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판결

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 2023. 2. 15. 선고 2021가단208699 판결

주문

1.

피고는 원고에게 38,672,344원 및 이에 대하여 2019. 12. 9.부터 2023. 2. 15.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50%는 원고가, 50%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부동산시설관리업(건물, 공장, 기타 빌딩 관련), 근로자파견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으로, 2017. 9. 5. ㈜C와 사이에 부산 부산진구 D 외 6필지 E건물 F동호 및 G동호(이하 ‘이 사건 건물’이라 하되, 개별 동을 칭할 때 전자는 ‘F동’이라 하고, 후자는 ‘G동’이라 한다)에 대하여 시설관리용역계약을 체결하였다.

나.

원고는 보일러취급기능사 등 국가기술자격증을 보유한 사람으로 피고가 이 사건 건물에 대한 시설관리를 맡기 이전부터 관리를 담당하던 ㈜H의 직원으로 그곳에 파견되어 시설관리 등 업무에 종사하다가 피고가 시설관리를 맡은 이후에는 피고에 입사하여 시설관리업무를 수행하였다. 원고는 피고와 사이에 매년 근로계약을 갱신하는 방식으로 계약을 체결하였는데, 2019. 1. 22.경에는 근로기간 2019. 1. 1.부터 2019. 12. 31.까지, 급여 2,548,182원의 조건으로 근로계약이 체결되어 이 사건 건물의 관리업무를 담당하였다.

다.

원고는 2019. 12. 19. 12:30경 F동 4층 여자화장실 급수밸브의 고장 및 누수 등으로 비워진 지하 물탱크에 물을 수동으로 채우기 위해 철재 뚜껑을 열고 지하로 연결된 철재 사다리를 내려가던 중 손이 미끄러져 높이 2미터 이상 되는 철재 사다리에서 바닥으로 추락하는 사고(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를 당하였다.

라.

원고는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우측 종골의 골절“ 등 상해를 입고 I병원 등에서 수술 등 치료를 받았다.

마.

원고는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이 사건 사고 관련 보험급여로 요양기간 2019. 12. 19.부터 2020. 9. 23.까지 기간 동안의 휴업급여 15,438,960원, 요양급여 10,182,810원, 장해급여 13,266,120원을 각 지급받았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1호증, 갑2호증의 1 내지 4, 갑3호증의 1, 2, 3, 갑5호증, 을1, 4, 1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가.

책임의 인정

1)

사용자는 고용 또는 근로계약에 수반되는 신의칙상의 부수적 의무로서 피용자가 노무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생명, 신체, 건강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물적 환경을 정비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마련하여야 할 보호의무 또는 안전배려의무를 부담하고, 이러한 의무를 위반함으로써 피용자가 손해를 입은 경우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진다(대법원 1999. 2. 23. 선고 97다12082 판결 등 참조).

2)

갑3호증의 1, 2, 3, 갑4호증, 갑6호증의 1 내지 6, 을12호증, 을13호증의 1, 2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는 근로자의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원고가 지하 물탱크 작업에 있어 필요한 방호조치를 다 취하지는 못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원고에게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①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지하 물탱크는 매우 어둡고, 철재 사다리는 평소 물이 묻어 있는 곳이어서 매우 미끄럽기도 하므로 철재 사다리를 이용하는 경우 항시 안전사고가 발생할 우려가 존재한다.

②

그럼에도 철재 사다리나 지하 물탱크를 밝혀 줄 조명설비는 별도로 구비되어 있지도 않았고, 철재 사다리에 미끄럼을 방지할 조치도 되어 있지 않았다. 이러한 상황이라면 피고의 직원이 지하 물탱크에서 작업을 수행할 필요성이 발생한다면 사전에 2인이 1조가 되어 작업을 하도록 지시하였어야 함에도 그러한 조치를 취한 바도 없다.

③

피고는 피고의 사업장에서는 매달 안전보건공단 자료를 통해 안전교육을 실시하고 원고의 책상에 사다리 안전작업지침이 부착되어 있는 등 안전교육을 실시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가 주장하는 안전교육은 안전지침에 관한 자료가 비치된 것 이외에는 형식적으로 진행되었던 것으로 보이고 실제 근로자들에게 단순히 추상적으로 조심하라고 하는 말 이외에 안전한 작업을 위하여 어떠한 사항들을 준수하여야 하는지에 관한 구체적인 지시사항이나 교육 내용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④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이후에도 사고처리에 관한 명확한 매뉴얼이 없어 119 등 구급차를 부르지도 않은 채 원고에게 휠체어를 통해 인근 병원에 이동하게 하였다.

3)

피고는, 원고가 전 소속사인 ㈜H에게 ”근무 중 본인의 실수 및 부주의로 재해가 발생한 경우 어떠한 명목의 책임도 묻지 않겠다.“는 취지로 서약하였고, 피고가 원고와 ㈜H와의 근로계약을 그대로 승계한 이상 이 사건 소의 제기는 부제소합의를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가 부제소합의가 포함된 근로계약을 그대로 승계하였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을 뿐 아니라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사고가 원고 본인의 전적인 실수 및 부주의에 의하여만 발생하였다고 볼 수는 없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피고의 본안 전 항변은 이유 없다.

나.

책임의 제한

다만, 앞서 든 각 증거들에 의하면, 원고로서도 피고가 이 사건 건물의 시설관리업무를 맡기 이전부터 이 사건 건물의 시설관리를 맡아 온 사람으로 이 사건 사고의 발생장소의 구조나 그 위험성 등을 충분히 인식(그에 따라 피고도 지하 물탱크에 자동으로 물을 채우기 위한 수리를 진행하고 있었고, 사고가 발생한 F동의 지하 물탱크는 사고 발생일 다음날인 2019. 12. 20. 수리가 완료되는 상태에 있었다)하고 있었으므로 스스로의 안전을 도모할 의무가 있음에도 이 사건 사고는 ”원고가 안전모도 착용하지 아니한 채 급하게 지하로 내려가던 중 손이 미끄러져 바닥으로 추락“하여 발생한 것으로 그와 같은 사고의 발생에 원고의 잘못도 일부 인정되고, 그러한 잘못이 이 사건 사고의 발생 및 손해의 확대에 기여하였다고 보이므로, 이를 감안하여 피고의 책임 범위를 55%(원고 45%)로 제한하기로 한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원고가 안전모를 착용하지 않은 것은 피고가 안전모를 지급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는 없다.

3.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계산의 편의상 기간은 월 단위로 계산함을 원칙으로 하되, 월 미만 및 원 미만은 버린다. 손해액의 사고 당시의 현가 계산은 월 5/12푼의 비율에 의한 중간이자를 공제하여야 하는 경우에는 단리할인법에 따르고, 당사자의 주장 중 별도로 설시하지 않는 것은 배척한다.

가.

일실수입(소극적 손해) : 70,852,201원

1)

인적사항 : 남자, J생, 사고 당시 만 K

2)

월 소득 및 가동기간 : 만 65세가 되는 2038. 12. 11.까지, 보통인부 노임 22일

우리나라의 사회적․경제적 구조와 생활여건이 급속하게 향상․발전하고 법제도가 정비․개선됨에 따라 일반육체노동을 하는 사람 또는 육체노동을 주로 생계 활동으로 하는 사람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만 60세를 넘어서 만 65세까지도 가동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경험칙에 합당한 점(대법원 2019. 2. 21. 선고 2018다248909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에다가 변론에 나타난 원고의 연령, 직업, 경력 등과 경험칙을 고려할 때 가동연한은 만 65세가 되는 날까지로 봄이 타당하다.

3)

노동능력상실율

[인정근거] 이 법원의 L병원장에 대한 신체감정촉탁 결과

○

요양종결 이후 가동기한 종료일인 2038. 12. 11.까지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나. 관절강직 – 족관절 - Ⅱ. 부전강직(부분적 강직, partial ankylosis) 굴곡과 신전의 운동범위 제한이 - 1. 90도에서 – b. 125도 저측굴곡까지“에 해당하는 14%의 영구장해를 입게 된 것으로 평가한다.

4)

계산<1>

나.

공제

1)

관련 법리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라 보험급여를 받은 재해근로자 또는 수급권자가 가해자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를 할 때 그 손해 발생에 재해근로자의 과실이 경합된 경우 재해근로자가 청구할 수 있는 손해배상액을 산정함에 있어서는 재해근로자의 전체 손해액에서 먼저 근로복지공단의 보험급여 전액을 공제한 다음 과실상계(공제 후 과실상계 방식)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 3. 24. 선고 2021다241618 전원합의체 판결).

손해배상은 손해의 전보를 목적으로 하는 것이므로 피해자로 하여금 근로기준법이나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라 휴업급여나 장해급여 등을 이미 지급받은 경우에 그 급여액을 일실수입의 배상액에서 공제하는 것은 그 손해의 성질이 동일하여 상호보완적 관계에 있는 것 사이에서만 가능하다(대법원 1995. 4. 25. 선고 93다61703 판결 등).

2)

장해급여 공제

원고는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장해급여로 13,266,120원을 수령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결국 요양종결 이후의 일실수입 합계 70,852,201원에서 위 수령액을 공제하면 요양종결 이후 일실수입은 57,586,081원(= 70,852,201원 – 13,266,120원)이 남게 된다.

[원고는 요양기간 동안의 일실수입과 치료비는 별도로 청구하지 않고 있다.]

다.

책임의 제한(피고의 책임비율 : 55%)

31,672,344원[= 57,586,081원 × 55%]

라.

위자료

이 사건 사고의 경위, 피고의 안전배려의무 위반의 내용과 정도, 원고의 과실의 내용과 정도, 원고의 연령, 부상과 후유장애의 정도 기타 변론에 나타난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위자료를 7,000,000원으로 정한다.

마.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38,672,344원(= 재산상 손해 31,672,344원 + 위자료 7,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사고일인 2019. 12. 19.부터 이 사건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23. 2. 15.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신헌기

각주1) 원고는 기간초일을 기산점으로 호프만수치를 적용하여 계산하였으나, 사고 당시로 현가 계산하였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