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기초사실
다음의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제1 내지 4호증, 갑제6호증의 1 내지 7, 갑제7호증의 1 내지 3, 갑제8호증의 1, 2, 갑제9호증의 1 내지 4, 갑제10호증, 갑제13호증의 1 내지 8, 갑제17호증의 2 내지 5, 을제1호증의 3 내지 5, 7 내지 9의 각 기재 및 원심증인 의 각 증언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고, 달리 반증이 없다.
피고는 부산 부산진구 에서 라는 상호로 기계공구 도, 소매업을 경영하고 있었는데, 는 사용하는 근로자의 수가 상시 5인 이상인 사업장이다.
피고는 1994. 10. 초순경 소외 주식회사 으로부터 베스타6밴 소형화물자동차 1대(이하 이 사건 차량이라고 한다. )를 매수하면서 주식회사 자동차판매사업본부 과장 소외 으로부터 이 사건 차량에 관한 업무용 자동차종합보험을 원고에게 가입하라는 권유를 받자, 같은 달 6. 이 사건 차량을 의 종업원인 소외 , 으로 하여금 주로 운전하게 할 예정이었음에도, 을 통하여 원고에게 주운전자를 피고로 하여 피고의 주민등록번호와 운전면허번호 등을 알려주고, 이에 원고는 보험기간은 1994. 10. 6. 부터 1995. 10. 6.까지, 피보험자 및 주운전자는 피고, 피보험자동차는 이 사건 차량으로 하여, 피고는 원고에게 보험료를 지급하고, 이에 대하여 원고는 피고가 보험기간 중에 이 사건 차량의 운행으로 인하여 타인을 사상케 하여 법률상 손해배상책임을 지는 경우 피고에게 업무용자동차종합보험 보통약관(이하 보험약관이라고 한다. )에 따라 그 손해를 보상하기로 하는 업무용자동차 종합보험청약서를 작성한 다음 산출된 보험료를 에게 통고하여, 피고가 같은 날 원고에게 보험료로 금 389,770원을 지급하였다. (이하 이 사건 보험계약이라고 한다. )
그런데, 의 종업원인 은 1994. 11. 5. 21:30경 이 사건 차량을 운전하여 경남 밀양군(그 후, 밀양시로 행정구역이 변경되었다. ) 상남면 평촌리 마을 앞 제한시속 30km의 교량(폭 약 5m)을 삼랑진읍 방면에서 상남면사무소 방면으로 시속 약 50km로 진행하다가, 맞은 편에서 진행해 오던 차량이 앞 차를 추월하려는 것을 발 견하고 충돌을 피하기 위하여 조향장치를 우측으로 조작하다가 이 사건 차량을 교량
우측 약2m 아래의 배수로에 추락, 전복시키는 바람에, 이 사건 차량에 승차하고 있던
의 종업원인 소외 로 하여금 두개골 골절 등으로, 같은 종업원인 소외
으로 하여금 하악골 골절 및 질식 등으로 그 자리에서 사망케 함과 동시에 같은
종업원인 소외 으로 하여금 좌측 술개골 골절 등의 상해를, 같은 종업원인
로 하여금 우측 늑골 골절 등의 상해를, 이 사건 차량에 동승한 소외 으로 하
여금 뇌진탕 등의 상해를 입게 하였고, 자신도 우측 상완골 골절 등의 상해를
입었다.
한편, 원고의 보험약관에는 보험계약을 맺을 때에 보험계약자, 피보험자 또는
이들의 대리인이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하여 보험청약서 기재사항에 대하여 알고
있는 사실을 알리지 아니하거나, 사실과 다르게 알린 때에는 보험자는 보험계약을 해
지할 수 있고, 보험자가 보험계약을 해지한 때에는 해지 이전에 생긴 사고에 대하여도
보상하지 아니하며(제40조 제1항, 제3항), 대인배상의 경우 배상책임의무가 있는 피보
험자의 피용자로서 근로기준법에 의한 재해보상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 죽거나 다친
경우에는 보험자가 그 손해를 보상하지 아니하도록(제10조 제2항 제4호) 규정되어 있.
4
고지의무위반 주장에 관한 판단
당사자의 주장
원고는, 피고가 이 사건 보험계약을 체결할 당시 이 사건 차량을 자신이 경영하는 의 종업원인 또는 으로 하여금 주로 운전하게 할 예정이었음에도 연령, 성행, 운전숙달정도, 결혼여부, 주의력 동 사고발생위험의 측정기준 및 개별적 보험요율의 적용기준이 되는 주운전자를 사실과 다르게 피고로 고지하여 를 주운전자로 고지할 경우의 보험료 금 426,890원보다 적게 보험료 금 389,770원만 을 지급한 것이므로, 보험약관 제40조에 따라 이 사건 소장부본의 송달로서 이 사건 보험계약을 해지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이에 대하여 피고는 이 사건 보험계약을 체결할 당시 보험자인 원고나 이를 소개한 으로부터 주운전자에 따라 보험료가 차이가 나고, 주운전자를 다르게 고지하면 보험금을 지급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는 등 주운전자에 관한 사항에 관하여 전혀 설명받지 못하였음을 이유로 원고의 주장은 이유없다는 취지로 다루고 있다.
판단
그러므로 살피건대, 보험자 및 보험계약의 체결 또는 모집에 종사하는 자는 보험계약의 체결에 있어서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에게 보험약관에 기재되어 있는 보험상품의 내용, 보험료율의 체계 및 보험청약서상 기재사항의 변동사항 등 보험계약의 중요한 내용에 대하여 구체적이고 상세한 명시, 설명의무를 지고 있으므로, 보험자가 이러한 보험약관의 명시, 설명의무에 위반하여 보험계약을 체결한 때에는 그 약관의 내용을 보험계약의 내용으로 주장할 수 없고, 보험계약자나 그 대리인이 그 약관에 규정된 고지의무를 위반하였다 하더라도 이를 이유로 보험계약을 해지할 수 없다 할 것이다.
그런데, 피고가 이 사건 보험계약을 체결하면서 이 사건 차량을 의 종업원인 , 으로 하여금 주로 운전하게 할 예정이었음에도 이 사건 차량의 주운전자를 피고로 허위 고지함으로써 보험계약의 중요사항에 대하여 고지의무를 위반하였음은 앞서 인정한 바와 같으나, 한편 원고가 이 사건 보험계약을 체결함에 있어 피고에게 주운전자제도와 관련된 보험약관의 내용, 특히 그 부실신고의 경우에 입게 되는 계약해지의 불이익 등에 관하여 구체적이고도 상세한 설명을 하여 주었는지에 관하여 살피건대, 이에 부합하는 갑제5호증의 기재 및 원심증인 , 당심증인 의 각 일부증언은 이를 모두 믿기 어렵고, 또한 갑제11호증, 갑제12호증의 1 내지 4, 갑제14호증의 1, 2, 갑제15, 16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는 이 사건 차량 외에도 4대의 차량을 소유하면서 이를 의 업무에 사용하고 있는데, 4대의 차량 중 2대는 종업원인 를 주운전자로, 1대는 피고의 아버지인 소외주
운전자로, 나머지 1대는 피고를 주운전자로 고지하여 피고 또는 소외
주식회사, 주식회사 등과 사이에 자동차종합보험계약을 체결한 사
실 및 원고는 이 사건 보험계약 체결 후 피고에게 보험약관을 우송하면서 주운전자를
허위로 기재하면 보험금을 지급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기존의 계약 내용 중 잘
못된 부분이 있으면 이를 즉시 수정신고하여야 한다는 취지의 안내문을 동봉하여 우송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나, 이러한 사정만 가지고서 바로 피고가 주운전자제도와 관, 련된 보험약관의 구체적인 내용을 알고 있었다거나, 원고가 피고에게 주운전자제도를
부실신고한 경우에 입게 되는 계약해지의 불이익에 관하여 구체적이고도 상세한 설명
을 하였음을 추인하기에는 부족하고, 그 밖에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으며, 오히려 앞서 든 증거들 및 원심증인 의 증언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
면, 이 사건 보험가입을 권유한 은 당시 업무용 자동차종합보험계약이어서 실제
로는 피고의 종업원이 이 사건 차량을 주로 운전하더라도 피보험자 및 주운전자를 피
고로 할 경우 피고 또는 그 종업원이 이 사건 차량을 운전하다가 제3자를 사상케 하는
보험사고가 발생하면 원고가 피고에게 보험금을 지급할 것으로 믿고서, 피고에게 주운
전자에 따라 보험료가 차이가 나고, 주운전자를 다르게 고지하면 보험금을 지급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는 등 주운전자에 관한 사항을 설명하지 않았고, 피고도 이 사건 보험계약상 주운전자와 실제 이 사건 차량을 주로 운전하는 사람이 다른 경우에도 보험사고가 발생하면 원고로부터 보험금을 지급받을 수 있을 것으로 믿고서 이 사건 보험계약을 체결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이와 같이 원고가 주운전자에 관한 보험약관의 명시, 설명의무를 이행하였음을 인정할 수 없는 이상, 피고의 주운전자에 관한 고지의무 위반을 이유로 한 원고의 이 사건 보험계약 해지는 부적법한 것으로서 그 해지의 효력이 없다고 할 것이다.
원고는 이에 대하여, 보험자인 원고가 이 사건 보험계약을 체결할 당시 보험약관의 중요한 내용을 설명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보험계약자인 피고는 보험계약이 성립한 날로부터 1월 이내에 그 계약을 취소할 수 있을 뿐인데, 피고가 그 기간 내에 보험계약을 취소하지 않았으므로 피고는 원고의 설명의무 위반을 이유로 고지의무 위반의 효과를 배척할 수 없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나, 보험자가 약관의 교부 및 설명의 무를 위반한 때에 보험계약자가 보험계약 성립일로부터 1월 내에 행사할 수 있는 취소권은 보험계약자에게 주어진 권리일 뿐 의무가 아님이 상법 제638조의 3 제2항의 법문상 명백하므로, 보험계약자가 보험계약을 취소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보험자의 설명의무 위반의 법률효과가 소멸되어 이로써 보험계약자가 보험자의 설명의무 위반의 법
롤효과를 주장할 수 없다거나 보험자의 설명의무 위반의 하자가 치유되는 것은 아니라
고 할 것이므로, 위 주장은 이유없다.
업무상재해 주장에 관한 판단
원고의 주장
원고는 또한, 피고가 이 사건 사고 당일 자신이 경영하는 의 종업원들
에게 월급을 지급한 다음 근로의옥고취와 단합을 위하여 자신을 포함한 종업원이 참석
하는 회식을 계획하고 이 사건 차량을 이용하여 경남 밀양군 소재 회식장소로 가다가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고, 따라서 이 사건 사고는 업무의 연장인 회식 중에 발생한
사고로서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고 이 사건 사고의 피해자들은 근로기준법에 의한 재해
보상을 받을 수 있다 할 것이므로, 원고는 피고에 대하여 보험약관 제10조 제2항 제4
호에 의하여 별지목록기재 보험금지급채무를 부담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판단
그러므로 먼저, 이 사건 사고가 업무상 재해인지에 관하여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는 이 사건 사고 당일 자신이 경영하는 의 종업원들
에게 월급을 지급하면서, 동종업체를 경영하는 소외 의 가족과 함께 경남 밀양
군 소재 부근에 있는 익 처가집에 염소구이를 먹으러 같 예정인데 비용
-9
은 자신이 부담하겠으니 마침 토요일 오후이므로 따라갈 사람이 있으면 같이 가자고
하여, 피고와 피고의 처인 소외 의 종업원 12명 중
등 5명(나머지 종업원 중 소외
은 개인사정으로, 여직원 2명과 소외 은 1박 2일이 될지도 모른다는 이유로
참석하지 않았다. ) 및 와 그의 처, 그의 아들인 외 1명과 함께 피고 소
유의 프라이드 승용차와 이 사건 차량 등 2대의 차량에 나누어 타고 경남 밀양군에 있
는의 처가집으로 가다가 이 사건 사고를 당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앞서 배
척한 증거들 외에는 달리 위 인정사실을 뒤집을 만한 증거가 없다.
그런데, 근로자가 근로계약에 의하여 통상 종사할 의무가 있는 업무로 규
정되어 있지 아니한 회사 외의 행사나 모임에 참가하던 중 재해를 당한 경우 이를 업
무상 재해로 인정하려면 우선 그 행사나 모임의 주최자, 목적, 내용, 참가인원과 그
강제성여부, 운영방법, 비용부담 등의 사정에 비추어 사회통념상 그 행사나 모임의 전
반적인 과정이 사용자의 지배나 관리를 받는 상태에 있어야 할 것인바,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모임의 참가자가 의 종업원들만 아니라 동종업체를 경영하는의
가족이 포함되어 있었던 점, 모임의 참가가 강제된바 없고 종업원들 중 일부만이 자의
로 참가한 점(종업원 12명 중 5명만이 참가하였다. ), 모임이 의 종업원들의 근로의욕고취 등의 목적을 위하여 계획된 것이라기 보다는 피고의 가족과 의 가족이 친목을 도모하는 자리에 의 종업원이 이에 같이 참가하게 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비록 피고 소유의 이 사건 차량을 교통수단으로 이용하고 그 비용을 피고가 부담하기로 하였다고 하더라도 모임의 전반적인 과정이 피고의 지배나 관리를 받는 상태에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고, 그 밖에 달리 이 사건 사고가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는 점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가 피고에 대하여 별지목록기재 보험금 지급채무를 부담하고 있지 않음의 확인을 구하는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없어 이를 기각할 것인바, 원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기각하고, 항소비용은 패소자인 원고의 부담으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1996. 12. 5.
판사 이공현(재판장) 최호근 김대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