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고등법원판결

부산고등법원 2024. 9. 4. 선고 2024누10051 판결

주문

1.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2.

피고가 2022. 3. 29. 원고에게 한 2018년도, 2019년도, 2020년도, 2021년도 산업재해보상보험 보험료에 관한 개별실적요율 적용 신청 반려처분을 취소한다.

3.

소송총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2018. 4. 19. 설립등기를 마친 회사로 거제시 B에 있는 C 주식회사(이하 ‘C’이라 한다)의 조선소 내에서 선박임가공업 등(이하 ‘이 사건 사업’이라 한다)을 영위하는 법인이다.

나.

원고는 2018. 4. 17. D 주식회사(이하 ‘D’이라고만 한다)와 양도양수계약서를 작성하였는데(양도양수계약서의 계약 명의자는 2018. 4. 19. 설립된 원고의 대표이사인 개인 E과 D의 대표자 사내이사인 개인 F으로 되어 있으나 실제는 원고와 D 사이의 계약서로 볼 수 있다). 위 계약서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원고와 피고 사이의 위 계약서에 따른 계약을 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

다.

D은 2018. 4. 18. C에 ’하도급거래 종결 확인서‘를 제출하였고, C은 2018. 4. 30. D과의 거래를 종결하였다.

라.

원고는 C과 사이에 C 조선임가공 분야 공사하도급계약을 체결하고 2018. 5. 1.부터 D이 하던 업무와 같은 업무를 하였다.

마.

원고는 이후 이 사건 사업을 영위하면서 고용보험 및 산업재해보상보험의 보험료징수 등에 관한 법률 제14조 제4항에 따라 산업재해보상보험(이하 ‘산재보험’이라 한다)에 대한 일반요율을 적용하여 산재보험료를 납부하였는데, 2021. 12. 27. 피고에게 ‘원고가 D의 사업을 승계하여 사업의 동일성이 유지된다.’고 주장하며 2018년부터 2021년까지 원고에게 적용된 일반요율을 개별실적요율로 변경 적용하고 요율 변경에 따른 산재보험료 차액을 반환해달라는 내용으로 개별실적요율 미적용에 대한 이의신청을 하였다.

바.

피고는 2022. 3. 30. 원고에 대하여 ’D 근로자의 근로관계가 포괄적으로 원고에게 승계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C에 대한 수급인의 지위도 D은 자진철수 요청으로 거래를 종결하였고 원고는 C과 새로운 도급계약을 체결하여 C의 사업 일부를 도급받은 것이므로 D의 사업을 포괄적으로 승계한 것이 아니라는 등‘의 이유로 위 이의신청을 반려하는 통지(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를 하였다.

사.

원고는 이 사건 처분에 불복하여 행정심판을 제기하였고, 중앙행정심판위원회는 2022. 10. 18. 원고의 심판청구를 기각하는 재결을 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 내지 6, 11, 1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3.

원고의 주장 요지

개별실적요율을 적용하는 이유는 개별사업장의 재해실적이나 안전보건실태에 따라 보험료율을 정하는 것이 산재보험료의 공평부담의 원칙에 부합되기 때문이다. 원고는 D의 영업을 양수하고 고용을 승계하였으며, D이 C으로부터 도급을 받아 하던 일을 원고가 그대로 이어서 수행하고 있다. D이 수행한 업무와 원고가 수행한 업무는 동일한 내용의 것으로 업무의 위험성에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 이상의 여러 사정들을 보면, 원고 사업장의 재해실적, 안전보건실태는 과거 D 사업장의 재해실적, 안전보건실태 현황과 동일하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므로 보험료율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것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 대해 D에 적용되던 개별실적요율을 승계 적용하여 산재보험료 징수처분을 하였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만연히 일반보험요율을 유지하여 이 사건 처분을 하였으므로, 위법한 이 사건 처분은 취소되어야 한다.

4.

관련 법리

산재보험료의 징수에 관한 관련 법령에서 개별실적요율제를 둔 이유는, 산재보험료율은 경제활동의 동질성과 재해발생 위험성의 상이 여부에 따라 업종별로 정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같은 업종이라도 개별사업장별로 재해율이 현격한 차이를 나타내는 경우에는 개별사업장의 재해실적이나 안전보건 실태에 따라 보험료율을 달리 정하는 것이 산재보험료의 공평부담의 원칙에 부합되기 때문이다. 위와 같은 개별실적요율 제도의 취지, 그리고 고용보험 및 산업재해보상보험의 보험료징수 등에 관한 법률 제15조에서 ‘보험관계 성립 후 3년 경과’라는 요건을 ‘사업주’가 아닌 ‘사업’을 기준으로 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양수인이 양도인으로부터 종전의 영업을 동일성을 유지한 채 일체로서 이전받고, 영업양수 전후로 그 사업의 재해발생위험률이 종전보다 높지 않다는 등의 요건이 충족되는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영업양수 전에 적용되던 개별실적요율이 영업양수 이후의 사업에도 그대로 승계적용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위 법령의 취지에 부합한다(대법원 2013. 6. 27. 선고 2012두11782 판결 등 참조).

5.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 앞서 든 증거들에다가 갑 제7호증, 을 제7 내지 10, 12 내지 14, 17호증의 각 기재, 제1심법원의 C에 대한 사실조회회신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면, 원고는 이 사건 계약을 통해 D으로부터 이 사건 사업을 일체로서 이전받아 그 사업의 동일성을 유지하면서 영업적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고 봄이 타당하고, 이 사건 계약을 전후하여 재해발생의 위험성이나 안전보건 실태가 달라졌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원고는 D의 개별실적요율을 승계할 수 있다 할 것이고, 원고에 대하여 2018년, 2019년, 2020년, 2021년 적용된 산업재해보상보험료율은 개별실적요율로 변경되어야 하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있는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가.

D과 C 사이의 하도급계약 종료와 동시에 원고가 대체협력사로 투입되어 그 영업이 연속적으로 이루어졌다.

나.

이 사건 계약에 따르면, 원고는 D의 모든 직원의 고용과 인사문제를 승계하기로 하였다. 실제 2018. 5. 1.경 퇴사한 D의 직원 140명 전원이 그대로 원고 회사에 입사하였다(119명은 2018. 5. 1., 21명은 2018. 6. 1. 산재보험 피보험자자격을 취득하였다). 피고는 근로자들이 형식상 신규 입사의 형태로 원고에게 근로를 제공하였고, 원고가 기존 임금채무를 승계하지 않았으므로 고용승계가 아니라고 주장하나, 실질적으로 원고가 D 근로자들을 모두 그대로 이어받아 채용하였음이 분명하고, C 역시 직원들의 숙련도가 동일하다고 평가하므로, D의 사업 수행을 위한 인적 조직은 그 동일성을 유지하면서 원고에게 이전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다.

원고와 D은 수행한 사업의 주된 작업내용이 선박의 도장작업으로 동일하고, 작업장소, 공정, 생산시설의 변동도 전혀 없었다. C 역시 작업내용에 차이가 없어 업무상 위험도가 동일하다고 평가하였으므로, 이 사건 계약을 전후하여 재해발생의 위험성이 달라지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가 자기 소유 생산설비가 없는 노임 임가공업체로서 작업장소와 생산시설은 C이 제공하는 것이므로, 원고와 D 사이의 물적 양도․양수가 없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동일성을 유지한 같은 사업으로서 재해발생위험률이 달라지는지를 기준으로 개별실적요율의 승계 적용 여부를 판단하는 근본적인 취지에 비추어 보았을 때, 위와 같이 노임 임가공업체의 특성과 결합하여 물적 양도․양수 유무와 크게 관계없이 재해발생위험률을 전혀 변동시키지 않을 수 있는 특수한 사정은 오히려 개별실적요율의 승계 요건인 ‘종전의 영업이 그 동일성을 유지한 채 일체로서 이전한 것과 마찬가지로 볼 수 있는 경우’에 더 폭넓게 해당될 수 있는 사유일 뿐, 이를 영업의 양도․양수 내지 개별실적요율의 승계 가능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고 할 수 없다.

라.

원고가 신규계약 형식으로 C의 협력업체로 선정되기는 하였으나, 이는 C에서 협력업체들 사이의 양도․양수 관련 분쟁에 휘말릴 것을 우려해 사내하수급권의 양도를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고, 형식적으로 이전 협력업체와의 하도급계약을 종결한 후 신규 협력업체와 새로운 하도급계약을 체결하는 외관을 형성한 결과로 보일 뿐, C이 D과 원고 사이의 관련성을 모른다거나 이를 현실적으로도 인정하지 않았다고 볼 수 없다. 피고는 D과 C의 하도급계약이 종료된 이후에 경쟁을 통한 별도의 심사절차를 거쳐 원고가 협력사로 선정되었다고 주장하나 C이 공고나 경쟁 심사절차를 진행한 자료는 없고, D이 2018. 4. 18. C에 하도급거래 종결확인서를 제출하고 불과 3영업일 후인 2018. 4. 23. C이 원고에게 하도급 거래(예정) 확인서를 교부한 경위에 비추어 실제 공고나 경쟁 심사절차가 존재하였을 것으로 보이지도 않는다. 원고와 D, C은 C과 D 사이에 체결한 주택대부금 상환약정의 당사자를 D에서 원고로 변경하는 재계약약정을 2018. 5. 11. 3자 간에 체결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사정들을 종합하면, C은 D과 원고 사이의 영업양도․양수를 내용으로 하는 이 사건 계약을 인지하고, 이를 사실상 인정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마.

영업재산의 일부를 유보한 채 영업시설을 양도했어도 그 양도한 부분만으로도 종래의 조직이 유지되어 있다고 사회관념상 인정되면 그것을 영업의 양도라 볼 수 있다(대법원 2009. 1. 15. 선고 2007다17123, 17130 판결 등 참조). 원고가 D의 근로자들에 대한 퇴직금 채무나 C에 대한 영업상 채권․채무 등을 일부 승계하지 아니하였다 하더라도, 앞서 본 바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나머지 승계한 부분만으로도 종래의 영업조직이 유지되어 있다고 사회관념상 인정하기에 충분한 것으로 평가된다.

바.

원고의 대표이사 E은 2000. 6. D에 입사하여 2018. 4. 경 현장 총괄 소장으로 근무하던 중 사촌 관계에 있는 D의 대표 F으로부터 D의 인수를 제안받아, D의 영업을 양수하기 위하여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하고 원고를 설립하였다. 피고는 근로자의 구성, 작업장, 작업설비 등에 큰 변화가 없다고 하더라도 사업주가 바뀌면 소속 근로자에 대한 지도․감독의 주체가 변동되어 산재발생 빈도, 산재보험 수지율, 위험 관리 등에 있어 중대한 변화를 초래한다고 주장하나, E의 위와 같은 지위와 기존의 역할에 비추어 영업 양도․양수로 인해 사업주의 산재관리 역량에 큰 변화가 발생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실제로 산재 발생빈도나 위험관리 상태에 차이가 발생하였음을 알 수 있는 자료는 전혀 없다.

6.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이 달라 부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이 사건 처분을 취소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허양윤(재판장) 신성훈 이병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