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원고에게 15,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19. 11. 23.부터 2021. 11. 3.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1/2은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인정사실
원고는 2016. 4.경부터 2019. 6.경까지 피고 B본부의 C부서에서 계약직 직원으로 근무하였고, 소외 D는 원고가 근무하던 당시 위 C부서의 실장이었다.
D는 2017. 10. 20. 원고 등 소속 직원에게 회식을 제안하였고, 이에 D 및 원고를 포함한 4인이 저녁 식사를 하면서 술을 마시게 되었다. 이후 원고는 술에 취한 D를 데려다 주기 위해 D의 집 쪽으로 가게 되었는데, 그 집 문 앞에서 D가 원고의 몸을 잡아 끌어당긴 후 기습적으로 키스를 하려고 하였고, 이에 원고가 소리를 지르면서 피하자 원고를 침대로 밀쳐 넘어뜨리고 강간하려고 하였으나 원고가 D를 밀치고 집 밖으로 나와 미수에 그쳤다(이하 ‘이 사건 범행’이라 한다).
이 사건 범행이 발생한 후 피고는 2018. 1. 15.경 D를 강원 양양군 소재 E센터로 전보발령하였고, D는 2018. 3. 1.경 명예퇴직하였다.
피고는 2019. 7. 16.경 ‘관리자 역할 미흡, 가해자에 대한 명예퇴직 원인 제공’ 등을 이유로 B본부장 F에 대하여 ‘감봉 2개월’의 징계처분을, 인사관리실장 G에 대하여 ‘견책’의 징계처분을 각 내렸다.
또한 피고는 수사기관에 D를 강간미수의 혐의로 고발하였고, 이후 D에 대한 수사기관의 조사가 있을 예정이었으나, D는 자살을 기도하여 2019. 7.말경 사망하였다.
[인정근거] 갑 제1 내지 4, 9, 10호증, 을 제5, 7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요지
D가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범행을 저질렀는바, 피고는 D의 사용자로서 D가 저지른 강간미수의 불법행위에 대하여 사용자책임을 부담한다.
이 사건 범행을 보고받은 F은 다른 직원에게 위 범행 사실을 누설함으로써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남녀고용평등법’이라 한다) 제14조 제7항에 규정된 의무를 위반하는 불법행위를 저질렀는바, 피고는 F의 사용자로서 F의 위와 같은 불법행위에 대하여 사용자책임을 부담한다.
피고는 이 사건 범행과 관련하여 남녀고용평등법 제14조 제2 내지 5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조치를 취할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 또한, 원고가 피고의 2018년 정규직 공채에 응시하였으나, 피고가 부당하게 원고를 탈락시켰는바, 이는 남녀고용평등법 제14조 제6항에 규정된 의무를 위반한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범행과 관련하여 피고는 불법행위자로서 원고에게 원고가 입은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판단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D는 원고에 대하여 강간미수의 불법행위를 저질렀다고 할 것이고, 피고는 D의 사용자로서 D가 저지른 강간미수의 불법행위에 대하여 사용자책임을 부담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는 민법 제756조에 따라 원고에게 D의 불법행위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피고의 주장 및 이에 대한 판단
피고의 주장
D의 이 사건 범행은 업무시간 종료 후 사무실 밖의 장소에서 이루어진 것이므로 사무집행 관련성이 없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사용자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
판 단
민법 제756조에 의하면, 타인을 사용하여 어느 사무에 종사하게 한 자는 피용자가 그 사무집행에 관하여 제삼자에게 가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는바, 민법 제756조에 규정된 사용자책임의 요건인 ‘사무집행에 관하여’라는 뜻은 피용자의 불법행위가 외형상 객관적으로 사용자의 사업활동 내지 사무집행행위 또는 그와 관련된 것이라고 보일 때에는 행위자의 주관적 사정을 고려함이 없이 이를 사무집행에 관하여 한 행위로 본다는 것으로, 피용자가 고의에 기하여 다른 사람에게 가해행위를 한 경우 그 행위가 피용자의 사무집행 그 자체는 아니라 하더라도 사용자의 사업과 시간적, 장소적으로 근접하고, 피용자의 사무의 전부 또는 일부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이루어지거나 가해행위의 동기가 업무처리와 관련된 것일 경우에는 외형적, 객관적으로 사용자의 사무집행행위와 관련된 것이라고 보아 사용자책임이 성립한다고 할 것이고, 이 경우 사용자가 위험발생 및 방지조치를 결여하였는지 여부도 손해의 공평한 부담을 위하여 부가적으로 고려할 수 있다(대법원 2000. 2. 11. 선고 99다47297 판결, 대법원 2001. 2. 9. 선고 2000다51896 판결 참조). 한편, 피용자가 다른 피용자를 성추행 또는 간음하는 등 고의적인 가해행위를 한 경우, 그 행위가 피용자의 사무집행 자체는 아니라 하더라도, 피해자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방법으로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는 과정에서 피해자를 성추행하는 등 그 가해행위가 외형상 객관적으로 업무의 수행에 수반되거나 업무수행과 밀접한 관련 아래 이루어지는 경우뿐만 아니라, 피용자가 사용자로부터 채용, 계속고용, 승진, 근무평정과 같은 다른 근로자에 대한 고용조건을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받고 있음을 이용하여 그 업무수행과 시간적, 장소적인 근접성이 인정되는 상황에서 피해자를 성추행하는 등과 같이 외형상 객관적으로 사용자의 사무집행행위와 관련된 것이라고 볼 수 있는 사안에서도 사용자책임이 성립할 수 있다(대법원 2009. 2. 26. 선고 2008다89712 판결 등 참조).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거나 추론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원고는 당시 무기계약직 전환심사를 앞두고 있던 계약직 직원이었던 반면, D는 위 C부서의 실장이었던 점, ② D는 원고의 직장 상사로서 원고에게 구체적인 업무를 지시하는 등 원고의 근무평정에 어느 정도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지위에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③ D의 이 사건 범행이 업무시간 종료 후 사무실 밖의 장소에서 발생한 것이기는 하나, 위와 같이 C부서에서 계약직 직원으로 근무하던 원고가 직장 상사이자 C부서장인 D의 요청을 거절하지 못하고 저녁 식사 및 음주를 같이 하고 D를 데려다 주는 과정에서 D가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범행을 저지른 것이므로 그 업무수행과 시간적, 장소적 근접성이 있다고 볼 수 있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용자인 D의 이 사건 범행은 외형적, 객관적으로 사용자인 피고의 사무집행행위와 관련된 것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앞서 본 인정사실에 의하면, D가 저지른 이 사건 범행과 관련하여 원고가 크나큰 정신적 고통을 받았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D의 사용자인 피고는 원고가 입은 정신적 고통에 대하여 금전으로나마 위자할 의무가 있다.
나아가 위자료의 액수에 관하여 보건대,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나는 D의 이 사건 범행의 경위, 태양과 내용, 원고가 위 불법행위로 인하여 직장 내에서 또는 직장 밖에서 느꼈을 정신적 고통의 정도 및 후유증(갑 제6 내지 8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는 D의 불법행위로 인하여 오랜 기간 불안감 등을 호소하면서 정신과 진료를 받아왔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및 비기질성 불면증’을 진단받은 사실이 인정된다) 등 제반사정을 고려해 보면,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하여야 할 위자료 액수를 15,000,000원이라고 정함이 타당하다.
소결론
피고는 D의 사용자로서 원고에게 위자료 15,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불법행위일 이후로서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이 사건 소장부본 송달 다음날인 2019. 11. 23.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21. 11. 3.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원고의 주장 중 사용자책임에 따른 손해배상청구를 위와 같이 받아들이고 제반사정을 고려해 위자료 액수를 산정한 이상, 원고의 나머지 주장에 대하여는 더 나아가 판단하지 아니한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황성광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