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판결의 본소에 관한 부분 중 아래 제2항에서 지급을 명하는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반소피고) 패소부분을 취소한다.
피고(반소원고)는 원고(반소피고)에게 221,65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19. 8. 24.부터 2026. 2. 5.까지는 연 6%,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반소피고)의 나머지 항소 및 피고(반소원고)의 항소를 각 기각한다.
소송총비용 중 본소로 인하여 생긴 부분의 20%는 원고(반소피고)가, 나머지는 피고(반소원고)가 각 부담하고, 반소로 인하여 생긴 부분은 피고(반소원고)가 부담한다.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본소와 반소를 함께 본다.
기초사실
원고는 산업용 로봇 제조, 판매, 무역업 등을 하는 회사이고, 피고(다만, 상호가 2021. 1. 14. 주식회사 E에서 주식회사 C로 변경되었다가 2023. 3. 30. 현재의 상호로 변경되었다)는 선박의장품 제작 등을 하는 회사이다.
원고는 2017. 10. 24. 피고에게 키 용접자동화 솔루션(Rudder AutomatedWelding Solution) 로봇(이하 '이 사건 로봇'이라 한다)을 443,300,000원(부가가치세 포함, 이하 같다)에 계약일로부터 90일 내에 개발 · 제작 · 공급하는 내용의 용접자동화솔루션 구매계약(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이 사건 계약 중 이 사건에 관한 부분은 아래와 같다.
피고는 이 사건 계약에 따라 원고에게 선급금 177,320,000원을 지급하였다.
원고는 피고의 F공장에서 이 사건 로봇을 제작하였는바, 원고와 피고는 2018. 4.11.(1차), 2018. 4. 20.(2차) 및 2018. 5. 31.부터 2018. 6. 11.까지(3차) 총 3회에 걸쳐 이 사건 로봇에 관한 검수를 하였다. 그후 피고 소속 G 전무, H 부장, I 부장은 2018. 7. 20. 원고 소속 J 차장으로부터 '이 사건 로봇의 3G 자세 WPS 승인 결과가 합격으로 나왔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받은 후에야 2018. 6. 14.자 검수보고서(Inspection Report, 갑 제4호증의 3)에 서명하였다. 한편, G은 서명을 하면서 'comment 사항 반영요망'이라고 기재하였다.
원고는 2018. 6. 29. 피고에게 이 사건 계약의 대금 전액에 관한 세금계산서를 발행하였다.
원고는 2018. 8. 20. 피고에게 '피고가 납품 장소 및 납품 일정을 지정해 주지 않음으로 인해 최종 납품이 지연되고 있다. 이 내용증명서를 받은 날부터 5일 내에 납품 장소, 납품 일정 등을 통지해 달라'는 내용의 내용증명우편을 보냈으나, 피고는 2018. 9. 13. 원고에게 '이 사건 로봇에는 장비 회전율 저조, 작은 선박에 적용 불가능, 불량구간 발생시 수동용접으로 수정하기 위한 WPS 취득 필요, WPS 취득을 위한 테스트(3차례 불합격) 등의 문제가 있다'는 이유로 이 사건 로봇을 납품받기를 거부하는 내용의 내용증명우편을 보냈다.
피고가 이 사건 로봇에 계약목적을 달성할 수 없을 만큼의 심각한 하자가 있음을 이유로 담보책임, 채무불이행책임 및 이 사건 계약 제13.2조에 따라 이 사건 계약을 해제한다는 의사가 표시된 피고의 2019. 8. 16.자 준비서면이 같은 날 원고에게 송달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4, 5, 6호증, 을나 제1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및 영상, 변론 전체의 취지
본소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 주장의 요지
원고는 이 사건 계약에 따라 이 사건 로봇을 제작하여 피고의 공장에 설치하였고,2018. 7. 20. 피고의 최종 검수확인을 받았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계약에 따른 물품대금 중 잔금 265,980,000원(= 443,300,000원 - 177,32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이 사건 계약의 성질
당사자의 일방이 상대방의 주문에 따라 자기 소유의 재료를 사용하여 만든 물건을 공급하기로 하고 상대방이 대가를 지급하기로 약정하는 이른바 제작물공급계약은 그 제작의 측면에서는 도급의 성질이 있고 공급의 측면에서는 매매의 성질이 있어 대체로 매매와 도급의 성질을 함께 가지고 있으므로, 그 적용 법률은 계약에 의하여 제작 공급하여야 할 물건이 대체물인 경우에는 매매에 관한 규정이 적용되지만, 물건이 특정의 주문자의 수요를 만족시키기 위한 부대체물인 경우에는 당해 물건의 공급과 함께 그 제작이 계약의 주목적이 되어 도급의 성질을 띠게 된다.
살피건대, 이 사건 계약은 원고가 이 사건 로봇을 제작하여 피고에게 공급하는 이른바 제작물공급계약인데, 원고가 피고의 요구에 따라 특정한 사양을 갖춘 로봇을 제작하여 납품하고 그 대가를 지급받는 것을 주된 내용으로 하는 계약으로서, 이 사건 로봇은 피고의 수요를 만족시키기 위한 부대체물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 사건 계약은 부대체물에 관한 제작물공급계약으로서 도급의 성질을 가지고, 그에 관하여는 도급에 관한 규정이 적용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 사건 로봇의 완성 여부
도급계약에 있어 일의 완성에 관한 주장 · 증명책임은 일의 결과에 대한 보수의 지급을 청구하는 수급인에게 있고, 제작물공급계약에서 일이 완성되었다고 하려면 당초 예정된 최후의 공정까지 일단 종료하였다는 점만으로는 부족하고 목적물의 주요구조 부분이 약정된 대로 시공되어 사회통념상 일반적으로 요구되는 성능을 갖추고 있어야 하므로, 제작물공급에 대한 보수의 지급을 청구하는 수급인으로서는 그 목적물 제작에 관하여 계약에서 정해진 최후 공정을 일단 종료하였다는 점뿐만 아니라 그 목적물의 주요구조부분이 약정된 대로 시공되어 사회통념상 일반적으로 요구되는 성능을 갖추고 있다는 점까지 주장 · 증명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 10. 13. 선고 2004다21862 판결 참조).
나아가 도급계약에서 목적물의 주요구조부분이 약정된 대로 시공되어 사회통념상 일반적으로 요구되는 성능을 갖추었고 당초 예정된 최후의 공정까지 마쳤다면 일이 완성되었다고 보아야 한다. 목적물이 완성되었다면 목적물의 하자는 하자담보책임에 관한 민법 규정에 따라 처리하도록 하는 것이 당사자의 의사와 법률의 취지에 부합하는 해석이다. 개별 사건에서 예정된 최후의 공정을 마쳤는지는 당사자의 주장에 구애받지 않고 계약의 구체적 내용과 신의성실의 원칙에 비추어 객관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대법원 2004. 9. 23. 선고 2004다29217 판결, 대법원 2006. 10. 13. 선고 2004다21862 판결, 대법원 2019. 9. 10. 선고 2017다272486, 272493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들, 갑 제15, 16, 22, 27, 37, 38호증, 을나 제1, 4 내지 6호증의 각 기재, 당심 감정인 K의 일부 감정결과, 당심의 위 감정인에 대한 2025. 9. 3.자 사실조회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 로봇이 사회통념상 일반적으로 요구되는 성능을 갖추었고, 원고는 이 사건 로봇을 완성하여 피고가 지정하는 장소에 설치하고자 하였으나 피고의 비협조로 설치하지 못한 것으로서 원고로서는 이 사건 계약에서 예정한 최후 공정을 마쳤다고 볼 수 있다.
이 사건 계약에 의하면, 원고는 이 사건 로봇을 개발 · 제작하여 피고에게 납품하고, 회의록과 검수 체크리스트를 작성하여 검수를 실시하여야 하며(제4조 제4, 5항, 제11조 제1항), 잔금을 지급받기 위하여서는 피고로부터 납품에 대한 서면 확인서를 발급받아야 하고(제6조 제2, 3항), 피고가 검사 및 시운전 확인서에 서명하여 서면으로 검수합격을 통보하여야 원고가 이 사건 계약상 의무이행을 완료한 것으로 본다(제11조 제4항).
원고와 피고는 2018. 4. 11.(1차), 2018. 4. 20.(2차), 2018. 5. 31.부터 같은 해 6. 11.까지(3차) 총 3회에 걸쳐 이 사건 로봇에 관한 검수를 하였고, 3차 검수 이후에 이 사건 로봇에 대한 2018. 6. 14.자 검수보고서를 작성하였는바, 위 검수보고서에는 구체적 항목의 결과(Result)란에 'AA(Accept)' 또는 'AC(Accept with comment)'가 기재되어 있고, 'RC(Reject)'가 기재된 항목은 전혀 없다. 또한 'AC' 표시를 받은 항목의 대부분은 부품, 사용방법, 소음 등 향후 이 사건 로봇 작동시 주의해야 할 사항과 유지보수와 관련된 내용 등에 관한 것이고, 이 사건 로봇의 기능과 성능에 관한 것은 아니다.
원고와 주식회사 D의 검수 과정에서 작성된 체크리스트(갑 제3호증의 1, 3)에는 '용접품질에 대한 합격기준은 ISO10042-Level B에 따른다'라고 기재되어 있었던 반면에 원고와 피고 사이에서 작성된 위 검수보고서에는 위와 같은 문구가 기재되어 있지 않다. 이는 이 사건 로봇이 WPS 선급 승인을 통과할 것을 전제로 하였기 때문으로 보이고, 실제로도 피고 소속 직원들이 원고로부터 '이 사건 로봇의 3G 자세 WPS승인 결과가 합격으로 나왔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받은 후에야 위 검수보고서에 서명하였다.
구매사양서(갑 제15호증)에 기재된 이 사건 로봇의 주요 제작 일정은 '계약 체결 → 목업(Mock-Up) 제작완료→ Operator 교육 완료 → 이 사건 로봇 구동 Test완료 → 이 사건 로봇 용접품질 Test 완료 → WPS 승인 완료 → 잠정 납품 완료'의 흐름으로 진행된다. 이 사건 로봇의 2G WPS 선급 승인 검사는 2018. 5. 16.에 합격하였고, 3G WPS 선급 승인 검사는 3차례의 불합격 이후인 2018. 8. 16. 4차 검사에 합격하였다. 따라서 위 일정에 의하면, 원고로서는 이 사건 로봇의 납품 이외의 다른 절차는 모두 이행한 것으로 보인다.
피고의 재경본부 이사로 재직하였던 L의 사실확인서(갑 제22호증의 1)에는 '2018년 7월경 이 사건 로봇에 대해 현업부서 내부승인절차가 정상적으로 완료되어 지급품의가 진행되었고, 자금집행 담당자로서 물품대금에 대한 자금집행을 계획하였는데, 자금집행 내부결재 과정에서 자금집행이 보류되었고, 그 과정에서 이 사건 로봇의 하자 등에 대해 언급된 바 없다'라고 기재되어 있다. 피고의 생산부장으로 재직하였던 I의 사실확인서(갑 제37호증)에는 '검수결과 최종적으로 이 사건 로봇에 문제가 없음을 확인하고 2018. 7. 20. 검수보고서에 서명하였다'라고 기재되어 있다.
피고는 이 사건 로봇에 상판을 덮은 후 자동용접을 할 수 없고 작은 선박에 적용할 수 없다는 구조상의 하자와, 곡면, 이종모재, 시종단부 용접이 불가능하고 자동화 소프트웨어를 갖추지 못한 성능상의 하자가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 소속 임직원들은 이 사건 로봇을 수차례 시연 및 검수하는 과정에 입회하였으므로, 이 사건 로봇의 규모, 구조, 가동범위 등에 대하여 잘 알고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이 사건 로봇 구매사양서(갑 제15호증)에는 이 사건 로봇 용접품질 테스트를 진행한 후 특이사항 없을 시 WPS 승인을 진행하는 것으로 기재되어 있는바, 이 사건 로봇에 대하여 WPS 승인 절차가 진행된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로봇이 이 사건 계약에 따라 갖추어야 할 성능을 일응 갖추고 있었던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이에 반하는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당심 감정인 K의 감정결과에 의하면, 위 감정인은 '6축 로봇, 6축 로봇에 취부된 용접기, 레일 가동을 위한 메인 제어판넬 자체에는 문제가 없다. 동영상(갑 제30 내지 36호증)에서는 레이저 센서 보정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한다. 그러나 동영상과 달리 실제 용접에서는 용접에 의한 강한 아크 빛과 스패터 불꽃, 쉴드 가스 연기로 인해 약한 레이저 불빛이 감지되지 않을 것이고, 레이저 센서 창의 오염, 스패터에 의한 손상으로 레이저 센서 보정기능이 점진적으로 정상 작동되지 않을 것이다. 현재 레일의 구조상 서보모터에 의한 정밀 이동방식이 아니고 인버터에 의해 이동하는 방식이어서 이동 위치가 정밀하거나 일정할 수 없으므로 용접불량이 속출할 것이다'라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❶ 위 감정인은 '위 각 동영상을 분석하여 보면 용접작업이 없을 때에는 레이저 센서에 의해서 달라진 센터위치를 보정하는 것이 확인된다'라고 기재하면서 레이저 센서에 의한 보정은 실제 용접에서는 적합하지 않다는 일반적인 의견을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❷ 위 감정인의 이와 같은 의견은 이 사건 로봇의 작동이 불가능하여 실제 작동 없이 제시된 것인데다가 감정 당시 레이저 센서의 성능이나 보호 및 대응장치 유무 등에 대한 구체적인 검토가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당심의 위 감정인에 대한 2025. 9. 3.자 사실조회결과), ❸ 이 사건 로봇의 부가축에는 서보모터와 서보앰프가 장착되어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❹ 피고는 3차례에 걸쳐 이 사건 로봇을 검수하였고, 이 사건 로봇은 WPS 선급 승인을 받았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레이저 센서 보정기능이 실제 용접에서는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없을 것이라는 위 감정인의 일반적인 의견을 이 사건에서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고 할 것이다.
원고가 이 사건 계약에서 정한 대금지급 조건을 충족하였는지 여부
도급계약의 당사자들이 '수급인이 공급한 목적물을 도급인이 검사하여 합격하면, 도급인은 수급인에게 그 보수를 지급한다'고 정한 경우 도급인의 수급인에 대한 보수지급의무와 동시이행관계에 있는 수급인의 목적물 인도의무를 확인한 것에 불과하고 '검사 합격'은 법률행위의 효력 발생을 좌우하는 조건이 아니라 보수지급시기에 관한 불확정기한이다. 따라서 수급인이 도급계약에서 정한 일을 완성한 다음 검사에 합격한때 또는 검사 합격이 불가능한 것으로 확정된 때 보수지급청구권의 기한이 도래한다(대법원 2019. 9. 10. 선고 2017다272486, 272493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이 사건 계약에 의하면, 피고는 '원고가 이 사건 계약에 따른 의무이행의 완료에 대한 확인서를 발부한 후 7일 이내'에 잔금을 지급하기로 정하였고(6.2), 피고가 서면으로 검수 합격을 통보한 경우 원고는 이 사건 계약상의 의무이행을 완료한 것으로 본다(11.4)고 정하였는바, 이 사건 계약 제11조에서 정한 '최종 검수 및 검수합격 통보'는 잔금 지급의 조건이 아니라 불확정기한으로 봄이 타당하다. 위와 같이 원고가 이 사건 계약에서 예정한 최후 공정을 마쳤는데도 피고가 최종 검수 및 검수 합격 통보를 거부하고 2019. 8. 16. 이 사건 계약의 해제를 통보함으로써 '최종 검수 및 검수 합격 통보'가 불가능한 것으로 확정되었으므로 잔금청구권의 이행기도 도래하였다. 따라서 피고가 채권자지체에 빠졌는지 여부나 민법 제538조 제1항의 요건이 충족되었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원고는 잔금을 청구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소결
따라서 피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에게 위 물품대금 중 잔금 265,980,000원(= 443,300,000원 - 177,32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항변에 관한 판단
상계 항변
피고 주장의 요지
원고는 이 사건 계약일인 2017. 10. 24.부터 90일 이내에 피고에게 이 사건 로봇을 납품하여야 하는데, 원고의 주장에 따르더라도 이 사건 로봇의 최종 검수 완료일은 2018. 7. 20.인바, 원고는 피고에게 이 사건 계약이 정한 지체상금(지연일 하루당 계약금액의 1/1000에 해당하는 금액. 단, 최대 지연금액은 계약금의 10%를 초과할 수 없음)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 대한 지체상금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2020. 1. 28.자 준비서면의 송달로써 원고의 피고에 대한 위 물품대금채권과 대등액에서 상계한다.
판단
자동채권의 존재
살피건대, 갑 제2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계약에 따른 인도예정일이 2018. 1. 21.(계약일인 2017. 10. 24.부터 90일이 되는 날)이고(제4조 제1, 3항), 지체상금이 지연일 하루당 계약금액의 1/1000(다만, 계약금의 10%를 초과할 수 없음)인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런데 그로부터 원고가 이 사건 로봇의 WPS 선급 승인을 마친2018. 7. 20.까지의 기간만을 고려하더라도 그 지체기간이 181일로서 그 지체상금액이 최대 금액인 계약금의 10%를 초과함은 계산상 명백하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원고와 피고 사이에서 이 사건 계약에 따른 인도예정일이 최종 WPS 선급 승인시까지로 연기되었다거나 피고의 사정 또는 기타 불가항력적인 사유로 납품이 일시적으로 지연된 것이어서 위 기간 동안 약정 지체상금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나,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의 위 주장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원고는 또한, 위 지체상금이 대폭 감액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지체상금에 관한 약정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서의 성격을 갖는다고 할 것인바, 민법 제398조 제2항의 규정에 따라 계약당사자의 지위, 계약의 목적과 내용, 지체상금을 예정한 동기, 실제의 손해와 그 지체상금액의 대비, 그 당시의 거래관행 및 경제상태 등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약정에 따라 산정한 지체상금액이 일반사회인이 납득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 부당하게 과다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이를 적당히 감액할 수 있다(대법원 2002. 9. 4. 선고 2001다1386 판결 등 참조). 그러나 약정 지체상금의 액수(1일당 계약금액의 0.1%, 최대 지체상금액 계약금액의 10%), 실제 지체일수(181일 초과), 지체된 경위(이 사건 로봇의 2G WPS 선급 승인 검사는 2018.5. 16.에 합격되었으나, 3G WPS 선급 승인 검사는 3차례의 불합격 이후인 2018. 8.16.에야 합격된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그 지체상금이 부당하게 과다한 것으로 볼 수 없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따라서 원고는 피고에게 위 지체상금 44,330,000원(= 계약금액 443,300,000원× 10%)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상계적상 및 상계 충당
상계의 의사표시가 있는 경우 채무는 상계적상시에 소급하여 대등액에 관하여 소멸하게 되므로, 상계에 따른 양 채권의 차액 계산 또는 상계 충당은 상계적상의 시점을 기준으로 한다.
수동채권인 원고의 물품대금 채권은 피고가 이 사건 계약의 해제를 통보함으로써 '최종 검수 및 검수 합격 통보'가 불가능한 것으로 확정된 날(2019. 8. 6.)부터 7일이 경과한 2019. 8. 24.에 그 이행기가 도래하였고, 자동채권인 피고의 지체상금 채권은 이행기의 정함이 없는 채권으로서 그 지체일<1>에 이행기가 도래한다. 따라서 원고와 피고의 양 채권은 2019. 8. 24.에 상계적상에 있었다.
피고가 위 지체상금 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원고의 위 물품대금 채권과 대등액에서 상계한다는 취지의 의사표시가 기재된 2020. 1. 28.자 준비서면이 2020. 1.29. 송달된 사실은 기록상 명백하다.
따라서 원고의 위 물품대금 채권은 피고의 위 지체상금 채권과 대등액의 범위 내에서 소멸하므로, 원고의 물품대금은 221,650,000원(= 265,980,000원 - 44,330,000원)이 남게 된다. 따라서 피고의 상계항변은 이유 있다.
선이행 내지 동시이행 항변
피고 주장의 요지
주위적으로, 원고의 이 사건 로봇을 작동시킬 수 있는 라이센스 키 교부의무가 피고의 물품대금 지급의무보다 선이행의무에 해당하거나, 예비적으로 원고의 위 라이센스 키 교부의무, 각 파트별(용접부, 기구부, 전기부, 오퍼레이터) 필수교육의무, 산업안전보건법상의 자율안전확인신고 및 안전검사의무가 피고의 물품대금 지급의무와 동시이행관계에 있다.
판단
먼저 원고의 위 라이센스 키 교부의무가 피고의 물품대금 지급의무보다 선 이행의무에 해당함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다음으로 피고의 위 동시이행 항변에 관하여 보건대, 동일한 쌍무계약에 의하여 발생한 채무들이라고 하더라도 서로 대가적 의미가 없는 때에는 원칙적으로 민법 제536조의 동시이행의 항변권은 성립하지 않는다고 할 것인데,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가 주장하는 원고의 위와 같은 의무들이 피고의 물품대금 지급의무와 동시이행관계에 있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며, 오히려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피고가 주장하는 원고의 위와 같은 의무들은 그 약정내용에 비추어 부수적 의무에 불과하므로 피고의 물품대금 지급의무와 동시이행의 관계에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피고의 이 부분 항변은 이유 없다.
소결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위 상계 후 잔존 물품대금 221,650,000원 및 이에 대하여 피고가 이 사건 계약의 해제를 통보함으로써 '최종 검수 및 검수 합격 통보'가 불가능한 것으로 확정된 날(2019. 8. 6.)부터 7일이 경과한 2019. 8. 24.부터 피고가 그 이행 의무의 존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당심판결 선고일인 2026. 2. 5.까지는 상법이 정한 연 6%,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반소청구에 관한 판단
피고 주장의 요지
피고는 이 사건 계약에 따라 원고에게 선급금 161,200,000원(부가가치세 별도)을 지급하였는데, 원고는 이 사건 로봇을 완성하거나 피고에게 이 사건 로봇을 인도하지 않았고, 원고가 제작한 이 사건 로봇에는 계약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정도의 하자가 있다. 이에 피고가 2019. 8. 16.자 준비서면의 송달로써 원고에게 담보책임, 채무불이행책임, 이 사건 계약 제13조 제2항에 따른 각 계약해제권을 행사하였으므로, 이 사건 계약은 해제되었다. 따라서 원고는 피고에게 이 사건 계약의 해제에 따른 원상회복으로 위 선급금 161,200,000원 및 이에 대한 법정이자 내지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단
살피건대,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의 위 주장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며, 오히려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가 사회통념상 일반적으로 요구되는 성능을 갖춘 이 사건 로봇을 완성하여 피고가 지정하는 장소에 설치하고자 하였으나 피고의 납품 거부로 설치하지 못하였을 뿐이다.
피고의 주장을 원고의 이행지체를 이유로 이 사건 계약을 해제한다는 것으로 보더라도,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가 이 사건 계약 제13조 제2항 내지 민법 제544조에 따른 상당한 기간을 정하여 이행을 최고하였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의 주장은 어느 모로 보나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본소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본소청구 및 피고의 반소청구는 이유 없어 각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의 본소 중 피고에 대한 부분은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제1심판결의 본소에 관한 부분 중 위에서 지급을 명하는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 패소부분을 취소하여 피고에게 위 돈의 지급을 명하고, 원고의 나머지 항소와 피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각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임상민(재판장) 박원근 최희영
각주1) 최대 지체상금액인 계약금의 10%(= 100/1000)에 이르는 날은 2018. 5. 1.이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