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정보
의료기관에서 발급한 소견서에 재해일자를 허위로 기재하여 제출한 경우 공단이 행한 산재요양담당 의료기관 지정해제처분은 정당하다(2000.05.19, 부산고법 99누4211)
[요 지]
산업재해보상보험은 국가가 보험사업의 사무집행에 소요되는 비용을 일반회계에서 분담하고 있는 점(법 제3조 참조)에 비추어 엄정하게 운영되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특히 요양담당의료기관의 공정한 업무처리가 요청되는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가 주장하는 여러사정을 감안한다 하더라도, 이 사건 처분에 의하여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목적이 그로 인하여 원고가 입게 될 불이익보다 결코 가볍다고는 할 수 없고, 따라서 이 사건 처분이 재량권을 남용하거나 일탈하여 위법한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할 것이다
* 사 건 / 2000.5.19 선고, 부산고법 99누4211 판결 요양담당의료기관지정해제처분취소
* 원고(항소인) / 문○○
* 피고(피항소인) / 근로복지공단
* 원심판결 / 부산지법 1999.12.8. 선고 98구8544 판결
[주 문]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 유]
처분의 경위
부산 수영구 ○○1동 491의 10에서 ○○병원을 운영하는 원고는 1995.5.1. 피고와 사이에서 산업재해보상보험 요양담당계약을 체결한 다음, 같은 해 9.28. 피고로부터 ○○병원을 산업재해보상보험 요양담당 의료기관으로 지정받았다.
상시 근로자가 6인인 소외 ○○종합건설 주식회사(이하 ‘소외 회사’라고 한다)는 소외 이○○로부터 부산 해운대구 중동 소재 ○○○ ○○○○ 빌라 신축공사를 도급받아 1998.4.10. 공사를 시작하였는데, 소속 근로자인 소외 조○○가 1998.6.16. 10:00경 공사현장에서 지하1층 형틀 철거작업 중 미끄러지면서 허리를 다쳐 ○○병원에 입원하여 치료를 받게 되었다.
그런데 소외 회사는 위 공사의 개시로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법’이라 한다)상의 산업재해보상보험관계가 당연히 성립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법 제12조의 규정에 의한 보험가입신고를 지연하고 있다가 위 재해 발생후인 1998.6.19.에 이르러서야 피고에게 보험가입신고를 하였다.
소외 회사는 법 제72조 제1항 제1호, 법 시행령 제78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보험가입신고지연을 이유로 위 재해에 따른 보험급여액의 50%를 피고로부터 징수당할 처지에 놓이게 되자, 소외 회사의 공사현장소장인 소외 김○○은 1998.6.22. ○○병원의 원무계장 소외 백○○에게 조○○에 대한 같은 달 16.부터 21.까지 6일간의 치료비는 소외 회사에서 전액 부담하겠으니 재해발생일을 위 보험가입신고일 이후인 같은 달 22.로 해달라고 요청하였고, 이에 백○○은 원무과장에게 보고한 후 재해발생일이 같은 달 22.로 기재되고 ○○병원 의사 손○○의 기명.날인이 된 소견서를 김○○에게 작성해 주었다.
조○○는 같은 달 30. 위 소견서를 첨부하여 피고에게 요양신청을 하였고, 같은 해 7.3. 피고로부터 방출성골절 제2요추 불안정성이라는 상병으로 요양승인을 받아 산업재해보상보험 대상자로서 같은 해 12.13.까지 치료를 받았다.
그러나 같은 해 10.19.부터 11.7.까지 실시된 노동부 감사결과 위 요양신청서에 첨부된 ○○병원의 소견서 중 위 재해발생일자가 위와 같은 사정으로 허위 기재된 사실이 밝혀지자, 피고는 같은 해 12.16. 법 제40조 제1항, 법 시행령 제28조, 산업재해보상보험요양관리업무처리규정(이하 ‘업무처리규정’이라 한다) 제6조 제1항 제8호의 규정에 의하여 원고 경영의 ○○병원에 대한 산업재해보상보험 요양담당 의료기관 지정을 해제하는 이 사건 처분을 하였다.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당사자의 주장
피고가 처분경위와 관계법령에 비추어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다고 주장함에 대하여, 원고는, ⑴ 조○○의 담당의사인 손○○은 재해일시를 1998.6.16.로 정확하게 기재한 소견서 원본을 작성하여 원무계장인 백○○에게 교부하였으나, 백○○이 소외 회사의 현장소장 김○○의 간청에 못 이겨 별 일 없을 것이라고 가볍게 생각하고는 재해일시를 같은 달 22.로 허위 기재한 소견서 정본을 작성한 다음, 손○○이나 병원장인 원고의 승낙없이 간호사 접수실 및 원무과에 보관되어 있던 담당의사의 인장과 병원장의 직인을 함부로 날인하여 소견서 정본을 작성한 것에 불과한 바, 위 소견서 정본은 그 작성권한자인 원고 및 담당의사에 의하여 작성된 것이 아니라, 원고와 담당의사 모르게 백○○이 위조한 것에 지나지 않으므로, 이를 두고 업무처리규정 제6조 제1항 제8호 소정의 “소견서를 허위로 기재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고, 따라서 이 사건 처분은 그 처분사유가 존재하지 아니하여 위법하고, ⑵ 설혹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원고 병원의 소견서가 잘못 작성된 사실이 노동부 감사에 의하여 곧 밝혀짐에 따라 산업재해보상보험금이 부당하게 지출되지도 않은 점, 원고나 백○○이 소견서 허위작성에 따른 아무런 이익을 취한 바가 없는 점, 원고와 담당의사는 향후 이러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직원에 대한 관리감독을 철저히 할 것을 다짐하고 있는 점, 이 사건 처분으로 인하여 원고 병원의 신인도가 급격히 떨어져 폐원의 위기에 처해 있는 점, 원고와 피고 사이에 체결된 산업재해보상보험 요양담당계약의 계약서 제5조 제1항 제3호가 “근로복지공단의 요양담당 의료기관지정 관련 규정상의 해제사유가 발생한 때에는 피고는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하면, 이 사건 처분으로 인하여 원고가 받는 불이익의 정도가 그에 의하여 유지하려는 공익에 비하여 현저히 커서, 이 사건 처분은 재량권을 남용하거나 일탈하여 위법하다고 주장한다.
관계법령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40조 제1항 본문은 “요양급여는 요양비의 전액으로 하되, 공단이 설치한 보험시설 또는 공단이 지정한 의료기관에서 요양을 하게 한다”고 규정하고, 법 시행령 제28조는 제1항에서 “법 제40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공단이 지정할 수 있는 의료기관은 다음 각호와 같다(각호 생략)”, 제2항에서 “제1항의 규정에 의한 의료기관의 지정요건, 지정절차, 지정의 취소 등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공단규정으로 정한다”고 규정하며, 이에 따른 피고 공단규정인 업무처리규정 제6조 제1항은 “지사장은 요양담당의료기관이 다음 각호의 1에 해당되는 경우에는 그 지정을 해제하여야 한다”고 규정하면서 제8호로 “소견서(부상 또는 발병일시, 기존질병 및 장해상태, 초진일자 등)를 허위로 기재한 경우”를 들고 있다.
판단
⑴ 이 사건 처분사유의 존부에 대한 판단
이 사건 허위 소견서의 발행 경위가 원고 주장과 같다 하더라도, 원고가 그 사용인인 원무계장 백○○에 대한 주의감독의무를 다하였다고 보기 어려운 이 사건에 있어서, 원고 경영의 ○○병원의 담당의사인 인장과 병원장의 직인이 날인된 허위의 소견서가 원고의 사용인인 산업재해보상보험업무 담당직원에 의하여 발행된 이상, 이는 업무처리규정 제6조 제1항 제8호 소정의 “소견서를 허위로 기재한 경우”에 해당한다 할 것이므로, 이 사건 처분사유가 존재하지 아니한다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가 없다.
⑵ 재량권 남용 또는 일탈 여부에 대한 판단
앞에서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병원에서 산업재해보상보험업무를 담당하던 원무계장은 재해발생일이 기재된 소견서가 요양신청서에 첨부된다는 사정을 잘 알면서도 이해관계인의 부정한 청탁에 의하여 고의적으로 허위의 소견서 정본을 작성한 점, 위와 같은 사실관계가 곧 밝혀져 결과적으로 사업주인 소외 회사가 보험급여액의 50% 징수를 회피할 수 없게 되었다 하더라도, 산업재해보상보험은 국가가 보험사업의 사무집행에 소요되는 비용을 일반회계에서 분담하고 있는 점(법 제3조 참조)에 비추어 엄정하게 운영되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특히 요양담당의료기관의 공정한 업무처리가 요청되는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가 주장하는 여러 사정을 감안한다 하더라도, 이 사건 처분에 의하여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목적이 그로 인하여 원고가 입게 될 불이익보다 결코 가볍다고는 할 수 없고, 따라서 이 사건 처분이 재량권을 남용하거나 일탈하여 위법한 것이라고 볼 수는 없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할 것인바, 원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정당하고, 원고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시승(재판장), 이광만, 이영동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