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고등법원판결

부산고등법원 2017. 6. 29. 선고 2016나22786 판결

주문

1.

제1심 판결을 다음과 같이 변경한다.

가.

피고는 원고들을 고용할 의무가 있음을 확인한다.

나.

피고는 원고들에게 각 35,615,839원과 그 중 7,000,000원에 대하여는 2015. 6. 9.부터 2016. 6. 8.까지는 연 5%, 2016. 6. 9.부터 갚는 날까지는 연 15%의, 28,615,839원에 대하여는 2016. 4. 19.부터 2017. 6. 29.까지는 연 6%, 2017. 6. 30.부터 갚는 날까지는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각 지급하라.

다.

원고들의 각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총비용은 원고들이 20%, 피고가 80%를 각 부담한다.

3.

제1의 나.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 A은 1999. 8. 12. G 주식회사(아래에서 ‘G’이라고 한다) 항공사업부에 입사하여 H 날개 조립업무를 담당하였고, 원고 B은 1997. 6. 26. G에 입사하여 변속기 케이스 생산 및 H 주 날개 조립업무를 담당하였으며, 원고 C는 1997. 10. 15. G 부품생산팀에 입사하여 H 주 날개 부품 가공업무를 담당하였고, 원고 D은 1999. 7. 13. G 기계가공팀에 입사하였으며, 원고 E는 1999. 8. 16. G 생산사업부에 입사하여 H 주 날개 조립업무를 담당하였다. 피고 회사는 1999년 10월경 G, I 및 J 3사의 통합으로 설립되었고, 원고들은 피고 회사에서 동일한 근로조건으로 계속 근무하였다.

나.

피고 회사는 2001년 2월경부터 경영상 문제로 구조조정 계획을 추진하면서 인원 감축을 위해 희망퇴직자를 모집하였다.

다.

피고 회사는 2003. 3. 7. 원고들을 포함한 근로자 23명에게 ‘회사는 향후 경영여건이 호전되어 생산직종을 대상으로 정규직 신입사원을 채용할 시는 첨부 대상자 중 본인 의견을 확인하여, 본인이 희망할 경우 최우선적으로 채용(정규직)할 것을 확인합니다.’라는 내용의 확인서(아래에서 ’이 사건 확인서‘라고 한다)를 작성하여 교부하였고, 원고들은 그 무렵 희망퇴직을 신청하여 퇴직하였다.

라.

피고 회사는 당기순이익이 증가하는 등 경영 여건이 호전되자 2010년 8월경 정규직 신입사원 채용 공고를 통하여 2011. 1. 1.자로 생산직종 정규직 사원 16명을 새로 채용하였다(아래에서 ‘제1채용’이라고 한다). 피고 회사는 제1채용 과정에서 원고들에게 제1채용에 관한 통지를 하지 않았다. 원고들은 2011. 1. 24., 2011. 2. 18. 및 2011. 3. 12. 피고 회사에 재입사를 요청하는 내용의 내용증명 우편을 보냈으나, 피고 회사는 이에 관하여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마.

피고 회사는 2013년 1월경 생산직 신입사원 40명을 2013. 1. 21.자로 새로 채용하였으나, 그 채용 과정에서도 원고들에게 채용에 관한 통지를 하지 않았다.

바.

피고 회사는 2014년 5월경 ‘6개월 현장실습 후 정규직 전환 심사’ 조건으로 현장기술직 사원 모집 공고를 한 후 현장기술직(기체생산/조립) 사원 50명을 새로 채용하여 6개월 현장실습을 거쳐 2015. 1. 1.자로 정규직으로 전환하였다(아래에서 ‘제2채용’이라고 한다). 피고 회사는 제2채용 과정에서 2014. 5. 21. 원고들에게 모집 공고, 입사지원서 등을 발송하였다.

사.

원고 A, E는 피고 회사에 입사지원서를 제출하지 않았고, 원고 B, C, D은 피고 회사에 입사지원서를 제출하였다.

아.

피고 회사는 원고 B, C의 경우 서류전형 심사기준 중 기본 자격요건(성적 상위 30% 이상)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원고 D의 경우 기본 자격요건에는 해당되나 나이가 어린 직근 상급자들의 업무상 지시가 곤란할 우려가 있고, 2014년 신규 채용 목적이 젊은 인력 보강에 있으나 원고 D의 연령을 감안하면 위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 등으로 서류전형 심사기준 중 개별 지원요건(생산직무 업무에 불편함이 없는 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서류전형에서 탈락시킴으로써 채용하지 않았다.

[ 인정 근거 : 일부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4, 7, 8호증, 을 제1, 2, 5 내지 16호증(가지번호 있는 경우 가지번호를 포함한다, 아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

2.

당사자들의 주장

가.

원고들의 주장 요지

1)

피고 회사는 이 사건 확인서에 따라 원고들을 고용할 의무가 있으므로 이에 대한 확인을 구한다.

2)

피고 회사는 제1채용 시 이 사건 확인서에 따라 원고들에게 채용 기회를 제공할 의무가 있었음에도 이를 제공하지 않았다. 따라서 피고 회사는 원고들에게 이 사건 확인서에 기한 채용 기회 제공 의무의 이행지체로 인하여 주위적으로는 재산상 손해배상으로서, 예비적으로는 정신적 손해배상으로서 원고들에게 각 7,000,00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피고 회사는 제2채용 시 이 사건 확인서에 따라 원고들에게 정규직 채용 기회를 제공하고 원고들을 우선 고용할 의무가 있었음에도 원고들에게 ‘6개월 현장 실습 후 정규직 전환’이라는 조건을 제시함으로써 위와 같은 채용 기회를 제공하지 않았고, 제2 채용 절차에 지원한 원고 B, C, D을 우선 고용하지 않았다. 따라서 피고 회사는 원고들에게 주위적으로 고용계약 성립 시까지 이 사건 확인서에 기한 채용 기회 제공 의무의 이행지체로 인한 손해배상을, 예비적으로 이 사건 확인서에 기한 채용 기회 제공의무의 이행불능으로 인한 전보배상을 할 의무가 있다. 그 구체적인 손해액은 피고 회사가 제2채용에서 신규 채용한 직원 K의 2015. 1. 1.부터 2015. 11. 30.까지의 급여 합계 40,879,770원에서 근로기준법 제46조의 휴업수당을 초과하는 범위의 수입을 중간수입으로 공제한 각 28,615,839원[= 40,879,770원 - (40,879,770원 × 30%)]이다.

나.

피고의 주장 요지

1)

이 사건 확인서는 피고 회사의 도의적 약속을 기재한 것일 뿐, 피고 회사에 원고들을 고용할 법적 의무를 부여한 것이 아니다.

2)

이 사건 확인서는 피고 회사가 원고들의 희망퇴직 수용 명분용으로 발행한 비진의 의사표시이고, 원고들은 피고 회사의 진의가 아님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으므로 이 사건 확인서는 무효이다.

3)

원고들의 정년에 이르기까지 원고들을 무조건적으로 재고용할 의무를 피고 회사에 부여한 것으로 이 사건 확인서를 해석하는 경우, 이 사건 확인서는 민법 제103조의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하여 무효이다.

4)

피고 회사가 이 사건 확인서에 따라 원고들을 고용할 법적 의무가 있다고 가정하더라도 근로기준법 제25조를 유추적용 하여 재고용 의무기간을 3년 이내로 보아야 하므로 피고 회사의 재고용 의무는 소멸되었고, 원고들이 희망퇴직 이후 다른 회사에 취업하여 경제활동을 하는 등 현저한 사정변경이 발생하였으므로 민법 제661조를 유추적용 하여 피고 회사의 재고용 의무가 소멸되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3.

판단

가.

이 사건 확인서의 성격에 관한 판단

1)

처분문서의 진정성립이 인정되면 그 기재 내용을 부인할 만한 분명하고도 수긍할 수 있는 반증이 없는 한 원칙적으로 그 처분문서에 기재되어 있는 문언대로의 의사표시의 존재와 내용을 인정하여야 하고, 당사자 사이에 계약의 해석을 둘러싸고 이견이 있어 처분문서에 나타난 당사자의 의사 해석이 문제되는 경우에는 그 문언의 내용, 그러한 약정이 이루어진 동기와 경위, 그 약정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목적,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 등을 종합적으로 고찰하여 논리와 경험칙에 따라 합리적으로 해석하여야 한다(대법원 2005. 5. 27. 선고 2004다60065 판결 등 참조).

위 기초사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이 사건 확인서의 문언, 이 사건 확인서가 작성된 동기와 경위, 원고들이나 피고의 이 사건 확인서 작성 당시의 진정한 의사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확인서는 피고 회사가 원고들을 포함한 피고 회사의 근로자들 23명에 대하여 2003. 3. 7. 이후 경영 여건이 호전되어 생산직종의 정규직 신입사원을 채용할 경우 대상자의 의견을 확인하고, 대상자가 채용을 희망할 경우 최우선적으로 채용의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취지로 보아야 할 것이고, 이 때 피고 회사가 그 약정에 따라 원고들을 최우선적으로 채용하려면 원고들의 건강 상태 등 근로능력에 대한 확인, 임금 및 근로형태 등 근로조건에 관한 합의가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며, 원고들의 근로 능력이 피고 회사의 채용 대상 직종에 부적합하거나 근로조건에 관한 합의가 이루어지지 못하면 피고 회사가 원고들을 채용할 수 없는 것이므로, 위 약정의 의미를 피고 회사가 생산직종 신입사원을 채용할 때 원고들을 포함한 23명에 대한 근로능력 심사나 근로조건 협상의 결과와 상관없이 무조건 원고들을 고용해야 한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는 없으나, 이 사건 확인서에 ‘법적 의무를 부담한다.’ 또는 ‘최우선적으로 채용하여야 한다.’는 취지의 내용이 기재되어 있지 않고, 이 사건 확인서의 명칭이 ‘합의서’가 아니라 ‘확인서’라는 사정만으로는 이 사건 확인서가 피고 회사에 아무런 법률적 의무를 부담시키지 않는 도의적인 내용을 기재한 것에 불과하다고 볼 수는 없다.

2)

이 사건 확인서의 기재가 비진의 의사표시인지에 관하여 본다.

을 제1 내지 20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피고 회사가 원고들에 대하여 최우선적으로 채용 기회를 제공할 의무를 이행할 의사 없이 이 사건 확인서를 작성하였다거나, 원고들이 이와 같은 사정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 회사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3)

또한 이 사건 확인서가 민법 제103조 위반으로서 무효인지 여부에 관하여 본다.

을 제1 내지 20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이 사건 확인서의 내용 자체나 이 사건 확인서의 내용을 강제하는 것이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한다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며, 위 각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이 사건 확인서는 피고 회사가 2003. 3. 7. 원고들을 희망퇴직 시키면서 자유로운 의사에 의하여 작성한 것인 점, 이 사건 확인서는 피고 회사로 하여금 원고들에게 의사를 확인하고 채용 절차에 응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원고들의 근로능력이 피고 회사의 채용 대상 직종에 부적합하거나 근로조건에 관한 합의가 결렬 되지 않는다면 최우선적으로 원고들을 채용할 의무를 부여한 것이고, 피고 회사에 원고들을 무조건적으로 채용할 의무를 부여한 것은 아닌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확인서가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는 것으로서 민법 제103조에 따라 무효라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 회사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4)

근로기준법에 따라 재고용 의무기간이 제한되거나, 사정변경에 따라 재고용 의무가 소멸하였는지 여부에 관하여 본다.

근로기준법 제25조는 그 해고에 엄격한 기준과 절차를 필요로 하는 정리해고의 경우 우선 재고용이 요구되는 기간에 관한 규정으로 이 사건과 같은 희망퇴직의 경우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거나 기준이 된다고 단정할 수 없는 점, 이 사건 확인서에 피고 회사의 최우선적 채용 의무의 기간 제한에 관한 기재가 전혀 없는 점, 민법 제661조는 ‘고용기간의 약정이 있는 경우에도 부득이한 사유 있는 때에는 각 당사자는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규정에 불과하고, 원고들이 희망퇴직 이후 다른 회사에 취업한 사정만으로는 민법 제661조의 부득이한 사유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 회사의 이 부분 주장 또한 이유 없다.

나.

손해배상 청구 부분에 관한 판단

1)

제1채용 관련 손해배상 청구 부분

가)

손해배상 책임의 발생

⑴ 피고 회사는 당기순이익이 증가하는 등 경영 여건이 호전되자 제1채용을 실시한 사실, 피고 회사는 제1채용 과정에서 원고들에게 채용에 관한 통지를 하지 않았고, 원고들로부터 재입사를 요청하는 내용의 내용증명 우편을 수령하고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피고 회사는 생산직종의 정규직 신입사원을 채용하면서 원고들의 채용 의사를 확인하여 최우선적으로 채용의 기회를 제공할 이 사건 확인서에 기한 의무의 이행을 지체하였다. 따라서 그로 인하여 원고들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⑵ 이에 대하여, 피고 회사는 원고들의 제1채용에 관한 손해배상 청구권이 민법 제766조 제1항에 따라 시효로 소멸하였다고 항변하나, 채무불이행 책임을 원인으로 하는 손해배상청구권에 대하여는 불법행위 책임에 관한 민법 제766조 제1항의 소멸시효규정이 적용될 수 없으므로 피고 회사의 위 항변은 이유 없다.

나)

손해배상의 범위

제1채용 시 채용 기회 제공 의무 이행지체로 인한 재산적 손해의 범위에 관하여 살펴보면, ① 근로자의 임금 금액은 근로자의 개별적 근로능력, 업무 내용 및 조건, 고용 당시 근로조건 협상 결과 또는 개별적인 근로계약 내용, 노동시간, 단체협약 내용 등에 따라 달라지는 점, ② 원고들을 포함한 이 사건 확인서에 기한 우선 고용대상자는 23명이고, 제1채용 당시 피고 회사의 모집 인원은 16명이므로 피고 회사가 원고들에게 제1채용에 관하여 채용 절차에 응할 기회를 부여하였다고 하더라도 채용 자체가 이루어지지 못하였을 가능성이 있는 점, ③ 또한 근로조건 협상 결렬 등의 사유로도 채용 자체가 이루어지지 못하였을 가능성도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 회사의 채용 절차에 응할 기회 제공 의무의 이행지체로 인하여 입게 되는 원고들의 손해의 성질상 그 재산상 손해액에 대한 증명은 대단히 곤란하므로 이를 확정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런데 이를 이유로 원고들이 그 손해를 배상받지 못한다면 이는 심히 공평의 원칙에 반하는 결과가 되므로,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재산적 손해의 발생 사실은 인정되나 구체적인 손해의 액수를 증명하는 것이 사안의 성질상 곤란한 경우 법원은 증거조사의 결과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밝혀진 당사자들 사이의 관계, 채무불이행과 그로 인한 재산적 손해가 발생하게 된 경위, 손해의 성격, 손해가 발생한 이후의 여러 정황 등 모든 간접사실을 종합하여 손해의 액수를 판단할 수 있다(대법원 2010. 10. 14. 선고 2010다40505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의 경우 원고들의 희망퇴직 경위, 피고 회사의 이 사건 확인서에 기한 의무의 특수성, 이 사건 확인서 작성 이후 피고 회사가 신입사원을 채용하게 된 시점까지의 기간, 현재 피고 회사의 사원 현황, 제1채용에서 신규 채용된 사원들의 나이, 경력, 평균 연급여액과 원고들의 나이, 경력 등 근로요건 상 차이점, 원고들과 함께 피고 회사로부터 이 사건 확인서를 교부받은 L, M, N가 피고 회사를 상대로 제1채용에 관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하여 ‘피고 회사는 L, M, N에게 각 7,000,000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는 판결이 확정된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 회사가 제1채용에 관하여 이 사건 확인서상 의무를 이행지체 함으로 인하여 원고들이 입은 재산상 손해는 7,000,000원 정도로 봄이 상당하다(주위적 청구인 재산적 손해배상을 인정하는 이상, 예비적 청구인 정신적 손해배상에 관하여는 별도로 판단하지 않는다).

2)

제2채용 관련 손해배상 청구 부분

가)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⑴ 이 사건 확인서에 기한 피고 회사의 의무는 원고들의 근로 능력이 피고 회사의 채용 대상 직종에 부적합하거나 근로조건에 관한 합의가 결렬되지 않는다면 원고들에게 최우선적으로 채용 기회를 제공할 의무로서, 한 번의 불이행으로 소멸되거나 이행불능이 되는 채무라고 볼 수 없다.

⑵ 이에 대하여, 피고 회사는 원고들에게 제2채용에 관한 채용 기회를 제공하였으므로 이 사건 확인서에 기한 의무를 이행하였다고 다툰다.

위 각 증거들, 갑 제10 내지 14호증, 을 제18, 19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고 회사는 이 사건 확인서를 통하여 원고들에게 생산직종 정규직 신입사원 채용 시 최우선 채용 기회를 제공하기로 약정한 점, ② 원고들은 1997년경부터 1999년경까지 피고 회사에서 생산직종의 정규직 사원으로 근무하였고, 현재도 대부분 동종 직종에 종사하고 있는 점, ③ 피고 회사는 정부의 고등학교 졸업자 취업 기회 확대 정책에 부응하기 위하여 피고 회사 인근 고등학교 및 전문대학교와 산학협력 협약을 체결하고 그 졸업예정자들을 현장실습에 투입하여 실제 생산업무 수행의 장애 유무를 확인한 후 정규직 신입사원으로 채용하고 있고, 이와 같은 산학협력에 따른 채용의 특수성으로 인하여 제2채용 당시 ‘6개월 현장실습 후 정규직 전환 심사’ 조건을 제시하였으나, 원고들의 경우에는 이미 피고 회사 생산직종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으므로 현장실습을 거쳐 정규직으로 전환할 합리적인 이유나 필요가 있다고 볼 수 없는 점, ④ 피고는 제2채용에서 항공기 제작 기술을 조기 습득할 수 있는 우수 인재를 확보하기 위하여 기본 자격요건(성적 상위 30% 이상)을, 생산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체력을 갖춘 인재를 확보하기 위하여 개별 지원요건(생산직무 업무에 불편함이 없는 자)을 각 서류전형 심사기준으로 설정하였는데 원고 B, C는 기본 자격요건을, 원고 D은 개별 지원요건을 충족하지 못하였다고 주장하나, 원고들의 경우 이미 피고 회사 생산직종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으므로 별도로 기본 자격요건의 충족 여부를 서류전형의 심사기준으로 설정할 합리적인 이유나 필요가 있다고 볼 수 없고, 원고들에게 체력검사 등 근로능력을 확인할 수 있는 별도의 기회를 부여하지 않은 채 원고들의 연령만으로 원고들에게 피고 회사의 생산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체력이 부족하다고 단정할 수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 회사가 제2채용 시 원고들에게 형식적으로 모집 공고, 입사지원서 등을 발송한 것만으로는 피고 회사가 이 사건 확인서의 내용에 좇은 채용 기회 제공 의무의 이행을 제공하였다고 볼 수 없다.

⑶ 따라서 피고 회사는 제2채용 시 이 사건 확인서에 기한 채용 기회 제공 의무의 이행지체로 인하여 원고들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주위적 청구인 이행지체로 인한 손해배상을 인정하는 이상, 예비적 청구인 이행불능으로 인한 전보배상에 관하여는 별도로 판단하지 않는다).

나)

손해배상의 범위

⑴ 원고들은 피고 회사가 제2채용에 관하여 이 사건 확인서에 기한 최우선 채용기회 제공 의무를 이행지체 함으로써 제2채용에서 피고 회사에 재고용 되었을 경우 얻을 수 있었던 임금 상당의 손해를 입게 되었다. 원고들이 제2채용 시 피고 회사에 재고용 되었을 경우 피고 회사로부터 지급받았을 2015. 1. 1.부터 2015. 11. 30.까지의 평균 임금이 피고 회사가 제2채용 시 신규 채용한 K의 급여 40,879,770원 이상이라는 점에 관하여는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이 없다.

⑵ 이에 대하여 피고 회사는, 원고들이 피고 회사에서 퇴직한 후 다른 회사에 취업하여 수입을 얻고 있으므로 그 수입 전액을 원고들의 손해에서 공제하여야 한다고 항변한다.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인하여 해고된 근로자가 해고기간 중에 다른 직장에 종사하여 얻은 이익(이른바 중간수입)은 민법 제538조 제2항에서 말하는 채무를 면함으로써 얻은 이익에 해당하므로, 사용자는 해고기간 중의 임금을 지급함에 있어 그 이익 금액을 임금액에서 공제할 수 있다. 다만, 근로기준법 제46조는 근로자의 최저생활을 보장하려는 취지에서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인하여 휴업하는 경우에는 사용자는 휴업기간 중 당해 근로자에게 그 평균임금의 100분의 70 이상의 수당을 지급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여기서의 휴업이란 개개의 근로자가 근로계약에 따라 근로를 제공할 의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의사에 반하여 취업이 거부되거나 또는 불가능하게 된 경우도 포함된다고 할 것이므로, 위 공제에 있어서 근로자가 지급받을 수 있는 임금액 중 근로기준법 제46조 소정의 휴업수당의 한도에서는 이를 이익공제의 대상으로 삼을 수 없고, 그 휴업수당을 초과하는 금액에서 중간수입을 공제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1991. 6. 28. 선고 90다카25277 판결, 대법원 1996. 4. 23. 선고 94다446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법리는 근로자가 쌍무계약인 근로계약에 기한 근로제공의무가 채권자인 사용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인하여 이행될 수 없었다고 하면서 근로관계의 존속을 전제로 한 임금의 청구를 하는 경우뿐만 아니라, 사용자의 부당해고가 불법행위에 해당함을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 청구를 하는 경우나 사용자의 재고용 의무 불이행을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 청구를 하는 경우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살펴보면, 원고들의 수입 전액을 공제하여야 한다는 피고 회사의 항변은 이유 없으나, 원고들은 손해액에 관하여 휴업수당에 준하여 임금의 30% 이내에서의 중간수입 공제를 스스로 인정하고 있으므로 이에 따라 중간수입 공제를 고려한 손해액을 계산하면 결국 28,615,839원[= 40,879,770원 -(40,879,770원 × 30%)]이 된다.

다.

고용의무 확인 청구 부분에 관한 판단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 회사는 경영 여건 개선에 따라 생산직종의 정규직 신입사원을 채용할 때 원고들에게 의사를 확인하고 원고들로 하여금 채용 절차에 응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원고들의 근로 능력이 피고 회사의 채용 대상 직종에 부적합하거나 근로조건에 관한 합의가 결렬되지 않는다면 최우선적으로 원고들을 고용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봄이 상당하고, 을 제1 내지 20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원고들의 근로능력이 피고 회사의 채용 대상 직종에 부적합함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며, 현재까지 근로조건에 관한 합의가 결렬되었음을 증명할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 회사는 이 사건 확인서에 기하여 원고들을 고용할 의무가 있고, 피고 회사가 이를 다투는 이상 원고들로서는 그 확인의 이익이 인정된다(피고 회사가 원고들에게 이 사건 확인서에 따른 채용 절차에 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지 않아 원고들이 피고 회사에 이 사건 확인서에 기한 채용 기회 제공 의무 이행지체로 인한 손해배상을 청구하더라도 원고들이 피고 회사에 채용 기회 제공 의무의 이행불능으로 인한 전보배상을 청구한 것이 아닌 이상, 피고 회사의 이 사건 확인서에 기한 고용 의무가 소멸한다고 볼 수 없다).

라.

소결론

그렇다면, 피고 회사는 원고들을 고용할 의무가 있고, 원고들에게 손해배상으로서 각 35,615,839원(= 7,000,000원 + 28,615,839원)과 그 중 7,000,000원에 대하여는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로써 이행을 청구한 다음날인 2015. 6. 9.부터 피고 회사가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한 제1심 판결 선고일인 2016. 6. 8.까지는 민법에서 정한 연 5%[회사는 상행위를 하지 아니하더라도 상인으로 보고(상법 제5조 제2항), 상인의 행위는 영업을 위한 것으로 추정하여 상행위로 보며(상법 제47조), 상법 제54조의 상사법정이율이 적용되는 ‘상행위로 인한 채무’에는 상행위로 인하여 직접 생긴 채무뿐만 아니라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 등 그 변형으로 인정되는 채무도 포함되고, 당사자 쌍방에 대하여 모두 상행위가 되는 행위로 인한 채무뿐만 아니라 당사자 일방에 대하여만 상행위에 해당하는 행위로 인한 채무도 포함된다(대법원 2016. 6. 10. 선고 2014다200763 판결 등 참조). 따라서 피고의 제1채용 관련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 금액인 위 7,000,000원에 관하여도 상사법정이율인 연 6%를 적용하여야 하나, 제1심은 민법에서 정한 연 5%의 비율만을 적용하였고, 제1심의 제1채용 관련 손해배상 청구 인용 부분에 관하여 원고는 항소하지 않고 피고 회사만 항소하였으므로 불이익변경금지의 원칙에 따라 항소인인 피고 회사에 불이익하게 변경할 수 없으므로 연 5%의 비율을 적용한다], 2016. 6. 9.부터 갚는 날까지는 소송 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서 정한 연 15%의, 28,615,839원에 대하여는 원고들이 2016. 4. 18.자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 신청서 부본의 송달을 통하여 이행을 청구한 다음날인 2016. 4. 19.부터 피고 회사가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한 이 판결 선고일인 2017. 6. 29.까지는 상법에서 정한 연 6%, 그 다음날부터 갚는 날까지는 소송 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서 정한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원고들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제1심 판결을 위와 같이 변경한다.

판사 강경구(재판장) 이숙연 심연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