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을 징역 6개월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로부터 2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피고인에게 40시간의 준법운전강의 수강을 명한다.
사건정보
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
판결
사건
2021고단1989
판결선고
2022. 4. 6.
부산지방법원동부지원
판결
범죄사실
피고인은 (차량번호 1 생략) BMW 승용차의 운전 업무에 종사하는 사람이다.
피고인은 2021. 9. 1. 15:55경 위 승용차를 운전하여 부산 B에 있는 C대학교 앞 편도 3차로의 도로를 D 쪽에서 E 쪽으로 2차로로 진행하던 중 정지신호에 따라 정지하게 되었다.
이러한 경우 자동차의 운전업무에 종사하는 운전자에게는 전방 및 좌우를 잘 살피고 조향 및 제동장치를 정확하게 조작하여 사고를 미리 방지해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이를 게을리 한 채 가속페달을 브레이크로 착각하여 가속페달을 밟은 과실로 차량이 급발진하여 앞으로 전진하면서 피고인의 BMW 승용차 앞에서 신호대기로 정차해 있던 피해자 F(남, 49세) 운전의 (차량번호 2 생략) 그랜저 승용차의 뒷 범퍼부분을 피고인의 승용차 좌측 앞 범퍼부분으로 충격하여 피해자 F 및 위 그랜저 승용차에 타고 있던 피해자 G(여, 47세)에게 약 2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경추 및 요추의 염좌 등의 상해를 각각 입게 함과 동시에 위 승용차의 백패널 등 수리비 3,144,162원 상당이 들 정도로 손괴하고도 곧바로 정차하여 피해자를 구호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아니하고 도주하였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F에 대한 경찰 진술조서
교통사고보고(실황조사서)
교통사고 발생상황 진술서
각 진단서
자동차 정비명세서
각 수사보고서
피해자 차량 사고부위 사진, 피의자 차량 사고부위 사진, 각 112 신고사건 내역서, 사고 현장 사진 3매, 카카오맵 거리측정, 피의자 측 블랙박스 영상 캡쳐 사진, 피해자 측 블랙박스 영상 캡쳐 사진, 블랙박스 영상 CD 1매
법령의 적용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의3 제1항 제2호, 형법 제268조(업무상과 실치상 후 도주의 점), 도로교통법 제148조, 제54조 제1항(손괴 후 미조치의 점)
상상적 경합
형법 제40조, 제50조
형의 선택
징역형 선택
작량감경
형법 제53조, 제55조 제1항 제3호
집행유예
형법 제62조 제1항
수강명령
형법 제62조의2 제1항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주장
피고인 및 변호인은, ‘피고인이 범죄사실 기재 일시와 장소에서 그와 같은 교통사고(이하 ‘이 사건 교통사고’라 한다)를 일으키고도 즉시 정차하지 않은 채 운전하여 간 사실은 인정하나, 가속페달을 밟아 차량이 빠른 속도로 앞으로 돌진하게 됨으로써 불가피하게 현장을 142미터 벗어난 것이고, 차량을 정차한 후 당황한 나머지 5분가량 정차해 있다가 그곳이 버스정류장 앞이라는 사실을 뒤늦게 인지하고, 교통에 방해가 될 것을 우려하여 차량을 우회전하여 한적한 갓길에 정차하였으며, 사고 처리를 위해 아들에게 전화한 후 112에 직접 신고를 하였는데, 사고장소로부터 이탈한 거리는 300미터에 불과하였는바, 이러한 사고전후 정황을 종합하면 피고인에게 도주의 의사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법리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의3 제1항에 규정된 ‘피해자를 구호하는 등 도로교통법 제54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고 도주한 때’라 함은 사고운전자가 사고로 말미암아 피해자가 사상을 당한 사실을 인식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즉시 정차하여 피해자를 구호하는 등 ‘도로교통법 제54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고 사고장소를 이탈하는 경우를 말하는 것이고, 도로교통법 제148조 역시 ‘도로교통법 제54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한 조치’를 이행하지 아니한 때 성립하는 것인바, 도로교통법 제54조 제1항에서 말하는 ‘교통사고 후 운전자 등이 즉시 정차하여야 할 의무’라 함은 곧바로 정차함으로써 부수적으로 교통의 위험이 초래되는 등의 사정이 없는 한 즉시 정차하여야 할 의무를 의미하는 것이다(대법원 2008. 7. 10. 선고 2008도2284 판결 등 참조).
판단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을 보건대,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각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 사정 및 이 사건 교통사고가 일어난 시각과 날씨 등 당시의 교통 상황, 이 사건 교통사고 현장 주변의 도로 구조, 이 사건 교통사고의 규모와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할 때, 피고인으로서는 이 사건 교통사고 직후 즉시 정차하여 피해자를 구호하는 등 조치를 취하였어야 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은 채 이 사건 교통사고 현장을 이탈한 피고인에게 도주의 고의가 있었음이 충분히 인정된다. 따라서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피해자 차량은 교차로 횡단보도 앞 3차로 중 2차로에서 직진신호를 대기 중이었는데, 피고인의 차량이 뒤에서 강하게 충돌하는 바람에, 전방 좌측으로 90도 가량 회전하여 횡단보도 한 가운데까지 밀린 다음 멈추었다.
피해자의 진술에 의하면, 뒤에서 로켓포가 발사되는 것 같은 엄청난 충격을 느꼈고, 브레이크를 세게 밟고 있었는데도 차가 제어되지 않을 정도로 충격이 컸으며, 브레이크를 세게 밟지 않았으면 인도로 돌진하는 등 큰 사고가 날 뻔 했다는 것이다.
피고인은 피해자 차량을 충격하고 그대로 교차로를 직진방향으로 통과하여 4차로 중 2차로에 잠시 정차했다가 곧 4차로 인도 쪽으로 차를 정차(사고지점으로부터 142미터 떨어진 위치)시켜 5분 정도 있다가, 다시 우회전하여 차량을 정차(1차 정차장소로부터 148미터 떨어진 위치)하였다.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 ”상당히 속도를 내면서 앞으로 급발진한 것처럼 튀어 나가버려서 사고 현장과 멀어졌습니다. … 너무 정신이 없었고 단순히 피해차량이 저에게 올 거라고만 생각했습니다. 사고현장에 갈 생각을 못 했습니다.“라고 진술했다(기록 4쪽).
피고인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사고 당시 피고인은 본인도 놀라 이성적 판단을 할 수 없을 정도로 큰 사고를 낸 사실을 알았고, 그럼에도 아무런 구호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만연히 피해자를 기다리다가 피해자가 오지 않았음에도 재차 사고 현장에서 보이지 않는 곳으로 우회전하여 차량을 이동하였다.
블랙박스 영상에 의하면, 당시 교통상황은 혼잡한 상태가 아니었고, 피고인의 1차 정차 지점으로부터 20~30 미터 앞에 버스 정류장이 있는데, 버스가 피고인의 차량을 여유 있게 피해 다니고 있다.
양형의 이유
법률상 처단형의 범위: 징역 1년∼45년
양형기준에 따른 권고형의 범위
제1범죄[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도주치상)]
[유형의 결정] 교통범죄 > 03. 교통사고 후 도주 > [제1유형] 치상 후 도주
[특별양형인자] 없음
[권고영역 및 권고형의 범위] 기본영역, 징역 8월∼2년6월
제2범죄[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도주치상)]
[유형의 결정] 교통범죄 > 03. 교통사고 후 도주 > [제1유형] 치상 후 도주
[특별양형인자] 감경요소: 처벌불원(피해 회복을 위한 진지한 노력 포함)
[권고영역 및 권고형의 범위] 감경영역, 징역 6월∼1년6월
다수범죄 처리기준에 따른 권고형의 범위: 징역 8월∼3년3월(제1범죄 상한 + 제2범죄 상한의 1/2)
처단형에 따라 수정된 권고형의 범위: 징역 1년∼3년3월(양형기준에서 권고하는 형량범위의 하한이 법률상 처단형의 하한과 불일치하는 경우이므로 법률상 처단형의 하한에 따름)
선고형의 결정
피해자 F과 합의하였고, 근로기준법 위반으로 벌금형 1회 받은 것 외 전과 없는 점은 유리한 정상이다.
그러나 피고인의 중대한 부주의로 가볍지 않은 사고를 내고도 단지 본인이 당황했다는 이유로 아무런 구호조치를 취하지 않고 현장을 이탈했음에도, 도주의 범의를 부인하는 등 안전운전에 대한 이해 및 진지한 반성이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
이상의 정상 및 피고인의 나이, 가족관계, 성행, 환경 등 기록에 나타난 양형조건을 모두 고려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판사 박주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