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판결

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 2022. 2. 22. 선고 2021가단205256 판결

주문

1.

피고들은 연대하여 원고에게 20,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21. 5. 1.부터 2022. 2. 22.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각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9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들이 각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상하수도 설비 공사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피고들은 부부사이로 ‘D’이라는 상호로 상하수도 공사업을 영위하는 공동사업자이다.

나.

원고는 2017. 7. 7. 부산 서구로부터 E 하수시설 정비 및 오수관로 설치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한다)를 계약금액 807,915,550원, 준공일자 2018. 1. 6., 지체상금율 0.05%로 하여 도급받았다.

다.

원고는 피고 B을 이 사건 공사 현장에 원고의 현장소장으로 근무하도록 하고 피고 B에게 원고의 사용인감과 사업자등록증을 교부하여 피고 B이 이 사건 공사에 필요한 계약을 체결하거나 원고 명의로 세금계산서를 발급하도록 하였다.

라.

원고는 2018. 3. 16. 부산 서구와 사이에 이 사건 공사에 관하여 계약금액을 935,386,006원, 준공일자를 2018. 4. 7.로 각 변경하였다.

마.

원고는 2018. 4. 26. 이 사건 공사를 준공하였고, 부산 서구와 사이에 이 사건 공사대금을 911,020,000원으로 최종 정산하였는데, 위 공사대금에서 지체일수 18일에 대한 지연배상금 8,199,180원(=911,020,000원×0.05%×18일)이 상계 처리되었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변론 전체의 취지

2.

정산금 청구에 대한 판단

가.

당사자의 주장

(1)

원고의 주장

원고는 2017. 7.경 피고 B과 사이에 이 사건 공사에 대한 하도급 공사대금을 준공금액의 80%로 하여 하도급 하되, 원고와 D이 모두 전문건설업 면허를 소지하고 있어 일괄 하도급계약을 체결할 수 없으므로 피고 B을 원고의 현장소장으로 근무하는 것으로 하고, 피고 B이 이 사건 공사에 필요한 모든 업무를 처리하도록 하였다. 그리고 하도급 대금의 지급은 피고 B이 하도급 공사에 필요한 계약을 체결하거나 물품 등을 주문하고 원고 명의로 세금계산서를 발급받아 원고가 인건비, 장비비, 재료비 등을 직불하며, 공사현장에 필요한 경비는 장비 및 공구 대여비 명목으로 D 명의의 세금계산서를 발급받아 지급하되, 원고의 총 지출금액 중 준공금액의 80%를 초과하는 금액은 피고들이 책임지고 정산하여 지급하기로 구두 약정하였다(이하 원고가 주장하는 위와 같은 내용의 하도급계약을 ‘이 사건 하도급계약’이라 한다).

그렇다면 원고가 이 사건 하도급계약에 따라 피고들에게 지급할 하도급대금은 728,816,000원(=최종 계약금액 911,020,000원×80%)인데, 원고가 이 사건 공사에 지출한 비용이 총 897,528,412원이고, 피고들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지체상금이 8,199,180원이므로, 피고들은 연대하여 원고에게 정산금으로 176,911,592원(=897,528,412원 -728,816,000원+8,199,18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피고들의 주장

피고 B은 원고의 현장 관리소장으로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일하였을 뿐 원고와 사이에 원고가 주장하는 내용의 이 사건 하도급계약을 체결한 사실이 없다. 가사 원고와 피고 B 사이에 이 사건 하도급계약이 체결되었다고 하더라도 이는 당사자 일방에게 현저하게 불공정한 경우로서 건설산업기본법 제22조 제5항 각호의 사유에 해당하여 무효이다.

나.

판단

갑 제3호증의 1, 28의 각 기재에 의하면, 2018. 5. 21. 피고 B이 원고의 실제 대표 F과 직원 G이 있는 자리에서, G이 피고 B에게 “사장님하고 저희랑, D 사장님하고 저희랑 몇 %에 계약했습니까”라고 묻자, 피고 B이 “80%”라고 대답한 사실, 이후 피고 B이 이 사건 공사 현장의 현장소장으로 근무하고도 원고로부터 임금을 지급받지 못하였다고 하며 원고의 실제 대표인 F을 근로기준법 위반으로 진정하였으나 검찰은 위 녹취 내용 등을 근거로 피고 B이 원고와 하도급계약을 체결한 하수급인이라고 판단하여 F에게 혐의없음(증거불충분) 처분을 한 사실이 인정되기는 하나, 한편 앞서 든 증거들 및 갑 제3호증, 을 제1 내지 4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실과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위 인정사실만으로는 원고와 피고 B 사이에 원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이 사건 공사에 관하여 하도급 공사대금을 준공금액의 80%로 하고 만약 원고가 지출한 금액이 준공금액의 80%를 초과하면 그 초과하는 돈을 모두 피고들이 책임지고 정산하여 지급하기로 하는 내용의 이 사건 하도급계약을 체결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만한 증거가 없다.

(1)

계약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당사자 사이에 의사의 합치가 있을 것이 요구되고 이러한 의사의 합치는 당해 계약의 내용을 이루는 모든 사항에 관하여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 본질적 사항이나 중요 사항에 관하여는 구체적으로 의사의 합치가 있거나 적어도 장래 구체적으로 특정할 수 있는 기준과 방법 등에 관한 합의는 있어야 하고, 그러한 정도의 의사의 합치나 합의가 이루어지지 아니한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계약은 성립하지 아니한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대법원 2001. 3. 23. 선고 2000다51650 판결, 대법원 2012. 6. 28. 선고 2011다102080 판결 등 참조). 그러나 이 사건 하도급계약은 원 도급금액이 9억 원에 달하는 거액의 공사를 일괄하여 하도급하는 계약임에도 당사자 사이에 원고가 지급할 구체적인 하도급금액 및 그 지급시기와 방법, 반대로 피고들이 원고에게 정산해야 할 경우 정산의 방법과 기준, 설계변경 등에 따른 위험부담의 방법, 이행보증 등 하수급인의 이행을 담보할 장치의 마련 여부, 지체상금 등 여러 세부 조건에 대한 조율이 구체적으로 이루어졌다거나 최종적이고 확정적인 의사합치가 있었다고 볼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다.

(2)

원고는 피고 B과 사이에 ‘원 도급금액(준공금액)’의 80%를 ‘하도급대금’으로 정하였다고 주장하나, 이를 인정할만한 근거가 없다. 갑 제3호증의 28의 기재에 의하더라도 피고 B이 80%라고 말한 비율이 무엇인지, 그 기준과 대상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 수 없고, 근로기준법 위반 진정사건에서 원고의 대리인으로 출석한 H은 이 사건 하도급대금에 대하여 ‘전체 실 시공비’의 80%로 계약하였다고 진술하기도 하였다(갑 제3호증의 16, 5면).

(3)

만약 원고가 피고 B과 사이에 준공금액의 80%를 하도급대금으로 확정하고 이를 초과하여 지출한 비용을 피고들이 정산하기로 약정하였다면 그 정산금을 확정하는 것이 우선이고 그 정산금을 계산하는 데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지 않음에도 원고는 이 사건 공사 준공 이후로 피고들을 상대로 이 사건 하도급계약에 기한 정산금을 청구하지 않다가 3년이 경과할 무렵에서야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

(4)

원고는 준공 이후에도 피고 B이 원고의 현장소장 지위에서 한 계약과 관련하여 책임지고 변제하겠다는 취지의 확인서나 차용증 등을 징구하거나 피고 B이 원고의 현장소장 지위에 있음을 기화로 실제로 투입하지 않은 비용에 대하여 원고 명의로 허위의 세금계산서를 발행하여 돈을 편취하였다는 등의 내용으로 형사 고소를 하면서도 피고들을 상대로 전체적으로 정산할 돈의 액수에 대하여 확정을 구하거나 그 정산금 지급에 대한 처분문서의 작성을 요구한 사정은 보이지 않는다.

(5)

피고 B은 이 사건 공사 준공 후 이 사건 공사와 관련하여 원고의 현장소장 지위에서 한 계약과 관련하여 자신이 책임지고 변제하겠다는 취지의 확인서 등을 몇 차례에 걸쳐 작성하였는데(갑 제3호증의 2, 3, 9), 피고 B이 원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이 사건 하도급계약에 따라 정산할 의무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도 위와 같은 문서를 작성하였을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6)

원고 주장과 같이 하도급대금을 약정하였다면 원고는 계산상 이 사건 공사준공 전에도 이미 원고가 주장하는 하도급대금을 초과하는 돈이 지급되고 있음을 알고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들의 정산금 지급의무를 담보할 장치도 없는 상태에서 계속하여 공사비를 지출하였다.

(7)

이 사건 공사 준공 후 원고가 피고 B과 이 사건 공사에 관하여 적자가 난 부분에 대하여 이야기를 하는 과정에 있어서 원고가 피고들을 상대로 이 사건 하도급계약에 따른 방법대로의 정산을 요구하는 사정이 나타나지 않는다.

3.

대여금 청구에 대한 판단

가.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갑 제3호증의 4, 9, 갑 제9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 B은 2018. 12. 27. 이 사건 공사와 관련하여 I회사 J과 체결한 계약에 따른 대금 18,700,000원 등을 책임지고 해결하겠다는 취지의 사실확인서를 작성한 사실, 피고들은 2019. 3. 8. 피고 B이 원고로부터 변제일을 2019. 4. 8.로 정하여 20,000,000원을 차용하고 피고 C가 피고 B의 대여금채무를 연대보증한다는 취지의 차용증(이하 ‘이 사건 차용증’이라 한다)을 작성하여 원고에게 교부한 사실, 원고가 2019. 3. 27. 피고 B 명의로 I회사 J으로부터 추심위임을 받은 K 주식회사의 계좌로 18,700,000원을 이체하는 등 피고 B이 책임지기로 한 대금 중 일부를 변제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원고는 피고들과 사이에 원고가 피고 B의 채무를 대신 변제하기로 하고 피고들은 연대하여 원고에게 20,000,000원을 변제하기로 약정한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므로, 피고들은 연대하여 원고에게 20,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변제기 이후로서 원고가 구하는 이 사건 소장 부본 최종 송달일 다음날부터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들의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 B은 원고로부터 20,000,000원을 차용한 사실이 없음에도 원고가 위 피고에게 이 사건 공사와 관련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도록 강요하여 이 사건 차용증을 작성한 것으로 이 사건 차용증은 민법 제104조에 따라 무효이거나 민법 제110조 제1항에 따라 취소한다고 주장하나, 원고가 피고들을 강요하였다고 볼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고 오히려 갑 제3호증의 28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 B은 스스로 수차례 자신이 이 사건 공사 현장과 관련하여 손해를 준 부분에 대하여 책임지겠다는 취지의 말을 한 사실이 인정되는바 피고들은 이 사건 차용증을 작성하여 교부함으로써 적어도 원고에게 위 20,000,000원을 변제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보이고, 달리 피고들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차용증이 피고들의 궁박한 처지를 악용하여 작성한 것으로서 무효라거나 사기나 강박에 의한 것으로 취소할 사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피고들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4.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기로 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서희경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