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고등법원판결

부산고등법원 2025. 5. 22. 선고 2023노261 판결

주문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2년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로부터 3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피고인으로부터 164,630,136원을 추징한다.

피고인에 대하여 위 추징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의 점은 무죄.

이유

1.

이 법원의 심판범위

가.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해자 B에 대한 사기의 점에 대하여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무죄로 판단하였다. 이에 대하여 피고인만이 유죄 부분에 대하여 항소하고 검사는 항소하지 않았으므로, 원심판결 중 위 무죄 부분은 분리.확정되어 이 법원의 심판범위에서 제외된다.

나.

원심은 배상신청인의 배상신청을 각하하였고, 배상신청을 각하한 재판에 대하여 신청인은 불복을 신청하지 못하므로(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2조 제4항), 원심판결 중 배상신청을 각하한 부분은 확정되어 이 법원의 심판범위에서 제외된다.

2.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1)

배임수재 및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 부분 피고인이 C 주식회사(이하 ‘C’이라 한다)의 회사 업무에 관여하게 된 것은 2019. 12. 6.경 사내이사로 등재되고 2019. 12. 17.경 대표이사로 취임한 이후이므로, 피고인은 이 사건 당시 C과의 관계에서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의 지위에 있지 않았고, 피고인은 임무에 관하여 부정한 청탁을 받지 않았다. 주식회사 D(이하 ‘D’이라 한다)으로부터 5억 원을 차용하고 그 돈을 소비 및 변제한 당사자는 피고인이 아니라 C이므로 피고인에 대하여 배임수재죄는 인정되지 않고, 가사 배임수재죄가 인정된다 하더라도 피고인이 취득한 이익은 D으로부터 무이자로 차용한 5억 원에 대한 이자 상당액이다. 한편 피고인은 E 지역주택조합 공동주택 신축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한다)에 대한 하도급 공사의 공사단가를 임의로 증액하여 준 것이 아니라 이미 C 내부에서 책정되어 있던 금액을 통보하였을 뿐 배임행위를 하지 않았고, 결과적으로 D과의 하도급계약은 해지되어 C에 어떠한 손해도 발생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이 부분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

2)

피해자 F에 대한 사기 부분 피해자 F이 원심 법정에서 한 증언 내용을 살피더라도, 피고인이 피해자를 기망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7천만 원 상당을 차용할 당시 변제자력 및 변제의사가 존재하였음에도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

나.

양형부당 원심의 형(징역 4년, 추징 5억 원 등)은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

3.

직권판단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에 앞서 직권으로 살펴본다.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은 2022. 9. 6.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 근로기준법위반죄로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2022. 9. 14. 그 판결이 확정된 사실이 인정된다. 피고인에 대한 원심 판시 각 죄는 판결이 확정된 위 죄와 형법 제37조 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형법 제39조 제1항에 따라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의 형평을 고려하여 형을 정하여야 할 것이므로,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은 그대로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다만 위와 같은 직권파기 사유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여전히 이 법원의 심판대상이 되므로 아래에서 살펴본다.

4.

배임수재 및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의 점에 관한 판단

가.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2019. 초부터 피해자 C의 부회장 직함으로 일하면서 위 회사의 업무 전반에 관여해왔고, 2019. 12. 6.경 C의 사내이사로 등재되고 2019. 12. 17.경 대표이사로 취임하였다.

1)

배임수재 피고인은 2019. 11. 중순경 대구에 있는 C 대구지사 사무실에서 G, H를 통하여 D 대표인 I으로부터 C에서 수주한 E 지역주택조합 공동주택 신축공사를 D에 하도급해 달라는 청탁을 받고, 하도급계약을 체결하는 대가로 D으로부터 개인적으로 5억 원을 빌리기로 약정하였다. 이후 피고인은 C 이사 J에게 지시하여 2019. 11. 22.경 D과 C 간에 위 공사에 대한 하도급계약을 체결하였고, 2019. 11. 26.경 D으로부터 차용금 명목으로 5억 원을 K(피고인의 처) 명의의 L은행 계좌로 교부받았다. 이로써 피고인은 피해자의 사무를 처리하면서 임무에 관하여 부정한 청탁을 받고 재물을 취득하였다.

2)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 피고인은 2019. 11. 중순경 제1항과 같이 D에 이 사건 공사를 하도급 하는 대가로 D으로부터 5억 원을 빌리기로 약정한 후 공사금액을 당초 산정된 평당 460만 원에서 480만 원으로 올려주는 대신 D에 대한 차용금 5억 원을 상계처리하기로 마음먹고, 2019. 11. 중순경 서울 M에 있는 C 서울사무소 1층 커피숍에서 G을 만나 이와 같은 제안을 하였고 G은 이에 동의하였다. 피고인은 2019. 11. 22.경 C 서울사무소에서 G, H 등이 있는 가운데 이사 J에게 공사금액 평당 480만 원에 계약을 체결하도록 지시하여 결국 C에서 D에 이 사건 공사 중 철근콘크리트 및 기타공사를 평당 480만 원으로 하여 공사대금 181억 3,400만 원(약 3,778평)에 하도급 하는 내용으로 계약을 체결(이하 ‘이 사건 하도급계약’이라 한다)함으로써 D으로 하여금 차액 7억 5,560만 원 상당의 이익을 취득하게 하고 피해자에게 동액 상당의 손해를 가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피해자의 사무를 처리하면서 임무에 위배하여 D으로 하여금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게 하고 피해자에게 손해를 가하였다.

나.

인정사실 원심 법원과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의 사실이 인정된다.

1)

피고인과 C의 관계

가)

피고인의 C 내 직위 등 피고인은 2019. 11. 5. C의 대표이사 N과 아래와 같은 내용의 경영권 위임 약정서를 작성하였고, 이후 대표이사 N은 2020. 3. 9. 사임하였다. 피고인은 2019. 12. 6.경 C의 사내이사로 등재되고, 2019. 12. 17.경 대표이사로 취임하였다. 피고인은 위와 같이 C의 사내이사로 등재되기 이전부터 C 부회장 직함의 명함을 들고 다니면서 사람들에게 교부하였다.

나)

피고인과 C 사이의 금전거래 2019. 10 23.부터 2019. 12. 31.까지 피고인과 C 사이에 송금된 내역은 아래와 같다<1>. 피고인과 C 사이의 송금내역<2> 2) 이 사건 하도급계약 체결 이전의 사정 H는 2019. 여름경 C의 총괄사장이었던 O에게 이 사건 공사 하도급에 대하여 공사금액 평당 460만 원의 견적서를 제시하였으나 계약이 체결되지 않았다. H는 2019. 10.경 대구에서 G과 함께 피고인을 만나 이 사건 공사에 관하여 이야기하였고, G은 2019. 10. 말경 C 서울사무소에서 피고인을 만났는데 그 자리에서 피고인은 G에게 5억 원을 대여해 줄 수 있느냐고 물었다. H는 2019. 11. 중순경 전문건설면허가 있는 D의 대표 I에게 이 사건 공사를 소개하였고, I과 H는 D이 C로부터 이 사건 공사를 하도급 받을 수 있도록 해 보기로 하였다. 그 무렵 H는 G으로부터 주식회사 P(이하 ‘P’라 한다)의 Q을 소개받아 P로부터 5억 원을 차용하여 피고인에게 대여해 주기로 하였다. I의 위임을 받은 H, G은 2019. 11. 중순경 C 대구지사로 가 피고인을 만났고, 그 자리에서 H, G은 피고인에게 D이 5억 원을 대여해 줄 테니 이 사건 공사를 D에게 하도급 해 달라고 하였다.

3)

이 사건 하도급계약 체결 및 피고인의 5억 원 수수 G은 이 사건 하도급계약을 체결하기 전 C 서울사무소 1층 커피숍에서 피고인을 만났고, 피고인과 G은 아래와 같은 대화를 하였다<3>. H, G는 2019. 11. 22. C 서울사무실로 갔고, C의 J 이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C과 D 사이에 이 사건 공사 중 철근콘크리트 및 기타 공사를 평당 480만 원으로 하도급 하는 내용으로 이 사건 하도급계약이 체결되었다. 그러나 H와 G은 C로부터 계약서를 교부받지 못하였다. 피고인, I, H, G, Q은 2019. 11. 25. 대구 동구 소재 커피숍에서 만나 아래와 같은 대화를 하였다<4>. 2019. 11. 26. D과 P 사이에 D이 P로부터 8억 원을 차용하되, 변제일은 2020. 5. 25., 차주는 변제일에 대주에게 이자로 5천만 원을 지급하기로 하는 대부거래계약서가 작성되었다. H, Q은 2019. 11. 26. C 서울사무소 소재 피고인의 사무실로 찾아 갔고, 피고인은 그 자리에서 D의 은행 계좌에서 K의 L은행 계좌로 5억 원이 송금된 것을 확인한 다음, H, Q에게 이 사건 하도급계약서를 교부하였다.

4)

이 사건 하도급계약 체결 이후의 사정 K는 2019. 12. 12. P에 아래와 같은 확약서를 작성하여 교부하였고, C은 2019. 12. 26. Q이 지배하고 있는 주식회사 S(이하 ‘S’라 한다)에게 5억 원을 송금하였다.

5)

관련 소송 등의 경과 P는 주식회사 T(사내이사: Q)로 사명을 바꾼 뒤, 2020. 4. 3. 대구지방법원에 D과 I을 상대로 대여금 6억 5,000만 원 등을 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하였고(대구지방법원 2020가합202979호), 이에 대하여 위 법원은 2021. 7. 2. ‘D과 I은 2021. 8. 31.까지 연대하여 주식회사 T에게 6억 3,400만 원(= 2019. 11. 26.자 차용금 5억 원 + 2019. 12. 2.자 차용금 3억 원 중 D과 I 자인의 미상환액 1억 3,400만 원)을 지급하되, 미지급 금액에 대하여는 2021. 9. 1.부터 지급일까지 연 5%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가산하여 지급하라’는 내용의 화해권고결정을 하였고, 그 무렵 화해권고결정이 그대로 확정되었다<5>. I은 위 민사소송 계속 중 피고인을 이 사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 혐의로 고발하였고, 이와 별도로 H는 ‘피고인이 이 사건 하도급계약을 맺는 조건으로 5억 원을 차용하였으나 차용금을 갚거나 하도급 계약을 이행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고 주장하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 혐의로 피고인을 고소하였으나 담당검사는 피고인에 대하여 증거불충분이 이유로 혐의없음 처분을 하였다(창원지방법원 마산지청 2021. 3. 5.자 2020형제8756호 결정).

다.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에 해당 여부

1)

관련 법리 형법 제357조 제1항에 규정된 배임수재죄의 주체로서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라 함은 타인과의 대내관계에서 신의성실의 원칙에 비추어 그 사무를 처리할 신임관계가 존재한다고 인정되는 자를 의미하고, 반드시 제3자에 대한 대외관계에서 그 사무에 관한 권한이 존재할 것을 요하지 않으며, 또 그 사무가 포괄적 위탁사무일 것을 요하는 것도 아니고, 사무처리의 근거, 즉 신임관계의 발생 근거는 법령의 규정, 법률행위, 관습 또는 사무관리에 의하여도 발생할 수 있다. 배임수재죄에서 ‘임무에 관하여’라 함은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위탁받은 사무를 말하는 것이나 이는 그 위탁관계로 인한 본래의 사무뿐만 아니라 그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범위 내의 사무도 포함되고, 나아가 고유의 권한으로서 그 처리를 하는 자에 한하지 않고 그 자의 보조기관으로서 직접 또는 간접으로 그 처리에 관한 사무를 담당하는 자도 포함된다(대법원 2006. 3. 24. 선고 2005도6433 판결 등 참조).

2)

원심의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이 부분 항소이유와 동일한 취지로 주장하였다. 원심은 그 채택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사건 당시 C 내에서 이 사건 하도급계약의 거래상대방 및 거래조건 등을 결정할 실질적인 권한을 가지고 있었다고 보이므로, 피고인은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였다고 인정된다고 판단하였다.

가)

피고인은 경찰 조사에서 ‘C의 대표이사였던 N이 2019. 10.경 피고인에게 회사의 자금상황이 어려우니 자금을 빌려 주면 회사 운영을 같이 해 보자는 제안을 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6>, C의 인사총괄팀장이었던 U은 경찰조사에서 ‘C이 회생절차를 진행할 당시 K가 C 주식의 과반수 이상을 취득하고 있었던 것을 확인하였다’고 진술하였다<7>. 이 사건 하도급계약 체결 당시 C 서울사무소에 피고인의 사무실이 있기도 하였던 점에 비추어 피고인은 C로부터 단순히 영업만을 위해 명목상 부회장의 직함을 부여받은 것은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나)

피고인은 C에 거액의 돈을 송금하여 왔고, 2019. 12.경 C의 사내이사, 대표이사로 취임하였는바, 피고인이 C에 송금한 돈은 단순한 대여가 아니라 C이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여 준 것이고 그 대가로 피고인은 C의 경영권 또는 주식을 취득하였다.

다)

피고인은 2019. 10. 23.부터 C에 자금을 조달하여 준 것이 확인되는데, 그렇다면 피고인이 C에 자금을 투입하기 시작한 이후로서 이 사건 공사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진 2019. 11.경에는 위와 같은 자금조달의 대가로 피고인이 C에 대해 하도급 공사업체 선정과 하도급 공사대금의 결정 등에 관한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었을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3)

당심의 판단 원심이 적절하게 설시한 사정들에 더하여 이 사건 기록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더하여 보면, 피고인은 이 사건 당시 C의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의 지위에 있었다는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가)

피고인은 이 사건 하도급계약 체결 전인 2019. 11. 5. C의 대표이사였던 N과 피고인이 C에 자금을 조달하는 대신 그 대가로 회사 발행주식의 55%를 취득하기로 하는 내용의 경영권 위임 약정서를 작성하였고, 위와 같은 경영권 위임 약정서가 작성되기 이전인 2019. 10.경부터 위와 같은 약정서의 내용을 전제로 C에 거액의 자금을 투입해 왔다.

나)

피고인은 이 사건 하도급계약 체결 당시 이미 C 서울사무소에 개인 사무실을 두고 있었고, C 부회장 직함의 명함을 들고 다니면서 사람들에게 교부하기도 하였다. 피고인은 이는 영업활동의 편의를 위한 것이었을 뿐 실제로는 피고인이 당시 C 내에서 어떠한 직함도 가지고 있지 않았으므로, C의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의 지위에 있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인의 주장에 따르더라도, 피고인은 C과 업무를 타진하는 제3자들에게 C의 부회장이라는 직함이 기재된 명함을 교부함으로써 신뢰를 주고, 자신이 C에 상당한 영향력이 있는 사람처럼 행세하며 영업활동을 했으며, C은 이를 용인 및 원조하였다는 것이다. 피고인은 이 사건 하도급계약 체결을 논의하던 2019. 11.경 이미 위와 같은 자금조달의 대가로 C에 대해 하도급 공사업체 선정과 하도급 공사대금의 결정 등에 관한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었던 것으로 봄이 상당하므로, 피고인은 이 사건 당시 C의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의 지위에 있었다고 보아야 하고, 피고인이 이 사건 하도급계약 체결 후인 2019. 12.경에 이르러 C의 사내이사 및 대표이사로 공식 취임하였다고 하여 달리 볼 것은 아니다.

라.

배임수재의 점에 관한 판단

1)

관련법리

가)

형법 제357조 제1항의 배임수재죄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사람의 청렴성을 보호법익으로 하는 것으로서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사람이 그 임무와 관련하여 부정한 청탁을 받고 재물 또는 재산상 이익을 취득함으로써 성립한다. 여기서 ‘임무와 관련하여'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사람이 그 위탁받은 본래의 사무뿐만 아니라 그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범위 내의 사무와 관련된 것을 의미하고, 나아가 사무를 처리하는 사람은 고유의 권한으로서 그 처리를 하는 사람에 한하지 않고 그 사람의 보조기관으로서 직접 또는 간접으로 그 처리에 관한 사무를 담당하는 사람도 포함한다. 한편 ‘부정한 청탁’은 반드시 업무상 배임의 내용이 되는 정도에 이를 것을 요하지 않으며, 사회상규 또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것이면 족하고, 이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청탁의 내용 및 이에 관련한 대가의 액수, 형식, 보호법익인 거래의 청렴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찰하여야 하며, 그 청탁이 반드시 명시적임을 요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11. 12. 22. 선고 2010도7924 판결 참조).

나)

배임수재죄 또는 배임증재죄에서 수재자가 증재자로부터 돈을 받은 사실은 시인하면서도 그 돈을 부정한 청탁의 대가로 증여받은 것이 아니라 빌린 것이라고 주장하는 경우 수재자가 그 돈을 실제로 빌린 것인지 여부는 수재자가 증재자로부터 돈을 수수한 동기, 전달 경위 및 방법, 수재자와 증재자 사이의 관계, 양자의 직책이나 직업 및 경력, 수재자의 차용 필요성 및 증재자 외의 자로부터의 차용 가능성, 수수한 돈의 액수 및 용처, 증재자의 경제적 상황 및 증재와 관련된 경제적 예상이익의 규모, 담보 제공 여부, 변제기 및 이자 약정 여부, 수재자의 원리금 변제 여부, 채무불이행시 증재자의 독촉 및 강제집행의 가능성 등 증거에 의하여 나타나는 객관적인 사정을 모두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1. 12. 22. 선고 2010도7924 판결 등 참조).

2)

부정한 청탁의 대가에 해당하는지 여부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은 D이 C과 이 사건 하도급계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해주는 대가로 D으로부터 5억 원을 수수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이는 부정한 청탁에 해당한다. 1 I<8>과 H<9>는 수사기관에서 원심 법정에서 이르기까지 D이 이 사건 하도급계약을 체결하는 대가로 피고인 개인에게 5억 원을 빌려주었다는 취지로 일관되게 진술하였다. D이 피고인에게 5억 원을 지급할 당시 D은 여유 자금이 없는 상태여서 위 돈을 Q 측으로부터 빌려 마련하였다. 만약 이 사건 하도급계약의 체결과 5억 원의 수수가 대가관계에 있지 않았다면 D이 이 사건 전에는 일면식이 없던 Q으로부터 돈을 빌리면서까지 무리하여 피고인에게 금전을 대여해 주었을 합리적인 이유가 없다. 2 피고인으로서는 자금경색 상태였던 C에 자금을 조달하고 그 대가로 회사의 경영권을 확보하려던 계획이었으므로, 이 사건 하도급계약 체결을 대가로 D으로부터 5억 원을 대여받고 C에 이를 제공할 동기가 있었다. 3 피고인은 2019. 11. 22. C과 D 사이에 이 사건 하도급계약이 체결되었음에도 불구하고 D 측에 계약서를 교부하지 않다가, 2019. 11. 25. I, H, G, Q을 만나 이 사건 하도급계약서를 보여 준 다음, 2019. 11. 26. D으로부터 5억 원을 교부받은 직후 D에 계약서를 교부하였던바, 이 사건 하도급계약의 체결은 피고인이 D으로부터 5억 원을 수수하는 것과 대가관계에 있었음을 알 수 있다.

3)

피고인이 취득한 재산상 이익 다음으로 피고인이 취득한 재물 또는 재산상 이익에 관하여 보건대, 원심 및 당심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D으로부터 차용한 5억 원에 대하여 금융이익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제공받은 것을 넘어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5억 원 자체를 제공받았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할 수 없다. 1 이 부분 공소사실은 피고인이 2019. 11. 중순경 하도급계약을 체결하는 대가로 D으로부터 개인적으로 5억 원을 빌리기로 약정하고, 2019. 11. 26. D으로부터 차용금 명목으로 5억 원을 K 명의 계좌로 교부받았다는 것으로, 피고인이 D으로부터 5억 원을 차용하였음을 전제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의 점에 관한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피고인이 이 사건 공사 대금을 올려주어 D이 추가적으로 얻게 되는 이익과 차용금을 상계처리함으로써 피고인이 5억 원을 취득하였다는 것이다. 2 I은 원심 법정에서 ‘H로부터 5억 원을 빌려주면 일을 주겠다고 하여 5억 원을 빌려주었다’고 진술하였고, H 또한 이 사건 하도급계약을 체결하는 대가로 피고인 개인에게 5억 원을 교부한 것이 아니라 빌려준 것이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피고인 역시 5억 원을 대여 받은 자는 본인이 아니라 C이었다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을 뿐 5억 원을 교부받은 사실 자체를 부인하지 않는바, 결국 이 사건의 경우 D이 공사대금을 증액함에 따라 얻게 되는 이익으로 피고인에 대하여 차용금 채무를 면제해 주었는지가 문제된다 할 것이다. 3 먼저 원심은 피고인은 이 사건 하도급계약 체결 전 공사금액을 평당 460만 원에서 480만 원으로 맞추라는 지시를 하였고, 이로 인해 D은 추가적인 이익을 얻게 될 것이라는 취지로 설명하였는데 피고인으로서는 하도급 업체에게 공사금액을 올려주어 추가적인 이익을 제공하고 D에 대한 자신의 채무를 면제받고자 하는 동기가 있었고, D 측은 공사대금 증액에 대한 반대급부로써 피고인의 D에 대한 채무를 면제하여 주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었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피고인이 이 사건 하도급계약 체결 전 G 등에게 이 사건 하도급계약의 공사금액을 평당 460만 원이 아니라 평당 480만 원으로 맞춰 진행해 보자는 취지로 이야기하였고, 이후 이 사건 하도급계약의 공사금액이 평당 480만 원으로 결정되었다 하더라도, 아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의 점에 관한 판단」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이러한 사정만으로 피고인이 임무에 위배하여 D으로 하여금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게 하거나 C에 손해를 가한 것으로 볼 수 없는바, 5억 원을 교부받을 당시 피고인에게 D에 추가적인 이익을 제공하여 자신의 채무를 면제받고자 하는 동기가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 4 D이 피고인의 채무를 면제하였다는 부분에 관하여 보더라도, G은 원심 법정에서 ‘계약을 체결하기 전 커피숍에서 피고인이 평당 480만 원으로 계약해 줄 테니 5억 원은 반환 없이 처리하자고 말하였다’고 진술하며 당시 H도 동석하였고 H가 위임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어 I에게는 따로 알리지는 않았다고 진술하였다. 반면 H는 수사기관에서 ‘계약서를 받은 후 피고인이 차용증을 주지 않았고, 공사비를 평당 20만 원 올려줬으니까 굳이 차용증을 써 줄 필요가 있겠느냐며 유야무야 넘어갔다’라고 진술하였고, 원심 법정에서 ‘계약서를 작성하는 자리에서 20만 원 올렸으니까 퉁치자는 이야기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정확한 날짜와 장소는 모르겠는데 G이 원래 5억 원을 주면서 차용증을 받기로 하였는데 피고인이 460만 원에서 480만 원으로 해 주었으니까 20만 원 갭이 생기니까 그것만 해도 몇 억 되니까 5억 원은 그냥 퉁치고 가는 그런 분위기였다’<10>라고 증언하였다. 피고인과 사이에 채무 면제를 논의한 시점과 장소, 면제 경위 등에 관한 각 진술은 서로 엇갈리고 있고, 이 사건 하도급계약서를 작성한 이후인 2019. 11. 25.경 H와 G은 Q과 함께 차용금을 입금할 통장 명의인과 차용증 작성 주체를 언급하며 5억 원의 변제를 확보할 방안을 논의하고 있었던바, 이 사건 하도급계약을 체결하기 전 피고인과 D에 대한 차용금 5억 원을 면제하기로 하였다는 G의 진술은 믿기 어렵다. 5 G과 H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D이 명시적으로 피고인의 채무를 면제한 바 없고, 이 사건 하도급계약의 평당 공사금액이 480만 원으로 결정되면서 D은 피고인으로부터 5억 원을 반환 받을 수 없게 되는 것인데, D이 이 사건 하도급계약 체결 당시 별다른 여유자금이 없어 Q 측으로부터 위 5억 원 전액을 차용하여 어렵사리 마련한 것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I과 H가 당초 계획과 달리 D이 변제의무를 부담하여야 하는 5억 원의 변제 여부에 관하여 명확히 확인하지 않고 이 사건 하도급계약을 진행하였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반면 이 사건 하도급계약의 당사자인 D의 대표이사 I은 원심 법정에서 ‘계약금액이 평당 460만 원에서 480만 원으로 변경된 경위는 알지 못한다. 이후 5억 원을 갚아주는 조건으로 20만 원을 올려주기로 했다는 식으로 H로부터 들었다’라는 취지로 증언하면서<11>, 자신은 계약 체결 전 공사금액을 480만 원으로 올려주는 대신 5억 원을 상계하기로 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바 없고, 5억 원을 안 받는 것으로 들었다면 일을 안 했을 것이라거나 ‘5억 원은 대여금으로 생각했던 것이기 때문에 차용증 이야기가 계속 있었던 부분이고, 어쨌든 일 끝나면 돈을 주겠지라고 판단하는 거지 그것을 떼먹는다거나 이익이 남으면 벌충한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고 진술하였다. 6 피고인은 배우자 K 명의 L은행 계좌를 통해 5억 원을 교부받았고, 이 사건 하도급계약 체결 후인 2019. 12. 12. 피고인의 배우자인 K가 작성한 확약서에는 피고인이 D으로부터 5억 원을 무이자로 차용하였다는 취지의 기재가 존재한다. 만약 공소사실의 기재와 같이 피고인이 이 사건 하도급계약의 공사금액을 평당 480만 원으로 올려주는 대신 D에 대한 차용금 5억 원을 면제하기로 하였다면, 피고인으로서는 D과 C 사이에 이 사건 하도급계약이 체결된 이후 자신의 D에 대한 채무의 존재를 인정하는 내용의 확약서를 작성할 필요가 없었다. 위과 같은 사정들을 고려하면, 피고인은 D으로부터 이 사건 하도급계약 체결의 대가로 이자나 변제기의 약정 없이 5억 원을 대여 받은 것으로 보아야 하고, 이로써 위 5억 원을 무이자로 대여 받는 금융이익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얻었다고 보아야 한다.

4)

피고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

가)

피고인은 D으로부터 5억 원을 대여 받고 그 돈을 소비 및 변제한 금전거래의 당사자는 C이고, 당시 C 계좌로 직접 5억 원을 송금 받을 경우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위반의 소지가 있어 피고인이 K의 계좌를 통하여 D으로부터 5억 원을 송금 받고 이를 C로 전달해준 것이라고 주장한다.<12> 그러나 I과 H는 원심 법정에서 D은 C이 아닌 피고인 개인에게 5억 원을 대여하였다고 증언하였고<13>, 실제 D은 C이 아닌 K의 계좌로 5억 원을 송금하였다. 피고인에게는 이 사건 하도급계약 체결을 전후로 C의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하여 회사에 자금을 조달하려는 개인적 동기가 있었고, 실제 C의 회계자료에는 2019. 11. 26. K 명의로 입금된 5억 원은 단기차입금(K)으로 계상되어 있다. 또한 5억 원의 반환과 관련하여 피고인의 배우자인 K가 작성한 확약서에도 「차용인 K(대리인 A)(이하 차용인)가 (주)D으로부터 차용한 5억 원은 (주)D이 (주)P로부터 차용한 금원으로 5억 원의 채권자가 (주)P임을 인정한다.」라고 기재되어 있을 뿐이고, C은 금전거래의 당사자로 언급되어 있지 않다. D으로부터 5억 원을 차용한 것은 피고인으로 봄이 상당하고, 이후 C이 피고인으로부터 융통한 돈을 회사 운영자금으로 사용한 사정이 있다고 하여도 이는 피고인이 D으로부터 대여 받은 금원을 C에 지급하여 소비한 이후의 금전 흐름에 관한 사정에 불과하므로, 이를 근거로 D과 금전거래를 한 당사자가 피고인이 아닌 C이라고 볼 것은 아니다.

나)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Q이 2019. 12. 26. 10:23경 S의 은행계좌에서 C의 은행계좌로 20억 원을 송금한 사실, C은 같은 날 11:57경 K에게 20억 원을 송금하였고, 같은 날 16:05경 K가 20억 원을 송금하자 S에게 5억 원을 송금한 사실이 인정된다. 피고인은 C이 D으로부터 5억 원을 차용하고 2019. 12. 26. Q 측에 이를 직접 변제하였다고 주장하나, 이 사건 하도급계약에 따른 5억 원 채무의 지급 주체는 피고인(K) - D(I) – P이다. 이에 Q(P)은 D과 I을 상대로 이 사건 5억 원을 포함하여 대여금 6억 5,000만 원 등의 지급을 구하는 민사소송을 진행하였는데, 해당 소송은 2021. 7. 2. D 측이 Q 측에게 위 5억 원을 포함한 6억 3,400만 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는 내용의 화해권고결정이 내려지며 종결되었다. 만약 Q이 피고인 주장과 같이 C로부터 이 사건 5억 원을 변제 받았던 것이라면, 위와 같이 D 및 I을 상대로 다시금 위 5억 원의 지급을 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하였을 이유가 없고, D 및 I 역시 위와 같이 이 사건 5억 원에 대한 지급의무를 인정하는 내용의 화해권고결정을 용인하였을 것으로 보이지도 않는다(이에 대하여 Q은 당심 법정에서 2019. 12. 26. C로부터 5억 원을 변제받았음에도 변호사의 조언을 받아 계약서상의 금액을 기준으로 민사소송을 진행하였을 뿐, 이미 변제 받은 5억 원에 대하여는 추심 의사가 없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으나<14>, Q은 민사소송 진행 중 5억 원 부분에 관한 피고인의 관여 내용, 담보권 설정 또는 변제 내역을 구체적으로 주장.입증하라는 재판부의 석명<15>에도 위 5억 원은 A와 무관한 돈이며, 대여금은 한 푼도 변제받지 못하였다는 취지의 준비서면을 제출하였다<16>). 또한 이 사건 기록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S는 2019. 12. 24. C과 사이에 춘천 V 공사 및 춘천 V와 관련된 토지매매계약 양도 등과 관련하여 토지매각대금 및 매각권한 위임보증금으로 20억 원 이상을 C에 대여하기로 하는 내용의 계약서를 작성하고, 2019. 12. 26. C에 20억 원을 송금한바, 해당 금액은 S와 C 사이의 별도의 법률관계에 기인한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이 C의 경영권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C와 K 사이에 수회에 걸쳐 금전거래가 이루어져 왔는데 20억 원 역시 그 중 하나에 해당하고, C과 피고인, K 사이에 금전거래의 성격과 주식 취득을 둘러싼 분쟁이 계속되고 있는 점 등을 더하여 보면, C이 2019. 12. 26. S로부터 20억 원을 송금받고 같은 날 S에 5억 원을 송금하였다는 사실만으로 피고인(K)의 D에 대한 채무가 변제된 것으로 볼 수는 없다.

다)

한편 피고인은 이 사건과 유사하게, 건설회사를 운영하던 W에게 C의 영광군 지역주택조합 아파트 공사와 관련한 하도급 계약을 체결할 수 있게 해주겠다며 총 8억 원(= 2019. 11. 15.자 3억 원 + 2019. 11. 22.자 5억 원)을 지급받고 이를 C에 전달해주었는데, 이와 관련하여 W이 피고인을 사기 혐의로 고소한 사건에서 피고인은 혐의없음의 불기소결정(부산지방검찰청 서부지청 2024. 2. 29.자 2023형제20420호 결정)을 받았으므로, 이 부분 공소사실 역시 유죄로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W은 부금 명목으로 8억 원을 송금하였음에도 C과 영광군 지역주택

고인(K)의 D에 대한 채무가 변제된 것으로 볼 수는 없다.

다)

한편 피고인은 이 사건과 유사하게, 건설회사를 운영하던 W에게 C의 영광군 지역주택조합 아파트 공사와 관련한 하도급 계약을 체결할 수 있게 해주겠다며 총 8억 원(= 2019. 11. 15.자 3억 원 + 2019. 11. 22.자 5억 원)을 지급받고 이를 C에 전달해주었는데, 이와 관련하여 W이 피고인을 사기 혐의로 고소한 사건에서 피고인은 혐의없음의 불기소결정(부산지방검찰청 서부지청 2024. 2. 29.자 2023형제20420호 결정)을 받았으므로, 이 부분 공소사실 역시 유죄로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W은 부금 명목으로 8억 원을 송금하였음에도 C과 영광군 지역주택조합 아파트 공사에 대한 하도급 계약을 체결하지 못하였으므로 금원을 편취한 것이라 주장하며 피고인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 혐의로 고소하였다. 이는 피고인이 C의 사무를 처리하면서 임무에 관하여 부정한 청탁을 받고 재물을 취득하였다는 이 부분 배임수재의 공소사실과는 적용 법조와 구성요건 등 그 본질적 내용이 다르고<17>,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의 점에 관하여는 피고인이 W로부터 8억 원을 지급받을 당시 영광군 지역주택조합 아파트 공사와 관련한 하도급 계약을 도급줄 의사와 능력이 있었다고 판단되어 혐의없음의 불기소결정이 이루어진 것이므로, 이와 같은 불기소결정이 있었다는 점을 근거로 피고인에 대한 이 부분 배임수재의 공소사실 역시 무죄로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마.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의 점에 관한 판단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 여부에 관하여 보건대, 먼저 피고인이 자신의 D에 대한 채무를 면제받기 위해 이 사건 하도급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점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통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이 사건 하도급계약의 평당 공사금액을 460만 원에서 480만 원으로 올려 체결하도록 하여 D으로 하여금 차액 7억 5560만 원 상당의 이익을 취득하게 하고 C에 동액 상당의 손해를 가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그럼에도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고, 이를 지적하는 피고인의 항소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1)

이 사건 하도급계약을 실질적으로 주도한 H와 G은 피고인의 지시로 이 사건 하도급계약의 평당 공사금액이 460만 원에서 480만 원으로 증액되었다고 주장할 뿐 당시 대화 내용이나 장소 등 그 경위에 관하여 명확히 진술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H와 G의 주장과 같이 피고인의 지시로 평당 공사금액을 480만 원으로 증액하였다 하더라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의 점에 관한 공소사실은 이 사건 하도급계약의 공사금액이 당초 평당 460만 원으로 확정되었다거나 적정한 공사금액이 평당 460만 원임에도 피고인이 임의로 평당 480만 원으로 공사금액을 증액하였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2)

먼저 C과 H 또는 D 사이에 평당 460만 원으로 이 사건 하도급계약을 체결하기로 하였다는 객관적 자료는 제출되지 않았다. 이 사건 하도급계약의 공사대금이 평당 460만 원으로 확정되었다거나 적정 공사금액이 평당 460만 원이라는 점을 뒷받침 할 수 있는 증거는 H가 수사기관에 제출한 공사 내역서가 유일한데<18>, 이는 H가 피고인과 이 사건 하도급계약 체결을 논의하기 전 C의 총괄사장이었던 O에게 제시하였던 자료이다. 이에 대하여 C의 계약 담당 이사로 근무하였던 J은 원심 법정에서 ‘O 사장 측이 검토해 보라고 건축팀에 내역서를 주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검토 결과 해당 공사 내역서에는 자재비의 10%에 해당하는 매입세가 계상되지 않은 문제가 있어 O 사장에게 내역서 기재와 같이 평당 공사금액 460만 원으로 계약을 진행할 수 없다고 보고하였다’고 진술하였고<19>, H 또한 원심 법정에서 ‘X 회장이 다른 업체보다 싸게 견적서를 내라고 지시하였고, O 사장이 견적서를 보더니 내역서에 주요 자재비가 빠진 것 같다며 별도로 첨부해서 견적서를 달라고 하였다’고 진술하였다. 위 진술에 의하더라도 위 공사내역서는 이 사건 하도급계약에 관한 최종 견적서로는 보이지 않고, 실제 공사 내역서를 살펴보더라도 J의 진술과 같이 자재비의 10%에 해당하는 금액이 매입세로 계상되어 있지 않다. H가 제출한 견적서에 따라 이 사건 하도급계약 공사금액이 평당 460만 원으로 확정되었다거나 적정 공사금액이 평당 460만 원이었다고 볼 수는 없다.

3)

원심 증인 J과 C의 개발사업부 본부장으로 근무하였던 당심 증인 Y은 이 사건 하도급계약의 적정 평당 공사금액에 관하여, C이 이 사건 공사를 평당 520만 원에 수주받았기 때문에 공사 마진율(약 8~10%)을 고려하면 당시 C에서 생각하던 하도급계약의 적정 평당 공사금액은 480만 원이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20>. 한편 Y은 2019. 10. 17. 피고인에게 이 사건 공사에 관한 원가계산서와 당시 C이 진행하던 공사 현장별 내역을 정리한 엑셀 파일 등을 이메일로 발송하였다<21>. 엑셀 파일에는 이 사건 공사 현장을 비롯하여 당시 하도급 공사가 아직 진행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 안동, 수원 Z, 영광군 AA 등 다른 공사 현장에 대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는데<22>, C이 도급받은 금액의 약 93%가 해당 현장들의 예정 하도급 공사대금으로 기재되어 있다. 이러한 기재를 고려하면, C은 도급받은 금액의 약 7%를 회사의 마진으로 책정하고, 나머지 93%를 하도급 공사대금으로 지출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보이고, C이 도급받은 이 사건 공사의 평당 공사단가는 520만 원이고, 위와 같이 C이 남길 마진을 7%로 계산할 경우 예상되는 하도급계약의 평당 공사단가는 약 483만 원이다(= 520만 원 × 약 93%). 이러한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 하도급계약의 적정한 평당 공사단가는 460만 원이 아니라 480만 원일 확률이 더 높아 보인다.

4)

J은 원심 법정에서 ‘C은 매입부가세를 포함하여 평당 480만 원으로 공사금액을 정하여 이 사건 하도급계약을 체결하였는데, 이후 D이 매입세를 축소하여 내역서를 작성한 것을 발견하고 이를 지적하였다’고 진술하였다. J은 2020. 1. 15. H에게 ‘D에서 가져온 내역서를 토대로 간접비를 계산하니 평당 5,200,360원이 나와 이대로는 공사를 진행할 수 없다고 하면서 일부 간접비 단가를 조정하여 평당 480만 원에서 500만 원까지 단가를 조정해 보겠다’는 취지로 말하였고, 이에 H는 자신이 잘못하였다거나 알겠다고 답할 뿐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I 또한 원심 법정에서 계약 체결 후 현장을 실사하여 단가 조정을 요구한 사실이 있느냐는 질문에 일반 주택사업의 경우 비과세다 보니 부가세가 없는데 이를 인정해 달라고 H와 이야기하였다고 답하였다. C과 D은 이 사건 하도급계약 체결 후에도 매입세 등의 문제가 발생하여 단가 조정을 논의하였으나 협상이 이루어지지 않아 C은 2019. 12. 26. D에 이 사건 하도급계약 해지를 통보하였는바, 이 사건 하도급계약은 평당 480만 원의 공사금액으로도 진행되지 않았다.

5)

이 사건 하도급계약의 체결로 C에 손해가 발생하였거나 그럴 위험성이 있었는지에 관하여 보더라도, I이 C 측이 2019. 12. 26.자로 작성한 해제 공문을 받아보지 못하였다고 주장하고 있어 이 사건 하도급계약이 적법하게 해제되었는지는 불분명하나 C은 위 계약과 관련하여 D에게 공사대금을 지급하는 등 계약의 이행단계로는 나아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또한 설령 위 계약이 적법하게 해제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하도급계약의 적정 평당 공사금액이 460만 원임에도 불구하고 피고인 및 D의 이익을 위하여 특별한 이유 없이 480만 원으로 체결되었다는 점이 인정되지 않으므로, 이 사건 하도급계약에 따라 평당 공사금액이 480만 원으로 책정되었다 하더라도 이를 두고 C이 D에게 공사대금을 부당하게 초과 지급하였다고 볼 수 있는 것도 아니다.

5.

사기의 점에 관한 판단

가.

원심의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이 부분 항소이유와 같은 취지로 주장하였다. 이에 대하여 원심은 판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판시 범죄사실 기재와 같이 피해자 F을 기망하여 금원을 편취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판단하였다.

1)

피해자는 2020. 6. 초순경 피고인을 처음 알게 되었는데, 그로부터 2020. 6. 29.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최초로 2,500만 원을 대여해 줄 때까지의 기간은 한 달이 되지 않는바, 그와 같이 짧은 시간 동안 피해자와 피고인 사이에 단지 피고인에 대한 신뢰만으로 위와 같이 큰 돈을 빌려 줄 정도의 친분 관계가 형성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2)

피해자는 피고인에게 최초 2,500만 원을 빌려 준 다음 피고인이 이를 변제하지 못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하여 2,500만 원, 2,000만 원을 추가로 대여해 주었다. 이는 피해자가 피고인을 막연히 신뢰하였기 때문이라기보다는 피고인이 피해자에 대한 이익을 제공을 제안하였기 때문이라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3)

피해자는 피고인이 말해 주어 비로소 AB 주식회사라는 회사나 ‘HUG 진천, 제천공사현장’의 존재를 알게 된 것으로 보인다.

4)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받은 돈의 대부분을 개인채무의 변제, 건물의 관리비, 생활비 등으로 사용한 것으로 확인된다.

5)

피고인은 피해자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로부터 차용한 돈을 변제하지 못하여 그들로부터 고소를 당하기도 한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은 변제의 의사 및 능력 없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7,000만 원을 차용한 것으로 인정된다(피해자는 원심 법정에서 최초 2020. 6. 29. 피고인에게 2,500만 원을 대여해 줄 때에는 피고인이 철강회사를 인수하기 위한 자금이 필요하다거나 일주일 내로 변제하겠다는 말을 하지는 않았다고 하면서 고소장 및 수사기관에서 진술한 내용을 일부 번복하였으나, 앞서 본 바와 같이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개인적인 신뢰만으로 돈을 대여해 주었다고 보기 어렵고, 피해자는 위와 같이 증언하기 4, 5일 전 피고인으로부터 채무를 모두 변제받은 경위에 비추어 진술을 번복한 피해자의 증언을 그대로 믿기 어렵다.<23>).

6)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7,000만 원을 차용할 당시 변제자력이 충분하였으로 편취의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하기도 하나, 피고인이 제출한 자료는 피고인이 보유한 자산에 관한 자료로서 달리 피고인의 부채에 관한 자료를 찾아볼 수 없는 이상 당시 피고인의 변제자력이 충분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나.

당심의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기록에 비추어 면밀히 검토해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되고, 거기에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피고인은 사건 당시 피고인의 배우자인 K가 소유하였던 부동산(대구 달성군 AC 토지 및 건물)을 통해 피해자 F으로부터 대여한 금원의 반환을 담보할 수 있었기 때문에 변제의사 및 변제자력이 있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해당 부동산은 피고인이 B로부터 금원을 대여할 당시 B에게 담보물로 제공한 것이고, 피고인은 이 사건 피해자인 F에게 금원을 대여하면서는 위 부동산을 포함하여 어떠한 담보물도 제공하지 않았다. 또한 피고인의 주장에 따르더라도 피해자 F이 피고인에게 마지막으로 금원을 대여한 2020. 9.경 이미 부동산 임의경매가 진행 중이던 위 부동산의 감정평가액에서 선순위근저당권의 채권최고액 등을 공제하고 남는 금액은 1억 1천여 만 원이었는데, 피고인은 당시 피해자 F 외에도 여러 사람에게 채무를 부담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하면<24>, 담보권자가 아닌 피해자 F이 피고인의 주장과 같이 위 부동산을 통해 대여금을 반환받을 수 있었을지는 불분명해 이를 근거로 사건 당시 피고인에게 변제의사 및 변제자력이 있었다고 볼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따라서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없다.

6.

결론 그렇다면 원심판결에는 앞서 본 직권파기사유가 있고, 피고인의 배임수재,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의 점에 관한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있으므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 6항에 따라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파기 부분에 관하여 다시 쓰는 판결 이유】 범죄전력 피고인은 2022. 9. 6.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 근로기준법위반죄로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아 2022. 9. 14. 그 판결이 확정되었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