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고등법원판결

부산고등법원 2008. 12. 16. 선고 2008나6588 판결

주문

1.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전공노와 민공노

(1)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이하 '전공노'라 한다)은 공무원의 노동조합설립이 허용되지 않던 때인 2002. 3. 23. "신뢰받는 공직사회, 공무원의 정치·경제·사회적 지위 향상"등을 목적으로 표명하며 창립된 단체이다.

(2)

2005. 1. 27. 공무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고, 2006. 1. 28.부터 시행되면서 공무원의 노동조합설립이 허용되었고, 정부가 전공노 등에게 합법노조 전환을 촉구하고 이에 불응하는 단체에 제재조치를 취함에 따라 전공노내부에서 위 법률에 따라 노동조합 설립신고를 하자는 구성원들과 설립신고를 하지 말자는 구성원들이 맞서게 되었다.

(3)

설립신고를 하여 '합법노조'로 전환을 원하는 사원들은 2007. 5. 21.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비상대책위원회'를 조직하고 2007. 6. 23. 전국대의원대회를 개최하여 전공노 을 탄핵하고, 전공노의 명칭을 '전국민주공무원노동조합'(이하 '민공노'라고 한다)으로 바꾸고 를 으로 선출한 다음 2007. 7. 3. 노동부장관에게 노동조합설립을 신고하였고 같은 달 10. 그 신고가 수리되었다.

나.

전공노 지부의 조직진로 변경절차

(1)

전공노 지부(이하 '전공노 지부' 라고 한다)는 부산광역시 구청에 근무하는 전공노 구성원으로 조직된 전공노 산하의 지부였다.

(2)

전공노 지부에서도 합법노조 전환에 대한 견해가 나뉨에 따라, 2007. 8. 30.에 개최된 전공노 지부 운영위원회는 아래와 같은 내용으로 '지부의 조직 진로 선택을 위한 조합원 총투표'를 실시하기로 결정하였다.

○

투표일시: 2007. 9. 10.(월)

○

선택대상: 전공노, 민공노, 구공무원노동조합(독자설립) 중 택일

○

결정방법: 조합원 과반수 이상 투표 및 투표참여자 과반수 이상 득표한 조직으로 결정

○

결선투표: 투표결과 어느 한 조직도 투표참여자 대비 과반수 이상 득표 조직이 없을 경우 다수 득표를 한 1, 2 순위 조직을 놓고 결선투표 실시

(3)

2007. 9. 10. 조합원 총투표에서 총조합원 589명 중 469명이 투표에 참여하였고, 개표결과 전공노 199명, 민공노 190명, 구공무원노동조합(독자설립) 64명, 무효 16명, 기권 120명으로 확인되었다.

(4)

그 후 2007. 9. 17. 실시된 결선투표에서 총조합원 589명 중 491명이 투표에 참가하였고 개표결과 전공노 230명, 민공노 242명, 무효 19명, 기권 98명으로 확인되었으며, 같은 날 전공노 지부 선거관리위원장은 조직 진로 선택을 위한 결선투표 결과 "지부는 전국민주공무원노동조합으로 조직 진로가 결정되었음"을 공고하였다.

(5)

그 후 전공노 지부 소속 공무원 중 470명은 '전국민주공무원노동조합 조합원 가입 동의서'("본인은 2007. 9. 17. 실시한 조직 진로 결정을 위한 총투표 결과에 따라 '민공노' 조합원으로서의 강령과 제반 규약을 준수하겠습니다"라는 문구가 적혀있는 서면이다. 이하 '민공노 조합원 가입동의서'라 한다)를 작성하였고, 는 2007. 10. 25. 이를 첨부하여 "전국공무원노동조합 탈퇴(전국민주공무원노동조합 가입) 알림"이라는 문서[민공노로 조직진로를 변경하는 결선투표결과를 조합원의 80%인 470여 명이 자필서명으로 승인(재확인)하면서 민공노 조합원 가입동의서를 제출함에 따라 전공노에서 탈퇴하고 민공노에 가입하였음을 통보한다는 내용]를 전공노에 발송하였고, 전공노 지부는 민공노 지부로 명칭을 바꾸고 민공노 산하의 지부로 활동하고 있다.

[인정근거 : 갑 3, 4, 5호증, 을 2 내지 8호증]

2.

당사자의 주장

가.

원고들

전공노 산하의 지부이던 피고가 민공노 산하의 지부로 조직을 변경하려면,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조법'이라 한다)에 따라 출석조합원 3분의 2이상이 찬성하는 결의가 있어야 한다. 그런데 2007. 9. 17. 총투표 방식으로 진행된 지부총회의 의결은 노조법이 정한 의결정족수를 채우지 못한 것임에도 피고는 전공노 산하의 지부에서 민공노 산하의 지부로 조직을 변경하는 결정을 하였으니 이 결정은 무효이다.

설혹 위와 같은 노조법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피고 지부 운영규정에 따르면 조합원 과반수 출석, 출석조합원 과반수 찬성을 의결정족수로 삼고 있는데 위 투표결과는 여기에도 미치지 못하므로 결과는 마찬가지이다.

나.

피고

(1)

본안전 항변

피고의 조직변경 절차에 하자가 있다고 하더라도 결선투표 실시 이후에 전체 조합원 589명의 80%에 이르는 470명이 결선투표결과를 승인하고 민공노 조합원 가입동의서를 제출하여 전공노를 탈퇴하고 민공노에 가입함으로써 하자가 치유되었을 뿐만 아니라, 원고들 3명을 제외한 전 조합원이 민공노의 조합원으로서 조합비를 내고 민공노의 선거에 참여하였으므로 원고들의 조직과 변경 후의 조직으로 노동조합이 사실상 분할되었기 때문에 기존 조직의 구성원들인 원고들은 기존 조직과 별개의 단체가 된 피고에 대하여 조직변경결정의 효력 유무를 다툴 법률상 이익이 없다.

(2)

본안에 관한 주장

전공노 지부는 불법단체였기 때문에 노조법의 적용대상이 아니고, 설령 그렇다고 하더라도 조직변경결정 이후 전체 조합원 589명 중 470명이 민공노 조합원 가입동의서를 제출하면서 전공노를 탈퇴하고 민공노에 가입하였고, 전공노 지부에 남아있는 잔여 인원은 원고들 3명이 전부이며, 위 3명을 제외한 나머지 조합원들은 피고에게 조합비를 납부하고, 이 사건 결정 이후 2008. 2. 13. 및 같은 달 14.에 조합원 474명이 직접·비밀·무기명 투표의 형식으로 민공노의 위원장, 각 지역의 광역 본부장, 각 지부의 대표자 등을 포함한 임원들의 선거에 피고의 구성원으로 참여하였으므로 조직변경결정이 승인 내지 추인되고 하자는 치유되었다.

3.

판단

가.

다툼의 대상

원고의 주장은 피고가 앞서 본 운영위원회의 결정, 조합원 총투표 결과, 선거관리위원장의 공고에 따라 피고의 조직진로변경결정이 성립하였는데 이는 의결정족수를 채우지 못하였으므로 조직진로변경결정이 무효라는 것이고, 피고의 주장은 무효확인을 구할 법률상 이익이 없으며, 피고의 조직진로변경결정은 적법한데, 하자가 있다고 하더라도 조진진로변경결정이 승인 내지 추인되거나 하자가 치유되었으므로 조직진로변경결정이 유효하다는 것이 그 요지이다.

그리고 앞서 본 기초사실에 의하면, 조합원 총투표로 행하는 결선투표에서 다수득표조직으로 조직의 진로를 변경하기로 운영위원회가 결정하였고, 운영위원회가 정한 내용에 따라 조합원 총투표가 실시되었으며, 조합원 589명 중 491명이 참여한 결선투표에서 민공노가 다수득표조직으로 선택되었고, 선거관리위원장은 운영위원회의 결정 내용과 결선투표결과에 따라 민공노로 조직 진로가 결정되었음을 공고하였으므로, 2007. 9. 17. 조합원 총투표방식으로 개최된 전공노 지부 총회에서 조직진로를 변경하는 결의가 형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한편 원고는 "피고의 2007. 9. 17.자 조직진로변경결정"을 무효확인의 대상으로 표시하였는바, 위와 같은 당사자의 주장취지와 피고의 조직진로 변경에 관한 의사형성 과정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무효확인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2007. 9. 17. 조합원 총 투표방식로 개최된 피고 지부총회에서 형성된 피고의 조직진로변경에 관한 결의 즉 "피고의 2007. 9. 17.자 조직진로변경결의"(이하 '이 사건 결의'라고 한다)라고 할 것이다.

나.

본안전 항변에 관한 판단

①

하자가 치유되었다는 주장은 결의의 효력 유무를 다투는 사유가 될 수 있을지언정 효력의 유무를 다툴 확인의 이익이 없다는 본안전 항변사유로 들 수 있는 주장이 아니며, 아래 라.항에서 보는 바와 같이 하자가 치유되었다고 할 수도 없고, ② 앞서 본 것처럼 피고는 그 명칭이 "전국공무원노조 지부"였다가 이 사건 결의에 따라 그 명칭을 현재의 것으로 바꾸고 활동하고 있는 조직으로, 피고가 드는 사실만으로는 피고가 분할절차에 의하여 성립된 별개의 단체임을 인정할 수 없으며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의 항변은 이유 없다.

다.

조직진로변경결의의 무효 여부

(1)

조직형태의 변경결의요건 결여

(가)

노조법 제16조 제1항은 총회의 의결사항으로 조직형태의 변경에 관한 사항을 규정하고, 제2항은 조직형태의 변경에 관한 사항의 의결은 재적 조합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 조합원 3분의 2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한편 '조직형태 변경'이란 노동조합이 실질적 동일성을 유지하면서 조직형태를 변경하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 예컨대 기업별 단위노동조합에서 산업별 단위노동조합 또는 산업별 단위노동조합 기업별 지부로 변경하거나 그 반대의 경우, 또는 산업별 단위노동조합에서 산업별 연합단체노동조합으로 변경하거나 그 반대의 경우 등을 가리킨다.

이 사건 결의는 산업별 단위노동조합인 전공노의 기업별 지부에서 민공노의 기업별 지부로 소속 노동조합을 변경하기로 하는 것으로 이는 산업별 단위노동조합인 전공노의 기업별 지부에서 기업별 단위노동조합으로 조직을 변경함과 동시에 다시 다른 산업별 단위노동조합인 민공노의 기업별 단위노동조합으로 조직을 변경하기로 하는 것과 같은 결과이므로 조직형태의 변경결의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그렇게 볼 수 없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결의가 전공노 지부의 운영방향 뿐만 아니라 전공노 지부 사원들의 지위 내지 신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점을 고려할 때, 이 사건 결의는 조직형태변경 결의에 준하는 것으로 봄이 상당하므로 이 사건 결의가 유효하기 위해서는 노조법 제16조에서 정한 바에 따라 재적조합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조합원 3분의 2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그런데, 조합원 총투표결과 민공노를 선택한 투표수는 242표이고 이는 총투표수 491표의 과반수에도 미치지 못함은 분명하다.

(나)

피고는 변경 전 조직인 전공노 지부가 불법단체이고, 노동조합도 아니므로 노조법의 적용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하므로 이에 관하여 살펴본다.

설립이 금지된 노동조합이라면 이를 불법단체라고 할 것이지만 2006년도에 공무원의 노동조합설립이 허용됨으로써 공무원을 구성원으로 하는 단체 자체를 불법이라고 할 수 없고, 다만 노조법에 따른 설립신고절차 밟지 않았다면 이를 이른바 '법외 노동조합'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러한 법외 노동조합의 경우에도 노조법 규정 중 노동조합의 통상적인 운영에 관한 것은 그대로 적용된다고 할 것이다(다만 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의 조정 및 부당노동행위의 구제를 신청할 수 있는 권리와 같이 설립신고를 마친 노동조합을 전제로 한 규정은 적용되지 않는다. 노조법 제7조 참조).

그런데 갑 2 내지 5, 을 2 내지 7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보면, 전공노 지부는 근로자인 구청 공무원들이 구성원으로 된 단체로서 그 전신이라 할 수 있는 구공무원직장협의회의 회원과 자산 등을 승계하였으며, 지부의 기능, 의결기관, 집행기관 등에 관한 규정이 담긴 전공노 지부 운영규정을 규범으로 삼고 있고, 총회나 대의원대회 등의 의결기관과 지부장, 부지부장 등의 집행기관을 두고 독자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이러한 사실관계에 의하면 비록 노조법 시행령 제7조에 기한 산하조직 설립신고를 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전공노 지부는 법외 노동조합에 해당한다고 볼 것이고(대법원 2001. 2. 23. 선고 2000도4299 판결 등 참조), 조직형태 변경결의에 관한 노조법 규정은 노조법의 설립신고를 마친 노동조합을 전제로 하는 규정이 아니므로, 피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2)

전공노 지부 일반결의요건 결여

가사 피고의 주장처럼 전공노 지부에 노조법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앞서 본 사실관계와 갑 2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전공노 지부는 전공노 지부운영규정을 규범으로 삼아 독립된 조직체로서 활동하는 단체인 사실, 전공노 지부운영규정 제7조, 제9조에 의하면 "조합원 과반수 출석, 출석조합원 과반수 찬성"을 지부총회의 일반결의 의결정족수로 규정하고 있는 사실이 인정되는바, 이 사건 결의는 전공노 지부의 위와 같은 일반결의요건에도 충족되지 않으므로 결과는 마찬가지이다.

(3)

그러므로 이 사건 결의는 필요한 의결정족수를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무효라고 할 것이다.

라.

추인, 하자 치유 여부

단체법상 결의는 일정한 절차에 따른 의안상정, 이에 대한 사원들의 의결권 행사와 결과확인을 거쳐 형성되는 단체의 의사결정인데, 이 사건 결의처럼 의결정족수가 충족되지 않았다면 이로써 단체의 의사형성 그 자체가 무산된 것이다.

따라서 피고의 주장처럼 전공노 지부의 구성원 중 3분의 2이상이 이 사건 결의를 승인하는 내용의 민공노 조합원 가입동의서를 작성하고 전공노 탈퇴와 민공노 가입절차가 이루어졌다고 하여도 이것은 노조법이나 전공노 지부운영규정에서 인정하는 단체의 의사결정방식이 아닌 만큼, 이로써 무효인 결의가 추인된다거나, 의결정족수 미달의 하자가 치유된다고 볼 수 없다.

그리고 조직변경절차를 거부하고 전공노 지부 구성원으로 남아 있는 조합원수가 원고들 3명에 불과하며, 나머지 조합원들은 피고에게 조합비를 납부하고, 민공노의 임원선거, 민공노 지부의 회계위원장 선거에 참여하였다는 사정이 있다하여도 달리 볼 근거가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앞서 본 것처럼 원고가 무효확인을 구하는 대상은 "피고의 2007. 9. 17.자 조직진로변경결의"라고 할 것인데 원고가 청구취지에서 "피고의 2007. 9. 17.자 조직진로변경결정"을 무효확인 대상으로 표시하였고, 제1심 판결도 이러한 원고의 청구취지를 그대로 받아들였는바, "결의"와 "결정"에 문언 차이가 있지만 결국 그때 형성된 피고의 의사를 표현하는 용어 차이에 불과하고 이것이 법률상 효과의 혼동을 초래할 것도 아니므로 판결 경정을 하지는 않는다).

판사 이승영(재판장) 문춘언 권기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