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판결

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 2023. 6. 28. 선고 2021가단217594 판결

주문

1.

피고들은 공동하여 원고에게 165,700,857원 및 이에 대하여 2019. 2. 19.부터 2023. 6. 28.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40%는 원고가, 60%는 피고들이 각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 주식회사 B(이하 ‘피고 회사’라 한다)은, 김해시 D에 본점을 두로 유료직업소개업 등을 영위하였고, 소외 E 주식회사(이하 ‘소외 회사’라 한다)와 사이에 로봇용접, 프레스작업에 필요한 인력을 공급해 주는 용역계약을 체결하였던 법인이다.

피고 C은 피고 회사의 대표이사로서 피고 회사를 총괄 관리면서 근로자들의 안전보건을 책임지고 있는 사람이고, 원고는 피고 회사에 고용되어 2019. 1. 31.부터 소외 회사에서 프레스작업을 하던 근로자이다.

나.

원고는, 소외 회사의 사업장 내 설치된 프레스기계의 작업대에 재료를 올려놓고 압축하는 일을 담당하던 중, 2019. 2. 19. 17:40경 광전자식 방호장치의 기능이 무효(소외 회사의 현장반장인 F가 금형세팅을 하는 과정에서 무효에 놓아둔 것을 그대로 방치함에 기한 것이다)이고, 조작반의 운전 상태를 ‘안전1행정(이 사건 프레스기계는 양수조작 식 방호장치가 있기 때문에 양손으로 버튼을 누르지 않는 한 슬라이드가 작동되지 않는다)’상태가 아닌 ‘연속(프레스기계를 한 번 가동하면 별다른 조작 없이 상사점과 하사점을 왕복운동을 계속하는 기능)’상태로 둔 채 작업을 하다가 프레스기계가 내려와서 재료를 압축하고 올라가는 것을 보고 성형된 제품을 오른손으로 꺼내려는 순간 슬라이드가 다시 내려와서 오른손이 압착되는 사고를 당하였다(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

다.

원고는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우측 수부 제1수지 근위지골부 절단상, 제2-3중수골부 절단상, 제4-5수지 근위지골부 절단상, 우측 수부 압궤손상 등의 상해를 입고 우측수부 제1, 2, 3, 4, 5수지 재건복합술 등의 수술을 받았다.

라.

피고들은 이 사건 사고와 관련하여 ‘원고로 하여금 소외 회사에서 프레스작업을 하도록 하면서 프레스의 운전선택방법, 방호장치의 기능 등을 확인하거나 알려주지 아니하는 등 위험을 예방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모두 벌금 5,000,000원의 약식명령을 발령받았고, 위 약식명령은 그대로 확정되었다.

마.

이 사건 사고와 관련하여, 원고는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휴업급여 21,042,000원 및 요양급여 17,264,690원과 장해급여 41,148,800원을 각 지급받았다.

[인정근거] 일부 다툼 없는 사실, 갑1 내지 5, 7 내지 13호증의 각 기재, 증인 F의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2.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가.

책임의 인정

1)

사용자는 고용 또는 근로계약에 수반되는 신의칙상의 부수적 의무로서 노동자가 노동을 제공하는 과정에서 생명, 신체, 건강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물적 환경을 정비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마련하여야 할 보호의무 또는 안전배려의무를 부담하고, 이러한 의무를 위반함으로써 노동자가 손해를 입은 경우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진다. 이러한 사용자의 보호의무 또는 안전배려의무 위반행위가 불법행위의 요건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채무불이행책임과 경합하여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도 부담하게 된다(대법원 2013. 11. 28. 선고 2011다60247 판결 등 참조).

나아가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등의 규정취지 등에 비추어 위험한 기계를 사용하여 수입을 얻는 사용자가 그 기계의 위험으로부터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하는 것은 당연히 근로자에 대한 안전배려의무에 포함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2)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들은 외국인인 원고를 고용하여 위험한 기계인 프레스기계를 사용하여 작업하는 소외 회사의 업무에 투입하게 되었는바, 이러한 경우 사업주는 기계의 운전을 시작할 때에 근로자가 위험해 질 우려가 있다고 할 것이므로 근로자의 배치 및 교육, 작업방법, 방호장치 등 필요한 사항을 미리 확인한 후 위험 방지를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취하여야 함에도 작업 이전 프레스의 운전선택방법, 방호장치의 기능 등을 확인하거나 알려주지 아니하는 등의 안전조치의무를 다하지 못한 잘못이 인정된다. 따라서 피고들은 원고에 대한 보호의무 내지 안전배려 의무 위반으로 발생한 이 사건 사고로 말미암아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①

이 사건 프레스기의 용도나 그 구조 및 작동 방식 등에 비추어 볼 때 위 프레스기계에는 항시 안전사고가 발생할 우려가 존재한다. 그럼에도 피고들이 원고로 하여금 소외 회사에서 근무하게 하였음에도 프레스의 운전이나 방호장치의 기능에 관한 교육을 실시한 바는 전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②

특히 원고의 경우 외국인으로 한글을 제대로 알지도 못하고 있는 사정에 있으므로, 프레스기계의 작동에 관한 외부 표지를 인식하기도 어려울 것이 명백함에도 안전교육 등을 실시하지도 않았다.

③

이 사건 사고는 소외 회사의 현장 반장인 F가 금형세팅을 변경하는 과정에서 광전자식 안전장치의 기능을 ‘무효’로 바꾸었다가 다시 ‘유효’로 환원하지 아니한 채 그대로 두었고(이 경우도 광전자식 안전장치는 ‘ON’이 되어 있는 상태임), 그러한 상태에서 한글을 알지 못하는 원고가 운전상태가 ‘연속’으로 되어 있는 것을 알지 못한 채 스스로 프레스기계를 작동하면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④

피고들 및 피고들로부터 원고를 투입 받은 소외 회사로서도 사업장 내에서 발생할 수 있는 프레스기계 관련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수시로 위 전자감응 장치의 작동 상태를 점검하여, 장치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 정상적으로 작동하면서도 장치의 기능을 ‘무효’인 상태로 작동시키고 있는 것은 아닌지, 나아가 ‘무효’인 상태에서 ‘연속’기능을 이용하여 작업을 하는 것은 아닌지 등 사고발생에 기여할 수 있는 행동 등을 하지 말도록 작업자에게 지시하거나 교육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였어야 함에도 그러한 조치를 취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즉 피고들로부터 원고를 투입 받은 소외 회사도 원고가 투입된 날로부터 불과 20여일 만에 사고가 발생하는 과정에서 원고가 이 사건 프레스기계를 스스로 작동하게 방치하였는바, 이러한 소외 회사 또한 공동불법행위자 및 민법 제758조 소정의 책임을 부담한다(이러한 점에서 추후 피고들과 소외 회사 사이의 구상관계는 별개의 문제이다). ⑤ 피고들은 원고가 입은 이 사건 사고의 피해와 관련하여 산업안전보건법위반의 범죄사실로 약식명령을 받아 그대로 확정{민사재판에 있어서는 형사재판의 사실인정에 구속을 받는 것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동일한 사실관계에 관하여 이미 확정된 형사판결이 유죄로 인정한 사실은 유력한 증거 자료가 되므로 민사재판에서 제출된 다른 증거들에 비추어 형사재판의 사실 판단을 채용하기 어렵다고 인정되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와 반대되는 사실은 인정할 수 없다(대법원 1997. 9. 30. 선고 97다24276 판결 등 참조)}되었다.

나.

책임의 제한

다만, 원고도 근로자로서 프레스기계의 동작 방식 및 안전장치의 작동 상태 등을 확인하고 프레스기계 작업을 하여야 하는 등 스스로의 안전을 도모할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기계의 작동방법을 제대로 파악하지도 못한 상태에서 프레스기계의 작동방식이 ‘연속’으로 되어 있는지도 모른 채 스스로 기계를 작동시킴으로써 이 사건 사고의 발생 및 손해의 확대에 기여하였다. 원고의 이와 같은 부주의를 피고들이 배상할 손해액을 산정하는 데 참작하되 기본적으로 피고들이 위험한 기계를 사용하는 사업장에 원고를 공급함으로써 수입을 얻는 자로서 필요한 안전조치, 방호조치를 다하지 못한 잘못 또한 인정되므로 피고들의 손해배상책임을 70%(원고의 과실비율 30%)로 제한한다.

3.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계산의 편의상 기간은 월 단위로 계산함을 원칙으로 하되, 월 미만 및 원 미만은 버린다. 손해액의 사고 당시의 현가 계산은 월 5/12푼의 비율에 의한 중간이자를 공제하여야 하는 경우에는 단리할인법에 따르고, 당사자의 주장 중 별도로 설시하지 않는 것은 배척한다.

가.

일실수입(소극적 손해) : 243,879,532원

1)

인적사항 : 남자, G생, 사고 당시 만 H

2)

월 소득 및 가동기간 : 산재종결일 이후<1>인 2020. 5. 1.부터 만 65세가 되는 2044. 1. 23.까지 도시일용노임에 의한 소득을 얻음.

3)

후유장애 및 노동능력상실률

[인정근거] 갑3호증의 기재, 이 법원의 J병원장에 대한 신체감정촉탁 결과 및 사실조회회신 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①

우 제1수지 9.79% 영구장해

②

우 제2수지 13.370% 영구장해

③

우 제3, 4수지 각 15.212% 영구장해

④

우 제5수지 7.802% 영구장해

⑤

결과

-

위 ① 내지 ④항 합산 중복장해 48.20% 영구장해

-

그러나 노동능력상실률은 전신 기능에 대한 것이므로 신체의 한 부위에 복합장해가 있는 경우 그로 인한 노동능력상실률이 그 부위가 절단되어 그 부위의 기능이 전부 상실되는 경우의 노동능력상실률보다 중할 수는 없다(대법원 1994. 4. 26. 선고 93다62348 판결 등 참조). 그에 따라 감정인 또한 ‘동일지에 여러 장해가 복수로 있을 경우 이들 각각의 장해율을 병합하되 최종 병합한 장해율이 해당 부위의 절단 장해율을 초과하는 경우는 그 절단 장해율을 장해율로 본다.’는 법리를 상정한 후 제2 내지 5수지의 경에는 우수 장수지관절의 절단으로 계산한 장해율인 ‘절단 - Ⅱ. 수지 – 12. 제2수지, 제3수지, 제4수지 및 제5수지의 수장수지관절’에 해당하는 33%의 노동능력을 상실하는 것으로 보고, 이를 제1수지 9.79%와 병합 합산하여 최종 39.56%<2>의 노동능력을 상실하는 것으로 보았다. 따라서 이 사건에 있어서는 우 수지에 대한 각 중복장해 48.20%가 아닌 39.56%[= 33% + (100% - 33%) × 9.79%]를 적용함이 상당하다.

4)

계산

나.

향후치료비<3> : 12,556,207원

1)

11,405,547원[= 13,877,050원 × 호프만수치 0.8219]

2)

1,150,660원[= 1,400,000원 × 호프만수치 0.8219]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이 법원의 I병원장 및 J병원장에 대한 각 신체감정촉탁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다.

공제

1)

관련 법리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라 보험급여를 받은 재해근로자 또는 수급권자가 가해자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를 할 때 그 손해 발생에 재해근로자의 과실이 경합된 경우 재해근로자가 청구할 수 있는 손해배상액을 산정함에 있어서는 재해근로자의 전체 손해액에서 먼저 근로복지공단의 보험급여 전액을 공제한 다음 과실상계(공제 후 과실상계 방식)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 3. 24. 선고 2021다241618 전원합의체 판결).

손해배상은 손해의 전보를 목적으로 하는 것이므로 피해자로 하여금 근로기준법이나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라 휴업급여나 장해급여 등을 이미 지급받은 경우에 그 급여액을 일실수입의 배상액에서 공제하는 것은 그 손해의 성질이 동일하여 상호보완적 관계에 있는 것 사이에서만 가능하다. 따라서 피해자가 수령한 휴업급여금이나 장해급여금이 법원에서 인정된 소극적 손해액을 초과하더라도 그 초과부분을 기간과 성질을 달리하는 손해배상액에서 공제할 것은 아니며, 휴업급여는 휴업기간 중의 일실수입에 대응하는 것이므로 그것이 지급된 휴업기간 중의 일실수입 상당의 손해액에서만 공제되어야 할 것이다(대법원 1995. 4. 25. 선고 93다61703 판결 등). 이러한 점에서 이 사건 사고 이후 요양기간 동안의 일실수입을 별도로 청구하지 아니하는 이 사건에 있어 원고가 수령한 휴업급여는 별도로 공제하지 아니한다.

2)

장해급여 공제

요양종결 이후의 일실수입 합계액 243,879,532원에서 앞서 본 장애급여 일시금 41,148,800원을 공제하면 일실수입액은 202,730,732원이 남게 된다.

라.

책임의 제한

피고들의 책임비율 : 70%

계산 : 150,700,857원[= 215,286,939원(= 일실수입 202,730,732원 + 향후치료비 12,556,207원) × 70%]

마.

위자료

사고의 경위, 피고들의 안전배려의무 위반의 내용과 정도, 원고의 과실의 내용과 정도, 원고의 연령, 부상과 후유장애의 정도 기타 변론에 나타난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위자료를 15,000,000원으로 정한다.

사.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손해배상금 165,700,857원(= 재산상 손해 150,700,857원 + 위자료 15,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사고일인 2019. 2. 19.부터 피고가 그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한 이 판결 선고일인 2023. 6. 28.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신헌기

각주1) 원고는 2020. 4. 30. 산재종결 되었다고 하면서 그때까지 월 소득에 대한 일실수입은 휴업급여를 받았음을 전제로 별도로 청구하지 않고, 2020. 5. 1.부터의 일실수입만 청구하고 있다.

각주2) 감정인은 39.6%를 장해율로 계산하였으나, 아래 계산결과 중복장해율은 39.56%임이 계산상 병백하다.

각주3) 이 사건 변론종결일까지 지출하지 않은 사실은 명백하므로 편의상 이 사건 판결의 선고 시인 2023. 6. 28.에 지출되는 것으로 계산함.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