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판결 중 피고에 대한 부분을 다음과 같이 변경한다.
피고가 2021. 5. 26. 원고에 대하여 한 대기발령 처분은 2023. 8. 1. 이후로 무효임을 확인한다.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총비용 중 5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이 법원이 이 부분에 관하여 적을 이유는 제1심판결 이유 중 일부를 아래와 같이 고치는 것 이외에는 제1심판결 이유 제1항 기재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제1심판결문 제2쪽 11째줄의 "피고 학교법인 B(이하 '피고 B'이라고 한다)은"을 "피고는"으로 고치고, 제1심판결 이유 제1항에 기재된 "피고 B"을 "피고"로, "피고 C병원"을 "C병원"으로 모두 고친다.
제1심판결 이유 제1의 라. 3)항(제1심판결문 제5쪽 12, 13째줄)을 다음과 같이 고쳐 쓴다.
『3) 그 후 원고는 서울행정법원 2021구합90251호로 이 사건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가 2023. 9. 14. 청구기각 판결을 선고받았고, 위 판결에 대하여 서울고등법원 2023누60065호로 항소를 제기하여 현재 항소심 계속 중이다(이하 '이 사건 관련행정사건'이라 한다).』
원고의 주장 요지
피고는 2021. 3. 9. E을 C병원의 병원장 직무대행자로 선임하면서 이사회 의결을 거치지 아니하였는바, 이러한 선임행위는 피고의 정관 규정에 위반한 것으로 무효이다. 따라서 이 사건 대기발령은 권한이 없는 자에 의한 것으로 위법하다.
이 사건 직무대행자 E의 경우, 병원장의 통상의 사무 범위에 속하는 행위만을 할 수 있는 것인데, 이 사건 대기발령 조치는 통상의 사무 범위를 넘어서는 것으로, E의 권한 범위 외의 행위에 해당한다 할 것이어서 무효이다.
이 사건 대기발령은 대기발령 과정에서 원고에게 대기발령사유도 알리지 않는 등 최소한의 근로자 보호절차가 이행되지 않았는바, 이러한 피고의 조치는 권리남용에 해당하여 무효이다.
이 사건 대기발령은 피고가 내세운 대기발령사유 및 감사사유가 존재하지 않고, 이 사건 감사의 정상적 수행을 방해한 사실이 없어 이 사건 대기발령의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는다.
이 사건 대기발령은 D과 E의 개인적 감정에 기인한 것이거나 부당한 표적감사에 대한 원고의 정당한 항의를 제압하기 위하여 인사권을 남용한 것이어서 무효이다.
이 사건 감사는 독립된 감사인에 의하여 진행된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피고의 전 이사장에 의하여 개시되어 진행된 것으로 사립학교법 및 피고의 정관에 위반하여 무효이고, 가사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적어도 피고의 이사장 명의로 감사요청자료제출촉구를 통보하였던 2021. 7. 12.경부터는 감사위원장이 감사를 진행하지 않은 것이 명백하므로 무효이다. 따라서 이 사건 대기발령도 2021. 7. 12. 이후에는 무효이다.
판단
이 사건 대기발령의 주체
앞서 든 증거들, 을 제5호증의 1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과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대기발령의 주체는 피고라고 봄이 타당하다.
C병원은 사립학교법 제6조 제1항, 피고의 정관 제36조 제1호, 제37조 제1항에 따라 설치 · 운영되는 피고의 수익사업체이다.
사립학교법 제16조 제1항 제7호는 수익사업에 관한 사항을 학교법인 이사회의 의결사항으로 정하고 있고, 피고의 정관 제31조 제3항 제7호도 같은 취지로 정하고 있다. 또한 피고 정관 제39조는 C병원을 경영하는 관리인(병원장)의 임용, 복무, 보수 등에 관한 사항을 피고의 이사장이 이사회의 의결을 거쳐 정한다고 규정되어 있다.
이 사건 대기발령이 C병원 병원장 직무대행자의 명의로 이루어졌으나, 앞서 본 바와 같은 사정들에 의하면 C병원의 병원장 및 그 직무대행자는 피고의 위임을 받아이 사건 대기발령을 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피고는 이 사건 초심 및 재심판정에서 자신이 원고에 대한 사용자임을 전제로 원고의 주장을 다투었다.
이 사건 대기발령의 무효 여부
이 사건 감사보고서 제출 이전 부분
관련 법리
인사규정은 보직을 해임하고 대기발령을 할 수 있는 사유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고, 대기발령의 형식 및 절차에 관하여는 인사규정은 물론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도 아무런 정함이 없으며, 대기발령은 인사권자의 인사권에 속하는 사항이므로 그 사유를 명시하지 않았다고 하여 그 자체로 대기발령이 무효로 된다고는 할 수 없다. 또한 기업이 그 활동을 계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하여는 노동력을 재배치하거나 그 수급을 조절하는 것이 필요불가결하므로, 대기발령을 포함한 인사명령은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고유권한에 속한다 할 것이고, 따라서 이러한 인사명령에 대하여는 업무상 필요한 범위 안에서 사용자에게 상당한 재량을 인정하여야 하며, 이것이 근로기준법 등에 위반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법하다고 할 수 없고, 대기발령이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하는지 여부는 대기발령의 업무상의 필요성과 그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과의 비교교량, 근로자와의 협의등 대기발령을 하는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는지의 여부 등에 의하여 결정되어야 하며, 근로자 본인과 성실한 협의절차를 거쳤는지의 여부는 정당한 인사권의 행사인지의 여부를 판단하는 하나의 요소라고는 할 수 있으나 그러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다는 사정만으로 대기발령이 권리남용에 해당되어 당연히 무효가 된다고는 볼 수 없다(대법원 2002. 12. 26. 선고 2000두8011 판결).
대기발령 등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처분이라도 취업규칙이나 인사관리규정 등에 징계처분의 하나로 규정되어 있지 않다면, 이는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고유권한에 속하는 인사명령의 범주에 속하는 것이라고 보아야 하고, 인사명령에 대하여는 업무상 필요한 범위 안에서 사용자에게 상당한 재량을 인정하여야 한다. 따라서 위와 같은 처분은 그것이 근로기준법에 위반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단지 징계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위법하다고 할 수는 없다. 한편 사용자의 인사명령에 속하는 불이익한 처분이 대기발령이나 보직의 해제와 같은 잠정적 처분인지, 전보 등 확정적 처분인지는 명칭과 상관없이 처분이 이루어진 구체적인 경위, 그로 인한 근로자 지위의 변화, 변경된 근로의 내용, 업무의 지속성 여부, 처분 당시 사용자의 의사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할 것이다.(대법원 2013. 5. 9. 선고 2012다64833 판결).
구체적 판단
권한 없는 자에 의한 대기발령인지 여부
을 제3호증, 을 제10호증의 1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는 C병원에 대한 감사를 실시하기로 하고, 2021. 2. 22. 이사회를 개최하여 감사기간 동안 C병원의 병원장에 대하여 직무대행자를 선임하기로 의결한 후, 2021. 3. 9. E을 병원장 직무대행자로 선임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원고의 주장과 같이 위 선임행위가 피고의 정관 규정에 위반하여 무효라고 볼 수는 없다.
직무대행자의 권한이 통상의 사무 범위로 제한되는지 여부
민법이나 상법 등 관련 법령에 따라 법원의 결정에 의하여 선임되는 직무대행자의 경우, 관련 분쟁의 종국적 판단을 받을 때까지 잠정적 법적 평화를 유지하기 위한 비상수단에 해당하여 그 직무대행자는 피대행자의 직무를 대행할 수 있는 임시의 지위에 놓여 있어 통상업무에 속하는 사무만을 행할 수 있다 할 것이나, 이 사건의 경우와 같이 피고 이사회의 의결에 의하여 선임된 직무대행자의 경우에는, 피고 정관이 정한 방식에 따라 정당한 임명권자에 의하여 임명되었다는 점에서 그 권한이 통상의 사무로 제한된다고 보아야 할 아무런 근거가 없다. 나아가 이 사건 대기발령이 C병원을 유지 · 관리하기 위한 통상의 사무 범위 외라고 볼 사정도 보이지 않는다.
절차상의 위법이 있는지 여부
을 제8호증의 2의 기재에 의하면, C병원 취업규칙 제85조는 징계의 종류를 '해고, 정직, 전직, 감봉 및 견책'의 5종류로 구분하고 있을 뿐, 대기발령을 징계의 종류로 정하고 있지 않으므로, 이 사건 대기발령으로 인하여 원고에게 상당한 불이익이 발생한다고 하더라도,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 이 사건 대기발령이 곧바로 징계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이 사건 대기발령은 피고의 인사권에 속하는 사항이므로, 달리 피고의 취업규칙 등에서 대기발령과 관련된 절차를 정하고 있지 아니한 이상, 원고가 주장하는 것과 같은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다거나 그 대기발령의 사유를 명시하지 않았다고 하여 그 자체로 이 사건 대기발령이 무효로 된다고 볼 수 없다.
이 사건 대기발령의 업무상 필요성 인정 여부
앞서 든 증거들, 갑 제38호증, 을 제12호증의 2, 3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 대기발령의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된다.
F은 '학교법인 L' 명의로 2017. 2. 1. G와 컨설팅 계약을 체결하였는바, 피고가 위 컨설팅 계약의 당사자인지 여부, 위 컨설팅 계약 등의 적법 또는 적정 여부, D의 지시 내지 승인에 의하여 이루어진 것인지는 별론으로 하더라도<1>, 위 컨설팅 계약으로 인하여 피고가 G에 대하여 6,410,595,568원(= 고정보수 660,000,000원 + 성과보수 5,750,595,568원)이라는 거액의 보수지급채무를 부담할 가능성이 생긴 점, 피고는
2015. 12. 22. 이사회를 개최하여 H에 대한 출자 건을 의결하였으나, 실제로 H는 그 전인 2015. 11. 23. 자본금을 5억 원으로 하여 설립등기를 마친 상태였고, F의 아들인 원고가 그 사내이사로 재직하다가 2015. 12. 28. 사임한 점, C병원은 2018. 2.경 I과 거래를 시작하였음에도 2018년도 및 2019년도 전체 약품, 진료재료의 절반 이상을 I로부터 매입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와 관련한 감사의 필요성이 없었다고 보기 어렵다. (나) 이러한 감사의 필요성이 인정되므로, C병원의 행정업무를 총괄하는 행정사무국장의 지위에 있던 원고로서는 피고 이사회의 의결에 따라 적법하게 실시되는 이 사건 감사에 적극 협조하고, 그 과정에서 피고의 감사자료 제출 요청에 따라야 할 의무가 있었다. 그러나 피고가 2021. 3. 15. C병원에 2021. 4. 16.까지 이 사건 감사를 실시할 것을 통보하면서 반복적으로 감사자료 제공을 요청하였음에도, 원고는 2021. 4.16.에 이르기까지 보안서약서 작성, 자료 검토 시 담당 직원 배석, 감사결과 발표 시 노동조합 대표자와 C병원 법률대리인 참석 등을 요구하며 감사자료를 제출하지 아니하였고, 결국 이 사건 감사는 당초 감사종료기간으로 예정되었던 2021. 4. 16.까지 개시되지도 못하였다.
원고는 감사자료 검토 시 C병원 담당 직원 배석 및 자료 검토 완료 시 자료 회수 등을 요구한 것의 명분으로 대외비 자료 비밀유지 등을 제시하기도 하였으나, C병원은 피고의 수익사업체로 그에 관한 운영과 관리, 감독 권한은 전적으로 피고에게 있다 할 것이므로, 피감기관의 직원인 원고가 위와 같은 이유를 들어 감사자료제출을 거부한 행위에는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볼 수 없다.
피고의 이사회 의결을 통하여 병원장 직무대행자가 선임되었고, 그와 관련한 F의 직위해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에 대하여 기각 결정(부산지방법원 2021카합10142)이 있었던바, 위 기각 결정에 대한 항고 절차가 진행되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병원장 직무대행자는 피고 정관 제39조가 정한 바와 같이 C병원과 관련하여 적법한 관리권을 갖는다 할 것이다. 그럼에도 원고는 이 사건 감사 관련 각종 공문을 작성하면서 병원장 직무대행자 E의 결재를 받지 아니하고 행정사무국장 명의로 원고가 최종 결재하여 임의로 발송하였고, 병원장실 집무 공간 정리 요청에도 불구하고 병원장실을 잠금장치를 통하여 봉쇄하는 방식으로 E의 병원장실 사용을 저지하는 등으로 이사회의 의결에 따라 적법하게 선임된 병원장 직무대행자 E의 정당한 업무수행을 방해하였다. 이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로서는 원고를 일시적으로 직무에서 배제하여 이 사건 감사 등을 원활하게 진행하여야 할 업무상 필요성이 충분히 인정된다 할 것이다.
원고는 이 사건 초심판정 이후인 2021. 8.경부터 기존 임금의 30%를 감액하여 지급받았으므로 이 사건 대기발령으로 인하여 원고에게 생활상 불이익이 발생하였으나, 앞서 본 바와 같은 원고의 일련의 행위로 인하여 이 사건 감사가 지연되고, 병원장 직무대행자의 업무 수행에 지장이 발생한 사정에 비추어 볼 때 위와 같은 원고의 생활상 불이익이 업무상 필요성에 비하여 감수하기 어려운 정도를 벗어났다고 보기 어렵다.
이 사건 대기발령 이후에도 원고의 비협조, 피고와 원고 측 사이의 법률 쟁송 등으로 인하여 이 사건 감사가 진행되지 못하였고, 이 사건 초심판정 이후 원고가 C병원에 출근을 하지 않게 되면서 비로소 이 사건 감사가 개시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감사보고서 작성 이전에는 이 사건 대기발령의 업무상 필요성이 소멸하였다고 볼 수 없다.
인사권 남용 여부
원고와 피고 및 피고 전 이사장과의 관계, 피고가 가지는 인사권의 범위, C병원에 대한 감사의 필요성을 비롯하여 앞서 본 여러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대기발령이 피고의 인사권을 남용한 권리남용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독립된 감사인에 의한 감사가 아니라는 주장에 대하여
갑 제10호증의 2, 갑 제39, 40호증, 을 제10호증의 4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는 2021. 3. 15. C병원에 이 사건 감사실시를 통지하면서 감사인으로 M(위원장), N(전문위원)을 선정하였는데, 그중 M은 2022. 2. 4. 사임서를 제출한 사실, 피고가 2021. 7. 12. C병원에 감사 요청자료 제출을 다시 촉구한 사실, N은 2022. 3. 10. 피고의 이사장인 O에게 감사관련 자료에 관한 이메일을 보낸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들, 갑 제41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피고 감사위원회가 2021. 3. 29. C병원에 감사 요청자료 제출을 촉구하였으나 원고는 감사자료 제출을 거부하였고, 이로 인해 당초 감사종료기간으로 예정되었던 2021. 4. 16.까지 이 사건 감사가 개시되지 아니하였던 점, 이 사건 초심판정 이후 이 사건 감사가 개시되어 2023. 7.경 이 사건 감사결과를 정리한 감사보고서가 작성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 ①항에서 인정된 사실만으로는 이 사건 감사가 원고 주장과 같이 사립학교법 및 피고 정관에 위반하여 무효라고 볼 수 없다.
소결
따라서 이 사건 감사보고서 작성 이전에는 이 사건 대기발령에 어떠한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이 사건 감사보고서 작성 이후 부분
원고의 주장
이 사건 감사가 종결되어 더 이상 이 사건 대기발령을 유지할 사유가 소멸하였음에도 피고는 이 사건 대기발령을 부당하게 장기간 지속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 대기발령은 무효이다.
관련 법리
'대기발령'은 근로자가 현재의 직위 또는 직무를 장래에 계속 담당하게 되면 업무상 장애 등이 예상되는 경우에 이를 예방하기 위하여 일시적으로 해당 근로자에게 직위를 부여하지 않음으로써 직무에 종사하지 못하도록 하는 잠정적인 조치를 의미한다(대법원 2011. 10. 13. 선고 2009다86246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대기발령을 포함한 인사명령은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고유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안에서 사용자에게 상당한 재량을 인정하여야 한다. 그러나 대기발령과 같은 잠정적인 인사명령이 명령 당시에는 정당한 경우라고 하더라도, 대기발령의 목적과 실제 기능, 유지의 합리성 여부 및 그로 인하여 근로자가 받게 될 신분상 · 경제상의 불이익 등 구체적인 사정을 모두 참작하여 그 기간은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따라서 대기발령을 받은 근로자가 상당한 기간에 걸쳐 근로의 제공을 할 수 없다거나 근로 제공을 함이 매우 부적당한 경우가 아닌데도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없을 정도로 부당하게 장기간 동안 잠정적 지위의 상태로 유지하는 것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합리성이 없을 정도로 부당하다고 볼 만한 시점 이후부터의 대기발령은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07. 2. 23. 선고 2005다3991 판결, 대법원 2013. 5. 9. 선고 2012다64833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대기발령은 2023. 7.경 이 사건 감사결과를 정리한 감사보고서가 작성됨으로써 그 필요성이 없어졌음에도 그대로 유지되고 있어 원고를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없을 정도로 부당하게 장기간 동안 잠정적 지위의 상태로 두는 것이 되어 부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대기발령은 이 사건 감사보고서가 제출된 2023. 8. 1. 이후에는 무효로 보아야 한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있다.
이 사건 대기발령은 2021. 5. 26. 개시되었는바, 이 사건 감사보고서가 제출된 2023. 7.경까지 2년이 넘는 기간 동안 이 사건 대기발령이 유지되었다.
피고가 원고를 이 사건 대기발령에 처한 주된 이유는 이 사건 감사에 대한 방해를 저지하기 위한 데에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사건 감사보고서가 2023. 7.경 제출되었으므로, 더 이상 원고에 대한 이 사건 대기발령을 유지하여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할 수 없고, 피고로서는 감사결과에 따라 이 사건 대기발령을 해제하고 원고를 원직에 복직하거나 징계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였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는 당심 변론종결일까지 이 사건 대기발령을 유지하고 있는바, 이는 더 이상잠정적 조치라고 할 수 없다.
이 사건 감사는 이 사건 초심판정 이후인 2021. 8.경을 기준으로 하더라도약 2년간의 장기간에 걸쳐서 이루어졌는데 감사내용 등에 비추어 보면 위 2년을 초과하면서까지 장기간 감사를 진행할 합리적 필요성이 있었던 것으로 볼 수 없다.
원고는 이 사건 초심판정 이후인 2021. 8.경부터 기존 임금의 30%를 삭감하여 지급받고 있는데, 이 사건 대기발령이 장기간 이어지고 있어 그 자체로도 결코 가벼운 생활상의 불이익이라고 할 수 없게 되었다.
이 사건 관련행정사건에서 이 사건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청구는 1심에서 기각되었다. 그러나 위 사건은 이 사건 재심판정 당시를 기준으로 피고에게 구제명령을 발하지 않은 위 재심판정의 적법여부를 판단한 것이므로, 이 사건 재심판정 이후에 이 사건 대기발령이 부당하게 장기화되고 있는지 여부를 두고 이 사건 대기발령의 무효 여부를 가리는 것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
한편 피고는, 원고와 F(원고의 아버지이자 C병원의 전 병원장)이 제3의 업체와 배임적 컨설팅계약을 체결하여 피고로 하여금 거액의 채무를 부담하게 하고 그러한 계약을 통하여 피고의 법인자금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수사가 진행되고 있으므로 이 사건 대기발령 처분을 계속 유지할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하나, 위와 같은 사유는 감사 방해를 저지하기 위한 데 주된 목적이 있는 이 사건 대기발령의 사유와는 무관하므로, 이를 별도의 대기발령이나 징계처분의 사유로 삼을 수 있는지 여부는 별론으로 하고, 그러한 사유만으로 이 사건 대기발령을 계속 유지할 필요성이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 중 피고에 대한 부분은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제1심판결 중 피고에 대한 부분을 위와 같이 변경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임상민(재판장) 박원근 최희영
각주1) G가 피고를 상대로 서울중앙지방법원 2024가합44103호로 성과보수금 지급청구를 하였으나, 2025. 4.25. G의 청구가 모두 기각되었음은 이 법원에 현저하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