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판결 중 피고들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들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총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제1항과 같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들의 지위
원고 D은 2016. 8. 16.부터 2019. 5. 30.까지 K대학교 총장으로 재직하였는데, 2021. 6.경 2022년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차기 L 선거에 출마할 의사를 공표하였다가, 2022. 2. 8. 출마 의사를 철회하였다. 원고 E은 원고 D의 아내로 원고 D의 선거출마를 위한 과정에 관여하였다.
피고 F공사(이하 ‘피고 공사’라 한다)는 방송실시, 방송시설의 설치, 운영 및 관리 등을 주로 영위하는 법인이고, 피고 G, H는 피고 공사 소속 기자, 피고 I은 피고 공사 소속 M부장이다.
보도 방영 및 기사 게재
피고 공사는 2022. 3. 2. F “N” 프로그램을 통하여 피고 G의 취재를 바탕으로 별지 2 기재와 같은 영상 기사(이하 ‘이 사건 제1 기사’라 한다)를 방영하고, 연속하여 피고 H의 취재를 바탕으로 별지 3 기재와 같은 영상 기사(이하 ‘이 사건 제2 기사’라 한다)를 방영하였다.
피고 공사는 2022. 3. 3. F “O” 프로그램을 통하여 피고 G의 취재를 바탕으로 별지 4 기재와 같은 영상 기사(이하 ‘이 사건 제3 기사’라 한다)를 방영하고, 연속하여 피고 H의 취재를 바탕으로 별지 5 기재와 같은 영상 기사(이하 ‘이 사건 제4 기사’라 하고, 이 사건 제1 내지 4 기사를 통틀어 ‘이 사건 각 기사’라 한다)를 방영하였다.
이 사건 각 기사는 피고 공사의 인터넷 홈페이지(인터넷주소 1 생략)에 아래 표 기재와 같은 주소로 등록되어 각 게재되었다.
[표 : 인터넷에 게재된 기사]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청구취지
피고들은 공동하여<1> 원고들에게 각 100,000,000원 및 2022. 3. 3.부터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피고 F공사는 이 사건 판결 송달일부터 5일 이내에 홈페이지(인터넷주소 1 생략)에 게재된 2022. 3. 2. 작성한 기사(인터넷주소 2 생략), (인터넷주소 3 생략)및 2022. 3. 3. 작성한 기사(인터넷주소 4 생략), (인터넷주소 5 생략)를 각 삭제하라. 피고 F공사는 이 사건 판결 송달일부터 5일 이내에 별지 1 기재 ‘정정보도문’을 피고가 운영하는 홈페이지 초기화면 중앙 상단에 통상 게재되는 기사의 큰제목과 동일한 활자 크기로 하고, 본문은 통상 게재되는 기사의 본문과 동일한 활자 크기로 하여 게재하라. 피고 F공사가 정정보도를 이행하지 아니할 경우 피고 F공사는 원고들에게 정정보도문 게재를 이행하여야 하는 날의 다음날부터 이행완료일까지 1일 1,000,000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항소취지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1~4, 7, 을6(가지번호 있는 서증의 경우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변론 전체의 취지
청구원인
피고들은 이 사건 각 기사에서 아래 표 기재와 같이 허위사실을 적시하여 보도함으로써 원고들의 명예를 훼손하였다.
따라서 원고들은 피고 공사에 대하여 인격권에 기한 침해배제청구권의 행사로서 민법 제764조에 따라 이 사건 각 기사의 삭제, 별지 1 기재와 같은 정정보도 및 이에 대한 간접강제를 구하고, 피고들에 대하여 민법 제750조에 따라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금으로 각 100,00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한다.
[표 : 이 사건 각 기사에 적시된 허위사실]
판단
사실의 적시 여부
관련 법리
어떤 언론보도가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여 불법행위가 되려면 피해자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구체적인 사실의 적시가 있어야 하는데, 여기에서 말하는 사실의 적시란 사실을 직접적으로 표현한 경우는 물론이고 간접적이고 우회적인 방법에 의하더라도 그 표현의 전체 취지에 비추어 어떤 사실의 존재를 암시하고 또 이로써 특정인의 사회적 가치 내지 평가가 침해될 가능성이 있을 정도의 구체성이 있으면 된다. 그리고 신문의 어떤 기사가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여 불법행위가 되는지의 여부는 일반 독자가 기사를 접하는 통상의 방법을 전제로 그 기사의 전체적인 취지와의 연관하에서 기사의 객관적 내용, 사용된 어휘의 통상적인 의미, 문구의 연결방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그 기사가 독자에게 주는 전체적인 인상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여기에다가 당해 기사의 배경이 된 사회적 흐름 속에서 당해 표현이 가지는 의미를 함께 고려하여야 한다(대법원 2007. 12. 27. 선고 2007다29379 판결 등 참조). 그리고 객관적으로 피해자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키는 사실에 관한 보도내용이 소문이나 제3자의 말, 보도를 인용하는 방법으로 단정적인 표현이 아닌 전문 또는 추측한 것을 기사화한 형태로 표현되었지만, 그 표현 전체의 취지로 보아 그 사실이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 경우에는 사실을 적시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8. 11. 27. 선고 2007도5312 판결 참조).
판단
이 사건 제1, 3기사는 ‘P, U’이라는 각 제목으로, 뉴스 앵커가 “‘열정페이'라는 말, 들어보셨나요? 청년 근로자에게 정당한 대가를 주지 않으면서 열정을 요구한다는 뜻입니다. 사회초년생들의 절박한 상황을 악용해 임금을 체불하는 사례를 집중보도합니다.”라고 소개하고, 피고 G가 “대학 졸업 후 취업을 준비하고 있던 26살 A씨. 지난해 7월, 아는 사람 소개로 취업 준비를 하며 경험도 쌓을 겸 일을 시작했습니다. 평소 SNS 홍보에 관심도 있고, 무엇보다 재택근무에 끌려 A씨가 시작한 일은 L 출마를 앞둔 국립대 교수의 SNS 관리 업무였습니다. 그런데 얼마 안 가 1시간 거리를 매일 출근해야 했고, 늦은 밤은 물론 휴일까지 업무 지시가 이어졌습니다. [A씨/음성변조: ”스튜디오에서 가족사진을 찍게 됐는데 제가 시중을 드는 듯한 그런 일들이 있었고, (교수사모님의) 개인적인 은행 업무라든가 심부름을 했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돌아온 첫 월급날. A씨는 임금을 받지 못했고, 임금을 요구하자 돌아온 답변은 L에 당선되면 함께 가자는 말이었습니다. 국립대 총장까지 지낸 대학 교수의 약속을 믿고, A씨는 휴일에 야근까지 하는 등 출마 준비를 성실히 도왔습니다. 그런데 A씨가 월급 한 번 받지 못하고 일한 지 일곱 달이 되던 지난달 초, 이 교수는 불출마를 선언했습니다. 무임금을 참아가며 20대 청년이 꿈꾸던 취업의 희망도 한순간에 사라졌습니다.”라고 보도한 사실은 기초사실에서 본 바와 같다.
이 사건 제2, 4기사는 ’Q‘, ’V‘이라는 각 제목으로, 뉴스 앵커가 “앞서 보신 것처럼 취업을 꿈꾸던 20대 청년은 일곱 달 동안 임금도 못 받고 일해야 했습니다. 이 청년은 최저 임금이라도 챙겨달라고 요청했는데요, 임금 지급을 계속 미뤄오던 이 대학 교수, 자신을 위해 일을 한 건 맞다 하면서도 근로계약서를 쓰지 않았으니 고용 관계가 아니고, 선거법위반에 해당하여 임금을 줄 수 없다며 버티고 있습니다.”라고 소개하고, 피고 H가 ”지난 일곱 달 동안 지방선거 출마를 준비해온 국립대 대학 교수의 SNS 계정 관리는 물론 개인 업무 수행을 해온 20대 청년 A씨. 교수가 예비후보 등록을 앞두고 돌연 불출마를 결정하며 그동안 일했던 선거 사무실도 문을 닫았습니다. 하루아 침에 일자리를 잃은 A씨는 일한 기간 최저임금이라도 달라고 했지만 교수는 지급을 계속 미뤘습니다. 뒤늦게 교수가 청년에게 임금을 줄 수 없는 이유로 댄 것은 바로 공직선거법입니다. 선거에 영향을 미칠 목적으로 홈페이지에 글을 쓰거나 이메일 등을 전송한 대가로 돈을 받는 걸 금지한 공직선거법 규정을 들고 나온 겁니다. 결국, A씨는 받지 못한 돈을 달라고 고용노동청에 진정했고, 지금은 선거법위반 사범으로 처벌을 받는 건 아닌지 오히려 불안에 떨고 있습니다. 문제가 불거지자 이 교수는 A씨가 자신을 위해 일했다는 건 인정하지만, 자신은 직접 고용한 사실이 없다고 해명했습니다. 일을 시킨 사람은 있지만, 돈을 줄 사람은 없는 상황 속에서 한 청년의 지난 일곱 달이 보상 없이 날아갈 위기에 놓였습니다.“라고 보도한 사실은 기초사실에서 본 바와 같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각 기사는 ”사회초년생 A씨(R, 이하 ‘R’이라고 한다)가 L 출마를 앞둔 원고 D의 ‘L에 당선되면 함께 가자’는 말을 믿고 약 7개월 간 원고 D의 SNS 관리 업무 등을 수행하였다. R이 원고 D에게 ‘7개월 간 일한 대가로 최저 임금이라도 챙겨 달라’고 하였으나, 원고 D은 공직선거법 규정을 들어 이를 거부하였다.“는 내용으로 원고 D의 R에 대한 ‘임금미지급’ 관련 사실을 적시한 것이고, 위 각 기사에 의하여 원고 D의 명예가 훼손되었음이 인정된다.
원고들은 이 사건 각 기사가 ‘부당업무지시’ 관련 사실도 적시하였을 뿐만 아니라, 위 각 기사 내용에는 원고 E의 명예를 훼손하는 사실이 포함되어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기초사실에다가 기초사실에서 든 증거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아래의 사정들을 보태어 보면, 원고들 제출의 증거만으로는 이 사건 각 기사가 원고 D의 R에 대한 임금미지급 사실을 보도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부당업무지시 사실까지 보도하였다거나, 특히 원고 E에 관한 부분도 보도의 대상으로 하였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원고들의 청구원인 중 부당업무지시 부분이나 원고 E에 대한 부분은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이 사건 각 기사의 제목과 그 주된 내용은 ‘사회초년생인 R이 7개월 동안 원고 D을 위하여 업무를 수행하였는데, 원고 D로부터 이에 대한 대가를 지급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으로 원고 D의 임금미지급 관련 사실을 표현하는 것에 집중되어 있다.
이 사건 제1, 3기사에서 피고 G가 ”1시간 거리를 매일 출근해야 했고, 늦은 밤은 물론 휴일까지 업무 지시가 이어졌습니다.“라고 언급하고, R의 ”스튜디오에서 가족사진을 찍게 됐는데 제가 시중을 드는 듯한 그런 일들이 있었고, 개인적인 은행 업무라든가 심부름을 했던 것 같습니다.“라는 말이 인용되었다. 그러나 그 직전에 뉴스앵커의 ‘열정페이란 청년 근로자에게 정당한 대가를 주지 않으면서 열정을 요구한다는 뜻’이라는 기사 소개가 있었고, 직후에는 일한 대가가 지급되지 않은 사실에 대한 내용이 이어진 것을 보면, 위 언급과 인용의 취지는 ‘사회초년생인 R이 맡은 업무를 수행하고자 성실하게 노력하였다’는 데에 있다.
이 사건 제1, 3기사가 각 방영된 후 뉴스앵커가 이 사건 제1, 3기사의 내용을 ” 앞서 보신 것처럼 취업을 꿈꾸던 20대 청년은 일곱 달 동안 임금도 못 받고 일해야 했습니다.“라고 요약하고, 이 사건 제2, 4 기사는 ‘원고 D이 공직선거법 등을 이유로 R에게 대가를 지급하지 않고 있다’는 내용만 보도하고 있다.
원고들이 주장하는 부당업무지시 내용도 원고들이 가족사진을 찍는데 R으로 하여금 시중을 드는 듯하게 하거나 은행 심부름을 시켰다는 정도에 불과하다.
적시사실의 허위성 여부
관련 법리
언론·출판을 통해 사실을 적시함으로써 타인의 명예를 훼손한 경우, 원고가 청구원인으로 그 적시된 사실이 허위사실이거나 허위평가라고 주장하며 손해배상 또는 명예회복에 적당한 처분을 구하는 때에 그 허위성에 대한 입증책임은 원고에게 있다(대법원 2008. 1. 24. 선고 2005다58823 판결 등 참조).
언론보도의 진실성은 그 내용 전체의 취지를 살펴보아 중요한 부분이 객관적 사실과 합치되는 것일 때 인정되며 세부적인 면에서 진실과 약간 차이가 나거나 다소 과장된 표현이 있더라도 무방하고, 또한 복잡한 사실관계를 알기 쉽도록 단순하게 만드는 과정에서 일부 특정한 사실관계를 압축·강조하거나 대중의 흥미를 끌기 위하여 실제 사실관계에 장식을 가하는 과정에서 다소의 수사적 과장이 있더라도 전체적인 맥락에서 보아 보도내용의 중요부분이 진실에 합치한다면 그 보도의 진실성은 인정된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07. 9. 6. 선고 2007다2275 판결 등 참조).
인정사실
기초사실에서 든 증거들에다가 갑8, 14, 17, 을3, 7, 11, 당심증인 R의 증언에 의하면 아래의 사실들이 인정된다.
원고 D은 L 선거 출마 준비과정에서 ‘W’이라는 포럼을 만들어 활동하였다.
S은 2021년 6월경 원고 D과 콘텐츠제작에 관한 약정을 체결하였고(계약서를 작성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그 무렵부터 위 포럼이나 원고 D에 관한 콘텐츠제작 업무를 하는 등 위 준비과정에 관여하였다.
R은 S의 소개로 2021. 6. 24.부터 2022. 1. 말까지 ‘W’ 사무실에서 일하였고, 원고 D의 페이스북, 카카오톡 등 SNS 관리, 포럼행사 기획 및 진행의 보조, 위 사무실 관련 잡무처리 등을 담당하였다.
R은 2022. 1. 말경 원고들에게 그동안 일한 임금을 최저시급으로 지급해 줄 것을 요구하였으나, 원고들은 2022. 2. 9. 공직선거법위반 소지가 있어 지급할 수 없다고 답하였다.
판단
위 법리를 토대로 앞서 적시사실로 인정한 임금미지급 부분이 허위인지에 대하여 보건대, 위 인정사실에다가 앞에서 든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의 사실 및 사정을 보태어 보면, 원고들 제출의 증거만으로는 임금미지급 부분이 허위임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오히려 이 사건 각 기사에 적시된 사실의 중요한 부분인 ‘사회초년생인 R이 원고 D을 위하여 업무를 수행하였으나, 원고 D이 R에게 선거법 규정을 들어 그 업무의 대가를 지급하지 않았다’는 내용은 객관적 사실과 합치하는 것으로 진실에 부합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R은 약 7개월 동안 주 4회, 원고 D이 만들어 활동한 ‘W’의 사무실에 출근하여 원고 D의 SNS 관리뿐만 아니라 위 포럼 관련 업무, 사무실 잡무를 처리하였다. 이와 같은 R의 업무 장소와 내용, 상대방 등을 고려하면, R이 7개월 동안 원고 D을 위하여 업무를 수행하였다고 할 것이다.
S은 R이 일한지 1개월 정도 지났을 무렵인 2021. 8. 15. 원고 D, R, X과 함께 저녁식사를 하는 자리에서 원고 D에게 ‘R이 일한 대가를 챙겨줘야 하지 않겠느냐?’는 말을 하였고(R은 그전부터 S에게 임금을 받지 못하여 생활고를 겪고 있다고 하소연하였다), 그러자 원고 D은 ‘알겠다. 자신을 믿으라’는 취지로 대답하였다.
R이 2022. 1. 말경 원고들에게 구체적 금액을 이야기하며 자신의 인건비를 지급해달라고 요청하였다. 이에 원고들 측은 R에게 ‘원하는 금액을 지급하겠다. 선거법위반 여부에 대하여 자문을 구한 후에 연락을 주겠다’는 취지로 말하였고(갑14 37쪽 이하), 그로부터 며칠 후 ‘네가 열심히 일한 것은 알지만, 선거법위반이 될 수 있어서 임금을 주고 싶어도 줄 수가 없다’는 취지로 말하였다. 원고들도 R에게 업무수행 대가를 지급하여야 함을 인식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원고들은, R은 S에게 고용되었을 뿐 원고 D과 R 사이에 근로기준법상 근로관계가 성립하지 않아 원고 D의 R에 대한 임금지급의무가 없으므로 이 사건 각 기사가 허위라고 주장한다.
S이 R을 데리고 왔고, 원고 D이 S에게 원고 D의 선거 관련 콘텐츠제작 대가로 3,000만 원 남짓 또는 5,000만 원 남짓 지급한 사실은 인정되나, ㉠ R이 위 콘텐츠제작에 직접적으로 관여한 것으로 보이지 않고(R은 콘텐츠제작은 S이 담당하였다는 취지로 증언하고 있다), 오히려 SNS관리, 위 포럼 관련 업무, 사무실 잡무 등 콘텐츠제작과 관련이 없는 업무를 주로 수행한 점, ㉡ 콘텐츠제작은 W 사무실과는 떨어져 있는 부산 동구 Y 소재 S의 ‘Z’ 사무실에서 이루어진 점(을11의2 3쪽 이하), ㉢ S이 R에게 교부하였다는 돈(100만 원 내지 300만 원)은 S이 원고들 측에게 별도로 이야기하여 받은 것인 점, ㉣ 위에서 본 바와 같이 S이 2021. 8. 15. R 등과 함께 한 저녁식사 자리에서 원고 D에게 ‘R이 일한 대가를 챙겨줘야 하지 않겠느냐?’라고 하자, 원고 D은 ‘알겠다.
자신을 믿으라.’는 취지로 대답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R에게 업무수행의 대가를 지급해야 하는 사람이 원고 D이 아니라 S이라고 단정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원고 D과 R 사이에 고용관계가 없음은 원고들이 증명하여야 한다). 설령 R이 S에게 고용되었다 하더라도, S은 원고 D로부터 콘텐츠제작대금을 받아 R의 임금을 지급하는데, 원고 D이 R이 일한 대가를 S에게 지급하지 않은 이상(을10) R이 자신이 일한 대가를 받지 못하게 됨은 마찬가지이다.
게다가 이 사건 각 기사는 원고 AA이 엄밀한 의미에서의 고용계약이나 근로계약을 위반하여 임금̇ ̇ 을 체불하거나 미지급하였다는 것을 밝히는 데 주된 취지가 있는 것이 아니라, R이 원고 D의 선거준비과정에서 원고 D을 위하여 상당한 정도로 기여하였음에도 원고 D이 선거법위반 등의 사유를 들어 그에 대한 대가를 지급하지 않음으로써 젊은 청년들의 희생을 요구하는 것이 부당함을 알리는 데 그 목적이 있다고 판단되고, 앞에서 본 바와 같이 R이 대가를 받을 수 있을 정도로 원고 D을 위한 업무를 수행한 사실이 인정되는 이상, 원고 D과 R 사이에 고용계약이나 근로계약 관계가 성립되는지 여부와 무관하게 이 사건 각 기사를 허위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R이 생활고를 겪으면서도 원고 D의 불출마 선언 때까지 금전적 대가를 받지 않은 채 일한 것은 원고 D의 말(선거 후 함께 가자는 취지 등)을 원고 D이 L에 당선된다면 교육청 등에서 근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 때문으로 보일 뿐, 단지 자원봉사자로서 또는 아무런 대가 없이 원고 D을 도와주기로 한 때문은 아니다.
한편 이 사건 각 기사에 ‘부당업무지시’ 관련 사실이 적시되어 있지 않았다고 보아야 함은 앞에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설령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이 사건 각 기사 중 원고들 주장의 부당업무지시 부분은 ‘R이 원고 D에 대한 다양한 업무를 성실하게 수행하고도 대가를 지급받지 못하였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고, 실제로 원고 D이 심야 또는 휴일에 업무지시를 한 점, 원고들이 S의 선거 콘텐츠제작을 위한 가족사진을 촬영할 때 선거와 무관한 원고들의 자녀들의 프로필 사진까지 촬영하였는데, 그 과정에서 R이 위 자녀들의 소품 등을 챙겨주면서 자괴감까지 느꼈던 점(을8 5쪽) 등에 비추어, 원고들의 업무지시가 부당하였다고 볼 여지가 충분하므로, 이 사건 각 기사 중 부당업무지시 관련 부분도 허위라고 보기는 어렵다.
위법성 조각 여부
관련 법리
언론매체가 사실을 적시하여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를 한 경우, 그것이 공공의 이해에 관한 사항으로서 그 목적이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일 때에는 적시된 사실이 진실이라는 증명이 있거나 그 증명이 없다 하더라도 행위자가 그것을 진실이라고 믿었고 또 그렇게 믿을 상당한 이유가 있으면 위법성이 없다고 보아야 한다. 여기서 ‘그 목적이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일 때’라 함은 적시된 사실이 객관적으로 볼 때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으로서 행위자도 공공의 이익을 위하여 그 사실을 적시한 것을 의미하는데, 행위자의 주요한 목적이나 동기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면 부수적으로 다른 사익적 목적이나 동기가 내포되어 있더라도 무방하다(대법원 2006. 3. 23. 선고 2003다52142 판결 등 참조).
판단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각 기사의 적시사실이 진실임이 인정되고, 앞에서 든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원고 D은 K대학교 총장으로 재직한 사람으로, 이 사건 각 기사 내용이 보도되었을 당시 L 선거에 출마하려다가 포기한 공적인 인물인 점, ② 이 사건 각 기사의 내용은 ‘L 출마를 앞둔 국립대 교수가 사회초년생에게 그 수행 업무에 대하여 대가를 지급하지 않았다’는 것으로 공적 관심 사안에 해당하는 점, ③ 전체적인 보도 내용 및 사용된 표현방법에 비추어 이 사건 각 기사는 사회초년생들이 일한 대가를 지급받지 못하는 등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는 사회상황을 지적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고 원고 D에 대한 비방을 목적으로 한 것은 아닌 점 등을 모두 종합하여 볼 때, 이 사건 각 기사로 원고 D의 명예가 훼손되었다 하더라도 이 사건 각 기사의 공익성이 인정되므로, 이 사건 각 기사와 관련한 피고들의 행위는 위법성이 조각된다.
소결
피고들이 이 사건 각 기사를 통하여 허위의 사실을 보도함으로써 원고들의 명예를 훼손하는 불법행위를 하였음을 전제로 하는 원고들의 위 청구원인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론
원고들의 피고들에 대한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모두 기각하여야 하는바,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하여 부당하다. 이에 피고들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 판결 중 피고들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들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운삼(재판장) 배동한 추경준
사건정보
부산고등법원
판결
사건
2024나52383
판결선고
2025. 1. 23.
부산고등법원
제6민사부
판결
별지
각주1) 원고들은 피고들에게 ‘합동하여’ 손해배상금을 지급할 것을 청구하였는바, ‘공동하여’ 지급할 것을 청구하는 것으로 선해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