 아무런 자료가 없는 이 사건에 있어서, 채무자가 분회의 노동조합원으로 계속 활동하는 경우 그로 인하여 채권자는 중대한 업무방해를 받게 되고, 위와 같은 채권자의 공공적 성격에 비추어 분회의 쟁의행위 등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은 채권자의 조합원인 일반 농민들의 부담으로 전가된다) 위 업무방해로 인한 손해는 회복될 수 없는 것이 될 것이므로 가처분으로 이를 금지할 보전의 필요성도 인정된다.

4.

결론

그렇다면, 채권자의 채무자에 대한 이 사건 가처분신청은 이유 있으므로 위 가처분결정은 인가되어야 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정당하므로 채무자의 항소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심상철(재판장) 고영태 이한석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