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고등법원판결

부산고등법원 2006. 7. 5. 선고 2006나2094 판결

주문

1.

원고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다음 사실은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호증의 1 내지 11, 갑 제2호증의 1, 2, 을 제1호증의 1 내지 10, 을 제2호증의 1 내지 14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다.

가.

피고는 부산교통공단법에 따라 1988. 7. 1. 설립되어 부산 교통권역 내에 대중교통시설의 건설을 촉진하고 운영의 합리화를 기함으로써 도시교통의 발전과 시민생활의 편의 및 복지증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하는 공단으로 부산 시내의 지하철을 관리, 운영하는 법인이고, 공항시설관리 주식회사는 1998년도에 설립되어 주로 공항 시설물의 유지 보수, 탑승교와 주차장 운영 등 공항운영 관련 업무를 수행하여 온 회사이며, 부일정보링크 주식회사는 1999년도부터 인력파견, 시설관리 등의 사업을 수행하여 온 회사이다.

나.

공항시설관리 주식회사와 주식회사 부일정보링크(이하 두 회사를 합하여 '소외 회사들'이라 한다)는 2002. 7. 16. 피고와 지하철 매표소의 승차권 판매, 교통카드 보충 및 판매, 무인권 발급 등의 업무(이하 '이 사건 매표소 업무'라 한다)에 관한 '역사매표 업무 위탁용역계약'(계약기간 3년, 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고, 이 사건 매표소 업무를 수행하기 위하여 별지 목록 기재와 같이 원고들과 고용계약을 체결하였으며, 원고들은 그에 따라 지하철 매표소에서 이 사건 매표소 업무를 수행하여 왔다.

다.

이 사건 매표소 업무는 본래 피고가 직접 수행하여 왔었는데, 대한민국이 1998년경부터 각 부처 산하 공기업들을 대상으로 경영혁신계획을 수립할 당시 피고도 그 대상이 되어 전문경영용역기관에 경영진단용역을 의뢰한 결과, 외주용역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제시되어 대한민국(기획예산처, 건설교통부)은 2002년 4월경 공기업 및 산하기관 경영혁신추진계획을 통하여 피고에게 매표소 업무를 민간위탁시행할 것을 지시하여, 피고는 지하철 1, 2호선 73개 역사 중 33개 역사 매표소 34곳의 매표업무를 외부위탁운영하기로 하고 위와 같이 소외 회사들과 위탁계약을 체결하여 소외 회사들이 이 사건 매표소 업무를 수행하여 왔으나, 이 사건 소송 진행 중에 매표업무자동화에 따라 이 사건 계약은 합의해지되었다.

2.

주장 및 판단

가.

원고들의 주장

원고들은, 이 사건 계약이 형식상 도급계약이지만 아래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실질상 도급계약이 아닌 근로자파견으로서 원고들은 피고의 지휘·명령을 받으며 피고를 위하여 근로를 제공한 파견근로자에 해당하는바, 피고는 2년을 초과하여 계속적으로 파견근로자인 원고들을 사용하였으므로,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파견법'이라 한다) 제6조 제3항에 의하여 2년의 기간이 만료된 날의 다음날부터 원고들을 고용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1)

원고들의 휴게시간, 휴일, 시간외 근로 등 근로시간 및 근로조건에 관한 사항들이 피고에 의하여 결정되는 지하철의 운행계획에 따라 결정되는 것을 비롯하여 이 사건 매표소 업무는 그 성질상 피고의 주 업무인 지하철 운행과 독립할 수 없는 것으로 도급의 대상이 될 수 없다.

(2)

원고들에 대한 교육을 피고가 직접 하고 있고, 피고의 각종 공람 사항들을 피고 직원이 직접 원고들에게 교부하여 숙지토록 하며, 발권용지들도 피고 직원으로부터 직접 수령하고, 업무처리방법에 있어서도 피고의 '매표업무처리지침'에 따르도록 하며, 피고의 역무실로부터 무인권을 교부하는 경우 주민등록증을 복사한 후 교부하라, 신문이나 책을 보지 말라, 손님에게 인사를 잘하라, 지각하지 말라 등의 구체적인 지시를 하는 등 원고들의 업무수행방법, 업무수행에 대한 평가 등을 소외 회사들이 아닌 피고가 직접 행하고 있다.

(3)

소외 회사들은 현장관리 인력을 두고 있지 아니하여 원고들의 출·퇴근 등 근태관리도 피고가 행하고 있으며, 소외 회사들은 피고의 요구에 의하여 원고들을 징계하고, 피고가 직접 원고들에게 포상과 부상을 수여하고 있다.

(4)

소외 회사들은 원고들이 업무를 수행함에 있어 필요로 하는 각종 설비들 즉, 매표소, 부대시설, 발권기, 역무 자동화설비, 승차권, 승차권 원지 및 장부 일체, 심지어 거스름돈(이하 '각종 설비 등'이라 한다)까지 직접 조달하지 못하고 피고의 것을 무상으로 사용하거나 수표조회조차도 피고의 도움을 받아 피고의 역무실에서 행하고 있다.

(5)

대외적으로도 소외 회사들이 이 사건 매표소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는 아무런 표시가 없어, 일반인의 관점에서도 피고가 업무를 수행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6)

소외 회사들은 스스로 기획과 전문적 기술, 경험에 따라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인력을 공급하는 역할만을 하고 있으며, 더욱이 주식회사 부일정보링크는 파견업 허가를 받고 영업을 하고 있다.

(7)

이 사건 매표소 업무는 전문적인 기술이나 능력, 자격 등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며, 원고들이 담당하는 업무도 피고의 매표소 직원과 사실상 같다.

나.

인정사실

다음 사실은 갑 제2호증의 1, 2, 갑 제3호증의 1 내지 4, 갑 제4호증의 1 내지 27, 갑 제5호증의 1 내지 4, 갑 제6호증, 을 제2호증의 1 내지 14, 을 제3, 4, 5호증, 을 제6호증의 1 내지 32, 을 제7호증, 을 제8호증의 1 내지 5, 을 제10호증의 1, 2, 을 제11호증의 1 내지 6, 을 제12호증의 1 내지 3, 을 제13호증의 1 내지 5, 을 제14호증의 1 내지 15, 을 제15호증, 을 제16호증의 1, 2, 을 제17호증, 을 제18호증 내지 26호증의 각 1, 2, 을 제29, 30호증의 각 1, 2, 을 제31호증, 을 제32호증의 1 내지 6, 을 제33, 34호증의 각 기재 및 영상, 제1심 증인 , 의 각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다.

(1)

소외 회사들과의 계약 체결 경위

피고는 이 사건 매표소 업무의 용역업체 선정과 관련하여 2002년 6월 일반인에게 ‘매표업무용역 제안요청서'를 제시하여 입찰등록을 하게 하였으며, 위 제안요청서에서 수탁자의 자격요건으로, 개인일 경우 철도나 지하철 업무 관련 경력자일 것을, 법인일 경우 개인 수탁자자격을 구비한 자와 근로계약을 체결하였을 것을 요구하였다.

입찰 참가업체들은 매표업무와 관련하여 종사원 채용계획, 종사원 관리, 교체, 교육, 매표소의 운용, 서비스 증대방안, 종사원 급여 등 후생복지, 기타 매표소 운영 및 종사원 관리방법 등에 관한 구체적인 사업계획이 포함된 사업제안서를 제출하였고, 피고는 참가업체들이 낸 사업제안서를 심사한 결과 소외 회사들을 계약업체로 선정하였다.

(2)

피고와 소외 회사들이 체결한 계약의 주요 내용

①

총 계약금액은 주식회사 부일정보링크의 경우는 9개 매표소에 대하여 17억 456만 원, 공항시설관리 주식회사의 경우는 12개 매표소에 대하여 23억 82만 원으로 기간별 금액이 고정되어 있고, ② 각종 설비 등을 피고가 소외 회사들에게 무상으로 제공하고, ③ 근무시간은 05:00 ~ 익일 00:35까지로 하며, 피고의 요구가 있는 경우에는 연장 운영하기로 하고, ④ 매표업무 종사원은 피고가 요구하는 수준을 구비하여야 하고, ⑤ 매표업무와 관련하여 피고는 소외 회사들에게 지시할 수 있으며, 소외 회사들은 피고의 지시가 소외 회사들의 이익과 상반되는 경우라도 그 지시에 따르도록 하고, 피고가 매표업무와 관련하여 시행한 문서 또는 지시는 당연히 소외 회사들에게 적용되며, 소외 회사들은 피고의 '매표업무 위탁용역 시행지침'에 의하여 업무를 처리하도록 하고, ⑥ 소외 회사들이 직원들에 대한 임금지급을 2개월분 이상 지체하였을 경우에는 피고가 직접 그 직원들에 대하여 임금을 지불하고 용역대가에서 상계할 수 있고, ⑦ 용역수행과정에서 발생하는 사고와 피해 및 소외 회사들에 채용된 모든 종사원에 대한 안전관리, 신원, 건강, 위생 등 대내외적 제반 문제, 그리고 매표업무에 종사하는 용역원에 대한 재해보상의 모든 책임을 소외 회사들이 지도록 하고 있다.

(3)

고용형태 및 근로조건의 결정

원고들은 소외 회사들과 고용계약을 체결하고 입사하여 소외 회사들로부터 임금을 수령하고 있고, 원고들의 휴가, 업무분담과 그 순서 등 근무배치와 비상연락망의 설치, 관리 등은 소외 회사들이 직접 행하고 있으며, 그 근무시간, 휴게시간, 휴일, 시간외 근로 등에 관한 각종 근로조건은 공항시설관리 주식회사의 경우 노동조합과 체결한 단체협약과 노사합의서에 의하여, 주식회사 부일정보링크의 경우 취업규칙과 개별근로계약에 의하여 정해지고 있다.

(4)

업무에 관한 교육

피고는 이 사건 계약 체결 직후 소외 회사들에 입사한 사람들에 대하여 피고의 현직역장을 강사로 하여 교육을 실시하고 그에 대한 교육안내책자를 교부하였으나, 그 후에는 소외 회사들이 신규직원들에 대한 교육을 직접 실시하였으며, 다만 그 직원들에 대한 교육용 책자를 직접 만들거나 기존직원들에 대하여 직접 집합교육을 한 사실은 없으며, 문서회람 또는 교대근무자를 통한 전파방식으로 교육을 하였다.

(5)

노무관리

소외 회사들은 이 사건 매표소 업무와 관련하여 소속 직원들의 교대근무, 역사배치, 결근시의 대체인력 투입 등의 사항을 직접 결정하고, 현장소장과 운영팀장을 두어 한달에 1회 정도 소속직원들이 근무하는 매표소에 들러 현장에서 지시 감독하도록 하며, 피고로부터 DGM기기를 통하여 파악된 소속 직원들의 출·퇴근 시간을 통보받아 지각 또는 무단결근한 직원들로부터 직접 시말서, 경위서 등을 받고 있고, 피고는 피고의 인사규정 제51조에 따라 피고 소속의 직원들 뿐만 아니라 소외 회사들을 포함한 각종 관련업체 직원들에 대하여도 매년 1회 공로상(상장과 부상)을 수여하고 있다.

(6)

업무수행에 있어서의 인적 관련성

소외 회사들의 직원들은 피고의 역장, 감사실 직원, 영업소장 등으로부터 근무태도, 복장, 손님을 대하는 자세 등에 관하여 지시나 주의를 받기도 하며, 업무를 수행하다가 모르는 것이 있을 경우 피고의 직원인 역무실 근무자들에게 물어 해결하기도 하였고, 화장실에 가는 경우 등으로 불가피하게 자리를 비우는 경우에는 피고 소속의 역무실 직원들이 매표업무를 대행하기도 하였다.

(7)

업무수행에 있어서의 물적 관련성

소외 회사들은 각종 설비 등을 피고로부터 무상으로 빌려 사용하고, 전기료도 따로 납부하지 아니하고 있으며, 피고는 계약 체결 직후에는 소외 회사들로부터 매표수입금 보증을 위하여 납부받은 판매금액과 회전자금의 합계액에 대한 이행지급보증보험금 중 30만 원을 거스름용 회전자금 명목으로 소외 회사들에게 인계하여 사용하도록 하고, 고객이 수표를 제시할 경우 피고의 역무실에서 조회하도록 하였으나, 2003. 1. 10.부터는 소외 회사들이 직접 회전자금 및 동전 등을 마련하여 사용하고 있으며, 수표도 직접 조회하고 있다.

(8)

근무형태의 외관

소외 회사들의 직원이 근무하는 매표소에는 '공항시설관리(주) 담당매표소'와 같은 명패가 부착되어 있다.

(9)

행정처분 등

부산지방노동청장은 이 사건 계약과 관련하여 부일정보링크 주식회사가 파견법에 위반하여 근로자 파견사업을 하였다는 이유로 2003. 3. 6. 부일정보링크 주식회사에 3개월의 영업정지처분을 하였으나, 노동부장관은 2004. 1. 27. 국무총리 행정심판위원회의 의결에 따라 이 사건 계약이 파견사업이 아니라 도급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위 영업정지처분을 취소하였고, 피고와 소외 회사들에 대한 파견법 위반의 형사사건에서도 부산지방검찰청은 2004. 1. 8. 혐의 없음의 처분을 하였다.

다.

판단

(1)

파견법은, 근로자파견을 '파견사업주가 근로자를 고용한 후 그 고용관계를 유지하면서 근로자파견계약의 내용에 따라 사용사업주의 지휘·명령을 받아 사용사업주를 위한 근로에 종사하게 하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어(제2조 제1호), 근로자파견은 실제 근로계약을 파견사업주와 체결하였다는 것을 제외하고는, 사용사업주와 파견근로자 사이에 노무 제공을 목적으로 하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사용자와 피용자 사이와 유사한 구체적인 업무상의 지휘·명령 관계가 있다고 할 것이다.

한편, 도급은 일의 완성이 그 법률관계의 핵심적인 내용으로, 도급관계에서 수급인 혹은 그 이행보조자가 일의 완성을 위하여 일하는 것은 자신 내지 수급인을 위한 것이며, 도급인과 사이에서 완성하는 일에 대한 요구와 감독을 받는 것을 제외하고 원칙적으로 지휘·명령 관계는 성립하지 않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도급계약이 성립할 경우 파견근로관계는 성립하지 않는다. 그리고 도급계약관계인지, 파견근로관계인지 여부는, 관여 당사자들의 의사와 함께 도급인의 사업영역, 수급인의 전문성과 기술성, 완성할 일의 특정 가능성, 보수지급의 기준, 작업현장에서의 지휘 감독 노무관리와 업무수행의 독립성, 사업경영의 독립성 등 전체적인 근로제공관계를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결정하여야 할 것이다.

(2)

앞서 인정한 사실관계에 의하면, 이 사건 매표소 업무는 피고가 직접 수행하여 오던 것으로서 피고의 주 업무인 지하철 운행과 독립할 수 없는 업무인 점, 원고들이 노무를 제공한 장소, 업무수행에 있어서의 인적·물적 관련성 등에서, 원고들이 피고에 대하여 일반적인 도급계약관계 보다는 좀 더 강한 종속적인 관계에 있었던 것으로 보여 외견상 근로관계와 유사한 면이 없지는 않다.

그러나, 위 인정사실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소외 회사들은 피고와 사업경영상 독립된 법인으로서 원고들에 대한 채용이나 징계 및 인사노무관리에 관하여 독립적이고 최종적인 권한을 가지고 있고, 원고들에게 직접 임금을 지급한 점, ② 이 사건 매표소 업무가 지하철 운영업무와 밀접한 관련이 있으므로 업무의 개시와 종료시각이 지하철 운영시간에 따라 결정되기는 하지만, 근무시간, 휴게시간, 휴일, 시간외 근로, 임금 등에 관한 각종 근로조건은 피고와는 전혀 관계 없이 원고들과 소외 회사들 사이에 체결된 고용계약이나 단체협약, 취업규칙 등에 따라 정하여진 점, ③ 이 사건 매표소 업무(구체적으로 승차권 및 교통카드의 판매, 교통카드의 보충, 무임권의 발급, 승차권의 환불 등)는 피고의 전반적인 업무 중에서 특정·구분 가능하며, 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지하철 운영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가 필요하므로, 피고가 지하철 유관기관 경력자 또는 운송분야 등에서의 경험 및 전문적 지식이 있는 자를 수탁자의 자격요건으로 요구하였고, 소외 회사들을 계약당사자로 정함에 있어서도 이러한 점을 고려하였으며, 이 사건 매표소 업무의 수행이나 매표직원의 공석이 발생하지 아니하도록 고용, 출·퇴근, 휴가 등 노무관리를 함에 있어 어느 정도의 기획, 전문성, 경험이 필요하다고 보이는 점, ④ 계약상 월 일정액의 용역대금을 지급하도록 정하고 있으나, 피고는 매월 용역대금을 지급함에 있어 매월 역장의 확인하에 소외 회사들이 작성, 제출한 매표업무 용역검사조서에 따라 매표업무를 수행하지 못한 시간에 해당하는 금액을 차감함으로써 실제 제공(또는 완성)된 업무에 대하여 대가를 지급한 점, ⑤ 소외 회사들은 피고와 독립하여 그 소속 직원들에 대한 교육, 교대근무, 근무지 배치, 결근시의 대체인력 투입, 현장소장과 운영팀장을 통한 현장에서의 지시·감독 등을 직접 시행함으로써 그 소속직원들에 대한 구체적인 업무상의 지휘·명령권을 행사하고 있는 점, ⑥ 원고들이 무상으로 사용한 각종 설비 등(거스름돈 제외)은 지하철 건설 당시부터 필수시설로 구축, 사용되던 업무용 시설이거나 종래 피고가 직접 매표업무를 수행하면서 사용하여 오던 설비들로서, 비용이나 시간적 측면에서 기존의 설비를 철거하고 소외 회사들로 하여금 새로이 시설하도록 하거나 제작, 사용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아니할 뿐더러, 특히 승차권의 경우 승객들의 편의와 용역업체들간의 업무의 통일성을 기하기 위하여 종전의 것과 같은 종류를 사용하도록 할 필요가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가 지하철 운영업무의 원활한 수행 및 지하철 이용 승객들의 불편을 막기 위하여 원고들의 출·퇴근을 파악하고, 업무에 필요한 기초 교육을 하며, 근무태도나 복장 등에 대하여 지시하거나 주의를 주고, 피고의 각종 설비 등을 무상으로 사용하도록 하였다고 하여, 이를 원고들의 노무제공에 대한 전면적인 통제로서의 구체적인 업무상의 지휘·명령이라고 볼 수는 없고, 원고들이 소외 회사들이 아닌 피고를 위하여 노무를 제공한 것으로 볼 수도 없으므로, 소외 회사들이 피고와의 관계에서 원고들에 대한 인사노무관리상의 독립성이나 사업주로서의 독자성을 결여하여 원고들이 명목상으로만 소외 회사들의 근로자일 뿐 실질적으로는 피고와 근로계약관계에 있었다거나, 원고들이 피고에게 파견되어 그 지휘·명령 아래 피고를 위하여 근로를 제공한 파견근로자라고 보기는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들, 소외 회사들, 피고 사이에 근로자파견관계가 성립함을 전제로 하는 원고들의 주장은 이유 없다.

(3)

설령 원고들 주장대로 근로자파견관계가 인정된다 하더라도, 근로자파견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되, 파견대상업무, 파견기간, 인적·물적 기준 등에 관한 엄격한 요건 하에 예외적으로만 이를 허용하고 있는 파견법(제5조, 제6조 제1항, 제2항, 제7조, 제9조, 제43조 제1호 등)의 입법취지에 비추어 파견근로자, 파견사업주, 사용사업주 사이의 관계에 관하여 정하고 있는 파견법의 제 규정들(제6조 제3항, 제34조, 제35조 등)은 적법한 근로자파견의 경우에만 적용되는 것이지, 위법한 근로자파견의 경우에는 적용되지 않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인데, 원고들이 수행한 이 사건 매표소 업무는 파견법상 파견허용대상업무에 해당하지 아니하므로, 원고들에게는 고용의제에 관한 파견법 제6조 제3항이 적용될 수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어 모두 기각할 것인바, 제1심판결 중 원고들에 대한 부분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판사 우성만(재판장) 정은영 김해붕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