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이 법원의 심판범위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근로기준법위반,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에 관하여 공소를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고, 위 부분에 대하여 피고인과 검사 모두 항소하지 아니하였으므로, 위 공소기각 부분은 그대로 분리·확정되어 이 법원의 심판범위에서 제외된다.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피해자 D에 대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의 점과 관련하여, 피고인은 주식회사 E(이하 'E'라 한다)과 지속적으로 거래관계를 유지해왔던 자로 이 사건 당시 E 측에서 오징어 재고 및 사이즈 등을 이유로 매입을 지연시켰을 뿐 납품이 불가능한 상황은 아니었으므로 피해자를 기망한 사실이 없고, 피고인이 피해자 D으로부터 공급받은 오징어를 담보로 돈을 빌린 것은 피해자에게 대금을 결재해주기 위한 것일 뿐 돈을 융통하기 위한 것이 아니었고 일부 대금을 지급하였으므로 피해자 D에게 대금을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고 볼 수 없다.
피해자 주식회사 O에 대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의 점과 관련하여, 피고인은 이 사건 당시 일시적인 자금경색 상황에 처하였을 뿐 피해자 주식회사 O에게 대금을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던 것은 아니므로 피고인에게 편취 범의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양형부당
원심이 피고인에게 선고한 형(징역 4년 6월)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피고인의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사기죄는 상대방을 기망하여 하자 있는 상대방의 의사에 의하여 재물을 교부받거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함으로써 성립하는 것이므로, 허위사실을 말하는 등으로 상대방을 기망하여 재물을 교부받거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였다면 사기죄는 성립하고, 변제의사나 변제능력의 유무 그리고 충분한 담보가 제공되었다거나 피해자의 전체 재산상에 손해가 없고, 사후에 대여금이 상환되었다고 하더라도 사기죄의 성립에는 영향이 없다(대법원 2005. 4. 29. 선고 2002도7262 판결, 대법원 2007. 9. 21. 선고 2007도5192 판결 등 참조).
물품거래 관계에 있어서 편취에 의한 사기죄의 성립 여부는 거래 당시를 기준으로 피고인에게 납품대금을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없음에도 피해자에게 납품대금을 변제할 것처럼 거짓말을 하여 피해자로부터 물품 등을 편취할 고의가 있었는지의 여부에 의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5. 11. 24. 선고 2005도7481 판결 등 참조). 그리고 물품거래관계에서 물품을 공급받는 자가 물품대금을 마련할 방법에 관하여 상대방에게 사실대로 고지하였더라면 상대방이 물품을 공급하지 않았을 경우에 물품대금의 마련방법에 관하여 상대방에게 진실에 반하는 사실을 고지하여 물품을 공급받았다면 사기죄가 성립한다(대법원 2005. 9. 15. 선고 2003도5382 판결 등 참조).
타인으로부터 금전을 차용하면서 그 차용한 금전의 용도나 변제할 자금의 마련방법에 관하여 사실대로 고지하였더라면 상대방이 응하지 않았을 경우에 그 용도나 변제자금의 마련방법에 관하여 진실에 반하는 사실을 고지하여 금전을 교부받은 경우에는 사기죄가 성립한다(대법원 2005. 9. 15. 선고 2003도5382 판결 등 참조).
사기죄의 주관적 구성요건인 편취의 범의는 피고인이 자백하지 않는 이상 범행 전후의 피고인 등의 재력, 환경, 범행의 경위와 내용, 거래의 이행과정 등과 같은 객관적인 사정 등을 종합하여 판단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1995. 4. 25. 선고 93도424 판결 등 참조).
피해자 D에 대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의 점에 관한 판단<1>
원심의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이 부분 항소이유와 같은 취지로 주장하였다. 이에 원심은그 판시와 같은 사실 및 사정들(원심판결문 제8면 제14행~제13면 제1행)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2020. 8. 31.부터 2020. 9. 3.까지 시가 669,125,000원 상당의 오징어 3,115상자(이하 '이 사건 수산물'이라 한다)를 교부받아 편취하였음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고 보아 피고인의 주장을 배척하고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당심의 판단
원심이 상세하게 설시한 사정들에 더하여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이 사건 수산물을 E에 확정적으로 납품할 수 있을 것처럼 피해자를 기망하여 위 수산물을 교부받아 편취한 사실이 인정되고, 그 편취의 범의 역시 인정된다.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피고인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피해자는 수산물 중도매인으로 경매에서 낙찰 받은 수산물을 판매하는 일을 하는 자이고, 피고인은 수산물 유통업체인 주식회사 B(이하 'B'라 한다)를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자로 이 사건 범행 당시 B는 E에 수산물을 납품하는 협력업체였다.
피고인, E 수산 파트 총괄 매입팀장인 R은 2020. 7.경 여수에서 피해자를 만나 'E는 협력업체를 통해서만 수산물 납품을 받는데, 피고인이 협력업체이니 피고인을 통해서 납품해 달라'는 요청을 하였다.
피해자는 2020. 7. 11. 시가 83,250,000원 상당의 오징어 450상자(3단), 시가93,026,000원 상당의 오징어 482상자(2단)를 매입하여 이를 R이 지정한 E 동해 공장으로 공급한 후 2020. 7. 16. 피고인으로부터 181,515,256원을 지급받았다.
이후 피해자는 2020. 8. 28. 시가 205,933,000원 상당의 오징어 949상자(2단)를,2020. 8. 29. 시가 173,264,000원 상당의 오징어 833상자(2단)와 시가 13,130,000원 상당의 오징어 65상자(3단)를 매입하여 이를 피고인이 지정한 G 창고로 공급하였고,2020. 8. 31.부터 2020. 9. 3.까지 이 사건 수산물(2단)을 매입하여 G 창고로 공급하였다. 이후 피해자는 2020. 9. 7. 시가 305,042,000원 상당의 오징어 1,552상자(2단)를 매입하여 G 창고로 공급하였고, 2020. 9. 15. 시가 189,317,000원 상당의 오징어 961상자(2단)을 매입하여 G 창고로 공급하였다.
변호인은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AO조합 창고에 오징어를 보관할 것을 제안하여 피해자의 대금 회수를 보장하였다고 주장하나, 피해자는 원심 법정에 출석하여 피고인이 지정하는 G으로 납품하였다고 진술하였고, R 또한 E가 별도로 냉동창고를 지정하지 않았고 G은 B가 이용하는 창고라고 진술하였다. 이 사건 당시 피고인이 AO조합 창고에 오징어를 보관할 것을 제의하였다는 사정은 확인되지 않고,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 "여수가 물건 보관료가 비싸고 냉동탑차가 많이 없어 냉동창고를 부산으로 지정하였다"고 진술한바(증거기록 순번 25), 피해자는 피고인의 요청에 따라 이 사건 수산물은 G로 납품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피해자는 원심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피고인과는 2019년 12월경 소량의 수산물을 거래하면서 알게 된 사이이고, 2020년 7월 초순경 여수 소재 AP 커피숍에서 피고인이 E 담당자를 데리고 와서 피고인이 E의 협력업체이니 피고인에게 오징어를 공급해 달라고 제안을 하였고 이 사건 수산물에 대한 대금은 일주일 후에 바로 지급받기로 하였다', 'E에 납품될 오징어가 아니었다면 피고인에게 대량의 오징어를 공급할 이유가 없었다', '그전에 얘기한 걸 매입한 후 구입한 쪽에서 번복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저희는 중매인이기 때문에 사이즈에 맞춰서 사야 한다. 돈이 한 차에 1억 얼마씩, 2억 하는데 저희들 마음대로 사지 못한다. 미리 요청받았을 때 사실상 이미 계약은 확정된 것이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피해자는 이 사건 수산물이 E에 확정적으로 납품되고, 위 수산물의 마지막 공급일인 2020. 9. 3.로부터 약 일주일 후인 2020. 9. 10.경 대금이 지급될 것이라는 피고인의 말을 신뢰하여 위 수산물을 피고인에게 공급하였던 것으로, 피고인이 E에 이 사건 수산물을 확정적으로 납품하는 것이 아니라면 이 사건 수산물을 피고인에게 공급하지 않았을 것이다.
반면 R은 원심 법정에서 '8월 31일, 9월 2일, 9월 3일 즈음에 R이나 E 측에서 피고인한테 오징어 공급을 요청하였냐'는 질문에 대하여 '말씀하신 그 시점 말고, 제가 기억하기로는 그 때가 여수에서 동해 저희 가공장으로 곧바로 차가 출발해서 도착을 했습니다. 그전에, 그리고 난 다음에 일정 부분 매입을 좀 중단했습니다'라고 답하면서 '3단(작은) 사이즈 오징어가 주력상품이었기에 해당 오징어의 재고 확보를 하려고 했다. 다만 당시 (오징어) 재고가 과다하고 사이즈가 부합하지 않아 매입이 지연된다고 피고인에게 설명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R은 이 사건 수산물 공급 전 이미 피고인에게 오징어 매입이 지연된다는 사정을 설명한 것으로 보이고, 피고인은 검찰에서 'E에서 오징어 20,000상자가 필요하다고는 했다. 그중에서 9,400상자 정도를 피해자로부터 구입을 하였는데, 1,000상자 정도만 납품이 되었고 나머지는 오징어의 사이즈, 품질등과 관련하여 E와 계속 협의 중인 상황이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피고인은 E 협력업체로서 E와 거래하면서 이 사건 범행 당시 오징어 재고 및 사이즈 문제 등으로 피해자로부터 공급받은 이 사건 수산물(오징어 2단)을 E에 납품할 수 있을지 여부가 불분명한 상황임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피해자에게 위와 같은 내용을 전혀 고지하지 아니하였고, 이 사건 수산물은 E에 납품되지 않았다.
피고인은 2020. 8.경 수산물 제조가공업을 하는 J를 운영하는 Q으로부터 V 주식회사(이하 'V'이라 한다)를 소개받아, V과 '수산물을 담보로 제공하여 돈을 빌리고, E에 납품해서 돈이 들어오면 대출금을 갚겠다'는 조건으로 협의하였다.
이후 피고인은 G에 입고된 2020. 8. 28., 29자 오징어 중 1,014상자와 이 사건 수산물을 V에 담보로 제공하고 V로부터 2020. 9. 3. 3억 3,000만 원을, 2020. 9. 4.353,260,000원을 융통받았고, 2020. 8. 28., 29.자 오징어 중 833상자를 AQ에게 매도하였다.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2020. 9. 3.경 2020. 8. 28., 29.자 오징어 대금으로 403,974,197원을 지급하였으나, 이 사건 수산물 대금을 지급하지 않았고, 2020. 9. 11.또다시 V에 2020. 9. 7.자 오징어 1,552상자를 담보로 제공하고 213,240,000원을 융통받았다.
피해자는 2020. 9. 10.경까지 이 사건 수산물 대금이 지급되지 않자 이를 이유로 피고인과 수차례 통화하였고, 그 구체적인 통화내용은 아래와 같다.
피고인은 이미 V에 이 사건 수산물을 포함하여 오징어 총 4,129상자를 담보로 제공하고 금원을 융통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피해자에게는 피고인이 이 사건 수산물을 E에 모두 납품하였으나 E 측에서 결재를 누락시키거나 검품서를 요청하여 대금 지급이미뤄지고 있다는 취지로 거짓말을 하였다.
피고인은 오징어 가격이 급락하여 E에서 당초 약속과 달리 이 사건 수산물을 납품받지 않았고, 피해자에게 위 수산물 대금을 결제해주기 위한 목적으로 위 수산물을 담보로 대출을 받게 된 것이라는 취지로 주장하나,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은 이미 재고 사정 등으로 이 사건 수산물을 E에 납품할 수 있을지 여부가 불분명한 상황임을 인지하고 있었다.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위 수산물이 E에 납품되지 아니한 사정및 피고인이 대출을 받게 된 경위 등을 숨긴 채 위 수산물이 마치 E에 정상적으로 납품된 것처럼 피해자를 적극적으로 기망하였을 뿐 아니라 이 사건 수산물을 마지막으로 공급받은 당일 이 사건 수산물 등을 담보로 금원을 융통하였고, 융통한 자금의 일부만을 피해자에게 지급하고 나머지는 피고인이 소비하거나 다른 수산업체들에게 지급하였다.
이는 모두 피고인에게 피해자에 대한 편취 범의가 있었음을 뒷받침하는 사정들로, 피고인은 거래처로부터 다수의 채무를 부담하고 있던 상황에서 돈을 융통하기 위하여 피해자로부터 이 사건 수산물을 공급받은 것으로 보이고, 피해자는 피고인의 이러한 사정을 알지 못하였고, 만약 이를 알았다면 피고인에게 이 사건 수산물을 공급하지 않았을 것이다.
피고인은 피해자와 사이에 이 사건 전후로도 연쇄적으로 물품을 공급하고 대금 결제를 하였으므로 이 사건 거래에 한하여 피고인에게 편취범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거나 피고인의 적극 재산을 고려할 때 피해자에게 대금을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고 볼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일부 거래대금을 지급하였다 하더라도 이는 일련의 편취 과정에서 변제기가 먼저 도래한 채무를 이행한 것에 불과하고, 이 사건 수산물 거래 당시 피고인은 다른 수산업체들에 대하여 미지급대금이 존재하는 상태로 이 사건 수산물을 담보로 제공하여 대출받은 금원은 피고인의 다른 채무를 막는 데 사용되었다. 피해자가 공급한 2020. 9. 7.자 오징어와 2020. 9. 15.자 오징어 역시 피고인은 정상적으로 대금을 지급하지 않은 채 이를 담보로 금원을 융통하였고, 이후 피해자는 담보업체에 해당 금원을 변제하고 오징어를 반환받았다.
피고인이 이 사건 수산물을 피해자로부터 공급받을 당시 소위 '돌려막기'식이 아닌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피해자에게 그 대금을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2021년 이후 피고인이 운영하던 B는 사실상 파산하였으며 피고인 등이 소유하고 있던 땅과 공장 등도 경매로 소유권을 잃었다.
피해자 주식회사 O에 대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의 점<2>1) 원심의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이 부분 항소이유와 유사한 취지로 주장하였다. 이에 원심은그 판시와 같은 사실 및 사정들(원심판결문 제13면 제4행~제15면 제10행)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2020. 12. 31.경 오징어, 참조기 등 시가582,829,000원 상당의 수산물을 교부받아 편취하였음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고 보아 피고인의 주장을 배척하고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당심의 판단
원심이 상세하게 설시한 사정들에 더하여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이 사건 거래 당시 피해자에게 대금을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존재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결국 피고인이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시가582,829,000원 상당의 수산물을 교부받아 편취한 사실이 인정된다.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피고인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이 사건 당시 피고인은 이미 다른 수산업체들에 대하여 미수대금 채무를 부담하고 있는 상태였고, 피고인 등이 B 명의로 소유하고 있던 제주 서귀포시 AR 토지 및 건물에는 그 부동산 가치를 상회하는 가압류 및 근저당권이 설정되어 있었으며, 2021. 7. 8. 위 토지 및 건물에 대하여 임의경매개시결정이 내려지기도 하였다. 또한 B는 이미 2020년 상·하반기에 매출액보다 매입액이 많은 적자 상태였으며, 결국 2021. 10.12.경 폐업하였다. 위와 같은 사정들을 고려하였을 때, 피고인이 이 사건 당시 피해자에게 대금을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피고인은 이 사건 거래 당시 피해자에게 선급금 및 보증금 명목으로 1억 원을 지급하였고 피해자와 합의하여 피해자에게 판매하지 못한 재고를 교부하기도 하였으므로 피고인에게 대금 지급 의사 및 능력이 존재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거래 당시 피고인이 상당한 수준의 채무를 부담하고 있었고, B의 영업 역시 부진하여 적자를 면하지 못하였던 이상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피고인이 이 사건 당시 피해자에게 대금을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나아가 피고인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시가 582,829,000원 상당의 수산물을 교부받아 편취한 순간 이미 사기죄는 성립하는 것이므로, 설령 그 후 피고인이 주장하는 방식으로 피해자에게 일부 금원을 변제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사정은 사기죄의 성립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양형은 법정형을 기초로 하여 형법 제51조에서 정한 양형의 조건이 되는 사항을 두루 참작하여 합리적이고 적정한 범위 내에서 이루어지는 재량 판단으로서, 공판중심주의와 직접주의를 취하고 있는 우리 형사소송법에서는 양형판단에 관하여도 제1심의 고유한 영역이 존재한다. 이러한 사정들과 아울러 항소심의 사후심적 성격 등에 비추어 보면,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피고인은 피해자들로부터 약 14억 원에 이르는 다액의 금원을 편취하였다.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 이전에도 동종 범죄로 두 차례 처벌 받은 전력이 있음에도 재차 이 사건 범행에 이르렀다. 피고인은 피해자들의 피해를 온전히 회복시키거나 용서받지도 못하여 그 비난가능성이 높다.
원심은 이를 피고인에게 불리한 사정으로 참작하는 한편 피고인이 실제로 수산물 유통사업에 종사하여 오다가 무리한 거래로 이 사건 범행에 이른 것으로 보이는 점, 피해자 N과 합의한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하고,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와 수단,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피고인에 대한 형을 정하였다.
원심의 형은 이와 같은 주요 양형 요소들을 두루 참작하여 결정된 것이라고 인정된다. 당심에서 피고인이 주장하고 있는 핵심적인 양형조건들은 이미 원심에서 피고인에 대한 형을 정하면서 충분히 고려된 사정들이고, 원심의 형량을 변경할 만한 양형조건의 변화가 없다.
이러한 사정들과 더불어 이 사건 기록과 공판과정에 나타난 여러 양형 요소를 종합해 보면, 원심의 선고형이 피고인의 책임의 정도에 비하여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주호(재판장) 김영환 조지희
각주1) 이하 이 항에서 피해자 D을 '피해자'라고만 한다.
각주2) 이하 이 항에서 피해자 주식회사 O를 '피해자'라고만 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