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고등법원판결

부산고등법원 1992. 4. 17. 선고 91나7606 판결

판결요지

원고들이 모두 피고회사 생산직 사원으로 근무하던 중 1989.10경 국가보안법 위반혐의로 구속되지 피고회사로부터 휴직처분을 받았고, 그후 같은 죄명으로 기속되어 1990.2 중순경 1심인 서울형사지방법원에서 각 징역 1년 및 자격정지 1년과 위 징역형에 대하여 집행유예 2년의 유죄판결을 선고받음으로써 신병이 풀려나 위 1심판결에 대해 즉각 불복항소함과 아울러 피고회사에 복직신청을 하였음에도 피고회사는 같은해 2.16 원고들이 유죄판결을 받았음을 그 사유로 들어 취업규칙 제14조 제7호에 의거 원고들을 퇴직 처분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원고들은 먼저 피고회사의 위 퇴직처분은 원고들의 노조활동에 대한 보복으로 행하여진 것이어서 부당노동행위이므로 무효라거나 원고들과 동일한 상황에 있는 다른 종업원들에 대해서는 가벼운 정직처분을 하였음에도 유독 원고들에게는 그보다 훨씬 무거운 퇴직처분을 한 것은 형평을 잃은 것이어서 부당하다고 주장하나 위 퇴직처분이 부당노동행위임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고 또한 객관적 상항이 동일하더라도 해당 근로자들의 반성 등의 주관적 사정을 참작하여 그 징계종류르 달리 할 수 있는 것이므로 원고들의 위 주장은 그 이유없다 할 것이다.

원고들은 다음 이 사건 퇴직처분의 사유인 취업규칙 제14조 제7호의 "유죄판결"이라 함은 1심에서 유죄의 실형판결을 받았을 때로 한정되는 것이고 이 사건의 경우처럼 신병이 풀려나는 유죄의 집행유예 판결을 받았을 때는 제외되는 것이며 또 퇴직조치는 실질적으로 해고와 같으므로 원고들에게 변명의 기회 내지 30일전의 예고를 하여 주어야 할 것임에도 그러한 절차를 전혀 거치지 아니한 채 이 사건 퇴직처분이 있었으니 피고회사의 위 퇴지거분은 실체상으로나 절차상으로 모두 위법하여 무효인 것이다라고 주장함에 대하여 피고는 위 퇴직처분은 취업규칙에 따른 것으로서 어디까지나 정당하고 다툰다.

그러므로 우선 퇴직이라는 처분 자체의 실질에 관하여 보건대 일단 퇴직처분이 되면 피고회사와 해당 근로자간의 근로관계가 종료된다는 점에서 퇴직처분은 피고회사가 소속근로자와의 근로관계의 존속에 영향을 미치기 위하여 취할 수 있는 권한이라 할 것이고 이러한 권한으로서는 취업규칙(갑 제1호증)이나 단체협약(갑 제2호증) 상(위 양 규범은 그 내용이 거의 중복되므로 이하에서는 좀 더 상세한 취업규칙만을 그 근거로 하여 논한다) 휴직처분과 해고처분 2가지가 더 있는 바, 위 3가지 처분의 상호관계를 취업규칙이 제규정을 통하여 살펴보면 먼저 휴직처분은 취업규칙 제8조 내지 제11조에서 알 수 있듯이 근로자가 일신상, 신체 내지 정신장애상, 법령상 부득이 근로제공을 할 수 없는 경우에 피고회사와의 근로관계는 계속 유지시켜주면서 일정한 기간동안 근로제공의무를 정지시키고 그후 위 사유가 예상된 기간안에 소멸되면 다시 복직시켜 근로제공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고 다음 퇴직처분은 취업규칙 제14조에 규정된 사유처럼 근로자가 스스로 그만두거나 미리 정해진 근로계약기간의 만료 내지 근로자의 사망으로 근로관계 자체가 종료되거나 아니라 하더라도 일신상의 사정으로 근로제공을 할 수 없는데 그것이 다시 원상으로 복귀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거나 그 기간을 예측할 수 없어 이제 더 이상 근로관계를 지속시키는 것이 불합리하여 근로관계 자체를 종료시키는 것이며, 마지막으로 해고처분은 취업규칙 제16조의 1에서 보는 바처럼 사회통념상 근로관계를 계속시킬 수 없을 정도로 해당 근로자에게 책임있는 사유가 있다거나 그 근로자를 해고하지 아니하면 아니될 경영상의 긴박한 필요가 있을 때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근로관계 자체를 종료시키는 것이라 할 것인데 위 3가지 처분의 절차는 휴직, 퇴직처분 그리고 해고 중 징계해고를 제외한 것은 그들 사유 자체가 누가 보아도 명백한 것이어서 별다른 절차없이 피고회사의 일방적 의사표시로 하나 징계해고는 그 사유가 해당 근로자와의 간에 다툼의 여지가 많은 것이어서 변명의 기회부여 일정한 절차를 밟아 이루어짐을 알 수 있는 바 위와 같은 제반사실을 토대로 퇴직처분을 판단할 것 같으면 퇴직처분은 휴직처분과는 그 법률상 효과가 다른 점에서 구별되고, 해고처분(징계해고 포함)과는 법률상 효과는 거의 같지만 각 처분이 근거로 삼는 사유의 추상적인 성격이 현저히 다른 점에서 구별되는 독자적인 의미와 실질을 갖는 처분이라 평가되어진다 할 것이다.

이어 퇴직처분에 대한 위와 같은 판단을 전제로 하고서 이 사건 퇴직처분 사유인 "구속기소되어 휴직된 경우에 있어서 유죄판결들 받았을 때"의 구체적 의미가 무엇인지를 보건대 취업규칙 제8조 제4호는 형사사건으로 구속기소되었을 때를 휴직사유의 하나로 규정하고 있고 취업규칙 제9조 제2항은 위외 같이 구속기소되어 휴직된 경우에는 1심 판결선고시까지를 휴직시간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취업규칙 제16조의 1 제1호는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되었을 때를 해고사유의 하나로 규정하고 있는 점을 한데묶고 여기세 위에서 본 휴직ㆍ퇴직ㆍ해고의 상호관계를 더하여 고찰하여 보면 이 "유죄판결"은 확정판결이 아니라 1심의 유죄판결을 가리킨다 할 것이고 나아가 그 판결의 내용이 어떠하여야 하는가를 보면 이 사건 문제의 "유죄판결을 받았을 때"를 제외한 나머지 퇴직처분 사유의 대부분이 퇴직원을 제출하고 회사의 승인을 얻었을 때(취업규칙 제14조 제1호), 근로계약기간이 정하여 있을 경우 그 계약기간이 종료된 때(위 제2호), 사망하였을 때(위 제3호), 정년에 달한 때(위 제4호) 등에서 보는 것처럼 대개가 노동력 제공이 사실상 혹은 계약상 불가능한 경우인데 이와 균형을 맞추고 또한 위에서 본 바와 같이 그 사유 해당여부는 누가 보아도 명백하여야 하는 점을 아울러 고려하여 볼 때, 위 "유죄판결"은 단순히 유죄판결이 아니라 그 선거후에도 국가기관에 의한 구속상태가 계속 유지되어 노동력 제공이 사실상 불가능하도록 되는 내용의 판결( 즉 실형이 선고된 판결 및 10년 이상의 형이 구형되어 선고결과에 관계없이 구속이 계속되는 사건의 판결)을 말하는 것으로 한정시켜 봄이 상당하다고 할 것인 바, 이와 같이 해석한다고 하더라도 국가와 개인 사이뿐만 아니라 이 사건과 같은 개인과 개인 사이에도 그 효력이 미치는 헌법상의 확정판결을 받지 아니한 피고인데 대한 무죄추정의 원칙도 어디까지나 그러한 피고인에 대하여 여타 사람들과 대비하여 불이익한 취급을 하지 아니한다는 것에 불과한 이상 위 무죄추정의 원칙에도 위배된다고는 보여지지 아니한다.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피고회사가 원고들에 대하여 한 이 사건 퇴직러분은 해고처분과는 그 실질에 있어 다른 것이고 따라서 변명의 기회나 해고의 예고 등의 절차를 거칠 필요가 없으나 그 사유로 삼은 "유죄판결을 받았을 때"라 함은 1심의 유죄판결을 선고받고서도 신병이 풀려나지 안한 경우만을 가리킨다 할 것인데 이미 앞에서 본 것처럼 원고들은 모두 1심에서 집행유예의 유죄판결을 선고받음으로써 석방되었으므로 피고회사의 위 퇴직처분은 그 실체적 요건을 결여한 부적한 것으로서 무효라 할 것이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