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판결

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 2024. 2. 6. 선고 2023가단114101 판결

주문

1.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의 지위

1)

피고는 D대학을 운영하던 사립학교법상 학교법인이다. D대학은 2020. 8. 7. 교육부로부터 폐쇄명령을 받아 그 무렵 운영을 중단하였다.

2)

원고 A은 1988. 3. 2., 원고 B은 1996. 9. 1. 각 D대학에 교원으로 임용되어 근무하다가 각 2018. 2. 28.자로 명예퇴직한 사람들이다.

나.

D대학의 교직원 명예퇴직 및 명예퇴직수당 지급규정의 개정

1)

D대학은 '교직원 명예퇴직 및 명예퇴직수당 지급규정'(이하 D대학의 '교직원 명예퇴직 및 명예퇴직수당 지급규정'을 통칭할 경우 '이 사건 명예퇴직규정'이라 한다)에서 명예퇴직 대상, 명예퇴직수당, 명예퇴직 절차 등에 관하여 정하고 있다.

2)

명예퇴직규정은 2011. 1. 1. 제정되었고, 2015. 2. 5. 및 2018. 1. 19. 개정되었는데, 제정 명예퇴직규정에 따른 교직원 명예퇴직수당 계산기준표는 아래와 같다.

3)

2015. 2. 5. 개정된 명예퇴직규정(이하 '이 사건 종전 규정'이라 한다)에 따른 교직원 명예퇴직수당 계산 기준표는 아래와 같다.

4)

2018. 1. 19. 개정된 명예퇴직규정(이하 '이 사건 개정 규정'이라 한다)의 교직원 명예퇴직수당 계산 기준표는 아래와 같다.

다.

원고들의 명예퇴직 신청 및 피고의 명예퇴직수당 지급

1)

피고는 2018. 1. 30. 이 사건 개정 규정과 함께 명예퇴직을 희망하는 교직원의 명예퇴직신청을 공고하였다.

2)

원고들은 2018. 2. 초경 명예퇴직 신청일을 '2018. 2. 28.'로 기재한 명예퇴직원을 작성하여 피고에게 제출하였다.

3)

피고는 이 사건 개정 규정에 따른 명예퇴직수당으로 원고 A에게 90,877,248원(기본급 5,259,100원, 정년잔여월수 54개월), 원고 B에게 118,546,848원(기본급 4,842,600원, 정년잔여월수 96개월)을 각 지급하였다. 한편 이 사건 종전 규정에 따라 명예퇴직수당을 산정하면, 원고 A은 141,995,700원, 원고 B은 180,144,720원이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 제12 내지 16호증, 제19, 20, 22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변론 전체의 취지

2.

주장 및 판단

가.

당사자의 주장

1)

원고들의 주장

피고는 취업규칙에 해당하는 명예퇴직규정을 근로자들의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불리하게 개정하고 이를 기준으로 명예퇴직수당을 지급하였으나, 위 취업규칙의 변경은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받지 않아 효력이 없으므로 피고는 기존의 규정에 따라 정당하게 산정된 명예퇴직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따라서 원고들은 피고에게 실제 지급된 명예퇴직수당과 이 사건 종전 규정에 따라 정당하게 산정된 명예퇴직수당과의 차액의 지급을 구한다.

2)

피고의 주장

가)

명예퇴직규정은 D대학 규정집 제3장 일반행정편에 규정되어 있고, 명예퇴직을 신청하는 사람들에게만 적용되므로, 근로기준법 제94조에 따른 취업규칙에 해당하지 않는다.

나)

명예퇴직은 근로자인 원고들의 명예퇴직 청약(신청)에 대하여 사용자인 피고가 승낙함으로써 합의에 의하여 근로계약을 종료시키는 근로계약의 합의해제이다. 피고는 구조조정 과정에서 예산 한도 내에서 명예퇴직을 시행하였고, 원고들은 이 사건 개정 규정의 내용을 잘 알면서도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명예퇴직을 신청하였는바, 원고들이 명예퇴직수당을 추가 청구하는 것은 위 합의의 효력에 위반되는 것으로 허용될 수 없다.

다)

이 사건 종전 규정에 따른 명예퇴직수당은 2011. 1. 1. 제정된 명예퇴직규정에 따른 수당보다 감액되었고, 이 사건 종전 규정을 개정할 당시에도 근로자들의 동의를 받지 않았으므로, 이 사건 종전규정을 근거로 한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다.

나.

판단

1)

이 사건 명예퇴직규정이 취업규칙에 해당하는지 여부

가)

취업규칙이란 복무규율과 임금 등 근로조건에 관한 준칙의 내용을 담고 있으면 그 명칭을 불문한다(대법원 2002. 6. 28. 선고 2001다77970 판결 등 참조).

나)

앞서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명예퇴직규정은 근로조건의 하나인 교직원 전체에 적용될 명예퇴직 대상자, 명예퇴직자 결정 기준, 명예퇴직수당 산정 기준 등에 관한 준칙을 규정한 것으로서 취업규칙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피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2)

이 사건 개정 규정이 무효인지 여부

가)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새로운 취업규칙의 작성·변경을 통하여 근로자가 가지고 있는 기득의 권리나 이익을 박탈하여 불이익한 근로조건을 부과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아니한다고 할 것이지만, 당해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이 그 필요성 및 내용의 양면에서 보아 그에 의하여 근로자가 입게 될 불이익의 정도를 고려하더라도 여전히 당해 조항의 법적 규범성을 시인할 수 있을 정도로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종전 근로조건 또는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그의 적용을 부정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고, 한편 여기에서 말하는 사회통념상 합리성의 유무는 취업규칙의 변경에 의하여 근로자가 입게 되는 불이익의 정도, 사용자측의 변경 필요성의 내용과 정도, 변경 후의 취업규칙 내용의 상당성, 대상조치 등을 포함한 다른 근로조건의 개선상황, 노동조합 등과의 교섭 경위 및 노동조합이나 다른 근로자의 대응, 동종 사항에 관한 국내의 일반적인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하며(대법원 2001. 1. 5. 선고 99다70846 판결 등 참조), 근로자집단의 동의를 대신할 만한 사회통념상의 합리성이 있는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개정 당시의 상황을 근거로 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4. 7. 22. 선고 2002다57362 판결 등 참조).

나)

앞서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개정 규정은 명예퇴직수당을 현저히 감액하는 내용이어서 취업규칙의 불이익한 변경에 해당한다. 그럼에도 피고는 이 사건 명예퇴직수당의 변경에 관하여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받지 아니하였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 을 제1 내지 11호증, 제17, 18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개정규정은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이 사건 개정 규정이 무효라는 원고들의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①

피고는 종전 이사장의 횡령 등으로 경영상황이 악화되었고, 2017. 6. 14. 교육부로부터 '임원들이 피고에게 184억 7,000원 상당의 손실을 초래하였음에도 보전조치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종전 임원진에 대한 취임승인 취소통지를 받는 등, 피고가 경영하던 D대학은 입학생 감소, 재정악화 등으로 극심한 경영상 어려움을 겪었다.

②

교육부는 2017. 8. 14. 피고의 임시이사를 선임하였고, 임시이사들은 그 무렵부터 이사회를 개최하여 D대학의 학제·학과 개편, 행정직제개편, 교직원 급여삭감, 명예퇴직 시행 등이 포함된 구조조정 방안을 논의하였다.

③

D대학은 2017. 4. 1. 기준 교원 67명, 직원 46명이 근무하고 있었는데, 2017. 12. 11.경 교직원 회의를 개최하여 '2018학년도 교직원 급여 30% 삭감 방안'에 관한 찬반 투표를 시행하는 등, 구조조정을 위한 여러 방안을 논의하였다. D대학은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2017. 12. 18. 명예퇴직을 희망하는 조교수와 간담회를 실시하여, 이 사건 종전 규정에 따른 명예퇴직수당 지급이 불가능한 사실을 고지하고, 피고의 재정상황에 따라 지급 가능한 명예퇴직수당 액수를 제시하였다. D대학이 제시한 자료에는 '실행 가능한 명예퇴직수당 추정액'의 예시로 잔여기간이 1년 이상 5년 이내인 자로 기본급이 520만 원인 사람에 대해 기본급의 20%를 지급하여 명예퇴직수당이 6,240만 원이 되는 것으로 기재되어 있는 등 이 사건 개정 규정에 따른 명예퇴직수당 액수보다 현저히 적은 액수가 제시되었다. D대학은 명예퇴직 희망 교직원을 상대로 2018. 1. 8. 및 2018. 1. 18. 2회에 걸쳐 추가 간담회를 실시하였고, 피고는 2018. 1. 19. 개최된 이 사회에서 이 사건 개정 규정안을 의결하였다. 이와 같이, 당시 D대학의 교직원 사이에는 2018학년도에 급여 30%가 삭감되는 대신 명예퇴직을 신청하는 안에 대한 수요와 공감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④

D대학은 2018. 1. 30. 교직원을 대상으로 이 사건 개정 규정에 따른 명예퇴직 시행을 공지하였고, 이 사건 개정 규정을 첨부하여 명예퇴직원을 접수받았다. 이후 원고들을 포함한 교직원 15명은 명예퇴직원을 접수하였고, 명예퇴직 신청이 승인되자 이 사건 개정 규정에 의하여 산정한 금액을 명예퇴직수당으로 기재하여 지급을 신청하였다. 이와 같은 사정들을 고려하면, 원고들도 명예퇴직수당이 이 사건 개정 규정에 따라 산정된다는 사실을 인식하였거나, 적어도 총액에 대한 동의가 있었다고 보인다.

⑤

D대학은 2018학년도에 위와 같이 구조조정을 실시하였음에도 2019학년도에 교직원에 대한 임금을 체불하였고, 2020. 8. 7. 교육부로부터 폐쇄명령을 받아 결국 학교 운영을 중단하였다.

⑥

원고들은 이 사건 개정 규정이 무효임을 알았더라면 이 사건 종전 규정으로 명예퇴직금을 합의하였을 것이라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이 사건 명예퇴직규정에서 정한 명예퇴직수당은 퇴직일로부터 정년까지 기간이 길수록 많은 금액이 지급되어 장기근속자의 정년 이전 조기 퇴직을 유도하는 것으로서 조기 퇴직에 대한 사례금 또는 장려금이라는 성격이 강한 점을 고려하면, 비록 이 사건 명예퇴직규정이 취업규칙에 해당하더라도 사적 합의의 성격상 계약자유의 원칙이 존중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나아가 이 사건 개정규정 시행 당시의 학교 재정상황 등을 고려하면, 원고들이 이 사건 개정 규정의 효력이 무효임을 알았더라도, 이 사건 종전 규정에 따라 명예퇴직수당을 지급받았을 것임이 명백하다고 볼 수도 없다.

다.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개정 규정이 무효임을 전제로 한 원고들의 주장은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선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