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이 사건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인정사실
다음 각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 내지 5호증(각 가지번호 포함), 을 제1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다.
피고회사는 약 500여명의 근로자를 고용하여 주로 신용카드의 발행 및 관리업무를 행하는 회사이다.
원고는 근로자파견사업을 하는 C 주식회사(이하 ‘C’라 한다)와 고용계약을 체결하고, 2005. 5. 30.부터 2007. 5. 29.까지 피고회사에 파견되어 채권추심업무를 하며 근무하였다.
원고는 2007. 5. 30. 피고회사와 사이에 계약기간 1년의 기간제근로계약을 체결하여 2008. 5. 29.까지 종전과 같은 업무를 하며 근무하다가, 2008. 5. 30. 계약기간 1년의 기간제근로계약을 다시 체결하여 2009. 5. 29.까지 근무하였다.
원고는 2009. 5. 30. 피고회사와 사이에 채권추심위임계약을 체결하고 채권추심업무를 담당하였으나, 피고회사는 2010. 3. 31. 원고와의 채권추심위임계약을 해지하고, 원고에게 채권추심원으로 활동한 기간 동안의 퇴직금 등 보상으로 위로금 2,020,913원을 지급하였다. 원고는 위 위로금을 지급받으면서 피고회사에게 ‘향후 귀사 및 귀사 임직원 등을 상대로 채권추심원 활동과 관련한 어떠한 금전적 보상을 요구하거나, 민․형사상 소송 포함 일체의 이의 제기를 하지 않을 것임을 확약합니다.’라는 내용의 확약서를 작성하여 주었다.
원고는 근로자파견사업을 하는 D 주식회사(이하 ‘D’라 한다)와 사이에 고용계약을 체결하고, 2010. 4. 1.부터 2011. 3. 31.까지 피고회사에 파견되어 채권추심업무를 하며 근무하였다.
원고의 청구원인
원고는 2008. 5. 30.부터 2009. 5. 29.까지 피고회사와 사이에 기간제근로계약을 체결하고, 2009. 5. 30. 피고회사와 사이에 채권추심위임계약을 체결한바 있으나, 이는 모두 동일한 내용의 채권추심업무를 담당하는 것으로서 채권추심위임계약 역시 근로계약성이 인정되어야 하며, 2010. 3. 31. 피고회사가 채권추심위임계약을 일방적으로 해지하고 강제로 원고의 근무형태를 D의 파견근로자 형태로 전환하였는바, 파견근로계약 역시 실질은 피고회사와의 근로계약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피고는 원고와 사이에 기간제근로계약을 체결한 2008. 5. 30.부터 2년을 초과하여 원고를 고용하고 있으므로, 원고는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기간제근로자법’이라 한다) 제4조 제2항<1>에 의하여 피고회사와 사이에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의제된다. 따라서 원고는 현재 피고의 근로자인 지위에 있다 할 것이므로, 피고에 대하여 그 확인을 구한다.
피고의 본안전 항변에 관한 판단
원고의 이 사건 소제기에 대하여, 피고는 2010. 3. 31. 원고와의 채권추심위임계약을 해지하면서 원고가 아무런 이의 없이 퇴직금 조의 위로금을 수령하였고, 채권추심원 활동과 관련한 민․형사상 소송 포함 일체의 이의 제기를 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확약서를 작성한 사실이 있으므로, 원고의 이 사건 소제기는 부제소특약에 반하여 제기된 것이므로 부적법 각하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원고가 2010. 3. 31. 퇴직금 조의 위로금을 수령하면서 채권추심원 활동과 관련한 민․형사상 소송 포함 일체의 이의 제기를 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확약서를 작성한 사실은 앞서 인정한 바 있으나, 확약서의 작성 경위 및 그 내용에 비추어 볼 때, 원고는 채권추심위임계약기간의 채권추심원 활동과 관련한 더 이상의 금전지급 청구 기타 소송을 제기하지 않겠다는 취지의 약정을 한 것이라고 볼 것이다. 따라서 원고가 근로계약 형태를 달리하였을 뿐 2005. 5. 30.부터 2011. 3. 31.까지 피고회사에서 동일한 채권추심업무를 담당한 것을 청구원인으로 하여 피고회사에서의 근로자지위 확인을 구하는 이 사건 소를 제기하는 것이 부제소특약에 반하는 것이라고는 할 수 없으므로, 피고의 위 본안전 항변은 이유 없다.
본안에 관한 판단
살피건대, 근로자파견이란 파견사업주가 근로자를 고용한 후 그 고용관계를 유지하면서 근로자파견계약의 내용에 따라 사용사업주의 지휘․명령을 받아 사용사업주를 위한 근로에 종사하게 하는 것으로서, 동일한 업무를 담당한다고 하더라도 회사에 직접 고용되어 근무하는 것과 파견근로자 형태로 근무하는 것을 동일하게 볼 수는 없고, 회사에 직접 고용되어 근무하는 것과 파견근로자 형태로 근무하는 것을 동일하게 볼 수 있으려면 원고용주(파견사업주)는 사업주로서의 독자성이 없거나 독립성을 결하여 제3자(사용사업주)의 노무대행기관과 동일시 할 수 있는 등 그 존재가 형식적, 명목적인 것에 지나지 아니하여야 한다(대법원 2008. 7. 10. 선고 2005다75088 판결 참조).
원고가 채권추심위임계약기간이 만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파견직으로 전환되었고, 그 파견직 전환이 원고를 비롯한 위임 형식의 채권추심원에 대하여 일률적으로 진행된 사정은 있으나, 원고가 퇴직금 조의 위로금까지 수령하고 파견직으로 전환한 점에 비추어, 그런 사정만으로는 파견직 전환이 강제적으로 이루어졌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그렇게 볼 만한 증거가 없다.
한편 을 제2, 3호증(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원고는 피고로부터 임금을 직접 지급받은 것이 아니라 D로부터 임금을 지급받고 있는 점, ② D는 근로자파견업을 주된 업무로 하고 있는 회사로서 피고로부터 파견용역 업무대행료 명목으로 일정 금원을 계속 지급받아 왔고, 피고 이외에도 여러 기업들과 근로자파견과 관련한 업무위탁계약을 체결하고 근로자파견에 대하여 일정 금액의 수수료를 지급받아 온 점, ③ 피고는 실제로 D 이외의 근로자파견업체와도 업무위탁계약을 체결하고 파견근로자를 제공받았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D를 단순히 형식적으로 존재하는 피고의 단순한 노무대행기관에 불과하다고 볼 수 없으므로, 원고가 D의 파견근로자 형태로 근무하기 시작한 2010. 4. 1.부터는 원고와 피고 사이에 직접적인 근로계약관계가 성립되어 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주장처럼 채권추심위임계약이 실질적으로는 근로계약의 성질을 띄고 있다고 하더라도, 기간제근로자법이 적용되는 2008. 5. 30.부터<2> 2년이 채 되지 않아 채권추심위임계약이 해지되고 원고가 피고회사에 파견근로자로서 근무하였으므로, 원고를 피고회사와 사이에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라고 할 수는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는 피고의 근로자인 지위에 있지 아니하므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한다.
판사 박치봉(재판장) 조장현 이미경
각주1) 사용자가 제1항 단서의 사유가 없거나 소멸되었음에도 불구하고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 근로자로 사용하는 경우에는 그 기간제근로자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본다.
각주2) 기간제근로자법 부칙 제1항은 ‘이 법은 2007. 7. 1.부터 시행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제2항은 ‘제4조의 규정은 이 법 시행 후 근로계약이 체결․갱신되거나 기존의 근로계약기간을 연장하는 경우부터 적용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원고와 피고회사 사이의 2007. 7. 1. 이후에 체결된 2008. 5. 30.자 기간제근로계약부터 기간제근로자법이 적용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