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주식회사 B의 이사이고, C은 위 회사 대표이사였던 자로, 피고인과 C은 이복형제 지간이다.
피고인은 2017. 11. 14.경 부산 해운대구 해운대로 129에 있는 부산해운대경찰서에서, "C이 주식회사 B의 대표이사로 자신이 선임된 것처럼 A 명의의 이사회 회의록을 위조한 뒤 부산지방법원 등기과에 주식회사변경등기를 신청하여 불실의 사실이 법인등기부에 기재되도록 하였으니, C을 처벌하여 달라"는 취지의 고소장을 제출하였다.
그러나 사실은 피고인이 주식회사 B의 대표이사로 C을 추가 선임하라고 지시하여 위 이사회 의사록이 작성되었던 것으로서, C이 피고인 명의의 이사회 의사록을 위조하여 불실의 사실이 법인등기부에 기재되도록 한 것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경찰에 허위로 고소장을 제출하고 고소보충진술을 하여 C으로 하여금 형사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무고하였다.
판단
무고죄는 부수적으로 개인이 부당하게 처벌받거나 징계를 받지 않을 이익도 보호하나, 국가의 형사사법권 또는 징계권의 적정한 행사를 주된 보호법익으로 한다(대법원 2017. 5. 30. 선고 2015도15398 판결 등 참조).
또한, 무고죄는 타인으로 하여금 형사처분 등을 받게 할 목적으로 신고한 사실이 객관적 진실에 반하는 허위사실인 경우에만 성립되는 범죄로서(대법원 1982. 6. 22. 선고 82도826 판결 참조), 신고자가 그 신고내용을 허위라고 믿었다 하더라도 그것이 객관적으로 진실한 사실에 부합할 때에는 허위사실의 신고에 해당하지 않아 무고죄는 성립하지 않는 것이며, 한편 위 신고한 사실의 허위 여부는 그 범죄의 구성요건과 관련하여 신고사실의 핵심 또는 중요내용이 허위인가에 따라 판단하여 무고죄의 성립 여부를 가려야 한다(대법원 1991. 10. 11. 선고 91도1950 판결 참조).
검사는 위 공소사실과 같이 피고인을 무고 혐의로 기소하였고, 이에 대해 피고인 및 변호인은 피고인의 고소사실이 허위가 아니라면서 무죄 취지로 다툰다.
먼저, 피고인이 제출한 고소장은 '2015. 6. 1. C을 대표이사로 추가로 선임하는 이사회가 개최된 사실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대표이사 D이 적법한 이사회를 개최하고 C을 추가 대표이사로 선출한 것처럼 이사회 회의록에 기재하고 의장 대표이사 D, 사내이사 피고인, 감사 E이 참석하여 이사회회의록에 기명날인한 것처럼 사문서인 이사회 의사록을 위조하고, 이를 이용하여 C이 자신을 ㈜B(이하 '이 사건 회사'라 한다)의 대표이사로 등기하였다'면서 C을 '사문서위조와 동행사, 공정증서원본 부실기재와 동행사죄'로 고소하오니 혐의가 인정되면 엄정한 처벌을 하여 달라는 취지이고, 피고인이 2017. 12. 5. 수사기관에서 한 고소보충진술은 위와 같은 고소취지에 더하여 'D과 피고인, E의 동의 없이 임의로 이사회의사록이 작성되고 이사들이 C을 대표이사로 선임하기로 한 협의 자체가 없었다'는 취지를 추가한 것이다.
그런데,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① 실제로 이 사건 회사의 이사회가 2015. 6. 1. 개최된 적이 없음에도 2015. 6. 1.자 이사회의사록(증거목록 순번 2번, 이하 '이 사건 의사록'이라 한다)에는 2015. 6. 1. 11:30 이 사건 회사 본점 회의실에서 이 사건 회사의 의장인 대표이사 D과 C, 사내이사 피고인, 감사 E이 참석하여 C을 대표이사로 추가 선임하는 내용으로 기재되어 있는 것은 사실인 점(총 이사 3명 중 출석이사가 2명으로 기재되어 있긴 하나, 출석한 이사 및 감사의 기명날인 난에는 이사 3명 모두 기명날인되어 출석한 것으로 되어 있고, 당시 감사가 'F'임에도 종전 감사인 'E'으로 기재되어 있어 등기 후인 2015. 6. 9. 감사를 'F'로 정정하였다), ② 증인 D은 이 법정에서 C을 이 사건 회사의 대표이사로 추가로 선임한다는 임시회 개최사실을 누구로부터 들은 적도, 통지받은 적도 없고, 자신이 이사회에 참석하지도 않았으며, C을 대표이사로 추가 선임하는 것에 대해 동의한 적도 없다고 진술하고 있고(수사기관에 제출된 사실확인서의 내용도 비슷한 취지이다), 실제로 C이나 피고인 또는 이 사건 회사의 직원 등이 대표이사인 D에게 이 사건 이사회 안건이나 개최사실을 보고하거나, D이 C을 대표이사로 추가 선임하는 것에 대해 동의하거나 추인하였다는 증거도 없는 점, ③ 증인 G은 이 법정에서 '피고인이 모친(D)과 의논을 하고 자신에게 C을 대표이사로 등기하라고 지시하였다'는 취지로 증언하고 있고, 사실확인서(증거목록 순번 8번)에도 같은 취지로 기재되어 있으나, 당시 피고인과 C은 원만한 사이였던 반면, D은 피고인, C 등과 회사 운영 및 주식보유 등과 관련하여 심한 갈등을 겪고 있었고, 거기에 더하여 피고인 및 C, G을 상대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혐의로 형사고소를 하여 수사가 진행중이었고, 피고인 및 C 등을 상대로 명의개서 청구를 하거나 손해배상청구를 하는 등 민사소송을 제기하는 등 불화가 극도로 심한 상태였으므로, G의 위 진술은 그대로 믿기 어려운 점, ④ C은 당시 이 사건 회사가 고용보험법위반 혐의로 수사기관의 조사를 받고 있어서 고령인 D 대신 수사기관에 출석할 수 있는 자신을 추가로 대표이사로 선임할 필요성이 있었다고 하나, C은 당시 D 및 자신의 여자형제들과 재산문제 등으로 상당한 불화를 겪고 있었고, 이로 인해 자신이 피고인과 실질적으로 운영하던 이 사건 회사의 표이사가 D으로 되어 있어 회사 운영에 어려움을 겪어 대표이사로 추가 선임될 필요성이 있었다는 피고인의 변소내용이 오히려 더 합리적이고, 실제 C은 이 사건 회사의 대표이사로 취임 후인 2015. 6. 9. 고용보험법위반 혐의로 수사기관의 조사를 받으면서도 자신의 직업을 여전히 이 사건 회사의 '사내이사'로 얘기하였는가 하면, 대표이사로 취임 후 얼마 지나지 않은 2015. 6. 28. 중소기업은행으로부터 이 사건 회사 명의로 여신한도 미화 140만 달러의 외화운전자금대출을 받은 점과 아울러 이 사건과 관련한 거짓말탐지기 조사결과에서도 C은 거짓반응이 나온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C으로서는 최소한 이 사건 의사록을 작성함에 있어서 이 사건 회사의 대표이사인 D의 동의나 사전 승낙, 사후 추인을 받지 않았음을 알 수 있고, 비록 이 사건 회사가 실질적으로 가족회사라 하더라도 위 ③, ④의 사정에 비추어 보면, D이 아들인 C이 이 사건 회사의 대표이사로 취임하는 것을 묵시적으로 양해하거나 승낙하였다고 볼 수도 없다.
따라서 이 사건 회의록의 작성 및 제출 등 행위에 대하여는 (D 명의에 대한) 사문서위조 및 동행사죄가 성립할 개연성이 높고, 거기에 앞서 본 고소장의 기재 내용 및 고소보충진술 내용 등을 더하여 보면, 비록 이 사건 심리과정에서 하나의 쟁점이 되었던 '피고인이 (C과 협의하여) G 등 직원들에게 이 사건 의사록을 작성하도록 지시하였는지 여부'를 떠나 일부 정황의 과정이 있을지언정 피고인의 고소가 객관적 진실에 반하는 허위사실에 대한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고, 국가의 형사사법권 또는 징계권의 적정한 행사를 방해하였다고 보기도 어렵다.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따라 무죄판결공시의 취지를 선고하지 아니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상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