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다음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제1, 2호증, 을제1호증, 을제5호증의 1 내지 51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다.
원고는 1994. 4. 1. 행정주사보(7급) 공채로 임용되어 통일부에서 근무하다가 1999. 5. 29. 노동부로 전입하였고, 2004. 10. 1. 행정주사(6급)로 승진하여 2005. 3. 1.부터 부산지방노동청 울산지청 근로감독과에서 근무하고, 2007. 2. 9.부터 부산지방노동청 창원지청 창원종합고용지원센터 기업지원과에서 B으로 근무하여 왔다.
피고는 부산지방노동청 보통징계위원회의 징계의결을 거쳐 2007. 6. 1. 원고에 대하여 원고가 다음과 같은 비위행위를 저질러 국가공무원법 제56조(성실의무), 제57조(복종의무) 및 제63조(품위유지의무)를 위반하였음을 이유로 같은 법 제78조 제1항을 적용하여 원고를 해임하는 처분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성실의무 위반
원고는, 2006. 6. 12. 14:07경 노동부 내부통신망인 다우리 공개게시판에 '직업상담원 공무원화 추 진에 대한 우리의 입장'이라는 글을 게시하면서 'C노동조합 부산·울산·경남지역본부장 A'라고 표기 하여 노동조합 설립 전 '노동조합'이라는 명칭을 사용하고, 2007. 4. 14. 14:00부터 18:00까지, 2007. 4. 15. 09:00부터 18:00까지 과천시 중앙동 소재 정부종합청사 앞 코오롱사거리에서 '노동부 는 합리적인 인사행정을 행하라. D노동조합'이라는 내용이 기재된 피켓(60c×200cm)을 들고 1인 시위를 하면서 노동조합 설립 전 '노동조합'이라는 명칭을 사용하였다.
복종의무 위반
원고는, 2007. 1. 25. '다우리 공개게시판 등 많은 직원이 동시에 접하는 공간에서 의견을 교환할 때에는 공무원의 신분에 맞게 품위를 지키고 맹목적인 불만과 무책임한 낭설 등을 퍼뜨려 직원들의 정서를 혼란에 빼뜨리지 않도록 하라'는 노동부장관의 지시, 2007. 4. 3. 부산지방노동청 창원지청 월례조회에서 이미 결정된 직업상담원의 공무원하 정책에 대한 반대는 지양하라'는 창원지청장의 지시, 같은 날 위 지시에 위배되는 글을 자진 삭제하고 조직의 안정을 위해하는 행위의 자제를 촉 구하는 창원종합고용지원센터소장의 지시, 2007. 4. 6. 직업상담원의 공무원화 반대집회 및 거리롱 보는 위법한 집단행동이므로 2007. 4. 14.부터 2007. 4. 15.까지 계획된 일정을 취소하라는 창원지 청장의 지시, 위 날짜에 원고가 행한 1인 시위 현장에서 창원종합고용지원센터소장이 위 시위를 중 단하라는 지시 등 원고의 소속상관들이 직업상담원의 공무원화 정책에 반대하는 글의 게재를 자제 할 것과 1인 시위를 중단할 것을 수차례에 걸쳐 지시하였음에도, 다우리 공개게시판에 결정된 정책 에 대하여 근거 없이 반대하는 글을 계속 반복 게재하고, 1인 시위를 강행하였다.
품위유지의무 위반
원고는 위와 같이 노동조합 설립 전 노동조합 명칭을 위법하게 사용하고, 1인 시위를 하는 등 공무 원으로서 품위를 손상하였다.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중앙인사위원회 소청심사위원회에 소청심사를 청구하였으나, 2007. 7. 18. 기각되었다.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의 주장
징계사유의 부존재
원고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노법'이라 한다), 공무원의 노동조합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이하 '공무원노동조합법'이라 한다)에 따라 그가 설립하고자 하는 노동조합의 설립신고를 하지는 않았으나 위 노동조합은 그 실질을 갖추었으므로 노동조합 명칭을 사용한 것에 위법이 없고, 그렇다면 이를 전제로 원고가성실의무와 품위유지의무를 위반하였다고 볼 수 없다.
원고가 노동부 내부통신망인 다우리 공개게시판에 글을 게재한 행위 및 1인 시위는 위 노동조합을 결성하는 과정에서 직업상담원 공무원화 정책에 반대한다는 의견을 온건하게 표현한 것에 불과하고, 이러한 의견표명이 원고 직무범위 내의 사항은 아니므로, 이와 관련된 지시에 복종할 의무가 없다.
재량권의 일탈 · 남용
설사 징계사유가 있다 하더라도, 이 사건 처분은 이 사건 비위행위의 경위 및 그 정도 등에 비추어 너무 과중하여 위법하다.
피고의 주장
원고는 의도적으로 노노법 등을 위반하여 게시판에 글을 게재하고 1인 시위를 통해 설립신고를 하지 않은 C노동조합, D노동조합이라는 명칭을 공개적으로 사용함으로써 직원들로 하여금 노동조합 명의로 직업상담원 공무원화 정책을 반대하는 규탄집회를 개최하여도 합법적인 것으로 오인하게 하여 혼란에 빠질 수 있게 하는 등으로 성실의무를 위반하였으며, 또한 공익에 반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노동부내부 통신망인 다 우리 공개게시판을 통하여 사실과 다른 내용으로 이미 확정된 직업상담원의 공무원화 정책을 반대하는 글을 반복적으로 게재하고 1인 시위를 함으로써 직원들을 선동하고 현혹케 하여 조직 내 갈등을 증폭시키고 직무에 전념할 수 없는 분위기를 조성하였으므로, 소속 상관이 직업상담원 공무원화 정책에 대한 이해와 협력을 당부하면서 위와 같은 행위를 자제하도록 하고 게시한 글을 자진 삭제하라고 지시하는 것은 정당한 직무명령에 해당하므로 이를 거부하고 복종하지 않은 것은 국가공무원법상의 복종의무를 위반한 것이다.
관계법령
■ 국가공무원법
제56조 (성실의무)
모든 공무원은 법령을 준수하며 성실히 직무를 수행하여야 한다.
제57조 (복종의 의무)
공무원은 직무를 수행할 때 소속 상관의 직무상 명령에 복종하여야 한다.
제63조 (품위유지의 의무)
공무원은 직무의 내외를 불문하고 그 품위가 손상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제78조 (징계사유)
공무원이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면 징계 의결을 요구하여야 하고 그 징계 의결의 결과에 따라 징계처분을 하여야 한다.
이 법 및 이 법에 따른 명령을 위반한 경우
직무상의 의무(다른 법령에서 공무원의 신분으로 인하여 부과된 의무를 포함한다)를 위반하거나 직무를 태만히 한 때
직무의 내외를 불문하고 그 체면 또는 위신을 손상하는 행위를 한 때
인정사실
다음 사실은 갑제3호증의 4 내지 8, 갑제4호증의 1 내지 4, 갑제5호증의 1 내지 6, 을제2, 3, 4호증, 을제5호증의 1 내지 51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다.
노동부장관은 2006. 4.경 '직업상담원인 근로자에게 공무원신분을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하라'는 대통령 지시에 따라 '직업상담원 공무원화' 정책을 입안한 다음 2007. 3. 23. 이후 노동부와 그 소속기관 직제령, 공무원임용령, 공무원임용시험령, 공무원보수규정 등의 개정 또는 개정예정을 통하여 특별채용의 기회부여, 필기 및 면접 등 엄정한 검증절차를 통하여 현재 전국 고용지원센터에서 직업상담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근로자들을 8급 및 9급 공무원으로 전환(총 1,567명의 공무원 증원)하기로 하는 내용의 '직업상담원 공무원화'를 추진하여 왔고, C노동조합은 이러한 조치가 노동부 소속 공무원들의 승진 등 근로조건에 불이익한 영향을 주는 것인 한편 공무원 또는 공기업내 일반 근로자 중 유독 직업상담원에게만 특혜를 주는 것이라는 이유로 이를 반대하였다.
원고도 위 정책에 반대하여 2006. 6. 12. 노동부 내부통신망인 다우리 공개게시판에 'C노동조합 부산울산경남지역본부장 A' 명의로 '직업상담원 공무원화 추진에 대한 우리의 입장'이라는 글을 게재하였다.
한편 노동부장관은 2007. 1. 25. 전 노동관서에 공문을 발송하여 '다우리 게시판 등 많은 직원이 동시에 접하는 공간에서 의견을 교환할 때는 공무원의 신분에 맞게 품위를 지키고 맹목적인 불만, 무책임한 낭설 등을 퍼뜨려 직원들의 정서를 혼란에 빠뜨리지 않도록 할 것'이라는 사항을 하달하였고, 노동부 E는 2007. 3. 27. 다우리 알림판에 '오늘 국무회의에서 노동부의 직제 개정령안이 의결되어 직업상담원 공무원화를 위한 1,567명의 증원이 이루어졌으며, 직업상담원의 공무원화를 신속히 마무리하는데 직원 여러분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드립니다.'라는 내용을 게재하였으며, 부산지방노동청 F은 2007. 4. 3. 소속 직원을 상대로 월례조회를 개최하여 '한번 결정된 상담원의 공무원화 정책에 대하여 비판하고 반대하는 것은 지양하라.'는 지시를 하였고, 창원지청의 기업지원과장과 창원종합고용지원센터소장도 2007. 4. 3. 위 장관 및 지청장의 지시를 위반하고 게재한 글들을 자진 삭제하고 조직의 안정을 위해하는 행위의 자제를 당부하였다.
또한 위 창원지청장은 2007. 4. 6. 원고에게 정책적으로 추진되는 직업상담원의 공무원화를 반대하는 집회, 거리 홍보는 위법한 집단행동이므로 4. 14.~15.에 계획된 1인 시위를 취소할 것을 지시하였고, 또한 부산지방노동청장은 2007. 4. 18. 원고와 면담하면서 직업상담원 공무원화 정책과 관련하여 1인 시위 등 불법행위를 자제하도록 지시하는 등으로 직업상담원 공무원화 정책의 성공적 추진을 위해 각종 지시 등이 내려졌다.
원고는 이러한 과정에서 2007. 3. 29. '2003년 10월 후배들의 눈물을 기억합시다.'라는 글을 게재하면서 "센터에 근무한 경험이 있는 직원이라면 한번쯤 경험하였듯이 왜 우리 본부나 간부들은 유독 직업상담원들에 대해서만은 지지리도 약하고, 양보만 하는 모습이었기에 현상황에 더 화가 납니다.", "또한 지금 추진하고 있는 직업상담원 전원의 특별채용이 현 정부 최대의 특혜사건임을 밝혀 동 건을 추진한 본부간부들의 책임을 물어야 할 것입니다.", "이번 상담원의 공무원화는 없던 제도를 만들어가는 것이며, 없는 제도를 만들어갈 때에는 피해를 볼 수 있는 기존의 직원에 대한 충분한 배려가 있어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데, 그러한 배려는 눈을 씻고 찾아보아도 찾을 수가 없습니다.", "내가 현재 9급 공무원인데 내 위에 8급이 500명이나 들어온다고 하는 것은 수용할 수 없다. 상담원 특혜채용을 막기 위하여 조직의 힘을 집중하여야 한다. 직업상담원 공무원화 추진이 우리 공무원들의 이익을 침해할 경우 생각을 같이하는 조합원들을 규합하여 법내의 노동조합을 만들고 그 노동조합은 센터업무의 지방자치단체 이양을 그 목적의 하나로 명시할 예정이다."라는 내용을 기재하였다.
또한 원고는 2007. 3. 30. 다우리 공개게시판에 '직업상담원이 누리는 특혜를 보니 기분이 좋습니다.'라는 글을 게재하면서, "올해 들어온 9급 중에 더럽게 운 나쁜 사람은 8급으로 승진하는 데에 10년이 걸릴 수 있습니다.", "이쯤 되면 일시에 직업상담원들을 특혜채용하는 것이 우리 조직의 독이 된다는 것은 뻔한 이치입니다.", "이런 저런 모든 것을 고려할 때 가장 좋은 방법은 1/5씩 5년에 걸쳐 직업상담원을 9급 공무원으로 전환하여 모두 공무원이 되는 5년 경과 시점에서 일반행정직렬로 통합하는 것입니다. 1년차에는 선임, 책임상담원에게만 응시기회를 주고 2년차부터는 제한을 두지 않으면 됩니다."라고 주장하였다.
뿐만 아니라 원고는 2007. 3. 31. C노동조합 홈페이지에 '향후 일정안'을 게재하면서 "4. 14. 오후 2시 직업상담원 특혜공무원화 규탄집회 개최(과천일원) 후 거리선전전 병행", "4. 15 ~ 4. 27. 각 지부 지회별 거리선전전 개최(매일 일과 후)"라는 내용을 포함시키며 "2007. 4. 1. 가칭 D노동조합의 발기인을 모집한 다음 같은 달 4. 발기인대회를 거쳐 같은 달 8. 위 노조의 창립총회를 개최하고, 이후 위 노조의 위원장에 입후보하면서 위 게시판에 직업상담원의 공무원화와 관련하여 공무원 복무규정의 집단행동조항에 묶여 선택할 수 있는 수단에 제약을 받고 있으니 이러한 제약을 풀기 위하여서도 위 노조에 대하여 법내 노동조합으로 설립신고할 것을 제안한다."라는 취지의 성명을 발표하고, 2007. 4. 3. 다우리 공개게시판에 '노동부는 합리적인 인사행정을 실현할 수 있는 인적구성에 대하여 좀 더 깊은 성찰이 필요한 시점이다.'라는 글을 게재하면서 "순차적인 5년 시차를 둔 직업상담원의 공무원화에 대하여 본부 간부님들에게 정말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채택하여 줄 것을 호소합니다."라고 주장하였으며, 2007. 4. 4. 다 우리 공개게시판에 '(가칭)G노동조합 발기선언문'을 게재하면서 "원칙이 무너지고 비효율적인 행정이 반복되는 모습을 보면서 국민과 함께 하는 고용지원행정을 실현코자 우리 고용지원행정공무원들이 오늘 이렇게 분연히 일어났습니다. 국민들에게 다가가는 고용지원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하여 국가와 지방으로 이원화되어 있는 행정체계는 일원화될 필요성이 있으며..."라고, 2007. 4. 18. C노동조합 홈페이지에 '직업상담원 공무원특혜채용 규탄집회 개최 알림'의 글을 게시하면서 "4. 28(토) 14:00~16:00 직업상담원의 공무원특혜채용 규탄집회 개최"라는 내용을 기재하였다.
원고는 또한 2007. 4. 14. 14:00~18:00, 그 다음날 09:00~18:00 과천시 중앙동 소재 정부종합청사 앞 코오롱사거리에서 '노동부는 합리적인 인사행정을 행하라. D노동조합'이라는 내용이 적힌 피켓을 세우고 1인 시위를 하였다.
한편 원고는 기존의 H노동조합, I노동조합, C노동조합 등과는 그 조직대상을 달리하여 '고용지원 및 노동업무를 담당하는 자나 담당할 수 있는 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D노동조합'을 설립하기 위하여 2007. 4. 8. 창립총회를 열고 2007. 4. 23. 공무원노동조합법에 따라 노동부장관에게 'G노동조합'이라는 명칭으로 단위노조(전국) 노동조합설립신고를 하였으나, 노동부장관이 2007. 4. 26. 위 노조가 공무원노동조합법 제5조 제1항에 의하여 노동조합설립 최소단위 제한위반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위 설립신고를 반려하였다(C노동조합 역시 노동부 소속 공무원들로만 구성되어 공무원노동조합법 제5조 제1항에 의해 설립신고가 불가능한 노동조합으로, 위와 같이 실제 노동조합으로서의 실질적 요건을 완비했으나 설립신고를 하지 않은 노동조합을 법외노조라 일컫는다.).
이에 원고는 위 설립신고반려처분에 대하여 서울행정법원에 취소소송을 제기하였으나(2007구합18253) 2007. 11. 6. 기각되고, 항소심(서울고등법원 2007누32565) 및 상고심(대법원 2008두8482)에서도 모두 기각되어 2008. 8. 22. 그 판결이 확정되었다.
원고는 위와 같이 새로이 D노동조합을 설립하고 설립신고 후 위 노동조합명의로 직업상담원 특혜공무원화 규탄 집회와 거리선전전을 병행하여 개최하려 하였으나 신고가 제때 수리되지 아니하여 위 (4)항에서 개최하겠다고 알린 위 규탄집회 및 거리선전전 등은 실제 개최되지 아니하였다.
판단
징계사유의 존부에 대한 판단
성실의무 및 품위유지의무 위반 여부
노노법 제7조 제3항은 위 법에 의하여 설립된 노동조합이 아니면 노동조합이라는 명칭을 사용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법 제10조 제1항, 제12조 제4항은 노동조합을 설립하고자 하는 자는 일정한 사항을 기재한 신고서에 규약을 첨부하여 신고하여야 하며, 노동조합이 신고증을 교부받은 경우에는 설립신고서를 접수된 때에 설립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원고가 2007. 4. 23. 'G노동조합'이라는 명칭으로 노동조합 설립신고를 하였으나 위 설립신고가 반려되었고, 이에 원고가 위 설립신고반려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하였으나 청구기각 판결을 받아 그 판결이 확정된 사실, 기존의 C노동조합 역시 아직 설립신고를 하지 못하고 있는 노동조합인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원고 주장대로 이들 노동조합에 노동조합의 실질이 있다 하더라도 그 설립신고가 반려되어 법에 의하여 설립된 노동조합이 아닌 이상 노동조합이라는 명칭을 사용할 수 없음에도, 원고가 이들 노동조합의 명칭을 사용하여 게시판에 글을 게재하고 1인 시위를 한 것은 위법하다.
원고가 이와 같이 처벌의 대상이 되는 행위를 한 것은 공무원으로서 소임을 다하지 않은 것으로,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잃기에 충분하므로 공무원의 품위유지의무를 위반한 것이다. 그러나, 원고가 수행하는 직무와 관련하여 법령을 준수할 의무를 위반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고 달리 성실의무를 위반하였다고 볼 자료도 없다.
복종의무 위반 여부
원고가 노동부에서 노동부와그소속기관직제령, 공무원임용령 등 관계법령을 개정하며 추진하고 있던 직업상담원 공무원화 정책에 반대하면서 노동부 내부통신망인다우리 공개게시판 등에 다수의 글을 게재하고 규탄집회 개최사실을 알리는 한편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1인 시위를 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공무원이라도 개인적으로 표현의 자유가 있는 점, 노동부 내부통신망인 다우리 공개게시판은 직원들의 건전한 의견을 자유롭게 게재하여 조직 내부의 의사소통을 원활하게 하고 나아가 조직의 민주성을 확보하려는데 그 운영의 목적이 있는 점, 원고가 게시한 글의 내용을 보면 노동부 정책을 반대만 한 것이 아니라 점진적으로 추진하자고 제안을 하고 있는 점, 원고가 게재한 글의 내용에 허위사실이 있다고 볼 근거가 없는 점을 참작하면, 단순히 앞서 언급한 소속 상관들의 게시판에 글의 게시를 자제할 것, 게시한 글을 삭제할 것과 같은 지시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하여 복종의무를 위반하였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원고가 이를 기화로 기존 노동조합과는 별도로 위 정책에 반대하기 위한 노동조합을 만들기로 하면서 위 정책에 반대하는 규탄집회를 개최하기로 하고 실제로 1인 시위를 하며, 게시판에 과도하게 글을 게재하는 등 다른 공무원들이 위 정책에 반대하도록 이를 선동 내지는 유도하는 것은 비록 위와 같은 규탄집회가 실제로 개최되지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국가의 정책에 반대하는 건전한 의견표명을 넘어서 조직 내부 구성원의 갈등과 혼란을 초래할 우려가 있는 것이고, 이러한 경우 소속 상관으로서는 조직의 안정을 위하여 원고의 글을 삭제하고 앞으로 이와 같은 행위를 하지 말 것을 요구할 직무상의 권한이 있다고 할 것이며, 원고 또한 이와 같은 상관의 지시를 준수할 직무상의 의무가 있다고 할 것임에도 이러한 지시를 위반하였으니, 국가공무원법 제57조의 복종의무를 위반한 것이다.
그렇다면, 원고의 위와 같은 행위는 공무원의 복종의무와 품위유지의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서, 국가공무원법 제78조 제1항 소정의 징계사유에 해당된다고 할 것이나, 성실의무위반은 인정되지 아니하므로 이를 이 사건 처분의 징계사유로 삼은 것은 잘못이라고 할 것이다.
재량권의 일탈 · 남용 여부에 대한 판단
공무원인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서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진 것으로서, 다만 징계권자가 재량권의 행사로서 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일탈하거나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을 위법하다고 할 수 있고, 그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위법한 처분이라고 할 수 있으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수행직무의 특성, 징계의 원인이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행정목적, 징계양정의 기준 등 여러 가지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에 그 징계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경우라야 하고, 수 개의 징계사유 중 일부가 인정되지 않으나 인정되는 다른 일부 징계사유만으로도 당해 징계처분의 타당성을 인정하기에 충분한 경우에는 그 징계처분을 그대로 유지하여도 위법하지 아니하다. 한편, 피징계자의 경력과 징계사유에 이르게 된 동기 및 경위, 법령위반의 정도, 피징계자가 사회적인 문제를 제기했을 경우 그 내용의 진실성, 원래의 본분을 잃지 않으려는 노력 등을 종합하여 징계처분이 지나치게 무거운 경우에는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
이 사건으로 돌아와 살피건대,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의 이 사건 비위행위 중 노동부 공무원으로서의 복종의무와 품위유지의 의무를 위반한 점이 인정되기는 하지만, 성실의무위반은 인정되지 아니하는 점, 원고가 이용한 다우리 공개게시판은 노동부 내부통신망으로서 직원들이 자유롭게 글을 올릴 수 있는 의견개진 및 토론의 공간으로 마련된 점, 원고가 다우리 공개게시판에 글을 게재하고 이와 관련한 집회주도 및 1인 시위를 하게 된 동기가 오로지 조직의 안정을 해치고 구성원 사이의 갈등을 조장하려는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보기 어려운 점, 원고가 행정부 공무원으로서 13년여 동안 근무하는 동안 별다른 징계를 받은 바 없이 보건복지부장관 표창을 수상하는 등 공적이 있는 점, 원고는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있고 경인지방노동청 직장협의회 회원들이 탄원서를 제출하고 있는 점 등 원고가 이 사건 비위행위에 이르게 된 동기와 경위,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원고의 근무경력 등 기록에 나타난 모든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비위행위로 인하여 공무원으로서의 신분을 배제하고 그 지위를 박탈하는 해임이라는 중징계를 선택하여 한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징계사유에 비하여 그 양정이 지나치게 무거워 비례의 원칙 등에 위반되므로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일탈하거나 남용한 것이어서 위법하다고 할 것이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윤인태(재판장) 김문희 이영욱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