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판결

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 2023. 3. 15. 선고 2022가단131734 판결

2022

주문

1.

원고(반소피고)의 본소청구 및 피고(반소원고)의 반소청구는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 중 본소로 인한 부분은 원고(반소피고)가, 반소로 인한 부분은 피고(반소원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본소와 반소를 함께 본다.

1.

인정사실

가.

원고는 2017. 7. 10.경 D 주식회사(이하 '소외 회사'라 한다)에 입사하여 영업기술부 팀원으로 근무하였던 사람이고, 피고는 2004. 3. 2. 소외 회사에 입사하여 2019. 5.경에는 소외 회사의 영업기술부 차장으로 근무하였던 사람이다.

나.

원고는 2020. 11. 4. 피고로부터 직장 내 성희롱 및 괴롭힘을 당하였다고 하면서 소외 회사 및 고용노동부에 다음과 같은 내용의 진정을 제기하였다.

1)

직장 내 성희롱 관련

2019. 5.경 회사 내 E 대리와 고객회사인 F에서 근무하는 여자 대리가 회사 전시장에 있는 상담실에서 장시간 미팅 후 나오지 않자, 피고는 G 및 원고에게 "상담실에서 증거를 찾아오라"라는 취지의 말을 하였다. 이후 피고는 퇴근하였고 원고 역시 별일이 아니라고 생각하여 G에게 일임을 하고 퇴근하였다. 다음 날 점심 식사 후 피고, G 및 원고가 커피를 마시던 중, 피고는 G에게 "증거를 찾았냐"라고 물어보았고, G가 찾지 못하였다고 말하자 "너는 왜 쓰레기통을 안 뒤져봤냐? 그랬으면 콘돔이 나왔을 텐데. E 대리를 보낼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라는 취지의 말을 하였다.

2)

직장 내 괴롭힘 관련

피고는 2020. 9. 3., 같은 해 9. 14. 원고가 휴가를 내는 과정에서 폭언 등을 사용하는 등으로 연차휴가 사용을 거부하거나 제한하였고, 물을 마실 때나 화장실을 갈 때, 이동할 때 등 모든 상황을 보고하라고 하는 등으로 매일 일일업무보고를 요구하였으며, 중요한 회의 참석에 원고를 배제하였을 뿐만 아니라 중요 비품을 회수하는 등으로 원고를 괴롭혔다.

다.

소외 회사는 위 진정에 관하여 조사를 진행하였고, 조사결과를 검토한 인사위원회는 피고의 행위가 직장 내 성희롱 및 괴롭힘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판단을 하였다.

라.

이에 대하여 부산지방고용노동청 부산북부지청은 2021. 4.경 소외 회사에게,

1)

원고의 진정 중 직장 내 성희롱 관련 진정에 관하여는 "직장 내 성희롱 사실은 인정되므로,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남녀고용평등법'이라 한다) 제14조 제5항에 따라 피고에 대한 징계 및 근무 장소의 변경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취지의 시정지시를 내렸고,

2)

원고의 진정 중 직장 내 괴롭힘 관련 진정에 관하여는 "피고가 원고에게 병가에 관한 증빙을 제출하라고 지시하거나 원고의 휴가사용에 대하여 부정적인 어조로 대화를 하는 과정에서 원고에게 '하는 일 마다 맘에 안 든다, 회사에 놀로 다니냐, 월급만 받으면 그만이지 무책임하다', '내가 이거 큰맘 먹고 해주는 거야'라고 말하는 등 원고가 자유롭게 휴가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압력을 행사하고 폭언에 가까운 발언을 한 사실, 피고가 업무수행 중 원고에게 '어디에 쳐박혀 있는지 모르겠다, 어슬렁어슬렁 쳐다니네' 등의 모욕적인 발언을 한 사실이 확인되는 등 폭언, 자유로운 연차휴가 사용 제한 부분은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정"하면서 이를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정하지 아니한 채 원․피고에게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것에 대하여 행정지도를 내렸다.

마.

이에 소외 회사는 2021. 4. 28.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여 남녀고용평등법을 근거로 피고에 대하여 "감봉 3개월 및 근무 장소 본사로 이동"이라는 징계를 의결하였다.

[인정근거] 일부 다툼 없는 사실, 갑1, 8 내지 10호증, 을1, 2, 12, 15, 16, 1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본소청구에 관한 판단

가.

당사자의 주장

1)

원고의 주장 요지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직장 내 성희롱 및 직장 내 괴롭힘 관련 행위를 하였을 뿐만 아니라 이를 신고한 원고를 악의적으로 저평가하여 승진 탈락, 상여금 누락 등의 행위를 하였는바, 이로 인하여 원고는 적응장애 등의 업무상 질병을 얻게 되어 장기간 휴직을 하게 되었다.

이러한 피고의 가해행위로 인하여 원고는 치료비 582,000원(공단부담금 제외한 금액) 및 요양기간 휴업손해 13,814,678원(공단으로부터 받는 휴업급여 등을 공제한 금액)의 재산상 손해를 입었는바, 원고는 피고에게 위 금액과 정신적 손해로 인한 위자료 5,000,000원의 지급을 구한다.

2)

피고의 주장

원고의 청구는 왜곡 및 과장되거나 허위사실에 기초한 것이다.

나.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1)

직장 내 성희롱 관련 부분

가)

성희롱 내용

갑1, 2, 8, 9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의 피고에 대한 직장 내 성희롱 관련 진정에 관하여 부산지방고용노동청 부산북부지청은 "콘돔" 발언에 대한 직접 증거가 없다고 하더라도 증거를 찾으라는 발언에 관련한 사건이 있었던 정황, 원고의 일관된 진술 등을 종합하여 이를 직장 내 성희롱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고 소외 회사에게 피고에 대한 징계 등의 조치를 취하도록 지시한 사실이 인정되기는 한다.

그러나 한편, 앞서 든 증거들 및 을2호증, 을3호증의 1, 2, 을12, 15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등에 비추어 보면, 앞서 인정된 사실에도 불구하고 피고의 원고에 대한 성희롱 관련 발언은 피고가 G에게 한 "화장실 등에 이상한 것이 있는지 찾아보라"고 한 취지의 지시 및 다음 날 피고가 "증거를 찾았냐?"는 말에 그친 것(실제 이러한 사실을 기초로 2021년 성희롱 성차별 전문위원회 간담회에서도 피고의 위 발언이 성희롱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3:2로 의견이 나누어지기도 하였다)에 제한된다고 봄이 상당하다.

①

2019. 5.경 상황을 목격하였던 G는 소외 회사의 자체 조사 과정이나 피고에 대한 징계 관련 소송에서 "피고는 원고가 퇴근한 후 마지막으로 전시장을 정리하고 퇴근하는데 피고가 전화를 하여 G에게 '화장실 등에 이상한 것이 있는지 찾아보라'라는 취지의 지시를 하였고, 당시 원고는 G의 옆에 없었다.", "다음 날 피고가 '증거를 찾았냐?'라고 물어보아 자신이 '없었다.'라는 취지로 답변한 것이 기억이 날 뿐 피고가 '콘돔'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은 기억이 나지 않으며, 정황상 했을 수도 있지만 피고가 평소 조심스럽고 꼼꼼한 성격이라 그런 말을 했을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②

피고와 G 사이에 2019. 5. 10. 이루어진 통화 녹취록의 내용은 G의 위 진술에 부합할 뿐 아니라 G의 위와 같은 진술은 G가 2020. 8.경까지 소외 회사에서 근무하다가 퇴사한 점, G가 현재까지 피고 또는 원고의 영향력 아래에 있다고 볼 정황도 없는 점, 원고가 최초로 제기한 진정 내용에는 'G가 피고의 괴롭힘 및 사직 강요로 퇴사하였다'라는 취지로 기재되어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G가 피고를 위하여 허위의 증언을 할 이유는 없어 보이고, 위 증언의 신빙성이 의심될 만한 다른 사정도 발견하기 어렵다.

③

피고는 전화로 G에게 이상한 흔적을 찾으라는 지시를 하는 상황에서 '콘돔'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④

원고는 해당 발언을 들었다고 하는 2019. 5.로부터 1년 5개월이 경과한 시점까지 별다른 이의를 제기한 바도 없을 뿐 아니라 그 기간 동안 피고로부터 성희롱 취지의 발언이나 그와 유사한 발언을 들은 바도 없다.

나)

구체적 판단

위에서 인정되는 '성희롱 내용' 관련 사실관계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G에게 한(전화상의) 발언만으로는 이를 민사상 불법행위를 구성하는 원고에 대한 가해행위라고 인정하기에는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도 없다.

[가사 위 발언이 원고에 대한 가해행위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해당 발언이 있었던 2019. 5.로부터 1년 5개월이 경과한 시점에 발생한 손해와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도 없다]

2)

직장 내 괴롭힘 관련 부분

가)

갑1, 2, 8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의 피고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 관련 진정에 관하여 부산지방고용노동청 부산북부지청은 앞서 본 "1.라.2)항" 기재와 같은 내용으로 직장 내 괴롭힘이 발생한 사실을 인정한 사실이 인정되기는 한다.

나아가 원고는 위에서 인정된 괴롭힘 이외에도 연차휴가 사용의 제한, 생리현상까지 단속하는 일일업무보고, 중요한 회의 참석 배제, 중요 비품의 회수 등을 통하여도 괴롭힘을 당하였다고 주장하나,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는 없다.

나)

한편, 앞서 든 증거들 및 을4 내지 13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의 행위에 다소 과격한 표현이 있기는 하나, 이는 대부분 업무수행 중에 업무지시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피고에게 원고를 괴롭힐 목적 등이 있다고 보이지 아니하는 한 민사상 불법행위에 이른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①

피고는 원고가 고객이나 타부서와의 작업을 위한 약속시간을 어긴 경우 및 업무실수를 지적하는 과정에서 다소 과격한 표현을 사용한 것으로, 일방적으로 꾸짖기만 한 것이 아니라 "수고 많습니다, 이해 안 되는 부분 있으면 회신 주세요."라고 하는 등의 표현을 사용하기도 하였다.

②

당일 연차를 사용하는 원고가 새벽 5:03경 피고에게 "몸 상태가 안좋아 10시 출근하도록 할게요. 참고 부탁드립니다."라는 문자메시지에 대하여 "알겠습니다. 근데 컨디션 안 좋으면 쉬어도 됩니다."라고 문자메시지를 보내기도 하였다.

③

원고는 피고의 지적을 묵묵히 수용하고만 있었던 것이 아니라 피고의 지적에 대하여 "제가 무슨 능력이 있어서 월권행위를 한다는 것인지, 지나가는 애가 웃겠습니다, 저는 이 모든 일들이 회사의 판단이자 차장님이 주동하신 것으로 생각하고 있겠습니다."라는 문자를 보내기도 하였다.

④

원고가 신청한 연가가 특별히 반려된 바는 없고, 그에 따라 총 연차 128시간 중 124시간을 사용하기도 하였다.

⑤

원고의 피고에 대한 업무방해 등 고소사건에서 수사기관은 "원고의 직속상사인 피고가 지시할 수 있는 정당한 권한 내의 행동으로 일반인의 경험칙과 상식에 부합하며 직장상사로서 정당한 행동이다"라는 이유 등을 들어 불송치 결정을 하였고, 소외 회사도 이 부분과 관련한 징계사유는 없는 것으로 판단하였다.

다.

소결론

따라서 원고의 본소청구는 결국 이유 없다.

3.

반소청구에 관한 판단

가.

피고의 주장 요지

원고가 피고를 상대로 진정하거나 고소한 내용인 "직장 내 성희롱, 직장 내 괴롭힘"은 모두 허위의 내용으로 원고의 고소 등은 모두 피고에 대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

이러한 원고의 가해행위로 인하여 피고는 변호사 비용 8,200,000원, 징계에 따른 근무 장소 이동에 따른 이사비용 2,900,000원, 변호사 상담을 위한 교통비 90,480원의 적극적 손해 및 각종 소송에 따라 사용한 연차휴가에 따라 감소한 급여 1,004,203원의 재산상 손해를 입었는바, 피고는 원고에게 위 금액과 정신적 손해로 인한 위자료 30,000,000원의 지급을 구한다.

나.

관련 법리

고소·고발 등을 함에 있어 피고소인 등에게 범죄혐의가 없음을 알았거나 과실로 이를 알지 못한 경우 그 고소인 등은 그 고소·고발로 인하여 피고소인 등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할 것인바, 이 때 고소·고발 등에 의하여 기소된 사람에 대하여 무죄의 판결이 확정되었다고 하여 그 무죄라는 형사판결 결과만으로 그 고소인 등에게 고의 또는 과실이 있었다고 바로 단정할 수는 없고, 고소인 등의 고의 또는 과실의 유무에 대한 판단은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를 표준으로 하여 기록에 나타난 모든 증거와 사정을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1996. 5. 10. 선고 95다45897 판결 등 참조).

다.

구체적 판단

을12, 15, 17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의 진정에 따라 진행된 피고에 대한 징계가 무효임이 확인(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 2021가합103353호)이 되었고, 원고의 피고에 대한 고소는 모두 '혐의 없음' 처분을 받은 사실이 인정되기는 한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의 직장 내 성희롱 및 직장 내 괴롭힘 관련 진정 내지는 고소에 대한 내용 중 대부분이 사실관계에 바탕을 둔 것으로 사실과 다소 다른 부분은 정황의 과장에 지나지 아니하거나 주관적 법률평가를 잘못한 것에 불과하다고 보이므로, 이를 두고 허위의 사실을 고소하였다거나 진정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라.

소결론

따라서 피고의 반소청구 또한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본소청구 및 피고의 반소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신헌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