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고등법원판결

부산고등법원 2017. 12. 7. 선고 2017나55292 판결

주문

1.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제기 이후의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들의 관계

원고는 1986. 4. 8. 피고(이하 편의상 '피고 회사'라는 표현을 함께 사용한다)에 입사하여 조선자재지원부에서 근무하고 있는 근로자로서 피고 회사 노동조합의 대의원이고, 피고는 선박건조, 수리판매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이다.

나.

원고의 선전방송 및 유인물 부착 경위

1)

피고 회사는 2015. 1. 경 경영난을 이유로 한 1,000여명의 희망퇴직 등 구조조정을 진행하였고, 이에 피고 회사 노동조합은 2015. 3. 9. 대의원들의 행동지침으로 '구조조정 반대와 회사규탄, 피고 회사 대표이사인 C 퇴진 내용 등을 담은 대자보 등을 만들어 현장에 붙일 것' 등을 결정하였다.

2)

원고는 노동조합 대의원 행동지침에 따라 2015. 3. 11. 부터 2015. 4. 29. 까지 피고 회사 문화관 또는 1도크 게이트 앞 등에서 "여성 조합원을 버린다면 회사는 바로 여러분들한테 정리해고의 칼날을 들이댐"이라는 선전방송을 한 것을 비롯하여 [별지 1] 선전방송 내용 기재와 같이 총 12회에 걸쳐 선전방송을 하였다.

3)

원고는 2015. 4. 7. 피고 회사 생산기술 1관 현관 출입문 등에 [별지 2] 유인물 부착 내용 중 첫 번째란 기재와 같이 "노동자를 짐승 취급 C은 퇴진해! 뭐 하노 빨리!!" 등의 문구가 기재된 유인물을 1회 부착하였다.

다.

원고에 대한 징계처분

1)

피고는 2015. 5. 19. 인사(징계)위원회 의결로 원고에게, [별지 1] 기재와 같이 출근시간에 방송을 통하여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회사와 경영진에 대한 명예훼손과 비하 발언으로 직장 내 근무 질서를 문란하게 하고, [별지 2] 기재와 같이 총 13외에 걸쳐 생산기술관 현관 등에 유인물을 무단으로 부착하여 시설물을 훼손하였을 뿐만 아니라 경영진을 비하하고 명예를 훼손하는 등 직장 내 근무 질서를 문란하게 하였다'는 이유(이하 '이 사건 징계사유'라 한다)로, 단체협약 제30조, 제32조, 취업규칙 제16조의1, 제19조, 제21조, 제69조, 제70조, 제74조에 따라 정직 8주의 징계처분을 하고, 2015. 5. 20. 인사(징계)위원회 징계의결결과를 통보하였다.

2)

원고는 2015. 5. 28. 재심을 요청하였고, 피고는 2015. 6. 3. 인사(징계)위원회 재심 의결로 원고에게 정직 4주의 징계처분(이하 '이 사건 징계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라.

피고의 단체협약 및 취업규칙의 주요내용

이 사건과 관련된 피고의 단체협약 및 취업규칙의 주요내용은 [별지 3] 기재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호증, 18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1 내지 4호증, 5호증의 1, 을 18 내지 22호증의 각 기재 및 영상, 제1심증인 D의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요지

가.

원고의 주장 요지

1)

피고는 2014. 11. 경부터 과장급 이상 근로자에 대하여 성과연봉제 도입, 희망퇴직을 빙자한 정리해고를 단행하였고, 여직원들에 대하여도 희망퇴직을 빙자한 정리해고를 단행하였으며, 해양배관 제작운영부 외주화 등의 구조조정을 하였다. 이에 대응하여 원고를 포함한 피고 회사의 노동조합 집행부와 대의원들은 노사협의를 제안하고, 출·퇴근시간 등을 이용하여 부당노동행위중단요구 피케팅 등을 하였는데, 이는 노동조합의 정당한 활동범위에 속한다. 그럼에도 피고는 노동조합의 책임 있는 지위에 있는 사람들은 제외하고 원고만 징계처분을 하였는데, 이러한 처분은 징계형평성에 있어 불균형이 크고, 징계사유의 실체적·절차적 정당성도 결여하여 근로기준법상 부당징계에 해당하므로 무효이다.

2)

이 사건 징계사유 중 [별지 1] 선전방송 내용 기재와 같은 일부 표현들은 피고가 일방적으로 무리하게 구조조정을 추진한다는 취지를 다소 과장하여 표현한 것이지 피고 회사나 대표이사를 비하하거나 모욕하려는 것이 아니었다. 특히 원고가 2015. 4. 9.자 선전방송 내용 중 '머리에 똥 밖에 있지 않은 경영자들'이란 표현은 사용한 적도 없다.

3)

이 사건 징계사유 중 [별지 2] 유인물 부착 내용 중 두 번째란 이하의 유인물은 원고가 부착한 것이 아니며, [별지 2] 유인물 부착 내용 중 첫 번째 유인물(2015. 4. 7.자 유인물)의 경우에도 피고의 구조조정에 대응하는 취지로 부착한 것에 불과하다.

나.

피고의 주장 요지

원고는 2015. 3. 11.경부터 2015. 4. 28.까지 약 2개월 동안 지속적으로 출근시간에 선전방송을 주도하면서 수차례에 걸쳐 피고 회사와 대표이사에 대한 허위사실을 적시하고 공연히 모욕하거나 명예를 훼손하였으며, 2015. 4. 7.부터 2015. 4. 29.까지 피고의 허가 없이 피고 회사와 대표이사에 대한 허위사실과 모욕적, 명예훼손적 표현이 기재된 유인물을 피고 회사의 시설물에 무단으로 부착하였다. 이는 취업규칙 제21조에 위반되는 행위로서 제70조 제1항, 제10항의 징계사유에 해당될 뿐만 아니라 제16조의 1 제11호의 해고사유에도 해당되는 등 정당한 노동조합 활동 범위를 넘어 피고 회사의 기업질서와 위계질서를 문란하게 하였으므로 정당화될 수 없다.

또한 원고에 대한 정직 4주의 징계처분은 비위행위의 정도, 회수, 동기와 경위, 원고의 태도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이루어진 것으로서 피고 회사의 징계재량권 범위 내의 정당한 처분이다.

3.

판단

가.

징계사유의 확정

1)

원고가 2015. 3. 11. 부터 2015. 4. 29. 까지 [별지 1] 선전방송 내용 기재와 같이 총 12회에 걸쳐 선전방송을 하고, 2015. 4. 7. 피고의 생산기술 1관 현관 출입문 등에 [별지 2] 유인물 부착 내용 중 첫 번째란 기재와 같이 "노동자를 짐승 취급 C은 퇴진해! 뭐하노 빨리!!" 등의 문구가 기재된 유인물을 부착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2)

이에 대하여 원고는 [별지 1] 선전방송 내용 중 2015. 4. 9. 자 내용 중 '머리에 똥 밖에 있지 않은 경영자들'이란 표현은 사용한 적이 없다고 주장하나,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가 위와 같은 표현을 사용한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3)

한편 피고는, 원고가 [별지 2] 유인물 부착 내용 기재 유인물 전체를 부착하였다고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 및 갑 35호증에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의 노동조합이 2015. 3. 9. 구조조정에 대응하여 대의원 행동지침으로 '조끼와 머리띠를 착용하고 일한다. 부서별 상황에 맞게 아침, 점심 집회를 연다. 수시로 집회를 갖고 조합원과 함께 투쟁 결의를 다진다. 구조조정 반대와 회사규탄, C 퇴진 내용 등을 담은 대·소자보를 만들어 현장에 붙인다'고 결정한 사실, 원고를 비롯한 총 176명의 대의원들은 위 지침에 따라 그 무렵부터 구조조정 반대와 회사규탄 등의 내용을 담은 대·소자보를 회사 곳곳에 부착한 사실이 인정된다. 그러나 피고가 제출한 을 5호증의2 내지 4의 각 기재에 의하더라도, '그 내용과 같은 유인물이 부착되어 있었다'는 것 이외에 [별지 2] 유인물 부착 내용 중 두 번째란 이하의 유인물을 '원고'가 부착하였다고 단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4)

따라서 피고의 이 사건 징계처분의 당부는 위 가)항 기재의 징계사유만을 근거로 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나.

징계사유의 해당 여부

1)

관련 법리

사용자가 징계사유로 삼은 근로자의 행위가 선전방송이나 유인물의 배포인 경우 선전방송이나 유인물의 배포가 사용자의 허가를 받도록 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노동조 합의 정당한 업무를 위한 선전방송이나 유인물의 배포 행위까지 금지할 수는 없는 것이므로 그 행위가 정당한지 여부는 사용자의 허가 여부만을 가지고 판단하여서는 아니 되고, 그 선전방송이나 유인물의 내용, 매수, 배포의 시기, 대상, 방법, 이로 인한 기업이나 업무에의 영향 등을 기준으로 노동조합의 정당한 업무를 위한 행위로 볼 수 있는지를 살펴본 다음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0. 6. 23. 선고 98다54960 판결, 대법원 1996. 9. 24. 선고 95다11504 판결 등 참조).

한편, 노동조합활동으로 이루어진 선전방송이나 배포된 문서에 기재되어 있는 문언에 의하여 타인의 인격·신용·명예 등이 훼손 또는 실추되거나 그렇게 될 염려가 있고, 또 그 선전방송이나 문서에 기재되어 있는 사실 관계의 일부가 허위이거나 그 표현에 다소 과장되거나 왜곡된 점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 선전방송이나 문서를 배포한 목적이 타인의 권리나 이익을 침해하려는 것이 아니라 노동조합원들의 단결이나 근로조건의 유지 개선과 근로자의 복지증진 기타 경제적, 사회적 지위의 향상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고, 또 그 선전방송이나 문서의 내용이 전체적으로 보아 진실한 것이라면, 그와 같은 행위는 노동조합의 정당한 활동범위에 속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1. 2. 24. 선고 2008다29123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이러한 법리는 사용자가 징계사유로 삼은 근로자의 행위가 선전방송이나 유인물의 배포인 경우 그 행위의 정당성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2)

인정사실

앞서 든 증거와 갑 2 내지 34호증의 각 기재 및 영상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의 각 사실이 인정된다.

①

피고 회사가 2014. 11.경 성과연봉제 도입, 2015. 1.경 경영난을 이유로 한 1,000여명의 희망퇴직 등 구조조정을 진행하자, 이에 대응하기 위해 피고 회사의 노동조합은 2015. 3. 9. 원고를 비롯한 대의원들의 행동지침으로 '수시로 집회를 갖고 조합원과 함께 투쟁 결의를 다지고, 구조조정 반대와 회사규탄, 피고 회사의 대표이사인 C 퇴진 내용 등을 담은 대자보 등을 만들어 현장에 붙일 것' 등을 결정하였다. 또한 피고 회사의 노동조합은 피고 회사 측에 '2015. 1. 30.부터 진행되고 있는 전환배치가 단체협약에 위배되는 것이므로, 올바른 조치를 촉구한다'는 취지의 내용증명을 발송하기도 하였다.

②

원고는 2015. 3. 11.부터 2015. 4. 29.까지 약 2개월 동안 출근시간 무렵에 도크 게이트나 문화관, 생산기술관 앞 등에서 12회에 걸쳐 선전방송을 하였고, 2015. 4. 7. 생산기술관 현관 출입문 등에 유인물을 1회 게시하였다. 그 주된 내용은 피고 회사가 명예퇴직을 빙자하여 정리해고를 강행하고 있고, 단체협약을 위반한 전환배치가 강제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취지이다. 여기에는 '여성 노동자들을 강제퇴직 시켰다', '경영진들은 아침부터 우리 노동자들을 어떻게 하면 회유하고 협박하고 탄압할 것인지 그런 연구를 하고 있다'는 등 사실과 다른 내용을 포함하거나, '살인을 자행하는 C 사장', '낙하산으로 내려온 사장', '악마의 얼굴을 갖고 있는 C 사장' 등 경영진을 비하하는 표현도 포함되어 있다.

3 피고 회사의 취업규칙에는 회사의 명예나 신용을 훼손하는 행위, 허가 없이 사내에서 방송을 하거나 유인물을 게시하는 행위, 유언비어의 날조·유포 행위 등을 금지하고 있고, 이를 어기거나 회사의 승인 없이 회사의 이익에 반하는 유인물 등을 배포하거나 작업자를 선동 규합하려는 행위를 한 때 등을 징계사유로 규정하고 있다.

3)

판단

위와 같은 사실관계와 이를 통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비록 원고가 취업규칙에서 정한 허가를 받지 않은 채 선전방송과 유인물 게시 행위를 하였고, 그 내용에 있어 사실관계 일부가 허위이거나 타인의 인격·명예 등을 훼손하는 표현 등이 포함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원고의 선전방송이나 유인물 게시 행위는 노동조합의 정당한 업무를 위한 행위에 해당되고, 따라서 이를 이유로 한 징계는 허용되지 않는다고 봄이 상당하다.

①

원고의 행위는 노동조합의 대응지침에 따라 노동조합 활동의 일환으로, 피고 회사의 구조조정이 노동조합과 충분한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되는 데 대한 부당함을 호소하고 근로조건의 개선 및 근로자의 경제적 지위 향상을 도모하기 위한 목적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②

원고의 선전방송과 유인물의 주된 내용 역시 피고 회사가 진행하는 구조조정이 사실상 정리해고에 해당함을 지적하고 단체협약을 위반하여 전환배치가 강제로 이루어졌음을 비판하는 것으로, 실제 피고 회사가 진행한 구조조정이나 전환배치 등의 사실을 근거로 한 의견이나 비판으로 보인다. 따라서 비록 그 내용 중 일부가 허위이거나 왜곡되어 있고, 타인의 인격·명예 등이 훼손될 염려가 있는 표현 등이 포함되어 있기는 하지만, 전체적으로 볼 때 그 내용에 허위성이 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③

원고는 근무시간이 시작되기 이전에 길가에 노동조합 방송차량을 세우고, 옆에 다른 노조원들 몇 명이 현수막을 들고 서 있는 상태에서 위 차량을 이용하여 출근하는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선전방송을 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원고의 선전방송은 근무시간 외에 2개월 동안 12회에 걸쳐 이루어진 것이고, 유인물 게시는 1회에 불과하며, 위법한 행동을 야기하거나 선동하는 내용은 포함되어 있지 않다. 이러한 원고의 행동이 폭력적이라거나 폭력성을 띄게 될 위험이 있다고 보이지 않고, 한편 이로 인해 피고의 정상적인 업무수행이 방해되었다거나 피고 회사 내 근무 질서가 문란해졌다고 볼 자료도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한다.

판사 윤강열(재판장) 박성준 엄성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